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부활' 파판14, 요시다 PD "한국 유저들이 원하는 컨텐츠 추가될 수 있다"

등록일 2014년10월15일 10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스퀘어에닉스의 MMORPG '파이널판타지14'는 2010년 정식 서비스 당시 실패한 게임이라는 혹평을 듣고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 오명을 남길 뻔한 전적이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망한 파이널판타지'로 끝날 것 같던 이 게임은 2011년 '파이널판타지14: A Realm Reborn'으로 거듭나며 현재는 일본, 북미, 유럽에서 약 250만 명 이상의 유저를 보유한 인기 MMORPG가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국내 유저들도 액토즈소프트를 통해 2015년 상반기에 파이널판타지14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게임포커스에서는 기자간담회 참석을 위해 내한한, 파이널판타지14를 성공으로 이끈 주역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이하 요시다 PD)와 만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파이널판타지 25주년 이벤트에서 리뉴얼 버전에서 선보일 콘텐츠들을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얘기했던 내용 중 어느 정도 실현 되었는지, 또 남은 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실현할 지 궁금하다
요시다 PD
: 꽤 오래 전 기억이다. 당시에는 한창 알파 버전을 개발 중이었다. 현재 글로벌 버전에는 그때 말했던 콘텐츠가 100% 포함되어있다. 볼륨만 따지면 약 120%정도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Q. 요시다 PD는 MMORPG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한국 MMORPG 중에 플레이 해 본 게임이 있는지 궁금하다
요시다 PD
: '리니지', '리니지 2', '드래곤네스트'는 MORPG지만 플레이 해보았고 최근에는 '테라'와 '블레이드&소울'을 해봤다. 일단 MMORPG는 전세계적으로 즐기는 게임이기 때문에 일본 게임, 북미 게임, 한국 게임으로 나누고 싶지 않다. 어느 게임이든 우리 게임과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 전용 탈 것이나 의상도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요시다 PD
: 파이널판타지 세계관을 해치지 않는 한 한국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고 싶다. 중국 서비스 중 '베히모스'가 디자인이 변형되어 적용된 적이 있다. 이 경우를 생각하면 충분히 현지 서버에 맞는 콘텐츠가 추가될 수도 있을 것이다.


Q. 글로벌 서버와 한국 서버 간의 계정 이동이 가능할까?
요시다 PD: 먼저 글로벌에서 한국 서버로 옮길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기 앞서, MMORPG의 경우 게임 내 경제 균형이 무척 중요하다. 한국 서버를 처음 열 때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곧바로 계정을 옮기게 되면 게임 내 밸런스가 무너진다. 실행 가능하다 해도 게임이 잘 자리 잡아가는 것을 반년 정도 지켜 본 뒤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말한 것과 더불어 기술적 문제가 두 가지 있다. 글로벌 버전과 한국 버전은 시작 버전이 다르다. 아이템 레벨, 콘텐츠 등 글로벌 버전 쪽의 능력이 월등히 높은 것들이 많은데 한국 서버에는 적용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계정을 이전하며 희귀한 아이템을 버리라고 권유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Q. 아이템을 버리고 계정만을 옮긴 '에버퀘스트'의 사례도 있다
요시다 PD
: 하지만 유저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니 일괄 적용하기 힘들다. 일본 서버가 아닌 북미 서버에서 플레이 하는 유저도 있을 텐데 이 같은 경우에는 서버 자체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단순히 계정을 옮기는 작업 자체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유저들과 함께 즐기고 싶은 유저들이 많은 것은 알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이해해주면 좋겠다.


Q. MMORPG를 하다 보면 파티를 구성할 때 딜러들만 많고 힐러와 탱커를 구하기가 힘들어서 던전에 진입조차 못한다. 파이널판타지14는 이를 어떻게 보완하고 있는가?
요시다 PD
: 파티에서 힐러나 탱커의 역할이 큰 만큼 책임과 부담감이 커서 기피하는 현상은 한국뿐 만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나타난다. 일단 파이널판타지14는 굳이 부족한 역할을 강요하기 보다 보상 시스템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Q. 파이널판타지14의 길드 인원 제한수는 512명으로 굉장히 규모가 큰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요시다 PD
: 예전에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게임 내 소규모 커뮤니티 속에 끈끈한 동료의식이 존재했고 규모가 큰 길드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 점차 한국을 비롯 전세계에 MMORPG의 종류가 늘고 다양한 게임을 접하며 다들 MMORPG에 익숙해져 갔다. 그런데 게임이 다양해진 만큼 각자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찾게 되었고 길드를 구성한다 해도 금세 그 구성이 깨지는 일이 많다. 이로 인해 게임을 접는 유저도 많이 목격될 정도인데 파이널판타지14에는 여러 MMORPG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끔 구성했다.

이 때문에 512명 정도가 적격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글로벌 서버에서 이 최대치에 도달하는 길드는 없었다. 원하는 취미에 따라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고 확장 요청이 없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Q. 파이널판타지14에는 길드 간의 싸움, 즉 RVR 콘텐츠가 없는데 이를 추가할 계획이 있는가?
요시다 PD
: 일반적인 MMORPG 유저들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즐기는 사람들은 파이널판타지란 몬스터와 싸우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사람들과 싸우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PVP 자체를 싫어하는 유저가 많을 정도다.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PVP를 좋아하기도 하고 중국이나 한국 유저들은 이쪽을 선호하는 편이다. PVP가 재미없는 MMORRG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웃음). 그런데 사실 일본에는 PVP와 PK 개념을 구분조차 못한다.

늑대우리라든지 최전방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PVP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길드 내 랭킹 등등 추가적인 동기부여 시스템 도입해서 더 콘텐츠의 깊이를 더할 생각이다.

Q. 소위 '작업장'과 같은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방침인지 궁금하다
요시다 PD
: 글로벌 버전에서도 작업장 및 아이템 현금거래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유저들의 현금거래를 막기 위해 극단적으로 금전 재화를 모으는 것이 매우 힘들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른 MMORPG에서는 이 같은 행위가 발각된다 해도 바로 차단시키거나 하지 않는데, 피해를 볼 일반 유저들을 생각해서 전부 차단시키고 있다.

중국 쪽은 특히 봇과 치트에 대한 정책을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 봇을 박멸하는 것이 게임 머니 현금거래를 없애는 것이 길이라고 생각한다. 무작위로 차단시키는 것은 아니고 해당 계정의 거래 이력을 살펴본 뒤 어느 회사, 어느 업체에서 이행하는지 거슬러 올라가 그 회사에 항의하는 식의 강경한 대응을 취하고 있다.


Q. 파이널판타지를 잘 아는 유저들은 초코보만 타고 다녀도 즐거워 하지만 처음 즐기는 유저의 경우 시스템을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튜토리얼을 친절하게 구성할 계획은 없는지 묻고 싶다
요시다 PD
: 유저들이 자주 헤매고 곤란해하는 포인트에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이긴 하다. 그런데 같은 이야기가 중국 서버에서도 나왔었다. 아시아 쪽 유저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아시아 유저들에게 익숙한 게임 시스템을 예로 들어보겠다. NPC에게 퀘스트를 받고 맵에 퀘스트에 관한 목적지가 표시된다. 마우스로 클릭하여 그 퀘스트 장소로 이동, 퀘스트를 클리어한 뒤 보상을 얻고 다시 NPC에게 퀘스트를 받는 반복적인 구조다.

어찌 보면 게임 시스템이 참 친절하다고 볼 수 있으나 유저가 이를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기만 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도대체 이 NPC는 왜 곤란해 하는가, 나는 무슨 아이템을 받는가, 왜 이 몬스터를 쓰러뜨려야 하는가, 여기가 어디인가에 대한 의문이나 호기심 없이, 이를 전혀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캐릭터만 성장하는 경향이 보인다.

이것에 익숙한 이들은 파이널판타지14의 초반 부분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초반의 30분을 빨리감기로 본다고 영화의 전체 줄거리를 알 수 있을까? 여러분들도 잘 알겠지만 MMORPG는 진행할 수록 시스템이 복잡해진다. 그저 단순 반복적인 클릭으로 무얼 얻고 이해할 수 있는가?

소셜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이 대세긴 하지만 점차 본격적인 게임을 추구하는 유저들이 증가하는 경향이고 이미 일본에서도 자주 찾을 수 있다. 사실 빨리 클릭해서 지루한 부분을 얼른 넘어가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를 정말 신경 써서 만들었기 때문에 초반에는 특히 연타하지 말고 찬찬히 즐겨주면 좋겠다. 


Q. 한국 다음으로 진출할 시장은 어디로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시다 PD
: 개인적인 희망사항을 이야기하자면 석유왕이 있는 두바이에서 팬 페스티벌을 해보고 싶긴 하다. 사실 어느 나라든 상관 없이 전세계 유저들이 게임을 즐겨주면 좋겠다. 러시아, 중남미, 대만도 눈여겨 봐야 할 시장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우리 쪽에서 일을 더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이번 한국의 액토즈소프트처럼 열정적으로 협업해줄 곳이 있는가도 중요한 포인트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 조사를 하긴 해도 현지에 대해 완전히 이해한다고 하기도 힘들다. 제대로 된 현지화를 위해서는 현지 시장과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갖춘 제대로 된 파트너사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파이널판타지14는 오리지널 버전에서 실패를 겪었다가 리뉴얼로 성공을 거둔 게임이다.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요시다 PD
: 일단 한번 실패한 게임을 리뉴얼하고 또 동시에 업데이트 작업까지 한다는 것은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을 일일 테다. 솔직히 내게도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맡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파이널판타지14 오리지널을 보고 개발자가 아닌 오랜 시리즈의 팬 입장으로 무엇이 파이널판타지 답지 않은 지 알아낼 수 있었다.

당시에는 정말 심각해서 무얼 하더라도 이거보다 나빠지지 않으리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반대로 보면 어떻게 고쳐도 이거보단 나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리지널 버전의 상태가 너무 심각했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다시는 전세계의 파이널판타지 팬들이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을 정도다. 그 때는 꿈도 못 꿨던 일이지만 그 당시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한국의 여러분과 만날 기회도 가지게 된 것 같다.


Q. 그렇다면 요시다 PD가 파이널판타지14에 담아낸 가장 파이널판타지 다운 요소는 무엇인가?
요시다 PD
: 믿기 힘들겠지만 오리지널에는 초코보도 없었고 이프리트도 없었다. 파이널판타지의모든 시리즈는 각각 다른 모양을 띠고 있지만 반드시 파이널판타지라면 포함되어야 할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모그리도 있어야 하고 초코보도 있어야 하고, 또 초코보를 탈 수 있어야 하며 소환수도 있어야 한다. 독자적인 스토리와 뛰어난 그래픽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파이널판타지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다고 여겼다.

개인적으로 초코보가 없는 게 정말 충격적이었다. 리뉴얼 버전에는 음악이나 연출 여러가지 이팩트, 명칭에 대해서도 무척 신경을 썼다. 에오르제아에서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아, 이것이 파판이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도록 노력했다. 여러분도 직접 플레이 한 뒤 이를 느끼고 즐겨주면 좋겠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모른다고 파이널판타지14를 플레이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유저도 있을 것이다. 넘버링이 14나 되니 시리즈 중간에 난입한다고 오해를 사기 쉽다. 비록 14라는 숫자를 달고 있지만 최고의 퀄리티와 장대한 스토리를 갖춘 독립적인 MMORPG이니 새로운 게임처럼 쉽게 접근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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