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7]초보개발자 손채원씨가 예비 개발자들에게 전하는 '개발자 되기'

등록일 2017년04월26일 18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강연 시작 전부터 많은 수의 참관객들이 강연을 듣기 위해 입장해 있다

초보 개발자의 게임 회사 생존기(?)는 NDC의 단골 주제다. 다양한 개발자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게임 회사에 적응하고 일을 배워나가는 모습은 NDC 현장을 방문한 학생 참관객에게 인기 있는 세션 중 하나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주제인 만큼 다소 식상하다는 시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초보 개발자들의 생존 세션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개인의 성향이나 회사 혹은 팀에 따라 달라지는 회사의 근무 환경과 사람과 사람을 둘러싼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가 이제 막 게임 개발이라는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헤쳐 나가는 초보 개발자들에게 이정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넥슨 왓 스튜디오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인 손채원 개발자 역시 NDC 강연대에 올라 청중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특별할 것도 없이 평범하게 수험 시험을 준비하던 고3 학생은 어째서 게임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됐는지를 정리해봤다.

솔직한 강연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던 넥슨 왓 스튜디오 손채원 개발자

게임 개발사에 입사해보니 “어렵다”, “무능한 기분이 들고”, “가방이 열린 채로 출근했다”
손 개발자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넥슨 왓 스튜디오에 합류를 한 새내기 개발자다. 게임 개발사에서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기술을 배우고 자신이 만든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유저들을 상상하며 일을 시작했지만 정작 출근을 시작하자 고난의 연속이었다. 처음 하는 직장 생활과 새로운 사람들, 매일 겪게 되는 업무적 문제,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등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쌓여나가기 시작했다.

“희망과 현실이 달랐습니다. 너무나 다르다보니 해야 될 일도 잘 못하고 내가 게임 개발을 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매일 하게 됐죠. 파도가 치는 바다를 만들고 무기 트레일을 다듬고 식물 스트라이트 버그를 수정하는 간단한 일부터 시작 했지만 이마저도 초보인 저한테는 어렵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정말로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죠”

손 개발자가 공개한 절망의(?) 일기장 일부

손 개발자는 강연 중간 중간 자신이 게임 개발자를 시작하면서부터 적기 시작한 일기장의 일부를 공개했다. 회사에 입사가 결정되며 생각했던 즐거운 상상, 실제 근무를 하면서 겪어본 게임 개발의 현실,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사이에서 생겨나는 사소한 문제 등 감정의 변화를 적어 내려간 글들을 공개하며 참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나는 프로래머고 너는 디자이너”는 NO, "우리 모두 개발자“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하는 주어진 일만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손 개발자에게 첫 번째 협업 업무가 배당됐다. 바로 같은 팀 디자이너와의 협업이었다.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이제 막 재미를 막 얻기 시작했던 손 개발자에게 던져진 협업 프로젝트는 또 한 번의 고비가 됐다.

초보 개발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실수다

 “협업을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 프로그래머는 구현하는 사람, 디자이너는 디자인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일을 진행하다보니 소극적이 되고 기능을 구현하는 관점에서만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국 협업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게 됐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것을 생각했고 게임은 각자 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든다는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정말로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됐어요”

주어진 것을 하는 코더가 아니라 진짜 해보고 싶은 게임을 하고 싶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손 개발자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질문하는 방법도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고 팀원들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더 다양한 것들을 얻을 수 있도록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적극적으로 배우고자 했던 손 개발자의 행동은 자연스럽게 업무 능력 향상이라는 결과로 다가왔다.

함께 게임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다

“모두가 할 수 있고 특별하지도 않아요. 적극적으로 배우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시작했지만 능력도 스킬도 아직은 만든 것 보다 만들어야 될 것이 많은 손 개발자는 자신을 위해, 또 팀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절차적 섬 생성 기법을 통해 랜덤한 섬을 무한대에 가깝게 만들 수 있는 ‘듀랑고’의 시스템을 다른 직군들도 쉽게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만들기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저는 어려운 시스템을 설계하지 못하는 초보개발자입니다. 하지만 팀을 위해서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만들 수 있는 쉬운 시스템으로도 게임 개발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디자이너들이 가급적 기능 구현의 메카니즘을 이해하지 않고도 최대한 상상력에 의존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죠. 자유로운 숲 시스템을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구현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기뻤죠”

우울(?) 했던 일기장의 내용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강연자인 손 개발자가 몸담고 있는 왓 스튜디오는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하는 개발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그만큼 자유롭지만 이로 생기는 결과에 대한 책임도 생기는 개발 조직이라는 뜻이다. 처음 일을 시작하는 새내기 직장인들은 바로 이 책임 문제를 두고 고민한다. 이에 대해 손 개발자는 “적어도 게임 개발에 있어서는 두려워하지 말고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기를 권한다”고 설명한다. ‘나’가 아닌 ‘우리’가 되어 일하게 되는 게임 개발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극적이 되라는 의미다.

끝으로 손 개발자는 자신과 같이 새내기 개발자들을 꿈꾸는 예비 개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아침까지도 NDC에서 발표를 해야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오늘 강연은 과거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첫 개발을 시작했을 때의 저처럼 불안하고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제 강연이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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