[송년기획]'악전고투(惡戰苦鬪)' 2019 게임업계, 2020년 '꽃길'만 걸을까 – 下

'게임산업법 개정' '에픽세븐 대란' '모바일 게임 PC 클라이언트 서비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등록일 2019년12월30일 14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악전고투(惡戰苦鬪)'. 강력한 적을 만나 곤란한 상황에서 괴로워하지만 노력을 계속한다는 뜻으로, 게임포커스가 다사다난했던 2019년에 '악전고투'했던 게임산업을 돌아보았다.

 

넥슨 매각 소식,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 등재 등 게임산업에게 있어 2019년은 유독 괴로운 일이 많은 해였다. 그러나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게임산업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 그야말로 '악전고투'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

 

특히 올해는 제도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발전이 돋보였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역차별 논란을 낳았던 비영리 목적 게임물에 대한 등급 분류 수수료가 폐지되었으며, PC 온라인 게임의 월 한도 결제액 제한 역시 해제되었다.

 

여기에 올해에는 별도의 고사양 기기 없이도 스트리밍 형태로 하이엔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이외에도 앱 플레이어를 대체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의 PC 클라이언트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등 기존의 플랫폼 장벽을 허물 수 있는 새로운 게임 이용 방법이 등장하면서 기술적으로도 많은 진보를 이루었다는 평가다.

 

게임포커스가 송년기획을 통해 2019년 '악전고투'했던 국내 게임산업의 주요 뉴스를 돌아보았다.

 

#고투(苦鬪) – 게임산업법 대거 개정과 플랫폼 장벽 붕괴 등 게임산업은 여전히 발전 중

비영리 목적 게임 심의 수수료 폐지, 성인 온라인 게임 월 결제 한도 해제... 우리 게임산업법이 달라졌어요

 



 

올 한해 국내 게임산업에서는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변화가 눈에 띈다. 특히 2019년에는 비영리 목적 게임물에 대한 심의 수수료가 폐지된 것은 물론, PC 게임에 대한 월 결제 한도가 해제되는 등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에서 대거 개선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동안 게임산업이 발전하는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많았던 만큼, 2020년에도 게임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비영리 목적 게임물에 대한 심의 수수료는 그동안 게임산업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다. 게임 개발자를 희망하는 어린 학생들이 짧은 분량의 연습 작품을 공유하려고 해도, 게임산업법 상에서 게임물을 제작 및 배급할 경우에는 예외없이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아야 했기 때문. 그러나 등급분류 수수료 조견표에 따르면, 100MB 미만의 단순한 게임을 제작하고 배포하기 위해서는 최소 3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게임산업법이 오히려 어린 게임 개발자들의 꿈을 짓밟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결국 지난 2월 어린 학생들이 자작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주전자닷컴'이 자작 게임 콘텐츠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하면서 게임산업법에 대한 불만이 터졌다. 주전자닷컴을 통해 배포 중인 자작 게임물들이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 분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 단순한 연습 작품조차도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현실에 많은 업계 관계자 및 게이머들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경,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통해 비영리 목적의 게임물에 대해 등급분류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9월 3일부터 개인이나 동호회 등이 비영리 단순공개 목적으로 창작한 게임물이 등급분류 면제 대상에 포함되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등급분류 수수료 등의 문제로 인해 개인이 게임을 개발하는 창작 활동이 위축되었던 만큼, 2020년에는 창의력이 담긴 게임 개발 꿈나무들의 작품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정부 측에서도 게임산업의 진흥을 위해 다양한 개선안을 마련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에는 정부가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통해 '서비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셧다운제' 완화와 성인의 PC게임 결제한도 폐지에 대한 개선안을 공개한 바 있다. 이어 7월에는 성인이 직접 PC 온라인 게임에서 결제 한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게임 자가한도시스템 구축 정책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는 등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다만, 2020년에도 게임 규제 완화를 위한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7월 중 개선을 예고했던 '셧다운제'는 2019년 12월까지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무소속 김경진 의원의 주도로 결제금액 한도 설정을 부활하려는 법안도 발의되어 성인의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가 다시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올 한해 여러 악재를 겪은 게임산업이 제도적인 완화를 발판 삼아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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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장벽 허물어지나… PC 클라이언트,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등 신규 기술 등장

 



 

2019년에는 게임시장 초기부터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플랫폼 간의 장벽도 허물어졌다. PC, 모바일, 콘솔로 구분되던 플랫폼 사이의 구분이 PC 클라이언트나 클라우드 게이밍 등의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으로 모호해진 것. 이미 지난 2018년에 에픽게임즈가 콘솔, PC, 모바일 플랫폼 간의 크로스 플레이를 선언하면서 플랫폼 장벽의 붕괴를 예고한 바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별도의 고사양 기기 없이도 하이엔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스트리밍을 통해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기술로, 그래픽카드나 CPU 등 고가의 장비 없이도 통신 환경만 좋다면 높은 사양의 게임들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올 3월 구글이 발표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스태디아(Stadia)'가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상용화에 들어갔으며, 국내에서도 세계 최초의 5G 기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지포스 나우(Geforce Now)'가 서비스를 시작한 상황이다.

 

다만,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기존의 게임 이용 행태를 바꾸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인풋렉'이나 화면 재생 속도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 '지포스 나우'는 '인풋렉'을 줄였지만, 화면이 깨지는 등의 문제가 보고되었으며, 구글의 '스태디아' 역시 실시간으로 대전 게임을 즐기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여기에 모바일 게임의 PC 클라이언트 서비스 본격화도 2019년 게임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행보다. 기존에도 '블루스택'이나 '녹스' 등의 앱 플레이어를 통해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었지만, 가상의 게임 구동 환경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기의 권장 사양이 높다는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게임사가 PC 클라이언트로 모바일 게임을 직접 배포할 경우에는 별도의 앱 플레이어를 구동할 필요가 없어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이 모바일 게임 PC 클라이언트의 가장 큰 매력. 이에 중국 현지에서는 '랑그릿사 모바일'이나 '라플라스M' 등 다양한 모바일 게임들이 PC 클라이언트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에는 국내에서도 모바일 게임의 PC 클라이언트 서비스가 보편화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11월 자사의 하반기 최고 기대작 '리니지2M'의 출시와 함께 PC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을 공개한 바 있으며, 넥슨 역시 자사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 MMORPG 'V4'를 PC에서도 즐길 수 있는 클라이언트를 공개했다. 두 게임 모두 PC 클라이언트를 이용할 경우 앱 플레이어보다 원활한 최적화를 제공해 유저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플랫폼 간 장벽의 붕괴를 대비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11월 28일, 동일 게임물의 플랫폼 별 심의를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등급분류 규정 개정안을 공개했다. 플랫폼 간의 장벽이 사라지지만, 기존의 등급분류 규정에서는 각 플랫폼 마다 별도의 심의를 필요로 해 게임사들의 비용과 부담이 크다는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동일 게임물에 대한 플랫폼 별 심의가 폐지되면서 앞으로 동일한 게임들을 더 다양한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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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전고투(惡戰苦鬪)'라는 말처럼 2019년 게임업계는 각종 악재가 겹친 가운데에서도 보다 나은 모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치열하게 싸워온 게임업계가 2020년에는 '꽃길'만 걸을 수 있을지, 게임업계의 내년 행보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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