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지금은 서브컬쳐의 시대, 대표주자 '애니플러스'는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나

등록일 2015년10월16일 18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창간 이후부터 꾸준히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각종 서브컬쳐에 관심을 갖고 국내 서브컬쳐 팬들에게 새롭고 발빠른 정보를 전달해왔던 게임포커스가 올해로 창간 5주년을 맞이했다.

게임포커스가 서브컬쳐 관련 기사를 생산하기 시작한 2010년대는 과거 서브컬쳐 마니아들은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현실이 된 시기였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국내에서 쉽게 정식으로 시청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이제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마니아들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을 일본에 방영되고 그리 긴 시간차를 두지 않고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지역에 따라 방영 시간차가 있는 일본의 지방보다 한국에서 먼저 애니메이션을 보는 경우도 흔해졌다.

그 중심에 있는 회사는 '애니플러스'다. 전승택 대표를 중심으로 2009년 12월 개국한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애니플러스는 2010년부터 디지털케이블TV 및 IPTV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 공급을 시작했다.

애니플러스는 인터넷 자체 채널 및 VOD 서비스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 정식 시청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게 만들었고, 각종 상영회, 이벤트로 오프라인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영화 수입/배급에도 나섰으며 관련상품을 판매하는 머천다이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애니플러스 전승택 대표가 게임포커스 창간 5주년 축하메시지를 들고 있다

전승택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직후인 2011년 처음 만났을 때, 전 대표가 가장 하고 싶어했던 건 애니메이션 성우나 주제가를 부른 가수를 초청해 공연을 하는 것이었다. 국내 마니아들이 가장 바라는 것도 그것일 거라고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제반 여건 상 그 꿈은 이제까지 서랍 속에 계획으로만 간직되어 왔다. 2010년대가 딱 절반 지난 지금 애니플러스와 전승택 대표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게임포커스 창간 5주년에 맞춰 2010년대 애니메이션 정식 시청의 일반화를 이끈 애니플러스 전승택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애니메이션 팬들과 함께해 온 6년
지난 6년을 돌아보니 어떤 느낌이 드나? 생각했던 대로 진행되어 온 것 같다고 느끼나

전승택 대표: 다행히 기대하고 희망했던 대로 진행되어 온 것 같습니다. 물론 매년 조금씩은 생각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었던 건 맞습니다. 시기적으로 좀 더 빠르게 일이 진행되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던 적도 많았고 이건 좀 더 잘 될 작품인데 싶은 작품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한국 애니메이션 팬 여러분 덕분에 순조롭게 사업을 해온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화제인 러브라이브 극장판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정도 흥행이 될거라 예상을 했나
전승택 대표: 사실 개봉하기 전에 직원들에게 예상 스코어를 받아봤습니다. 꽤 근접하게 예상한 사람도 있고 훨씬 안 될 거라고 본 분도 있었죠. 많은 분들이 보수적으로 예상을 하더라고요.

8만 관객을 넘긴 흥행 결과는 가장 희망적, 낙관적으로 본 예상치를 이미 넘어선 것입니다. 예상외의 좋은 결과입니다. 어느 정도 잘 될거라 보긴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10만 관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전승택 대표: 그렇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10만 관객까지 가야할 것 같습니다. 10만 관객까지 가기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메가박스나 배급사에서도 많이 도와주셨고 무엇보다 팬들의 재관람이 많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획을 긋고 끝내고 싶습니다. 피날레는 멋지게 장식할 수 있으면 좋겠고요.

관람 특전을 원래는 3주차 까지 준비하면 될 거라고 판단했는데 반응을 보고 4주차와 5주차까지 준비했고 6주차까지 왔습니다. 지금이 7부능선인 것 같습니다. 7, 8주차 특전도 잘 준비가 되었고 10주차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전 선정은 어떻게 했나
전승택 대표: 일본에서 줬던 걸 똑같이 줘야 한다는 기본적인 룰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까지 오니까 일본에서 제공해 줄 수 있는 게 없는 시점이 오더라고요. 일본에서도 예상 이상의 스코어가 나니까 협조를 더 잘 해주셔서 여러가지 시도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생각해 보면 러브라이브라는 작품은 몇 년 전 인터뷰에서 '기대했지만 기대만큼 안되었던 작품'의 대표로 언급됐던 타이틀이다. 2년 만에 최고의 흥행작으로 올라섰는데...
전승택 대표: 2013년 당시는 저희 애니플러스가 디지털 방송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된 시점으로, VOD 매출이 주수입원이었던 시절입니다. 당시 VOD 매출은 '소드아트온라인'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야한 장면이 나오는 작품이나 액션작품이 잘 되던 시기죠.

그 뒤 상영회도 열심히 하고 이벤트도 늘어나고 일본 방영과의 시차도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관련상품 판매도 활성화가 되었죠.

2년 전, 방송과 VOD가 매출의 전부이던 시절에도 상영회나 머천다이징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그 때 말씀드렸던 게 자리를 잡고나서 보니 러브라이브라는 작품은 방송이나 VOD보다는 이런 부분이 잘 어울린다는 걸 알게된 것 같습니다. 당시엔 사업기반이 한정되어 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었고 지금은 러브라이브가 팬들의 평가를 받고 사랑을 받는다는 걸 영화나 머천다이징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 거죠.

당시 성우나 뮤지션 초청 공연도 하고싶다고 하셨던 게 생각난다. 이제 영화 다음에는 라이브뷰잉, 라이브 공연 등을 기대해도 되는 걸까
전승택 대표: 여러가지 방법으로 팬 여러분을 만족시켜드릴 방법, 방향성이 없을까 고민하고 일본 쪽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입니다.

저의 꿈은 올림픽 경기장 정도 되는 규모로 행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 정도 규모가 되어야 재미도 있고 팬 여러분도 편하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 최종 목표는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여는 것
이야기가 옆으로 조금 샌 것 같다. 과거에 대한 평가를 했으니 이제 애니플러스의, 국내 서브컬쳐 시장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는지를 듣고 싶다

전승택 대표: 저희나 다른 회사들이나 느끼는 바가 비슷할 겁니다. 앞서 언급했듯 저희가 디지털방송과 VOD로 사업을 시작한 후의 과제는 오프라인에서 유저들과 접점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작품으로 경험을 쌓고 다양한 시도를 해 왔습니다.

처음 공개하는 것 같습니다만, 당장 내년 2016년부터는 기존의 극장 대관 형식으로 그때 그때 임시로 상영회나 이벤트를 하기보다는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365일 언제나 편하게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전용관과 오프라인 몰을 해 볼 생각입니다. 지속적으로 와서 애니메이션을 관람하고 관련 상품도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예정으로 입지를 막바지 물색중입니다.

애니메이션 전용관은 일본에도 흔치 않은 걸로 안다. 오프라인 진출을 생각보다 빠르게 추진하는 것 같은데
전승택 대표: 사실 오프라인 전용관과 전용 매장은 2년 전부터 매년 사업계획에 들어 있었습니다. 시간 문제도 있고, 바쁘고,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어 미뤄진 것이죠. 솔직히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지금 시점에선 한번 시도를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했습니다.

서브컬쳐 산업의 미래를 말씀하셨는데, 일본을 봐도 방향성은 오프라인 전시회와 이벤트, 콜라보레이션 매장 등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그쪽이 유력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해외 쪽 방송사업도 하고 있는데, 현재 4개국 15개 정도 플랫폼으로 애니플러스 방송이 나가고 있습니다. 해외 팬들도 불러들이고 일본에서 게스트를 초대해 이벤트를 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싱가폴에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매년 열리는데 일본에서 게스트도 많이 오고 세계적으로 방문객이 많은 행사입니다.

이왕 우리가 해외에 방송을 하고 싱가폴 애니메이션 행사를 늘 보고 있으니, 국내 방송의 노하우를 해외에 적용했듯 해외에서 보고 배운 것을 국내에도 끌어와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오프라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하기 위해서는 머천다이징도 제대로 해야 하고 성우나 가수들을 불러서 이벤트, 콘서트 경험을 미리 쌓아놔야 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오프라인 무대를 가지면 소규모 콘서트 등을 하기에 좋죠. 노하우가 쌓인 후 진짜 페스티벌을 하게 될 때에는 앞서 말했듯 올림픽 경기장 정도는 빌려서...(지켜보던 박 모 대리 "사장님 비용은 어...어떻게 하죠?")

... 페스티벌은 최종 목표같은 것으로, 그를 위한 경험을 쌓기 위해 콘서트, 이벤트를 해야겠다는 정도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2년 전 하고 싶지만 희망사항이라고 했던 성우, 뮤지션 공연, 이벤트가 이제는 가시권에 들어온 것 같아 한 사람의 애니메이션 오타쿠로서 기자도 반갑다. 세부적인 사업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먼저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라입업이 더 준비되어 있나
전승택 대표: 일단 '진격의 거인' 후편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진행중인, 검토중인 건 많은데 아직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확실한 건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나 이번 러브라이브 극장판처럼 팬 여러분이 좋아하고 직원들도 열심히 준비해서 성과가 제대로 날 수 있는 작품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가판권을 활용해 VOD로 수익을 내는 단기적 사업모델은 저희의 길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다작은 못하지만 그래도 점점 라인업이 늘어날 거라는 건 분명합니다. 내년부터는 TV시리즈에서 파생된 극장용 애니메이션 중 저희 방송에서 팬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작품은 가급적 수입해 보여드리는 쪽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요즘 보면 작품 확보 경쟁이 심해진 느낌이다. 애니맥스가 저돌적으로 나서고 있던데...
전승택 대표: 경쟁사들도 열심히 좋은 작품을 확보하고 있다 보니 원하던 타이틀을 놓치는 경우도 생기곤 합니다. '식극의 소마', '하이큐'나 '원펀맨' 같은 작품은 정말 좋게 본 작품들인데 결국 저희가 가져올 수 없었죠.

건전한 경쟁을 해 나가며 더 많은 작품을 국내 팬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루레이 사업 전망은 좀 어떤가
전승택 대표: 블루레이 사업을 접은 건 아닙니다. '가타리' 시리즈가 대기하고 있고 다양한 작품을 검토, 준비중이죠.

저희는 그동안 팬들이 먼저 반응을 보여야 나서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먼저 손해를 감수해서 보여드린 후 팬들의 반응을 기다린다는 자세로 일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블루레이 쪽은 시도를 많이 했는데 계속해서 투자를 하기는 쉽지 않은 부문인 게 사실입니다.

이루어져라! 모두의 꿈
홈페이지 개편이 되었는데 모바일 쪽은 어떤가? 2년 전에는 모바일쪽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했다

전승택 대표: 아시다시피 저희가 직원이 그렇게 많은 회사가 아닙니다. 소수정예 멤버로 상영회를 준비해 진행하고 러브라이브 극장판을 진행하고 통상업무도 하면서 홈페이지 개편을 한 것에 저는 물론 직원들도 놀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바일 쪽도 개편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대대적으로 개편을 할 예정입니다. 두달 안에는 모바일 홈페이지도 개편하고 원하시던 기능들, 개선사항을 반영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덕급제도는 왜 도입한 건가
전승택 대표: 사이트 내에 애니메이션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사전 작업 정도로 진행한 부분입니다. 당장의 혜택보다는 미래 커뮤니티를 위한 기반작업 중 하나로 생각한 부분인데, 지금도 덕급 낮은 분들이 컴플레인을 할 만큼 어느 정도 혜택은 드리고 있지만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원래는 덕급제만 덩그러니 추가하는 게 아니라 큰 그림이 있었는데, 그 부분도 차차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성향 작품도 꾸준히 들여오고 있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이번에 '디아볼릭 러버즈' 신작도 가져왔는데 전반적으로 과거보다 여성향 작품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는 맞습니다. 내년에는 극장판도 하나 가져올 예정이니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이벤트 시도의 연장선상에서 여성향 작품의 오프라인의 반응을 한번 확인해 보려 합니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걸즈'나 건담 신작같은 경우는 애니플러스에 올라오기 전에 공식에서 먼터 한글 자막버전을 공개한다. 이로 인한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전승택 대표: VOD 매출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아이돌마스터나 건담은 방영 자체에 의미가 있는 작품들입니다. 애니플러스 사이트에서는 건담과 아이돌마스터 작품도 볼 수 있고 다른 것도 많죠. 유저들이 인터페이스나 화질 등에 익숙해진 부분도 있을 겁니다. 늘 가던 단골 백화점 가는 게 편하냐, 전문매장에 가는 게 편하냐로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다이스키넷이나 반다이가 직접 공개를 해도 저희에게 큰 영향은 없는 것 같습니다.


2년 전 머천다이징 쪽을 하고 싶다고 한 후 지금까지 실제 해 보니 어떤가
전승택 대표: 앞으로를 더 희망적으로 봅니다. 희망적으로 보긴 하는데 계기가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판매 사이트에 늘어놓고 판매한다고 팔리는 게 아니라, 일본이나 한국에서 행사 등의 계기를 타야한다는 거죠.

물론 한정판일 경우는 좀 다른 것 같고요. 러브라이브를 할 때 자체 제작한 상품도 좀 있었는데 아직은 일본 상품을 선호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자체 제작도 할 생각이 있고 직수입을 병행하며 다양하게 해 보려 합니다. 저희 기조는 언제나 일단 여러가지를 해보고 그 다음에 방향을 확실하게 정하자는 거니까요. 다양한 루트, 다양한 아이템을 해 보는게  과제가 아닌가 합니다.

특촬물을 기대하는 팬들도 있을 것 같은데 관련해서 검토해본 적은 없나
전승택 대표: 아직은 전공분야가 아니라고 봅니다. 지켜보고는 있는데 아직은 애니메이션으로 더 해나가야 하지않나 싶고요. 기반이 확장되면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식 서비스에 대한 갈망이 큰 부분이라는 건 알고 염두에 두고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말씀하고 마무리하자
전승택 대표: 디지털 방송을 시작한지 6년째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러브라이브 등으로 힘은 들었지만 기운나게 힘든 한해였던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는 기존 사업들이 안정화가 되었고 앞으로의 방향성도 명확한 부분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신세를 더 질 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셈인데 수익 측면이 아니더라도 열렬한 반응을 보여주시면 저희 인원이 많지 않지만 합심해서 원하시는 부분을 다 이뤄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루어져라 모두의 꿈!"

* 전승택 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실제 저렇게 외쳤다

** 본문의 스틸샷들은 보도를 위해 애니플러스와의 협의 하에 사용된 것들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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