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이스 IX: 몬스트룸 녹스', 그래픽 보강해 달랬더니 스토리도 망가졌네

등록일 2020년06월04일 09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연초 나온 팔콤의 액션 RPG '이스' 시리즈의 최신작 이스 'IX: 몬스트룸 녹스'를 결국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기자와 리뷰어가 모두 도저히 진행할 수가 없다고 중도 포기해 리뷰 작성을 중단할까 했지만, 플레이한 데까지의 감상과 함께 플레이를 중단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둬야할 것 같아 리뷰 기사를 마무리했다.
 
전작인 '이스 8: 라크리모사 오브 다나'는 누구에게나 권할만한 수작 액션 RPG로, 액션과 스토리가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래픽 부분만 조금 아쉬웠던지라, 속편에서 그래픽만 보강된다면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는 걸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온 '이스 IX: 몬스트룸 녹스'. 그래픽은 조금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으로 나왔다고 생각하면 아쉬운 게 사실인데, 우리가 언제 팔콤 게임을 그래픽 때문에 구입했던가를 생각하면 납득할 수준은 된다.
 
문제는 그래픽이 아니라 '믿고 사게 만들'던 스토리에 있었으니...
 
스토리 부분은 후반부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게임의 각 요소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 본다.
 
리뷰 협력: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진보한 시스템
시스템 면에서는 8편에서 확실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가로축만 존재하던 게임에 세로축이 생겼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전작에도 점프가 있고 높낮이가 있었지만 '액션'의 범주에 속했다면 이번 9편은 높이를 강조하는 느낌을 준다.
 
배경이 되는 도시 자체도 높은 성벽에 둘러싸여 있고, 던전의 기물 배치도 위아래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어 던전에 깊이가 생겼다.
 


 
그와 함께 점프 이외에 세로축 이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졌고, '이능' 이라는 이름으로 추가되었다. 특정 지점을 붙잡고 날아가는 와이어 액션, 벽을 뛰어 올라가는 능력, 공중에서 활공하는 능력 등 다양한 이능을 활용해 탐험하고, 스토리를 진행하게 된다.
 
던전에도 세로축이 추가되면서 단순히 이동-전투-이동만 반복하는 구성에 '탐험'요소가 강화되었다. 천장 위로 올라가서 구석까지 가면 보물상자가 있다거나, 지하수로를 따라 넘어가면 숨겨진 방이 나온다거나 하는 식으로, 전작이 '섬 탐험' 이라서 넓게 펼쳐진 필드를 달려가는데 주력했다면 이번 9편은 '도시 탐험' 을 중심에 두어 건물을 달려올라가거나 건물 아래 지하도를 파고드는 스타일이 되었다.
 
게임의 기본 구조는 전작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지역을 해금하는 순서가 있고 해결하는데 서브 퀘스트가 다수 필요한 방식이다. 뻔히 보이는 지역을 '가지 못하는 이유' 가 조금 작위적으로 느껴졌는데, 크게 거슬리진 않았다.
 
기본은 유지하되 속도와 화려함 더한 액션
플래쉬 가드와 플래쉬 무브는 전작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8편의 큰 틀 자체는 그대로 가져오면서 이능 액션이 추가되어 전장을 넓게 쓰면서 속도감 있는 전투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넓은 전장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쏟아져 나오는 적들을 처리하면 스트레스가 풀릴 정도로 액션 구성이 잘 되었다고 느꼈다.
 


 
보스전은 더 크고 더 화려하고 패턴을 따라가는 소위 'MMORPG' 레이드 보스같은 구성이 되었다. '바닥 잘 피하고 약점에 맞춰서 딜을 하세요'가 필요해졌지만, 그렇다고 패턴 파악을 위해 수십번의 리트라이가 필요하다거나 어떤 패턴인지 몰라서 못 깨겠다 할 정도는 아니다. 대부분 눈에 잘 보이게 화려하게 표시해 준다거나, 등장인물들이 대화로 명확하게 말해주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피지컬 능력만 충분하다면 첫 트라이에서 클리어가 가능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스 9편은 전투 시스템이나 손맛에 대해서는 특별히 '비판할' 부분이 없다. 스킬을 쓸 때 일시적으로 시간정지가 되면서 화려한 이펙트가 발생하고 타격감이 극대화 된다거나, 피지컬이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물량전의 재미가 있다거나, 그리고 각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해서 다루는 손맛이 있다거나 등등 팔콤의 액션 RPG 연륜이 느껴지는 부분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여전히 아쉬움 주는 그래픽
현세대기 수준이라고 말하지 못할 정도는 아닌 정도이다. 현세대 말기에 나왔다고 생각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게임의 주 배경이 되는 도시의 구현이나, 인물 그래픽 모두 '이 정도면 액션게임으로 전투하는데는 크게 문제없지 않을까 너무 많은걸 바라면 안 된다'라고 써 둔 느낌이 들 정도의 타협한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있다.
 


 
사실 전투가 꽤 재미있기 때문에 그래픽이 좋고 나쁘고 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플레이하다 보면 아무래도 상관없어지긴 한다. 게임이 던전에 들어가서 무한대로 쏟아지는 물량을 썰어 넘기는, 소위 무쌍 장르였다면 전혀 느껴지지 않았을 부분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보스의 스킬 이펙트나 아군 스킬 이펙트는 꽤 화려하게 신경써서 만들어 뒀지만, 반대로 화면을 과도하게 가리는 수준이라 조금 아쉽다. 스킬을 쓰고 나서 내 스킬을 맞은 상대가 어떻게 되었는지 '찾아봐야' 하는 정도였다. 보스전에서는 크게 신경쓰이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소위 '손맛'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구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장 큰 문제는 설정과 스토리
이스 8편을 클리어한 사람들은 대개 딱 하나를 지적한다. 그래픽이 너무 안타깝다는 점이다. 그래픽만 현세대기에 맞게 업그레이드되면 이건 GOTY급이다, 그래픽만 문제다 같은 평가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9편은 8편의 경험을 살려 그래픽을 다듬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막상 9편이 나와 플레이해 보니 '그래픽이 신경쓰이지 않는 게임'이 나와버렸다.
 
앞서 적었듯 전투가 즐거워서 그래픽이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희망편'도 있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다른 의미로 그래픽은 아무래도 좋아지는 것이다. 로문 제국에 대한 시각이나 NPC들의 대사, 서브 퀘스트, 주인공 파티의 언행 등에서 드러나는 각종 문제들이 플레이하며 계속 퀘스쳔 마크를 띄우게 만든다.
 


 
8편을 보자. 배가 난파되고, 어느 섬에 표류한 일행. 살아남기 위해 주변을 탐사하고 생존자를 모아 거점을 만드는 일행에게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 스토리에 '섬을 탈출하자' 로 요약되는 일관성이 있으면서 와중에 섬의 비밀을 잘 엮어넣어 유저의 탐사와 전투에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계속 흥미를 유발시킨다. 거기에 다나 이야기는 그야말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역대급 서사를 보여줬다.
 
9편도 시작은 비슷하다. 도시에 들어왔더니 감옥에 투옥되고 어찌저찌 빠져 나왔더니 도시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 '도시를 탈출하자'는 목표가 주어진다. 그런데 여기에 도시의 비밀을 엮어 넣는데 실패하고(도시를 탈출하자는 것 자체도 조금 와닿지 않지만) 다나 포지션의 캐릭터 서사에 실패한 것 뿐이다.
 
조금 물러서서 생각하면 애초에 아돌의 수많은 모험 중 하나이므로 그냥 '그 도시에선 이런 일이 있었지'이며 그 모든 이야기에 눈물 가득한 영웅담이 필요한것은 아니니까 괜찮다고 볼 수도 있지만, 8편이 너무 잘 만들어져서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게임의 장단점
손맛 좋은 집단전투와 패턴이 명확하고 때리는 맛이 있는 보스전, 여기에 세로축의 추가로 탐험요소가 늘어난 던전 탐색 등은 이스 9편의 장점이다.
 
단점도 명확하다. 조금 시대착오적인 그래픽과 액션 RPG이면서 RPG급의 서브 퀘스트를 넣어뒀는데('도쿄 제너두'의 영향일까?) 그 서브 퀘스트에서 보여주는 스토리가 한숨나오는 것이 많고, 서브 퀘스트만이 아니라 메인 스토리도 형편없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참고 플레이하다 결국 플레이를 중단한 리뷰어의 감상을 옮겨둔다.
 
"이스9편을 결국 끝내지 못하고 중간에 리타이어했다. 문제의 꽃집 이벤트나 그 뒤 어느 지점까지는 견뎌냈지만 결국 '왜 이걸 해서 꼭 탈출해야 하고 무슨 비밀을 알아내야 하나'라는 모티베이션 획득에 실패해버렸다.
 
전투가 재미있었지만 흥미없는 스토리를 따라갈 이유를 줄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필드가 세미 오픈월드라서 탐험하는 이유를 줘야 하는데 중반쯤 가면 오픈필드는 무의미해지며, 애써 무시하고 진행하려 했지만 배경의 근간 -점령된 도시의 시민- 설정, 묘사가 너무 견디기 힘들었다.
 
감옥 아래에서 숨기고 있는 '무언가'와 이유에 대해 공감도 호기심도 생기지 않고 설명도 해주지 않는데, 이런 상황에서 '도시의 비밀이 궁금하지 않군'이라고 자각한 시점에서 게임을 더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이스 시리즈는 나오는 대로 구입해 플레이했지만 조금 과하게 말하자면 '이스X' 가 나온다고 바로 구매하지는 않을 것 같다. 스토리에 대한 평가를 보고 구입할 예정이다.
 
전투 시스템만 고려해도 게임에 80점 이상은 줘야할 것 같지만 스토리를 고려하면 점수를 매길 수 없다. 스토리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게이머라면 전투 시스템만으로도 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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