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로 재탄생한 던파 '던전앤파이터 혼', 만족 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이유

등록일 2017년01월29일 12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2005년 출시된 ‘던전앤파이터’는 이미 2D에서 3D로 게임 그래픽의 세대 교체가 완료됐음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오락실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레트로 풍의 도트 그래픽을 선보여 출시 초기 '구시대 게임' 혹은 '시대를 역행하는 게임'이라는 등의 수 많은 악평을 받았다.

하지만 악평 속에서도 높은 액션성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게임성 때문에 많은 이들의 편견을 깨고 출시 첫 해 동시 접속자 수 5만 명 돌파, ‘디지털 콘텐츠 대상’에서 온라인게임 부분 대상을 수상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 이후 대한민국 대표 2D 온라인게임으로 자리 잡으며 현재까지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리고 게임 출시 후 12년 뒤인 2017년 1월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D 게임의 대명사였던 던파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3D로 변신한 것이다. 바로 ‘던전앤파이터 혼’(이하 던파 혼)이 그 주인공이다.

과연 2017년 1월 3D로 재탄생한 던파 모바일게임 '던파 혼'은 원작의 명성에 걸맞는 게임으로 재탄생했을까?  


원작 던파 콘텐츠의 계승
던파 혼은 원작 던파의 세계관, 캐릭터 등을 계승하고 있다. 원작에 등장한 캐릭터 남자 귀검사, 여자 거너, 여자 격투가, 남자 마법사의 일부 직업과 스킬이 등장해 원작을 즐겨 본 유저라면 비록 조작법은 많이 다르지만 기본 콤보 연계 등은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한편 던파 혼의 스토리는 현재의 ‘대전이’ 업데이트로 변경된 스토리가 아닌 ‘로리엔’, ‘머크우드’ 등이 등장하는 대전이 이전의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물론 이 때문에 최근에야 던파를 시작한 유저들에게야 다소 생소하겠지만 대전이 이전부터 던파를 즐겨 본 유저들은 오랜만에 만난 이전 던파의 스토리가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기자도 대전이 이전부터 게임을 즐겨온 터라 오랜만에 만난 로리엔과 불타는 그락카락 등이 반갑기는 했지만 향후 전개될 스토리를 생각한다면 대전이 전까지 공개된 스토리 이후의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다소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던파 혼은 여거너의 ‘메카닉’을 기준으로 대표 스킬인 ‘G-2 롤링썬더’와 ‘G-3 랩터’ 등의 액티브 스킬부터 ‘마법 크리티컬’과 ‘속성 강화’ 등의 다양한 패시브 스킬을 게임에 구현했다. 특히 던파 혼의 액티브 스킬은 최대 6개까지 단축키에 추가해서 유저들은 자신의 게임 스타일에 맞게 스킬 조합을 할 수 있다.

물론 플랫폼의 한계 상 모든 스킬을 가져올 수 없어 일부 스킬이 누락되기는 했고 시스템적인 문제로 인해 G-2 롤링썬더와 G-3 랩터가 동시에 써지는 등의 차이점은 있으나 횡스크롤 게임 진행, 기본적인 스킬의 조합을 통한 콤보 연계 등은 꽤나 흥미로웠다.

레트로의 나쁜 예가 될 콘텐츠들

앞서 말했다시피 던파 혼은 현재의 던파가 아닌 대전이 이전 시절의 스토리를 가져왔는데 문제는 스토리 뿐만 아니라 퀘스트까지 그 시절과 비슷하게 가져와서 게임 스타일이 2017년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2005년으로 퇴화한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우선 기본적인 퀘스트는 현재 대부분의 모바일게임이 스토리가 진행되는 에픽 퀘스트 던전은 한 번만 돌고 이후 아이템 파밍을 위해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던파 혼은 에픽 퀘스트부터 같은 던전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하게 만드는데다 일반 퀘스트는 대놓고 ‘XXX 정복’이라는 이름 하에 3번, 5번을 반복하게 해 초창기 던파를 할 때 퀘스트 칸이 부족해 같은 던전을 플레이했던 것이 생각나 조금 지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그렇게 반복한 스테이지의 보상이 크다면 모를까 일반 퀘스트 때문에 도는 던전이 주는 경험치는 적은데다 캐릭터 레벨도 높아져 해당 던전의 아이템도 필요 없어 졌는데 그저 퀘스트 때문에 반복적으로 던전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나마 얻을 것이라면 몬스터 카드겠지만 드랍율이 최악이라 소모하는 시간을 따진다면 다른 방법으로 카드를 수집하는게 더 용이해 보였다.

퀘스트란 유저들에게 게임의 방향성을 이끌어주는 이정표와 같은 것으로 이런 식으로 성의 없이 그저 놓쳤던 것을 찾아보라는 핑계로 가치도 없는 던전을 계속 돌게 만들기 보다는 유저들에게 조금 더 해야하는 목적 의식과 당위성을 주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여기에 에픽 퀘스트에서도 최종 보스까지 가는데 등장하는 중간 퀘스트 보스가 어느 던전이건 고블린 움막으로 통일 된 것도 다소 황당할 정도였다(심지어는 타우의 동네 그락카락까지). 고블린 움막이 원작에서도 나오는 요소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남발하기 보다는 원작 던파처럼 차라리 특수 공격 혹은 특수 능력을 가진 중간 보스를 몇 개 더 추가했다면 똑같은 플레이만 반복된다는 느낌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실제 던파 혼을 즐긴 기자의 느낌은 “대전이 이전 초창기 던파의 특징을 잘 살렸다”였다. 지금이야 유저들이 대미지를 높여 적을 빠르게 죽이는 것이 대세 플레이긴 했지만 초창기 던파는 적의 대미지가 너무 쎄 공격과 회피를 적절하게 사용해 최대한 생존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던파 혼에서도 그런 부분이 보이는 것이다.

던전 진입 후 몇 초만 신경을 안써도 HP가 반으로 떨어질 만큼 적이 강해 이를 회피하면서 전투하는 방식은 과거 던파 시절에 하던 무빙을 떠올리며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과거의 던파를 생각했는지 필요하지 않은 요소까지 과거로 회귀해 게임을 불편하게 만든 것은 던파 혼을 빠르게 질리게 만드는 악수로 작용했다.

2D의 이미지가 강한 던파를 3D로 재탄생 시켜 변화를 강조한 던파 혼이라면 물론 원작의 주요 요소를 계승하는 것과 동시에 지금보다는 조금 더 세련된 콘텐츠의 업데이트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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