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엔씨스타일' 무거움을 버린 새로운 스타일의 주목받는 RPG '호연'

등록일 2024년09월19일 1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엔씨소프트가 8월 28일 출시한 ‘호연’은 인기 MMORPG ‘블레이드&소울’의 3년 전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으로 호연문의 마지막 생존자 ‘유설’이 가문의 재건을 위해 펼치는 모험을 담고 있다.

 

플레이어는 모험을 통해 블소의 인기 캐릭터들은 물론 오리지널 캐릭터들과의 다양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으며 이들을 전략적으로 조합해 전투할 수 있다.

 

특히 이 게임은 전투를 일반적인 실시간 액션 방식은 물론 턴제 덱 전투 방식을 도입해 다양한 재미를 유저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유저들이 알 수 없었던 블소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신작 호연을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즐겨보았다.

 

신은서 기자
아직도 내 집 PC 한구석에는 블소를 하던 당시 찍었던 내 캐릭터의 스크린샷은 물론 제일 좋아하는 NPC 애제자 ‘친친’의 스크린샷이 남아 있을 만큼 블소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심지어 게임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가 친친의 죽음이다).

 

그래서 게임을 하면서 호연에서 주목하는 것도 바로 블소 캐릭터들의 과거 이야기이다. 물론 블소를 하면서 퀘스트를 통해 그들의 과거나 이야기를 유추할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지만 이를 성우들의 리얼한 연기로 자세하게 보는 것에 비교하면 획득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이해도 그리고 몰입감에서 큰 차이가 났다.

 

그렇기에 현재 버전에서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진서연이나 포화란 등 인기 캐릭터가 호연에 언제 등장하고 어떤 과거 이야기를 보여줄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호연에서 특정 캐릭터의 이야기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해당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이 선결 과제인데 이 게임은 뽑기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에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한 편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뽑기가 가장 빠르게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는 요소인 것은 맞지만 보상이 랜덤 호감도인 의뢰를 포함해 여러 콘텐츠를 통해 습득한 재화를 소모해 내가 원하는 영웅의 호감도를 모아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 게임 템포가 빠르지 않았던 내 입장에서 호연의 세계를 유람하 듯이 천천히 플레이하면서 내가 원하는 조합을 완성해나가는 재미가 꽤 커 앞으로도 천천히 게임을 즐길 것 같다.

 

한줄평: 후발대 유저 입장에서 만족도 높은 게임

 


 

박종민 기자
엔씨소프트의 신작 ‘호연’이 출시 이후 순조로운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다. 회사의 대표 MMORPG 중 하나인 ‘블레이드&소울’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호연은 게임 출시 전부터 소위 말하는 ‘빠’와 ‘까’를 열광시키며(?) 국내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은 퀘스트를 수행하는 MMORPG 형식의 플레이를 기본 베이스로 하며 여기에 수집형 게임처럼 캐릭터를 모아 지역을 클리어하는 요즘의 보편적인 게임룰을 따른다. 여기에 JRPG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턴제 전투인 심상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호연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콘텐츠는 상호보완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요즘 그렇지 않은 게임이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 게임이 가지는 보완의 형태는 보다 직접적이다. 하나의 콘텐츠를 플레이하다 막히면 다른 콘텐츠 플레이를 통해 해법을 마련해두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호연의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이 캐릭터의 ‘성장’에 집중되어 있고 이러한 플레이 구조는 유저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게임이 오픈되고 나서 호연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새로운 개고기 등장이라는 느낌이지만 오픈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일퀘만 하면서 즐겨본 순수 무과금러의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서 동의하기 힘들다. 단점을 더 명확하게 파악해보기 위해서 월정액 하나도 결제하지 않고 즐겨봤지만 오히려 요즘 등장하는 수집형 서브컬처를 지향하는 게임들보다 과금의 문턱은 훨씬 낮고 심상 전투가 주는 재미가 쏠쏠했다. MMORPG 플레이에서 사용하지 않을 법한 이종족이나 못생긴(?) 캐릭터를 사용해 의외로 쉽게 클리어하는 것을 보면서 시스템이 요구하는 적정 전투력보다 훨씬 낮은 상태에서도 클리어가 가능하다는 의외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성취감 플레이의 근간은 바로 연계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전투적인 이점이 상당하고 이는 어떤 게임모드에서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이 게임의 현재 시점에서의 아이덴티티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다듬어야 될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개연성이 많이 부족한 스토리와 편의성을 꼽을 수 있겠는데 곧 공개될 수월평원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다듬어진다면 지금의 평가를 충분히 반목시킬만한 게임으로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보편적인 게임방식에서 나아가 유저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할 확실한 한 방도 필요하지만 말이다.

 

한줄평: 개고기로 도매급 처분당하기에는 높은 퀄리티, 하지만 기존 인기 게임들와 경쟁하기엔 부족한 한 방

 


 

이혁진 기자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시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호연'을 플레이해 봤다. '스위칭 RPG'를 표방하고 있는데, 특별한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근래 트렌디한 요소들을 조합하고 더해뒀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해서 시작부터 이렇게 펼쳐놓으면 유저들이 잘 적응할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서브컬쳐 게임이 아니라고 했는데, 과연 서브컬쳐 게임은 아니었다. 근래 서브컬쳐 게임이라고 하면 스토리에 가장 힘을 주고 유저들의 감정이입을 유발하기는데 공을 들이는데, 주인공의 캐릭터성을 옅게 하고 목소리를 넣지 않는 등(넣더라도 최소화하고) 유저들의 이입을 쉽게 하고, 스토리에서 주인공을 중심에 두고 주변화되지 않도록 힘쓰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호연'의 스토리는 유치하다는 느낌을 준다. 스토리를 메인에 두고 플레이하고, 스토리 업데이트가 게임의 메인 업데이트인 근래 서브컬쳐 게임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주인공 캐릭터에 강한 캐릭터성을 부여한 것은 이입을 어렵게 하는 요소이다. 결국 스토리, 주인공이 등장하는 부분은 스킵하게 되는데, 원신을 비롯한 중국 게임들이 스토리가 우리 게임의 핵심이니 스토리는 봐야 한다고 스킵을 넣지 않고, 일회성으로 한번 보면 다시 볼 수 없게 하는 것을 생각하면 트렌드를 따라간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호연'을 한줄로 표현하면 '할 게 너무 많은 게임'이다. 시작부터 엄청난 강화요소, 성장요소를 풀어놓고 '필수적이진 않으니 선택해서 강해져라, 과금도 선택해서 하고'라는 식이다. 초반 시스템을 심플하게 가져가는 근래 트렌드와는 반대의 길을 가는 것으로, 성장, 강화 요소가 너무 많아 다 하려면 꽤 많은 시간과 그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입해야할 것 같고, 선택해서 하자니 뭐부터 해야할지 판단이 어렵다.

 

라이트한 유저라면 초반 4~5일 플레이에서 플레이가 막히고 할 게 많아 나가떨어질 것 같다는 걱정이 될 정도이다. 신수경, 신수패, 수호령 같은 것들은 2.0, 3.0, 4.0에서 추가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사부-제자 개념으로 5명의 캐릭터의 레벨과 장비를 공유하는 것도 애매한 부분이다. 근래 트렌드 대로 슬롯 강화나 장비 클래스 공유로 좀 더 간편하게 할 수 있었을 텐데, 파밍을 더 열심히 하면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귀찮게 매번 장비 공유를 바꿔줘야 하는 것은 너무 불편했다.

 

초월 시스템에 인연 시스템, 업적 등 다양한 요소가 캐릭터 강화로 이어지니 플레이 시간도 일반적인 모바일 수집형 게임 수준은 아니었다. MMORPG 수준으로 유저들을 게임에 묶어두며 과금도 MMORPG 수준으로 요구하는 수집형 게임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실험적 타이틀이라는 느낌마저 받는데, 성공적이진 않았다는 느낌을 주는 게임이다.

 

아쉬운 점부터 언급했지만, 캐릭터 모델링도 좋고 전투도 재미있고, 풀 더빙으로 제공되는 스토리의 더빙 퀄리티도 매우 뛰어나 엔씨다운 퀄리티로 개발된 게임은 맞았다. 높은 퀄리티로 만들며 좀 더 트렌드를 반영하고 유저 친화적인 디자인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아쉬움은 게임을 했으면 열심히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기자라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라이트한 유저들이 분재게임을 하듯 천천히 오래 즐길 게임으로 가져간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호연' 개발에 많은 인력이 정말 오랫동안 고생한 것으로 아는데, 초반 평가가 좋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인게임 크레딧을 넣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호연'의 미래는 업데이트와 운영의 방향성이 PVP를 추구하느냐 PVE를 추구하느냐에 달린 것 같은데, 아쉬운 점도 있지만 잘 만든 게임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겠다. 

 

한줄평: 그냥 서브컬쳐 게임 만들었어도 되지 않나 호요버스 매출 추정치 보면 '돈이 되는'데...
 


 

김성렬 기자

우선 아쉬운 점부터 이야기 해야겠다. 가장 먼저 느껴진 아쉬움은 지나친 성장 요소 파편화다.

 

매우 오래 서비스된 게임이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출시 초기 게임들의 캐릭터 성장 시스템은 레벨, 스킬, 한계돌파, 무기, 무기 강화 등 기껏해야 10종이 채 안 된다. 하지만 '호연'은 론칭 스펙에 준비된 성장 요소가 대충 세어봐도 최소 10가지 이상이다. 이는 성장의 즐거움 보다는 막막함과 막연함부터 느껴지도록 만든다.

 

이 성장 시스템들은 '호연'이라는 게임으로 합집합을 이루고 있고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도록 설계되어 있어 얼핏 보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실제로 영향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이렇게 지나치게 파편화 되어 있는 성장 시스템들은 적응하고 이해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 수많은 성장 시스템이 재미 요소가 아니라 반대로 진입장벽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유저가 어떤 콘텐츠를 즐기든 아주 조금씩이나마 스펙이 오른다는 것을 장점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수치는 각각 따로 놓고 보면 매우 미미하다. 소위 '내실을 다진다'고 표현되는 파편화 된 성장 시스템은 즐거움 보다는 피로감을 유발하기 쉽다. 명확히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 게임에서 성장 시스템이 많은 것이 곧 즐길 거리나 콘텐츠가 많다는 뜻은 아니다.

 

성장 콘텐츠가 파편화 되어 있는 만큼 UI & UX 또한 같은 단점을 공유한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색감이나 박스의 모양 정도를 제외하면 공통 분모를 찾기 어렵다. 마치 공통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제각각 따로따로 개발돼 하나로 합쳐진 듯한 느낌을 준다.

 

많은 이들이 단점으로 평가하는,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모션 및 연출과 대사도 아쉬운 점 중 하나다.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또 젊어 보이도록 설정하고 싶다는 의도는 이해된다. 하지만 트랜드가 지난 낡은 대사나 몰입을 깨는 과도한 캐릭터들의 동작들은 트랜디하고 젊어 보이기 보다는 마치 영화 '조커' 속 '아서'의 스탠딩 코미디 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 최근 통용되는 일반적인 공식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캐릭터 수집 관련 시스템은 또 하나의 진입장벽으로 여겨질 수 있다.

 

우선 기본적으로 타 수집형 RPG들에 비해 픽업 캐릭터의 획득 확률이 상당히 낮고, 준비된 콘텐츠와 성장 시스템 특성상 모든 캐릭터들을 획득하는 것이 기초가 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다.

 

즉 정리하면 '획득 확률이 타 게임 대비 매우 낮은 것',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을 위해 최소한 모든 캐릭터들의 명함과 높은 한계돌파가 요구되는 것'이 합쳐지면서 부담감이 가중되는 것이다.

 

아닌 말로 소위 '딸깍'이라 표현되는 MMORPG 기반의 심심한 전투도 아쉽게 느껴지는 요소다.

 

그동안 엔씨는 인터뷰 등을 통해 '호연'이 프리퀄 작품임을 강조하면서도 '재해석'이라는 표현으로 '블레이드 & 소울'과 어느 정도 선을 긋는 기조를 보여 왔는데, 아무래도 등장하는 캐릭터나 세계관부터 '블레이드 & 소울'과 동일한 만큼 유저들은 이러한 선긋기를 이해해주지 않는 분위기다.

 

그런 측면에서 나 또한 '호연'의 전투가 '블레이드 & 소울' 특유의 그것과 유사하거나 보다 진일보했기를 바랐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물론 '흘리기'와 '합격기'는 '호연'의 전투에 있어 중요한 시스템이고 '블레이드 & 소울'의 핵심 특징이었던 액션성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깊이가 있거나 업그레이드 된 것이라고 표현하기는 어폐가 있다.

 

필드 콘텐츠와 각종 기반 시스템들이 아쉬움을 남겼다면 턴제 기반의 콘텐츠인 심상 전투는 꽤 만족스러웠다. 캐릭터들을 동시에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필드 콘텐츠와 일정 부분 같지만, 심상 전투에서는 보다 다수의 캐릭터 기용이 필요한 전통적인 턴제 RPG를 즐기는 감각으로 플레이 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호연'은 엔씨가 그동안 답습했던 단점과 개발 기조를 최대한 억제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그 노력의 방향성이 아쉽다. 여전히 MMORPG의 각종 문법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고, 비즈니스 모델이나 각종 시스템들은 피로감을 유발하기에 좋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쇼케이스에서 화제가 됐던 '서브컬처를 지향하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말은 실로 거짓이 아니었던 셈이다.

 

한줄평: 그나저나 유설 씨, 문파 이름을 그렇게나 쉽게 바꾸는건 대체 어째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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