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방준혁 의장 "모바일게임 개발, 큰 회사와 스타트업의 목표 달라야 한다"

등록일 2015년07월16일 10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평정하고 글로벌 무대 본격 도전을 선언한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이 소규모로 게임을 만드는 스타트업 시대는 끝났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방 의장은 7월 15일 서울 구로동 지밸리컨벤션에서 열린 제1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 행사에서 직접 단상에 올라 2시간 가량 넷마블의 히스토리, 국내외 모바일 게임 시장 환경, 넷마블의 미래 전략을 설명했다.

먼저 국내외 모바일게임 시장 환경에 대해 방준혁 의장은 "2015년 하반기 한국 시장은 철저한 양극화가 이뤄질 것"이라 진단했다. 그가 말한 양극화는 유저들의 학습 수준이 많이 높아져 RPG는 매우 코어해지고 캐주얼 게임은 더욱 단순해져 중간 단계의 게임은 설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것.

방 의장은 "캐주얼 게임에서 다양한 재미를 접목하려는 시도도 해 봤는데 그보다는 밸런싱 싸움이 핵심이라는 걸 확인하고 이제는 게임의 기본 재미에 초점을 두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반면 RPG는 좀 더 코어하게 가는 게 맞다. 유저들이 RPG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지금같은 평이한 수준은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더 차별성있고 시스템적으로 코어하게 가는게 맞다 생각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2016년 상반기까지 실사풍 RPG 6종과 캐주얼 RPG 1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방준혁 의장은 양극화를 점치면서도 캐주얼 RPG를 다수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 글로벌 시장을 노린 선택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양극화가 심해지겠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지역마다 흐름의 차이가 조금씩 있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의 코어한 시스템을 가진 게임은 아직 글로벌에서는 힘든 게 사실이다. 글로벌에서는 한국의 1~2년전처럼 캐주얼, 코어 둘 다 갖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방준혁 의장은 2011년 넷마블로 복귀한 뒤 대외 행사에 얼굴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특히 2015년에 접어들며 적극적으로 직접 공개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방 의장은 그 이유로 "사업이 잘 되어서 나오는 것"이라 전제한 뒤 "넷마블의 사업이 잘되니까 관심은 많은데 물어봐도 들려오는 이야기는 없고, 그러다 보니 정보가 부족해 오해나 잘못된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처음에는 답답했는데 우리 잘못인 것 같고, 이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석상에서 발언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 게임시장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방준혁 의장은 먼저 "해외, 중국게임, 한국게임 대부분의 빌드를 보고 있다. 우리를 거쳐간 게임들이 다른 회사에서 오픈되는 것도 보고 있는데 걱정이 정말 많이 된다"며 "이정도 수준, 이정도 콘텐츠 양으로 승부할 시기는 지났는데 큰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스타트업으로 몇 사람이 작게 게임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살아남아라! 개복치'처럼 아이디어를 살린 작은 게임이 광고매출로 연결하려는 시도는 굉장히 좋다. 하지만 RPG 정도 큰 게임에 도전하면서 몇 명 친구끼리 모여서 시작을 하기엔 이미 늦었다. 지금은 뭔가 하나 준비하려면 정말 프로들을 많이 모으고 제대로 된 자금을 준비해 시작해야 한다. 2~3억으론 될 수가 없다. 수십억을 투자받아 처음부터 25~30명 정도는 준비해서 스타트가 되어야 한다. 작게 시작하면 프로젝트가 길어진다. 프로젝트가 길어지면 출시 시기는 물론 트렌드를 놓치게 된다.

모바일게임은 2~3년전, 작년 초까지도 스타트업으로 도전하는 게 가능했지만 올해부턴 아니다. 올해는 중국은 물론 일본, 북미에서 나오는 (대작) 게임들이 1년 만에 뚝딱뚝딱 나온다. 프로젝트 하나에 최소 5~60에서 많게는 100명 이상이 붙는다. 작은 인력으로 해서 투자받아 알파버전을 만들고 인력 조금 늘리고 다시 투자받고 해서는 몇 년이 걸리게 된다. 개발사들이 이 정도에서 오픈하면 되겠다는 수준이 있는데, 요즘 나오는 수준으로 오픈하면 도저히 안 된다. 업데이트할 콘텐츠를 다 준비하고 받쳐줄 준비가 다 되어 있는 상태로 나와야 한다. 일단 오픈하고 반응이 좋으면 충원하고 업데이트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유저입장에선 해야 할 게임은 많고 매일 쏟아지는 게임 중에서 한번 삭제한 게임은 다시는 안 한다.

몇 명 규모로 스타트업으로 하는게 현실적으로 굉장히 힘들다. 의욕을 꺾자는 게 아니라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작은 캐주얼 게임, 단순한 게임을 좋은 아이디어로 광고수익을 목적으로 한다거나 하는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큰 스케일 게임을 만들고 싶은데 소자본으로 몇억 투자받아 진행하는건 할 수는 있지만 속도가 늦어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

방준혁 의장에 따르면, 넷마블의 경우에도 국내 개발사 115개사에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가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

방준혁 의장은 "일정 규모 이상이 되는 케이스에만 투자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꾸준히 투자를 하고 있고 계속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게임업계를 위해 넷마블이 도와주고 상생할 수 있는 것은 글로벌에서 크게 성공해 성공을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공유하는 것이 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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