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하이'부터 '엔씨소프트-넷마블'까지, 게임업계 인수합병(M&A) 기록

등록일 2015년03월23일 18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오는 27일 진행 될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긴장관계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업계관계자들은 일단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에서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요구를 어느정도 들어준 만큼 이번 주총은 별다른 이슈없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예상하지 못한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번 엔씨소프트 주총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양사가 한참 뜨겁게 불타오르다 어느정도 진정이 된 모습이긴 하지만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M&A(인수합병) 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게임포커스는 다소 잠잠해지기는 했지만 게임업계 최대 관심사가 될 엔씨소프트의 주총을 앞두고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게임업계에서 진행됐던 인수합병 기록을 정리해봤다.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이지만 게임업계에서의 인수합병도 게임 개발력 및 라인업 확보, 전략적 제휴, 자산 증가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게임은 콘텐츠 사업이기에 게임 업계의 인수합병은 회사의 방향은 물론 콘텐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업계 종사자부터 수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이 모이는 이슈다.

한동안 넥슨을 비롯한 여러 대형 업체들이 소규모 개발사부터 중견 업체까지 인수하며 개발력 확보에 주력해왔으며, 모바일 게임 시장이 부상할 때에도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뛰어들기 위해 소규모 개발사를 인수하는 흐름은 계속 됐다. 그러나 이러한 인수합병의 결과 역시 제각각이다. 성공이 보장된 게임 사업권을 가져와도 큰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당시에는 모험으로 여겨졌던 행보가 큰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최고의 성공작이 됐던 2010년 넥슨의 게임하이(現 넥슨지티) 인수
2010년 게임 업계 인수합병 시장의 가장 큰 화제는 바로 넥슨과 넷마블이 게임하이(현 넥슨GT)를 두고 벌인 치열한 인수 경쟁이었다.

결과적으로 '서든어택'을 5년간 서비스해 온 넷마블은 경쟁에서 탈락, 넥슨이 게임하이의 지분 약 52%와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이후 자연스럽게 게임하이와 넷마블의 '서든어택2' 개발 계약도 해지되었다. 한동안 넥슨과 넷마블이 서든어택을 공동으로 서비스하다 2013년 여름부터 넥슨이 단독 서비스를 맡았다. 대신 CJ인터넷이 게임하이의 자회사인 GH호프아일랜드를 인수하며 넷마블은 '하운즈'와 '킹덤즈'의 판권을 확보했다.

서든어택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건재한 온라인게임으로 넥슨의 넥슨지티 인수는 국내 게임업계 인수합병 역사의 최고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2010년 인수된 게임사 중 눈에 띄는 곳이 몇 있는데 바로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와 엔도어즈다. 현재 넷마블몬스터로 사명을 바꾼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는 인수 당시 '마계촌 온라인'을 개발 중이었으나 정작 '대박'을 터뜨린 것은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였다. '다함께 퐁퐁퐁 for Kakao'은 넷마블의 세 번째 천만 다운로드 게임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몬스터 길들이기 for Kakao'는 '넷마블표 모바일 RPG'의 토대를 만들었다. 넥슨 인수 이후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한 엔도어즈 역시 모바일 게임을 통해 성공한 경우인데, 엔도어즈의 모바일 MMORPG '영웅의 군단'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넥슨의 간판 모바일 작품이 되었다.



성공적 인수합병 사례가 없던 2011년
2011년 본격적으로 모바일 게임 개발을 위한 투자에 불이 붙기 시작했고 넥슨은 JCE, 엔씨소프트는 핫독스튜디오, CJ는 잼스튜디오와 누리엔소프트 등을 인수했다. 나우콤은 쎄인트인터내셔널에 인수된 뒤 아프리카TV로 사명을 변경한 뒤 모바일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다.

안타깝게도 이 시기에 인수된 게임사들의 대부분이 훗날 도로 매각되었는데, CJ는 1년 4개월 만에 잼스튜디오의 지분을 옛 최대주주에게 되팔았고, 넥슨은 2013년 JCE의 경영권을 스카이레스크 인큐베스트에 매각했다. 이는 넥슨이 인수했던 게임사를 판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또 엔씨소프트의 핫독스튜디오는 2012년 '모두의게임 for Kakao'를 출시하며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 성공작을 탄생시켰지만 그 후로부터 3년 뒤 2014년 8월 경영난을 이유로 기업청산 절차를 밟았다. 


모바일게임 시대의 개막, '전쟁의 서막'이 된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
2012년에도 게임업계 인수합병 시장은 활발했다.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소프트를 인수, 위메이드가 조이맥스를 통해 피버스튜디오, 링크투모로우, 리니웍스를 인수하며 모바일 게임 사업에 힘을 실었던 것도 이때다.

엔트리브소프트는 '세컨어스', '프로야구6:40', '소환사가 되고싶어' 등 신작 모바일 게임을 꾸준히 선보이며 최근 모바일 게임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팡야', '프리스타일2', '프로야구 매니저' 등 온라인 게임 운영권을 스마일게이트에 넘겼다. 위메이드는 '에브리타운'과 '윈드러너'를 성공시키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지만 후속작의 흥행 부진으로 고배를 마시고 있다.

한편 2012년 게임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사건은 따로 있었다. 바로 국내 게임 업계의 양대 산맥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손을 잡은 것. 넥슨은 2012년 6월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동 작품을 개발할 예정이었고 협업 개발 조직 '엔스퀘어'를 설립, 첫 프로젝트로 '마비노기2'의 공동 개발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마비노기2는 빛을 보지 못한 채 개발이 중단되었고(2014년 발표) 우호적인 협업관계에서 시작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진정한 글로벌 모바일게임 그룹의 탄생,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  
2012년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손잡으며 게임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2013년 10월 게임빌의 컴투스 지분인수 역시 업계의 주목을 받은 사건이었다. 게임빌은 컴투스의 지분 21.37% 및 경영권을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컴투스와 게임빌 모두 모바일 게임 업계의 선두주자이자 베테랑이었으나 당시 이에 쉽게 납득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양사가 공동 개발한 글로벌 모바일 통합 플랫폼 '하이브(HIVE)'를 통해 내놓은 '별이되어라!(개발사 플린트)',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낚시의 신' 등을 성공시키며 우려들을 불식시켰고 국내 모바일게임이 카카오톡에 의존하지 않아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외에도 세가가 KTH를 인수하며 '풋볼매니저 온라인' 개발 및 서비스에 박차를 가했고 선데이토즈는 하나그린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이뤄냈다. 선데이토즈는 '카톡게임'으로 성공한 모바일 게임사들 중 주식시장에 상장한 첫 주자가 되었다.


2014년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추가 인수, 갈등의 시작
적극적인 인수와 투자가 이루어졌던 지난 몇 년 간의 게임업계 인수합병 시장의 상황에 비하면 2014년은 제법 조용한 양상을 보이는 듯 했다. 수 년간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온 넥슨 역시 2014년 한 해 동안 인수합병 관련으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10월 엔씨소프트 주식 0.4%를 추가매입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넥슨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 명시했으며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도 적재적 M&A를 위한 넥슨의 투자라는 의견에 부정적인 입장 밝혔으나 2015년 넥슨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하며 양사의 갈등은 극대화되었다.

한편 CJ게임즈는 텐센트로부터 5300억 원을 투자 받아 이를 바탕으로, CJ E&M이 물적 분할한 CJ넷마블과 합병, 통합법인 넷마블게임즈를 출범시켰다. 넷마블게임즈는 유통 플랫폼과 개발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우수한 역량을 가진 개발사와의 M&A를 적극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2015년 세계적 경영권 분쟁 본격화
2015년 1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하며 사실상 넥슨과 엔씨소프트 간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었다. 넥슨은 지난 2년간 양사의 협업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이르렀으며 2월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보낸 주주제안공문을 통해 요구사항을 밝혔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에 대한 답변서를 넥슨에 전달했고 양사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과 손을 잡게 되며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주식 8.9%를,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주식 9.8%를 인수하며 양사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었다.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을 추진하고,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글로벌 IP를 활용한 온라인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등 각 사의 강점과 역량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공동 사업이 전개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협업 사례는 이전까지 온라인 게임사가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해 소규모 개발사 인수 및 투자를 행했던 것과 다른 방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최근 일본 닌텐도가 DeNA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것과도 비슷한 현상이다. 수십 년 간 콘솔 시장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보유하고 영향력을 행사했던 닌텐도는 DeNA와의 제휴를 통해 '슈퍼 마리오', '젤다의 전설'과 같은 자사의 유명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지난 3월 17일 밝힌 바 있다. 닌텐도의 이와타 사토루 대표는 업무제휴 공식 발표를 통해 “스마트 디바이스와 게임 전용기 사이에 다리를 놓고 싶다. 스마트 디바이스 참여는 게임 전용기의 쇠퇴가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상승효과를 만들 것”이라는 목표를 전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역시 동반 성장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목표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핫독스튜디오를 폐쇄하며 모바일 게임 사업에 한차례 고비를 겪은 적이 있고 화려하게 시작했던 넥슨과의 동거는 끝내 불편한 갈등 관계를 낳았다는 전적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엔씨소프트가 넷마블의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모바일 게임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머쥐리라 확신하긴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실상부 국내 최고 온라인 게임사와 모바일 게임사의 협업 선언은 그 자체만으로도 국내 게임 업계 흐름에 의미를 갖는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협업으로 탄생한 작품이 국내 게임 업계에,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 어떤 바람을 불러 일으킬 지 관심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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