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프 스튜디오의 첫 비주얼노벨 타이틀 '세븐 데이즈', 다음 스텝이 더 기대되는 이유

등록일 2020년06월24일 13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오위즈가 국내 인디 게임사들이 참가하는 '방구석 인디 게임쇼(BIGS: Banggusuk Indie Game Show) 2020(이하 비익스 2020)'를 16일부터 진행중이다.


비익스 2020은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국내외 게임쇼가 연이어 취소됨에 따라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인디 게임사들을 지원하고자 마련된 온라인 인디 게임 페스티벌. 230여개의 다양한 플랫폼 인디게임들을 트위치 스트리머들이 소개하고 유저들은 최신 트레일러를 감상하거나 데모 버전을 시연해볼 수 있다.


다양한 개성의 인디게임 중 기자의 눈을 잡아끈 게임은 실적과 실력을 겸비한 개발사 '버프 스튜디오'의 '세븐데이즈'였다.

 



 

버프 스튜디오는 다양한 플랫폼, 장르를 경험한 베테랑 개발사로 늘 새로운 시도에 나서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개발사이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나온 '용사는 진행중'의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한 기억이 생생한데, 그 뒤에도 계속해서 다른 장르의 게임을 선보여 매번 놀라움을 안겨주는 개발사였다.

 

이번에 들고나온 '세븐데이즈'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중심으로 유저들의 선택으로 스토리가 변하는 텍스트 어드벤쳐, 비주어노벨 장르 게임이라 또 한번 기자를 놀래켰다.

 

버프 스튜디오에서 비주얼노벨 장르 개발을 책임진 송경 PD는 "'세븐 데이즈'의 파생작부터 속편, 같은 엔진을 사용한 신작과 웹툰 작가들과의 협업 게임까지 복수의 게임을 동시에 준비중"이라고 밝혀 '세븐 데이즈'가 어쩌다 한번 만들어본 장르 실험이 아니라 비주얼노벨 플랫폼화까지 염두에 둔 큰그림의 시작임을 분명히 했다.

 

송경 PD와 나눈 대화를 옮겨본다.

 

첫 비주얼노벨 타이틀, 멀리 내다본 큰 한걸음

이혁진 기자: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송경 PD: 버프 스튜디오에서 '세븐데이즈' 기획 겸 PD로 시나리오도 쓰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작품으로는 먼저 '세븐데이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아르고'를 주인공으로 한 '아르고의 선택'이라는 게임을 하반기에 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 작품은 '세븐데이즈' 본편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되고 화풍 등에서 다른 방향을 추구한 타이틀이다.

 

'세븐데이즈'가 한번 플레이하면 게임에 몰입해 빠져들어가는 재미를 갖고 있다면, '아르고의 선택'은 드라마를 한편 한편 보는 듯한 재미를 추구한 작품이다. '세븐데이즈'를 해보신 분은 어느 시점에서 '아르고의 선택'과 '세븐데이즈' 사이에 이런 연관이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세븐데이즈'를 안 했더라도 스탠드얼론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으니 '아르고의 선택'부터 플레이하셔도 문제가 없다.

 

개발중인 이미지로 실제 게임에선 다른 이미지가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준비중인 다른 게임은 어떤 작품들인가
송경 PD: 여성향 게임도 하나 만들고 있다. '꿈속에서 기다릴게'라는 가제로 작업중이다. 이외에 '세븐데이즈'를 만든 비주얼노벨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웹툰작가들과 협업해 개발중인 게임도 있고, 역시 작가분과 협력해 진행중인 코믹 추리소설 작품도 개발중이다.

 

'세븐데이즈' 개발 툴을 비주얼노벨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느낌을 받는다
송경 PD: 사실 그렇다.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느 정도 기능이 갖춰지고 기반이 다져지면 플랫폼화시키는 것도 고려중인데, 플랫폼이 그냥 우리가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 작가진, 그만큼의 스토리가 필요하므로 준비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세븐데이즈나 개발중인 비주얼노벨 타이틀들의 다른 플랫폼 이식 생각은 없나
송경 PD: 아직 콘솔 쪽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스팀 쪽은 생각중이다. 스팀에 있는 취향이 다양한 유저풀에서 우리 스토리를 시도해 보고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로서는 후속작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 뒤에 여유가 있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콘솔도 그 다음에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확장을 해서 과감한 시도를 할지 기반을 갖출지 선택의 기로에서 일단 기반을 갖추고 완성도를 높이자는 판단을 한 것이다.

 

선택에 따른 결과를 확인하는 재미

스토리는 직접 쓴 것으로 안다. 게임 스토리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린다
송경 PD: 예전에 소설을 좀 쓴 경력이 있고 게임 시나리오 콘셉트 기획을 해 왔다.

 

'세븐데이즈'는 주인공 키렐이 저승에서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나서 사신을 만나 아직 죽은 게 아니라 7일의 시간을 줄 테니 이 안에 시련을 완료하면 부활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으며 시작된다.

 

시련을 완료하려면 다른 망자들의 죽음이 필요해 이 상황에서 주인공을 위해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걀정해 가는 게임이다.

 

'세븐데이즈'의 테마는 '극복'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누군지를 파악해야 하고 주변 상황, 함께하는 동료, 등장인물들이 적인지 아군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파악한 후, 나를 알고 주변 상황을 파악한 후에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멀티 엔딩을 지원하는 것으로 안다
송경 PD: 엔딩이 4개에 보너스 엔딩까지 5개의 엔딩을 지원한다. 일단 운명을 받아들이냐 마느냐로 2개의 길을 잡아놓았다. '세븐데이즈'라는 시나리오의 테마는 극복이지만 게임의 재미는 선택시의 기대와 긴장감에서 나온다. 극복을 할것인가 말것인가의 선택에서 2개의 갈래가 나오고, 주인공이 자기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좋은 사람으로 판단할 수도 있고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이렇게 4가지 엔딩이 나오는 것이다.

 



 

게임 구성이 스마트폰 채팅을 하듯 진행되는 게 흥미로웠다
송경 PD: '세븐데이즈'를 개발하며 생각한 것이 이 프레임워크로 누구나 시나리오와 리소스만 있으면 게임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또한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텍스트를 중심으로 게임을 전개하게 됐다.

 

비주얼노블이지만 비주얼보다는 텍스트에 집중한 게임이다. 그런데 텍스트에 집중하려면 텍스트에 맞는 UI가 나와야 한다. SNS에서는 사람들이 텍스트만 보게 되니까 그 형태가 가장 좋겠다고 판단했다.

 

보통 비주얼노블이면 그림 한장에 몇 줄의 글이 나오는 식인데 사람들이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에 집중하게 된다. 그에 비해 SNS 채팅 형식은 글이 계속 올라가며 글만 보게 되고 지나간 내용도 스크롤해서 보는 등 텍스트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여러가지 편의성, 유저 접근성, 실제로 텍스트에 유저들이 집중하게 되는 효용성도 검증해서 그런 형태를 선택했다.

 

'세븐데이즈'는 화풍도 독특해서 눈길을 끄는 것 같다
송경 PD: 그래픽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뒤틀린 꿈' 같은 느낌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 저승을 그려내고 싶었다. 그래서 현실적인 이미지보다는 판타지 풍으로 하며 화풍에서 주인공의 감정이나 심정이 좀 드러나도록 표현하려 했다. 현재의 화풍은 그런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카툰풍, 그리고 어두운 이미지.

 



 

게임의 각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감이 안오는 유저가 많을 것이다. '세븐데이즈'를 유저들에게 추천한다면 어떤 점을 강조해 권하고 싶나
송경 PD: 웹툰이나 웹소설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해보시기 바란다. 일단 친숙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해 보면 새롭다는 느낌이 확 들 것이다. 웹툰, 웹소설 독자들에게 일차적으로 추천을 하고 싶고, 게이머 중에서는 스토리에 관심이 있는 분들, 새로운 느낌의 시나리오나 새로운 장르의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누구든지 게임 내 1일차 정도 분량, 10분만 해보시면 이 게임에 대해 파악하고 어떻고를 떠나 십중팔구 빠져드실 거라고 생각한다.

 

차기작은 현실세계 그릴 것, 그 다음에는 '세븐데이즈' 속편도 만들고 싶어

사실 처음에 물었어야 할 것 같지만, 버프 스튜디오에서 비주얼노벨 장르 개발에 나선 이유는 뭔가
송경 PD: 우리가 처음 이걸 할 때에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자는 생각이었다. 개발 과정은 간단하게 하고 시나리오와 리소스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개발방법을 정립하자는 것이 첫 요구사항이었다.

 

그 다음으로 이걸 기반으로 첫 게임을 만들어 보자고 한 것이 '세븐데이즈'이다. 유저들이 선택할 때 기대와 긴장감을 주는 게임을 만들자는 의도였고 이게 2단계였다. 

 

그 다음부터는 만들고 싶은 것, 평소 써보고 싶었던 시나리오를 담자고 생각했고 그런 생각이 '세븐데이즈' 시나리오에 표현이 되었다.

 

'세븐데이즈'를 만들어서 이 프레임웍스로 괜찮은 글과 리소스가 있으면 이런 게임을 만들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후속작으로 4개의 작품을 진행중이다. 하나는 스토리를 직접 쓰고 나머지 3개는 어느 정도 관여하며 재미를 줄 수 있는 형태로 만들기 위해 협업을 진행중이다.

 



 

앞서 '세븐데이즈'의 테마를 극복이라고 소개했다. 차기작은 어떤 테마를 담았는지, 언제쯤 만나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송경 PD: '아르고의 선택'의 테마는 '시궁창'이다. '세븐데이즈'는 삶과 죽음에 대한 비틀어진 판타지를 담았고 '아르고의 선택'은 현실세계의 뒷세계를 그린다.

 

아르고는 '세븐데이즈'에서 마피아같은 조직원 중 하나라는 암시가 나온다. 실제 아르고가 어떻게 현실에서 행동했는지, 직접 아르고가 되어서 선택하는 게임이 '아르고의 선택'이다. 딱 프리퀄은 아니지만 특정 선택을 하면 세븐데이즈와 연관이 되게 된다. 관계를 알면 더 놀랄 텐데 몰라도 그대로 즐겨도 되는 게임이다.

 

'아르고의 선택' 플레이 스크린샷. 개발중인 이미지로 실제 게임화면과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현재 아르고의 시나리오는 반 정도 썼고 완성은 7월중에 하려고 한다. 늦어져도 가급적 여름중에는 내고 싶다.

 

송경 PD와 버프 스튜디오는 '아르고의 선택' 다음에 '세븐데이즈'의 후속작 개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버프 스튜디오의 장편 시리즈(?)의 시작이 될 '세븐 데이즈'를 먼저 플레이하고 차기작을 기다려보면 될 것 같다.

 

기자 역시 비주얼노벨 플랫폼이라는 버프 스튜디오의 야망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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