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신화가 된 천만 다운로드, '국민게임' 시대는 끝났나?

등록일 2014년07월09일 16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현재 대한민국 4천 9백만 인구 중 스마트폰 사용자는 약 3천 4백만명으로 추산된다. 

3천 4백만명의 스마트폰 사용자 중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니 모바일게임을 단 한번 해보지 않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있을지 의심이 들 정도로 이제 모바일게임은 대중적인 취미로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자 중 천 만명 이상이 같은 모바일게임을 즐긴 소위 '국민게임'도 13개나 등장했다.

전세계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지고 한국의 모바일게임도 게임시장내에서 제법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천만 다운로드 게임은 이 같은 성장세를 대변해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다만 1년에도 몇 개씩 등장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천만 다운로드 게임의 등장은 점차 더뎌지고 있어 천만 다운로드 게임이 연이어 탄생하는 흐름이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출처:DMC미디어, '게임산업시장 트렌드'

소셜네트워크에 접목 된 모바일게임, 성장 가속화
2007년부터 국내에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고 2012년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67.6%로 전세계 1위를 달성했으며 2013년에는 73%로 증가했다. 이 중 76.8%가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출처: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2012)
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 2012년 스마트폰이용실태조사

모바일게임의 대대적인 유행은 바로 '소셜네트워크'라는 개념이 모바일게임에 포함되면서 부터였다. 정확히는 2012년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이하 카톡)'이 자체 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게 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카톡 이전의 소셜네트워크게임은, 싸이월드,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서도 서비스되며 주로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플래시게임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가까이, 밀접하고 빈번하게 사용되는 스마트폰 메신저가 게임 플랫폼이 되니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카카오톡 친구에게 초대 메시지를 보내거나 게임 아이템 선물, 점수 비교 및 자랑 등의 단순한 활동만으로도 '소셜네트워크'의 효과는 제대로 발휘됐고 인기게임의 경우에는 그 전파속도가 훨씬 빨랐다.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즐기는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은 같은 게임을 다운로드 받았고 이는 매우 훌륭한 바이럴 마케팅이 됐다.


'국민게임' 애니팡, 모바일 게임의 새 시대를 열다
그러다 2012년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모바일게임 천만 다운로드 시대가 열렸다. 물론 애니팡 이전에도 스마트폰 게임 중 국내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네오위즈의 '탭소닉'이 존재한다. 탭소닉은 2011년에 출시된 제법 초기의 스마트폰 게임으로 다소 긴 시간인 약 1년 간 꾸준히 사랑받아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그러나 애니팡부터는 달랐다.


애니팡은 2009년 싸이월드 앱스토어 게임으로도 출시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카톡을 통해 선보인 뒤 불과 약 한 달 만에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실로 엄청난 속도가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애니팡의 천만 다운로드가 더욱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애니팡 이전까지 모바일게임의 소비자라고 생각되지 않았던 중장년 및 노년층을 모바일게임의 주요 소비층으로 끌어들였다는 점 때문이다. 비록 모바일게임을 즐기지 않았지만 카톡은 이들에게도 매우 유효한 '소셜네트워크'였고 카톡을 통해 지인들이 보내는 하트는 이들에게 대단히 의미있는 소통이였던 셈이다.

이들은 하트를 보내고 받으면서 지인들과 소통을 이어갔고 지인들에게 본인의 점수를 자랑하고 순위를 매겨가며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모바일게임의 재미를 알게 됐다. 그리고 충분한 구매력이 있는 이들의 게임 사랑은 곧바로 게임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 이후 애니팡의 뒤를 쫓듯이 위메이드의 '캔디팡'이 출시 20일 만에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또 하나의 국민게임을 탄생시켰고 핫독 스튜디오의 '모두의 게임'이나 넷마블의 '다함께 퐁퐁퐁' 등 단순한 퍼즐 게임이 인기 몰이를 했다.

손가락 하나 만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은 평소에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위메이드의 '윈드러너'는 '러닝게임'이라는 장르 유행을 불러일으킬 정도였고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게임 중 윈드러너의 도달 기록(12일)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카카오 게임플랫폼의 영향력은 아직 유효한가?
이처럼 카톡게임이 대박게임으로 가는 지름길임이 알려지자 '카톡게임'으로 출시하지 않은 모바일게임이 기존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카톡게임으로 옮겨가는 사례도 속속 등장했다. 최초의 천만 다운로드 게임인 탭소닉도 후속편을 카톡게임으로 출시했으며 넥스트플로어는 '드래곤플라이트'를 2012년 6월 비카톡게임으로 선보였지만 이후 카톡 연동 버전을 다시 출시하며 기존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국민게임인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과 NHN의 '포코팡'은 카톡게임으로 선보이기 전부터 각각 모두의 마블은 웹게임으로, 포코팡은 일본 라인 게임으로 선출시하여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지만 두 작품 모두 카톡게임으로 새롭게 출시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천만 다운로드 게임의 연이은 등장은 모바일게임, 특히 플랫폼으로서의 카톡 게임의 호황기를 보여주는 듯 했으나 최근에는 카톡 게임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듯한 징후가 여러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비교적 빠른 속도로 천만 다운로드에 도달했던 초창기와 달리 최근에는 천만 다운로드에 도달하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 일본에서 2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여 인기가 검증된 포코팡 마저도 국내에서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데 5개월이 걸렸다. 카톡 최단기간 천만 다운로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윈드러너와 비교하면 약 13배의 시간이 더 걸린 셈이다.

또한,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게임의 숫자도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최근에는 천만 다운로드는 커녕 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게임도 보기가 힘들다. 요즘 유행하는 게임, 잘 나간다고 일컬어지는 몇몇 게임이 있지만 역시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사실, 천만 다운로드 모바일게임들이 연이어 탄생했던 이유 중 하나는 카톡 메신저를 통한 입소문이 작용하여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하는 요즘 유행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한다'는 일종의 쏠림 현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출시되는 게임이 너무 많아지며 하나의 게임에 대한 이런 쏠림 현상이 약화되고 있으며 너무 많은 (게임과 관련한)카톡 메시지로 인해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카톡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고 카톡 게임은 그동안 게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게임유저로 만들며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에 커다란 역할을 했지만 이후 너무 많은 게임들을 카톡 플랫폼으로 출시해 모바일게임 시장의 포화를 더 빨리 가져왔다는 지적도 받는다.
 

출처: DMC미디어(2012) 'SNG 이용행태조사'

동종 장르의 경쟁, 수 백만 다운로드 準 국민게임의 등장
국내 출시 된 모바일게임 중 가장 최근에 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게임은 애니팡2다. 애니팡2는 바로 직전에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던 포코팡 이후 3개월만에 등장한 천만 다운로드 게임이며, 2014년에 출시 된 게임 중 처음으로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게임이다.(현재로서는 마지막 천만 다운로드 게임이 될 가능성도 높다.)

애니팡이라는 전작의 명성과 사실상 (꾸준한 기사 노출로)흥행에 도움이 됐던 표절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4개월이었다. 지난 해 출시 되어 현재까지 2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모두의 마블'이 28일만에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애니팡2의 천만 다운로드 기록은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을 잘 대변해 주는 지표다.

한편, '국민게임'의 기준인 천만 다운로드 달성은 힘들어졌지만 오히려 수 백만 다운로드 수준의 흥행 모바일게임들은 더 늘었다. 최근 모바일게임들은 비록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해내지 못하지만 100만, 200만 이상, 500만 이상 다운로드를 달성해내며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2013년 3월 이후 출시된 모바일게임 중(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지 못한) 2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한 게임은 '에브리타운(450만)', '마구마구 2013(500만)', '몬스터길들이기(500만)', '돌아온액션퍼즐패밀리(500만)', '와라편의점(300만)', '블레이드(300만)' 등 약 14종에 이르며, 장르도 퍼즐, 액션, 경영, 레이싱, RPG 등으로 무척 다양하다.


독보적인 천만 다운로드 게임 대신 수 백만의 다양한 모바일게임이 흥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유사성 때문이다. 특정 게임이 잘되고 흥행하면 곧바로 비슷한 게임이 금세 출시되고 동종 장르 안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 유저를 분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몬스터길들이기 이후에 모바일게임 RPG 열풍으로 줄이어 출시된 '별이되어라!', '세븐나이츠', '몬몬몬', '서머너즈 워' 등은 모두 1개월 안에 1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 모바일게임에 RPG 장르가 주류로 자리잡는데 한 몫 했다.


신화가 된 천만 다운로드, 저무는 '국민게임' 시대
지난 2년 간 카톡을 통해 출시 된 모바일게임은 천만 다운로드 게임 12개를 포함해 500여 개에 달한다. 그 만큼 많은 유저들이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게임을 플레이 했다는 뜻이다. 
 
최근 모바일게임이 미드코어 장르로 옮겨가는 흐름도 이에 기반한다. 다양한 게임을 접해 본 유저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취향에 맞는 게임을 고르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캐주얼 게임보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미드코어 게임에 관심이 몰리는 중이다. 전국민이 애니팡에 매달리던 시절보다 더 많은 카톡게임이 출시되고 있고 유저들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게임을 선택한다. 당연히 과거와 달리 어느 한 게임에 천 만명씩 집중되기는 더 어려워졌다.

'천만 관객', '천만 다운로드'처럼 국내에서는 '천만'이라는 단어가 흔히 쓰이지만 사실 대한민국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천만'이라는 숫자는 그렇게 쉬운 숫자가 아니다. 지난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연 평균 영화 관람 회수는 4.12편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인구가 5천만도 채 안되지만 그 동안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들이 꾸준히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모바일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은 과거와 비교해 출시되는 게임의 숫자가 훨씬 많아졌고 유저들이 플레이 하는 게임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어졌다. 이제 천만 다운로드 게임이 과거처럼 빠르게 지속적으로 등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비록 모바일게임 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커다란 희망을 안겨줬던 초창기의 '국민게임 열풍'은 다시 찾아오기 어렵겠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다양한 수 백만 다운로드 게임의 등장으로 오히려 더 많은 모바일게임 시장은 더 단단해졌다.

한편, 카톡에 대항한 새로운 플랫폼(네이버 밴드)이나 자체적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되는 모바일게임 또한 많아지며 카톡게임이 독식하던 시장 구조에 점차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앞으로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모바일게임이 탄생하기는 더 어려워지고 적은 유저로도 오랫동안 서비스하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모바일게임을 위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발전하는 흐름은 당분간의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NHN 엔터테인먼트의 자체 플랫폼 TOAST(토스트), 캠프모바일의 밴드 게임, 넥슨의 자체 플랫폼 넥슨 플레이, 게임빌과 컴투스의 통합 자체 플랫폼 HIVE(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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