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덕을 이끄는 가장(家長), 오승택 대표

등록일 2011년06월14일 18시36분 트위터로 보내기


97년 말부터 게임업계 몸담기 시작한 게임업계 1세대 개발자. 네오위즈에서 전체 사업 총괄을 하며 고스톱, 포커류를 비롯해 인기 FPS가 된 '스페셜 포스', 게임포털 '피망'을 론칭하는 등 연이은 성공신화를 이루어 낸 오승택 대표가 레드덕에 처음 오고나서 든 생각은 '모두가 같이 풍요롭고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의 별명을 사명으로 한 '레드덕'은 현재 '스페셜포스', '서든어택'과 함께 FPS 시장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바'를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전 세계 평균 월 매출 50억의 높은 성과를 이루고 있다.

믿음과 신뢰를 주는 대표, 오승택
네오위즈 자회사로 발령되고 '레드덕'에서 전문경영인으로서 새출발을 하면서, 그는 많은 것을 바꿨다. 아니, '희생했다'고 봐야 옳을 것 같다. 내 식구를 걱정하는 그의 가부장적인 마인드 때문이다. 모든 것을 적당히 하지 못하는 성격인 그는 레드덕에 오고 나서 자신의 연봉을 대폭 줄이고 비서, 기사도 내보냈다. 직접 운전해 회사에 출근했다. 사장은 회사와 같아야 하는데 못버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누려서는 안된다는 그의 생각 때문이다.

레드덕은 2009년 한 때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을 겪기도 했다. 대부분 기업이 구조조정을 거치게 되면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기 마련이지만, 오 대표는 달랐다. 오히려 전 직원에게 보너스 50%를 지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이제부터 수익을 낼 것이다. 이제 군살을 뺐으니 충분히 흑자를 생각할 수 있다"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그들에게 희망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오 대표의 생각이 통해서일까. 이후 업데이트한 '프리즌브레이크'는 선보인 이후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2억 원의 높은 수익을 냈다. 이후 오 대표는 수익 중 절반인 1억 원을 사내에 투자했다. 그러자 열심히 업무를 하면 회사에서도 그에 준하는 대우를 해준다는 믿음이 직원들 사이에서도 생겨났다. 이러한 인식은 해외에서 점차 좋은 성과를 내면서 보다 커졌다.


적당히는 없다. '철저히 분석하고 노력하라'
오 대표는 '감', '감성'과 같은 부분에 호소하기 보다는 경험과 철저히 체계적으로 모든 상황에 접근하는 사람이다. '사람은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그다. 그는 자신이 "운이 좋은 거라거 그런지 모르겠지만 확신을 갖고 뛰어들면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위에서 말한 게임들의 성공적인 결과물이 그 예다.

그가 성공시킨 게임 중 '피망 고스톱'은 '한게임 고스톱'을 벤치마킹했다. 그는 "젊은 층의 유저들이 타임 킬링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요소를 넣는 것이 중요했다. 이펙트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한 논리를 통해, 그는 업무에 대해 '적당히 믿고 맡기는 것이 아닌, 믿고 맡길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왜 잘 할 수 있고 무엇 때문에 성공할 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성공에 대해 서로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하지만, 게임을 하는 친구들은 단순히 '이것을 만들면 분명 유저들이 재미있어 할 것이다'라는 말만 하더라"고 말하며 일부 개발자들의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

그가 '레드덕'의 수장으로 나서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진 생각은 '적당한 타협은 없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자신이 책임자이기 때문에, 사원들이 철저한 근거를 갖고 나를 설득시켜야 그 것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감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대표인 나도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소비자들을 납득시킬 수없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개발자들에게 단순히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개발해 감정에 호소하지 말고, 유저들의 본성을 어떻게 자극할 것인지, 맵 한 개를 설계할 때도 난이도와 재미를 적절하게 섞으면서 체계적인 구성을 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과거 대표와 기획 회의를 할 때, 대표가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 '왜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할까'라는 반응이 이제는 레벨 하나를 만들 때도 특정 행동패턴을 가진 유저를 위해 이러한 재미에 집중할 것이라는 것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오 대표는 "직원들 스스로도 다른 이들과 비교했을 때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더라"고 뿌듯해 했다.

가장 많은 시간 보내는 회사, 환경이 좋아야 하지 않겠는가
레드덕은 올 해 창립 5주년을 맞이했다. 연초 5주년 기념식 때 오 대표는 직원들에게 "과거 구조조정 등 어려운 시기를 많이 겪었으니, 5년 뒤에는 명문 개발사로 거듭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유비소프트 처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게임사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요 대표는 3년 내 조직문화 개선을 목표로 잡았다. 사옥 이전, 카페테리아, 직원들의 사무시설 등 각종 복지에 대한 대우를 높였다. 물론 이러한 행동에 대해 주변 사람들도 적지 않은 우려를 보였다. 회사 내부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오 대표도 주위의 시선에 고민을 했다. 하지만 레드덕의 송모헌 CFO가 "통장에 17억이 많고 적고로 회사의 운명이 바뀌는 것이 있는가"라는 말을 하자 그러한 고민은 사라졌다.

최근까지 그는 조직문화 개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두어 달 전 2년 간 괴롭혔던 근심이 사라졌다. 그는 "성과에 대한 이슈로 급여를 많이 올려주는 것이 인재중심 경험은 아니다. 또한 많은 회사들이 풍요롭게 벌면 확장경영을 하지만 이는 개인에 대한 질적 향상은 없다"라며, "마인드를 바꿔 사람에 대한 투자를 어디서 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회사가 되어보자"고 마음 먹었다.

350억 수업료, 전혀 아깝지가 않다
레드덕은 한 때 '요구르팅', '공박' 등 현재의 '아바'와는 다른 모습의 게임들을 많이 선보이며 시장에 나오기 힘든 '독창성'으로 승부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들게도 했다. '아바' 외에도 8개의 게임을 선보였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레드덕은 이러한 게임들을 통해 약 350억 원 가량의 손해를 입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통해 당시 고생하면서 지금까지 일해 온 인재를 얻은 것과, 지인들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손해본 액수는 수업료로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놀랍다. 회사 금액 300억 원 이상을 손해봤지만 아직 회사가 건재한 것을 보면 내가 지인들에게 많은 신세를 지기는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흔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독창성'과 '참신함'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성공은 달랐다. 그는 "대중예술이란, 자신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선보여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놓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유저들을 많이 즐겁게 해줄 수 있어야 하며, 법이 세우는 기준 하에 수익을 위해 노력하면 즐거움과 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며 게임이 주는 재미와 그에 따른 수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례로 오 대표는 애플의 '아이팟'과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기존의 재미 요소들을 리패키징 해서 선보여 위 조건을 만족시킨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즉, 위에서 말한 '참신함', '창조성'은 전혀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라는 단어의 뜻처럼 '사람들이 새롭게 느껴지지 까지 창조적 재결합을 계속 하는 것'이다. 그는 "성공하지 않으면 새롭다고 부르기도 어렵다. '아이팟'과 '와우'도 성공한 뒤 사람들의 재해석에서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었다"며, "배합을 새롭게 하는 것도 창조적인 행위다"라고 말했다.


'아바'를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고 차기작 '메트로컨플릭트'를 개발 중인 상황에서, FPS 시장에 있어 새로움을 제시할 필요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위에서 한 말을 토대로 "어떤 시대는 새로움을 넣어줘야 하지만 또 다른 시대는 재미를 각각 조합해야 하는 시대도 있다.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를 대체하는 게임은 보다 화려한 실사 버전의 서든어택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계속 고민해야 하며 게임도 이 시대 사람들의 감성을 보편적으로 울릴 수 있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FPS 후발주자,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
오 대표는 FPS 시장에서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의 위치가 단순히 FPS가 아닌 과거 '카트라이더'나 '포트리스'와 같은 수준이라 생각했다. 그는 "이제 FPS를 경험한 유저들은 많다. 다음은 각각의 유저 취향에 맞는 FPS를 개발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에서 풍족해지면서 취향에 따라 음식을 먹듯이 말이다.

한 때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가 유행하자 많은 게임사에서 FPS를 선보였지만 별 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FPS 장르 인기에만 편승했기 때문이다.

그는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와 다르다는 것을 내세우면서도 게임과 동떨어진 이상한 요소를 집어넣어 유저들에게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쫒을 필요는 없다. 한계를 인정하되 자신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후발주자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아바'의 성공에 이어, 그는 한게임에 서비스 예정인 차세대 FPS '메트로 컨플릭트'를 개발 중이다. 게임은 2008년 콘셉트 빌딩부터 시작해 팀이 꾸려진 지 어느 덧 1년 반이 흘렀다.

'메트로 컨플릭트'는 차세대 FPS로 통렬한 화력을 표방하고 있다. 재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SF 요소도 첨가했으며, 튜토리얼 등을 강조하기 위해 온라인 게임에는 없었던 '시나리오 모드'도 추가했다.


"시나리오 모드는 단 10분, 30분이더라도 개발자들이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유저들에게 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이상을 제시하면서 게임을 익히게 해줄 수 있다면 멋진 일을 해낸 것이다. 우리의 경험이 향후 차기작 만들 때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 대표는 직원들에게 스토리 모드에 열정을 넣으라며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향후 오픈 때 향상된 튜토리얼 수준까지 올려놓고 반응에 따라 매년 패키지 형태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인터뷰 도중 문득, 기자는 '아바' 이후 '메트로 컨플릭트'로 이어지는 FPS 장르 연속 개발에 그가 FPS 장르를 좋아해서이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러자 그는 단칼에 "FPS도 좋아하지만, 원래는 RPG나 어드벤쳐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다"고 답했다. "과거 8개 게임을 만들었지만 '아바'에 15억 원을 투자하며 언리얼엔진을 들여온 것도 그렇고 기술력, 인력 등 유난히 많은 신경을 썼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레드덕이 'FPS의 대가'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FPS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그 다음에는 레드덕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FPS에 대해서는 타 국가에 견주어도 승부할 만 하다는 확신도 갖고 있다.

레드덕의 인재상은 '겸허하고 정진하는, 배움에 충만한 사람'
현재 레드덕은 더 멋진 회사를 위해 인재를 채용 중이다. 오 대표는 인재상에 대해 "열정적이고, 의욕이 넘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겸허하고 정진하는 자세와 함께 배울 자세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영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라도 자기 자신에 대해 과신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환영받기 힘들다"라며 인성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현재 레드덕은 카이스트, 서울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을 통한 산학활동도 진행 중이다. 오 대표는 회사의 규모나 수익이 증가하면 이러한 활동도 늘리면서 사회 환원하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최근 개인적인 이슈가 '골프를 잘 치는 것'이라고 답했다. 과거 레드덕을 막 시작할 때 골프를 시작했던 친구들은 모두 잘 하는데, 자신은 아직 기초 수준이라고 답했다. (인터뷰 당시에는 몸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였다) 나중에 몸이 완쾌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그가 가장 많이 만나는 게임업계 종사자는 네오위즈 조계현 부사장과 박순택 본부장 등 여러 명이 있다. 과거 네오위즈 시절 같이 많이 일해왔기 때문이다. 그 밖에 네오위즈 박진환 사장. 블루홀스튜디오의 김강석 대표. NHN의 정욱 대표 등도 언급했다. 그는 "다들 과거 자주 연락했던 이들인데 지금 자리잡아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 대표는 레드덕에 대해 겸손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포부를 밝혔다.

"많이 내세울 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회사다. 또한 계속 좋아지는 곳이고 만족도, 명성이 계속 오르는 회사가 될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다른 이들이 그렇게 인정할 수 있는, 직원들이 더 큰 행복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꿈꾸는 회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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