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네오위즈 야심작 '블레스 언리쉬드' PC, 성공적으로 되돌아 온 묵직한 액션 MMORPG

등록일 2020년12월29일 14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2016년은 대표적인 PC 온라인게임 잔혹사가 펼쳐진 해다. 당시 야심 차게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들은 안타깝게도 현재 시점에서는 대체로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유저들 사이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당시 게임들이 서비스를 시작한 2016년은 이미 게이머들의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었다. 극히 일부의 게임을 제외하면 일찌감치 PC MMORPG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었고,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 등 팀을 기반으로 한 PVP 게임들이 각축전을 벌이던 시기였다. 그저 그런 흔한 게임성으로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역부족이었다.

 

더불어 당시는 모바일로 플랫폼의 전환이 이루어지던 격변의 시기이기도 했다. 캐주얼 게임들이 이미 대세를 이루고 있었고, 연말에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시작으로 모바일 MMORPG들이 대거 등장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그렇게 잔혹사가 펼쳐지던 2016년, 네오위즈의 야심작 '블레스'도 그 폭풍 속에 있었다. 개발 기간이 지나치게 늘어지면서 투자된 개발 비용만 700억 원에 달했고, 시대적인 변화 외에도 아쉬운 완성도와 운영으로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네오위즈는 포기하지 않았다. IP를 포기하는 대신, 절치부심하여 사실상 이름을 제외하면 모든 것을 갈아 엎은 '블레스 언리쉬드'를 해외 시장에 먼저 선보이면서 재차 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블레스 언리쉬드'는 올해 초 콘솔 플랫폼을 통해 해외 지역에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고, PC 버전은 2021년 1월 15일부터 테스트에 돌입한다. PC 버전의 테스트에 앞서 네오위즈는 소규모 인원을 모집해 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진행했다.

 

1월 테스트에 앞서 먼저 만나본 '블레스 언리쉬드'는 개선해야 할 점이 있기는 하지만 나쁘지 않은 묵직한 논타겟팅 액션으로 무장한 괜찮은 타이틀이었다.

 

 

'블레스 언리쉬드'의 첫인상, '블레스'와는 다르다

게임의 첫인상은 좋은 편이다. 최상급은 아니지만 모나지 않은 그래픽, 콘솔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어 독특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는 UI, 완전히 '탱딜힐'로 구분되지 않는 5종의 클래스, 묵직한 액션 등을 느껴볼 수 있었다. 특히 '블레스'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실제로 느끼기에는 이름만 '블레스'일 뿐 새로운 게임을 마주했다는 느낌을 준다.

 

MMORPG들이 뭇 그렇듯이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RPG는 곧 '역할 놀이'이다. 자신의 분신, '아바타'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게이머들이 많은 만큼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강점이다.

 


 


 

인게임 콘텐츠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메인 퀘스트가 중심이 된다. 큰 줄기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컷신과 스토리를 감상하게 되며, 비교적 간단한 의뢰를 수행하거나 특정 몬스터를 몇 마리 잡아야 하는 등 타 MMORPG와 기본적인 틀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와 함께 넓은 오픈 월드에 각종 수집 및 채집 요소, 필드 보스 등이 준비되어 있고, 메인 퀘스트 진행을 위해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을 마주치도록 구성되어 있다. 다른 유저들과 매칭 시스템을 통해 함께 플레이하는 콘텐츠도 마련됐다.

 


 


 

다만 아쉽게도 소수의 인원을 뽑아 진행하는 FGT였기 때문에 던전 및 파티플레이 등의 MMORPG 핵심 콘텐츠와 일종의 렐름 시스템인 '유니온' 등은 거의 즐겨보지 못했다. 특히 테스트 일정 후반으로 갈수록 던전 매칭은 한참을 대기해도 잡히지 않아 아쉬웠다.

 

반면 오히려 홀로 천천히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개발진이 의도한 레벨 디자인과 콘솔 RPG에서 느껴볼 수 있는 게임성은 분명 와 닿았다고 평하고 싶다. 특히 플레이 도중 종종 마주치는 필드 보스들을 홀로 잡을 때는 공격과 회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액션을 통해 '몬스터헌터'나 '다크소울'과 유사한 감각을 느껴볼 수 있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채용된 인원이 적은 만큼 필드가 한산했지만 추후 본격적으로 테스트 및 정식 서비스가 이루어지면 싱글 콘솔 RPG에서의 게임성 외에도 대규모 인원이 함께 즐기는 MMORPG 특유의 감각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탱딜힐' MMORPG 공식에서 탈피하다

개발진에서 강조한 액션에 대해서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이야기 해야겠다. 우선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탱딜힐'이라는 한정된 공식에 얽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 캐릭터들은 솔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액션이 설계되어 있고, '탱딜힐'이라는 역할군에서 비교적 타 MMORPG에 비해 자유롭다.

 

이는 게임 내에 존재하는 '블레스' 시스템 덕분으로, 캐릭터의 가능성을 한정 짓지 않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다수의 스킬 트리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준비된 스킬 트리 중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하고자 하는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만족스럽다.

 



 

이와 함께 액션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스태미나, 화살 등의 한정된 자원의 관리 요령, (특히 필드 보스에 적용되어 있는) 몬스터들의 패턴과 QTE 시스템, 공격과 회피를 기반으로 한 묵직한 스타일의 전투도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블레스 언리쉬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몬스터헌터' 시리즈 개발에 참여한 개발자들을 투입해 액션의 퀄리티를 높였다고 강조했고, 실제로 각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나 기술의 연출, 묵직한 타격감은 좋은 편이다. 콘솔 플랫폼에서의 플레이를 염두에 둔 투 버튼 액션도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

 



 

'콘솔급' 액션? 조금 더 정밀해야 한다

아쉬운 점은 액션의 정밀한 판정과 입력 지연이다. 온라인 환경의 MMORPG인 만큼 논타겟팅 관련 작업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생각 이상으로 세밀한 타격과 피격 판정 그리고 빠르게 반응하는 입력이 이루어지지 않아 매우 아쉽게 느껴졌다. 밸런스 조절을 위한 의도적인 사양인지, 혹은 서버 단계에서의 문제인지 알 방법이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실제로 경험해본 '블레스 언리쉬드'의 액션은 다소 답답하다는 느낌을 준다. 묵직하고 느린 속도감 때문이 아니라, 입력과 반응속도가 내가 마음먹은대로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야겠다. 더욱 완성도가 높은 액션이 되기 위해서는 판정과 입력 지연 등의 문제를 개선해야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것이 서버 문제라면 국내에 정식으로 서비스 되면서 개선될 수 있겠지만, 온라인 MMORPG이기에 의도된 것이라면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액션 게임 시리즈들은 정밀함을 갖추고 있다. 프레임 단위로 이루어지는 공방과 무기 끝을 스쳐 지나가는 세밀한 판정, 여기에서 오는 액션의 흐름이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콘솔 액션게임의 모션과 전투 방식을 채용한 온라인 MMORPG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되지 못한다.

 



 

물론 원작 '블레스'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실한 액션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변화이므로, 이후 어떠한 방식으로든 판정과 입력 지연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 진다면 분명 '블레스 언리쉬드'만의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 개인적으로는 QTE 시스템에 대해도 아쉬움이 남는다. '블레스 언리쉬드'에서의 QTE는 시간 내에 버튼 연타를 통해 스턴 상태로 만들거나 위험한 공격에서 빠져나오도록 설계되어 있고, 주로 보스급 몬스터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반복적이고 지루한 전투 양상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된다. 특히 대규모 파티플레이에서 MMORPG에서 패턴에 대응하는 게임성을 QTE로 간소화한 느낌을 준다. 다만 오히려 이러한 QTE 시스템은 반드시 '탱딜힐'이 아니어도 가능한 파티플레이에서의 긴장감을 방해하고 흐름을 끊는 느낌이어서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블레스' 선입견 타파를 위한 도전, '블레스 언리쉬드'

이번 '블레스 언리쉬드'의 FGT에서는 준비된 콘텐츠와 시스템 등 게임의 전체적인 첫인상과 함께, '블레스'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액션도 어느 정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직접 즐겨본 '블레스 언리쉬드'는 '블레스'라는 이름에서 오는 부정적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과 흔적들이 엿보이는 게임이었다. 이름과 세계관을 공유할 뿐 전체적인 게임성과 준비된 시스템들은 원작의 그것들과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특히 액션의 경우 묵직한 특유의 액션 스타일과 일반적인 MMORPG의 역할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블레스' 시스템 등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분명 개선해야 될 부분도 있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콘솔 액션게임 만큼의 정교한 액션과 판정, 입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전체적으로 모난 곳 없는 무난한 MMORPG이지만, 가장 핵심으로 내세운 액션에서의 아쉬움이 빠르게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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