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온라인'으로 완성된 시드 마이어의 '문명' 프랜차이즈 - #2

등록일 2015년12월03일 10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7월 19일 파이널 테스트를 마치고 정식 서비스만을 앞둔 엑스엘게임즈의 MMORPG '문명 온라인'. 역사와 전통이 깊은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시리즈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바탕으로 온라인게임, 특히 MMORPG를 제작한다는 엑스엘게임즈의 발표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전략 게임으로 칭송받는 문명 시리즈는 한낱 고전 게임이 아닌 여전히 살아숨쉬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인 작품이기 때문에 장르가 완전히 뒤바뀐 새로운 '문명', '문명 온라인'이 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업계를 비롯한 수많은 게이머들이 기대를 품고 있다.

게임포커스는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의 첫 작품부터 국내에 익히 알려져 있는 '문명5' 그리고 가장 최근에 나온 우주 배경의 '문명: 비욘드 어스',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에 이르기까지 문명 시리즈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2K에 정착하기 시작한 문명4부터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까지 다룬다.

문명1부터 문명3까지 이전 기사 보기(링크)


전작을 뛰어넘는 풍부한 볼륨, 바바 예투가 울려퍼지는 '문명4'
2K는 인포그램즈(前 하스브로 인터랙티브)로부터 2천 230만 달러를 지불하고 2004년에 문명 시리즈의 판권을 사들인 뒤 이듬해 '문명4'를 출시했다(2005년 2K는 2천 670만 달러에 파이락시스를 인수했다).

시드 마이어가 총감독을 맡고 문명3의 소렌 존슨(Soren Johnson)이 기획을 담당한 '문명4'는 시리즈 최초로 3D그래픽을 도입, 확장팩 없이 처음부터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며 문명3의 두배가 넘는 유닛과 기술 등 풍부한 콘텐츠로 무장했다. 또 전작에 누락되었던 시나리오 모드가 다시 돌아왔다.


특히 새로운 요소인 '종교'는 문명과 문화를 가로지르는 중요한 축이 되었고 플레이어들은 더욱 깊이 있고 현실감 넘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도 사원이나 종교 건축을 지을 수 있었지만 도시 행복도나 문화와 관련된 단편적인 유닛에 불과했다. '불교, 유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유대교, 도교'로 구성된 7가지 종교에 특별한 보상이 뒤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나 기술, 외교 등에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에 게임에서 무척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8개의 문명 중 8개(아메리카,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몽골, 러시아)의 문명에는 두 명의 지도자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서로 상이한 힘과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을 택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의 플레이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멜로디만 들어도 바로 문명을 떠올릴 수 있는 크리스토퍼 틴의 '바바 예투(Baba Yetu)'가 주제가로 쓰인 것도 문명4에서 였다. 신약 성경의 주기도문 내용을 스와힐리어로 번역한 가사는 깊이 있게 울려퍼지는 멜로디와 함께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2011년 비디오게임 주제가 최초로 그래미상을 받기도 했다(53회 그래미 최우수 편곡 보컬 부문과 최우수 클래식 크로스 오버 앨범 부문).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문명5'
문명 시리즈의 5번째 작품 '문명5'는 2010년 하반기 서구권에 출시되었으며 여전히 문명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큰 틀은 바뀌지 않은 채 보다 향상된 콘텐츠와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추었다. 기본 18개의 문명으로 시작해 DLC와 확장팩을 통해 문명을 추가, 총 43가지의 문명국가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전작들과 달리 4각형 타일맵이 아닌 육각형 타일맵으로 바뀌어 넓은 시야를 확보, 네 가지에서 여섯 가지로 이동방향이 늘어나 색다른 전략이 필요해졌다.


또 각 문명마다 '특별 능력(Unique Ability)'이 존재해 각 문명들마다 특정 승리조건에 도달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되었다. 문명5에서는 외교를 통해 다른 문명의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요소가 등장하는데, 3D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지도자들은 각자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어 카이사르는 라틴어를 사용하고 몬테수마는 나와틀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시리즈 사상 최초로 적용된 부분이다.

다만 문명5에는 전작인 문명4에 적용되어 좋은 반응을 끌었던 종교 콘텐츠가 처음부터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후 2012년 6월 첫 확장팩인 'Gods and Kings'에 비로소 스파이 콘텐츠와 함께 포함되었다.


문명5는 출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이전 시리즈 역시 뛰어난 게임성과 흡입력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국내에서 문명이 '악마의 게임', '타임머신'으로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문명5가 처음이었다. 비폭력주의자로 잘 알려진 간디가 '순순히 금을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게임 장면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 처지며 화제가 되었고 다양한 매체에서 패러디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추가된 문명5 DLC에 '한국(Korean)' 문명이 등장한다. 지도자는 '세종', 특별 유닛으로는 '화차'와 '거북선'이 포함되었으며 '집현전'을 통해 모든 과학시설과 전문가들의 과학력을 2씩 상승시키는 특별 능력을 가지고 있다. 차분하지만 어딘가 어색하고 딱딱한 세종의 음성은 또 한번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며 문명5의 인기를 재확인시켜주었다.


문명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 작품 '문명: 비욘드 어스'
태초에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 있었으니 그들의 목표는 우주선을 쏘아 올려 우주, 그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는 사건 때문에 지구를 떠나야만 하는 위기에 처한 인류는 우주로 눈을 돌려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우주선을 쏘아올린다.

2K게임즈와 파이락시스는 2014년 10월, 지금으로부터 600년 뒤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문명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 '문명: 비욘드 어스(Civilization: Beyond Earth)를 출시했다. 문명의 메인 시리즈에 포함되지 않지만, 역시 우주의 미개척지, 켄타우로스 자리의 알파성을 배경으로 한 'Sid Meier's Alpha Centauri'의 정신적인 계승작이기도 하다.




기존의 문명 시리즈가 익숙한 세계에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면 이번에는 그 반대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서 이전 문명 시리즈와의 유사점을 본능적으로 찾아 적응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플레이어는 더 이상 지도자가 아니며 미개척지에 새 뿌리를 내릴 이들을 지켜보는 '후원자'의 입장이 된다. 국가로 구분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연합체계를 대표하는 후원자들은 아시아, 아프리카등으로 나뉘어 있어 또 다른 이해관계를 낳는다.

플레이어의 문명을 못살게 구는 외부 침략자들은 외계 생명체로 대체되었으며 땅에는 생소하기만 한 우주 자원들이 가득하다. 또 하나의 굵은 가지에서 뻗어나가는 '테크 트리'가 방사형으로 넓게 퍼지는 '테크 웹'으로 바뀌어 각각의 항목들끼리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보다 간편하게 자신이 원하는 기술들을 육성시킬 수 있다.


문명: 비욘드 어스에는 '친화력(Affinities)'라는 개념이 존재하는데 친화력은 '순수'와 '우월', '조화'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문명5 마지막 확장팩에 추가된 '질서' '독재' '평등' 개념과 유사하지만 전작의 개념들은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하는데 비해 친화력 레벨은 과학력(기술)에 힘입어 성장한다. 친화력 레벨의 어느 항목에 주력하느냐에 따라 승리 조건에 도달하는 방향이 달라진다.

문명: 비욘드 어스의 승리 조건은 총 5가지인데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 도달한다기 보다 '엔딩 루트'를 밟는다고 보는 것이 맞다. 승리 조건에 부합하는 일정 퀘스트들을 해결해나가다 보면 특정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전통적인 '지배 승리', 낯선 에일리언과의 접촉하는 '조우 승리', 그리고 친화력 레벨의 속성에 따른 지향 승리인 '약속의 땅(순수)', '초월(조화)', '해방(우월)'이 있다.

'라이징 타이드'의 스크린샷

한편 해양 공간까지 개척지를 넓혀가며, 강화된 외교시스템, 신규 세력집단 등이 추가되는 문명: 비욘드 어스의 첫 확장팩인 '라이징 타이드(Rising Tide; 밀물)'가 오는 가을 발매될 예정이다.


'나'가 아닌 '우리'가 만드는 문명, 엑스엘게임즈가 선보이는 '문명 온라인'
그리고 드디어 시드 마이어의 문명 프랜차이즈가 온라인게임으로 선보인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은 1편부터 네트워크 모드를 즐길 수 있었다. 본편에 포함된 기능은 아니었지만 플레이어들은 각각 문명을 택해 턴제 시뮬레이션을 즐겼고 이같은 네트워크 모드는 거의 매 시리즈 탑재되었다.

하지만 엑스엘게임즈가 만드는 '문명 온라인'은 다르다.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뒤집고 MMORPG로 재탄생하는 '문명 온라인'은, 우선 플레이어가 더 이상 스스로 문명을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가 아니라 문명을 이루는 구성원이 된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속한 문명을 승리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나'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모든 플레이어가 함께 힘을 함쳐 노력해야하고 문명의 승리는 공동체의 목표로 설정된다.


플레이어는 문명, 공동체를 구성하는 하나의 개인이 되어 공동체의 목표(문명의 승리)를 위해 힘 쓸 수 있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택하게 된다. 직업은 크게 '전투'와 '생활(채집, 건축)' 두 가지 성격으로 나뉘며 매 시대(고대, 고전, 중세, 르네상스, 산업, 현대)마다 양상이 달라진다. 또 '세션' 개념이 존재해 일주일 단위로 새롭게 게임이 시작되므로 한 문명이 오래도록 독점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매 세션 마다 각자 문명의 승리를 위해 힘쓰게 되며 세션이 종료되면 자신이 속한 문명에 기여한 만큼의 등급과 점수, 보상(카드와 다이아몬드)를 받는다.


플레이어는 '특성'이나 '능력'을 올려주는 기능을 하는 카드를 소지할 수 있고 최대 3장까지 장착하게 된다. 유료 재화인 '다이아몬드'를 소비해서 카드를 장착할 수 있고 또 진화시켜 능력치를 높일 스 있다. 자신의 직업과 목표에 맞는 카드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문명의 승리에 기여하는 효율을 높일수 있다.


문명 온라인의 승리 조건은 크게 3가지로,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전쟁을 일으켜 점령지를 넓혀가는 '점령승리', 문화 불가사의를 가장 먼저 건설해서 성취하는 '문화 승리', 현대 시대에 발전시킨 과학 기술로 우주선을 발사하면 달성할 수 있는 '과학 승리'가 있다.

아름다운 파라오 '하트셉수트'의 미모에 이끌려 이집트를 선택한 유저가 많을 것

현재 공개된 문명은 이집트와 로마, 중국, 아즈텍 문명 4가지다. 지도자 캐릭터들은 문명을 대표하는 상징과 같은 인물이 되었고 문명 온라인에서는 NPC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지도자를 비롯한 보좌관 캐릭터들은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특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엑스엘게임즈는 정식 오픈에 앞서 새로운 문명과 지도자, 보좌관의 이미지를 차례차례 공개했는데, 테스트 당시 지도자와 보좌관의 선호도가 높은 문명에 플레이어들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바바 예투'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틴이 작곡한 'Song of Mountain'이 '문명 온라인'의 주제가로 채택되며 기존 문명 시리즈의 정통성과 명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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