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명승부와 드라마를 써 내려간 'Google Play ASL 시즌 21'의 왕좌는 결국 'SOMA' 박상현의 차지였다.
SOOP이 24일 일산 킨텍스 '2026 플레이엑스포' 특설 무대에서 진행한 'Google Play ASL 시즌 21' 결승전에서, 'SOMA' 박상현이 '최종병기' 이영호를 상대로 풀 세트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세트 스코어 4대3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박상현은 ASL 통산 2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한 네 번째 선수가 되었으며, 저그 종족의 6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직후 무대 뒤에서 만난 박상현은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표정이었다. 하지만 거대한 벽을 넘어섰다는 안도감과 동료 선배들에 대한 깊은 리스펙트가 인터뷰 내내 묻어났다. 치열했던 승부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그의 진솔한 우승 소감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풀 세트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ASL 2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사실 실력에 대한 자신감은 항상 마음 한편에 품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우승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아주 안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승을 하는 것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반신반의 했던 것도 사실이다. (꿈이) 이루어져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살면서 처음 느끼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숱한 고비와 엄청난 중압감이 있었을 텐데, 그 모진 과정을 뚫고 정상에 선 스스로에게 칭찬 한마디 해준다면
무엇보다 '최종병기'라 불리는 이영호 선수를 상대로 기죽지 않고 준비한 플레이를 펼친 것 같아서, (나 자신에게) 너무 잘 했다고 칭찬 해주고 싶다.
많은 팬들이 프로로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박상현 선수의 모습과 성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거 데뷔 초기에 다 풀지 못했던 아쉬움이 떠오르진 않았는지 궁금하다
그 부분에 대해서 팬 분들이 조금 오해하고 계신 것이 있다. 과거 프로게이머 도전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대회가 '스타크래프트 2'로 넘어간다고 해서 판이 접히는 분위기라 공부를 선택한 것이었다.
선수에 도전할 당시만 해도 이영호 선수를 '신'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이긴다'는 생각을 아예 안할 정도로 높은 선수였다. 그런데 어느덧 나의 20대를 '스타크래프트'에 바쳐 연습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영호 선수 옆에 설 수 있게 됐다. 너무 감개무량하다.
이영호 선수의 4강전 경기를 보고 어떻게 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듣고 싶다
이영호 선수의 4강전(vs 이재호)이 끝나고 나서 사람들이 4대0으로 압도적으로 이긴 것에 너무 몰입했다고 생각한다. 이재호 선수도 잘하는 선수이지만, 4대0이라는 스코어는 분위기가 넘어가면 가능한 스코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나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초반 2세트를 먼저 내주고 시작했다 보니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또 3, 4세트에서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1세트에는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이영호 선수의 생더블(노 배럭 더블 커맨드)을 예상하고 4드론을 준비했었는데 급하게 수정하게 되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나에게 괜찮았다고 봤다. 경기 도중 빈집을 가는 판단 미스를 해서 자책하기도 했다.
2세트에서 이영호 선수가 생더블을 연속으로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역시 이영호 선수는 다르다는걸 느꼈다. 4세트에서 4드론을 선택했는데 내가 지는 빌드(이영호 선수는 8배럭)인데도 이겼던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
5세트를 내줬지만 6세트에서 승리하면서 마지막 경기까지 끌고갈 수 있게 됐다.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나
5세트 패배 후 리플레이에서 이영호 선수가 팩토리 플레이를 준비하는 것을 보고 6세트도 똑같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만약 6세트에서도 팩토리 플레이를 한다면 이번에는 뮤탈리스크를 천천히 찍고 드론을 먼저 뽑을 거라고 계획하고 경기에 임했다. 평소 연습을 많이 했던 것이 자연스럽게 플레이로 나왔다.
7세트에 대해서도 리마인드 한다면 어떤 점이 포인트였나
매치 포인트 맵은 연습 때 결과가 좋았던 맵이라 원래 준비한 빌드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영호 선수가 또다시 생더블을 시도하길래 (정찰 후 4기의 드론 및 저글링 러쉬로) 손이 그렇게 갔다. 그런 빌드는 감각적으로, 처음 해본 빌드였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고비였던 순간은 언제였나
솔직히 4강(신상문 선수와의 경기)이 제일 힘들었다. 결승은 이영호 선수가 워낙 대단한 상대라, 내가 진다고 해도 사람들이 크게 실망하거나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2연속 우승까지 달성했는데 이제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30살에 입대를 하면서 20대를 돌아봤을때, 뭔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데 안 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전역 뒤에 후회하기 싫어서 더 열심히 했었고, (우승이라는) 결과가 나와서 지금 시점에서는 너무 기분이 좋다. 지금은 '이 정도면 다 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 쉬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결승전에서 접전을 펼친 이영호 선수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영호 선수에게는 개인적으로 리스펙트밖에 할 게 없다. 게이머로서도 존경스럽고 사적으로도 너무 좋은 형이다. 내가 다음에 만나서 또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영호 선수가 너무 잘하고, 실력으로 넘어선 것이 아니라 7전 4선승에서 간신히 이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다시 만나더라도 제가 질 거라고 예상하는 평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정도로 이영호 선수는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만약 또 출전한다면 나도 최선을 다해서 상대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늦은 시간까지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팬분들께 한 마디 하신다면
이번 시즌 내내 무대 위에서 자주 한 말이 있다. ASL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나이를 먹어가고 예전처럼 오직 '스타크래프트'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일 수 있다. 하지만 ASL은 정말 모든 선수들이 진심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이런 선수들의 노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또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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