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창 게임빌 북미 지사장 "북미 시장 느리지만 확실히 변화 중"

등록일 2015년11월17일 13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빌 북미지사를 10년 동안 이끌며 게임빌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해온 이규창 지사장이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이 느리지만 확실히 변화중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RPG 등 코어게임 중심인 아시아 시장과 달리 캐주얼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북미 게이머들의 성향 상 코어 게임들이 매출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기 힘든 시장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 지사장은 북미 유저들도 결국 코어 게임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규창 게임빌 북미 지사장에게 현재 북미의 모바일게임 시장상황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북미 시장 성장 지속, 유저 성향도 점차 변화중
먼저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의 현황을 들려주기 바란다

이규창 지사장: 미국에서도 모바일게임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이나 중국, 일본과는 다르게 캐주얼 게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아무래도 아시아 시장에 비해 라이트한 게임들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PC온라인 게이머들이 모바일로 넘어왔는데 미국에서는 아직도 콘솔게임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아서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한국처럼 모바일게임 유저로의 전환이 100% 이뤄지진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많은 회사들이 유저들을 모바일게임으로 옮겨올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게임빌에서도 북미 시장 공략을 할 때 코어 게이머층을 지속적으로 공략하려고 하고 있는데, 한국에 비해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시장은 아닌 것 같다. 한국, 아시아 시장이 더 다이나믹한 것 같다. 하지만 북미에서도 변화의 조짐은 보이고 있다고 본다.

북미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아주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국, 중국은 팽창이 빠르게 되었지만 북미는 그 변화의 속도가 좀 더딘 것 같다는 거다.

일본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보급이 정체되며 더 이상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힘들 거라는 견해가 있더라. 한국도 마찬가지고.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은 아직 성장 잠재력이 많다고 확신하나
이규창 지사장: 북미만이 아니다. 일본도 더 성장할 거라 본다. 지금 일본에서 잘 되는 게임들은 콘솔게임의 색채를 띤 게임들이 아닌데 이제 그런 게임들이 시도되면서 유저들의 시각도 바뀌고,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유저들이 더 들어올 거라 본다. 콘솔게임 개발사들이 모바일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시점에서 시장도 더 커지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들을 봐도 모바일게임 회사들 말고는 다들 어려운 것 같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지고 다른 쪽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콘솔게임 개발사들이 모바일게임 개발로 시선을 돌릴 것이라 본다.

게임빌에서는 2014년부터 다양한 게임을 놓고 소싱 검토를 하고 있는데, 콘솔게임 개발 경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만든 팀이 북미에도 굉장히 많다. 그들이 길게 잡아 2~3년 후에 게임을 쏟아내면 모바일게임 시장이 폭발할 것이다.

모바일게임의 퀄리티만 봐도 2~3년전 게임과 지금 게임의 퀄리티는 굉장히 차이가 크다. 하드웨어도 점점 좋아지다 보니 앞으로 모바일게임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북미 게이머들의 성향은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이규창 지사장: 대중적으로 라이트하고 캐주얼한 게임을 많이 한다. 하지만 차트에서 코어게임이 상위권에 좀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물론 여러 개발사가 코어게임 시장으로의 전환을 좀 더 가속화시키고 더 확장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개발자, 개발사들의 개발력은 훌륭한데 대작 스케일로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가 많지는 않다. 여러 회사들이 그런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투자를 하고 있고 한국 게임들을 론칭하며 시장이 코어게임 방향으로 교육되도록 하고 있다.

북미 매출순위에서 150위 안에 들어가는 게임은 훌륭한 게임이라고 본다. 북미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 게임이 뜨면 우르르 그 게임을 하러 가는데 북미에서는 '나는 내 친구가 어떤 게임을 하건 내가 하고 싶은 게임을 할 거야'라는 생각이 매우 강하다. 한국 유저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남들이 하는 게임에도 신경을 쓴다. 북미 유저들은 내가 하고싶은 게임을 해야 한다는 경우가 많다.

북미 유저들 아시아 유저들과 성향 다르지만 아시아 게임도 가능성 있다
북미 시장에서 아시아 게임들은 좀 고전하는 느낌이다

이규창 지사장: 시장이 아무래도 좀 다르다. 하지만 아시아 게임들이 전반적으로 고전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컴투스나 게임빌의 경우 해외에서 오랜 기간 해 왔는데, 아시아 회사들이 처음 북미로 나올 때는 그냥 나오는 경우가 많더라. 두 번, 세 번 시도하면서 점점 글로벌 색채가 많이 담겨지는 것 같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스텝바이스텝으로 해 나가면 개발력이 우수하므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게임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게이머들이 다양한 문화권의 게임을 플레이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 좋다. 다양한 게임들을 어려서부터 해 왔고 미국 게이머들도 일본 게이머들과 크게 다를 것 없이 게임을 접해 온 것이다.

우리도 문화적인 차이는 분명 있으니 글로벌에서 소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개발사가 어디에 위치하건 좋은 게임이면 소싱해서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하려 하지만 북미 시장을 위해서만 게임을 만드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크다. 아시아 시장이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잘 될 게임을 골라야 한다.


게임빌 북미지사의 역할과 최근 성과에 대해 설명해주기 바란다
이규창 지사장: 우리가 가장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해야 하는 건 물론 게임빌이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출시할 때 북미지역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게 운영하는 것이다. 북미지사가 게임빌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 유럽과 동남아까지 관장을 하는 커뮤니케이션 허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고 이 부분 역시 중요하다.

그 외에 다양한 해외 개발사 게임들의 소싱에도 앞장서야 한다. 세계를 아시아만의 관점으로 보지 않도록 조직 내부에서도 계속 교육시켜나가는 게 중요하다.

'애프터펄스'나 '제노니아' 신작을 출시해서 성과를 내고 있고 지속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2016년에 대작들을 많이 준비하고 있는데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크리티카'로 시작한 온라인게임 IP 활용작들이 쏟아질 것이다. '데빌리언', '아키에이지', '에이지오브스톰'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북미에서는 어떤 마케팅이 효과적이었나
이규창 지사장: 일본은 TV CF, 한국은 포털, 지하철 광고 등 마케팅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미국은 그런 정답이 없는 나라다. 게임빌에서는 북미 마케팅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모바일 매체를 통한 마케팅은 기본이고 TV CF, 옥외광고, 다저스 구장에서도 광고를 했다. 유튜브 개인방송을 통한 마케팅도 해나가고 있다.

북미에서는 무엇보다 브랜딩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케팅을 해야 한다. 하루 아침에 알리기도 어렵고 알린다고 시장이 바로 반응하지도 않더라. 오랫동안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혹시 북미에서 눈여겨봐야할 게임사가 있을까
이규창 지사장: 모두가 아는 회사들을 언급할 수 밖에 없다. 슈퍼셀과 킹이다. 카밤도 열심히 하고 있다. 넥슨이나 넷마블도 주목해서 보고 있다.

앞서 말했듯 미국이 다이나믹한 시장이 아닌데 아시아에 기반을 둔 회사들이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미국에 근거지를 둔 큰 스튜디오들은 움직임이 좀 더딘 것 같다. 반대로 미국회사들은 아시아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많은 개발사들이 동서양을 같이 공략하려면 어떤 퍼블리셔와 일을 해야할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 게임빌이 탑으로 손꼽히는 것 같다. 슈퍼셀과 킹을 제외하고 동서양에서 다 잘하는 회사가 바로 게임빌 아니겠나.

중국 게임들은 왜 북미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을까
이규창 지사장: 아시아 유저들은 메타게임에 관심이 많은데 비해 미국 유저들은 게임 자체를 보기 때문이다. 미국 게이머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거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려 하고 아시아 유저들은 매니지먼트 스타일로 관리를 즐긴다. 메타게임과 게임플레이 중 어디에 비중을 더 많이 두느냐의 차이에서 생긴 결과인 것 같다.

북미에서 오토 기능에 대한 인식은 좀 변했는지 궁금하다
이규창 지사장: 아무래도 오토기능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이 많았는데 점차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북미 게이머들이 처음에는 오토기능이 낯설어서 거부했고 '게임은 이러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해서 그랬던 거라 본다.

콘솔게임이 가장 발달해 있는 게 북미시장이고 콘솔에는 메타게임을 추구하는 게임이 없다. 반면 아시아는 PC온라인이 중심이다 보니 메타게임이 흥했고,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 경로가 다름으로 인한 결과다. 그렇지만 북미에서도 오토기능을 점차 수용하는 것 같다.


VR에 관심 가져야
콘솔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는 모바일게임사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규창 지사장: 콘솔도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패키지로만 판매했는데 이제는 디지털 판매도 되고 업데이트도 가능해졌다. '운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거다. 아시아 게임회사들은 운영이 게임의 핵심인데 그걸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니 가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게 아닐까 한다. 게임빌에는 아직 생소한 영역이다.

VR은 어떤가? 삼성 기어VR의 출시가 머지 않았다
이규창 지사장: VR의 잠재력은 굉장히 크다고 본다.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VR이 발달할 것이라, 플랫폼으로서는 성공할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직은 좀 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고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준다는 측면에선 매력적인 플랫폼인 것 같고 우리 게임빌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플랫폼이다.

게임빌이 처음 모바일게임을 시작했을 때 모바일게임은 돈이 안 되는 시장이었다. 거기에서 외로운 길을 걸어왔는데, 초심을 다시 생각하고 모바일에 일찍 들어가 지금의 성과를 일궈낸 것처럼 VR도 관심있게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비슷한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해 보니 어떤가
이규창 지사장: 유럽도 유럽 어디냐에 따라 다르다. 영국같은 나라는 미국시장과 비슷하게 가는데 동유럽에 갈수록 아시아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동유럽 쪽은 전략게임이나 하드코어 게임을 더 좋아한다.

프랑스가 중간 정도고 독일부터 코어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는 것 같다. 영국은 캐주얼한 게임이 인기다. 음식도 그렇겠지만 게임도 지역별로 어디에 가까우냐에 따라서 성향이 달라지는게 재밌다. 동유럽에서는 RPG의 인기도 높다.

게임빌에서는 그 동안 독일시장을 집중공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크리티카도 그렇고 다른 RPG 타이틀들에 대한 반응도 좋다.

북미에서도 애프터펄스에 대한 반응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고 우리도 집중해서 밀어보려 한다. 게임빌의, 나아가 한국 모바일게임의 우수성을 알리고 좋은 게임이 있으면 한국 게이머들에게도 소개할 수 있도록 계속 힘을 기울이겠다.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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