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러너원' 넥슨에 부는 변화의 바람, 데브캣 김동건 본부장이 말하다

등록일 2017년06월05일 17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에서 게이머들에게 이름이 기억되는 게임 개발자는 그리 많지 않다. 온라인게임이 주류가 되었던 국내 게임 생태계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온라인게임은 게임을 개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쭉 이어가야 한다. '이 게임을 만든 사람'이라고 내세울 만한 사람이 분명하지 않은 면도 있고 서비스가 길어지며 게임의 평판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업데이트, 운영을 제대로 못해서 '게임을 망쳤다'고 욕을 먹으며 유명해지는 라이브 개발 책임자의 이름이 알려지고 유명해지는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게임을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듣고 좋은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 개발자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대개 게이머들이 이름을 인지하고 기억하는 국내 게임 개발자는 패키지 게임, 그리고 초창기 온라인게임을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게임회사들이 제대로 시스템을 갖춰 개발보다 운영, 사업의 역량이 더 중요해지기 전 시대에 게임과 게임 개발이 너무 좋아 게임 개발자가 되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수 있었던 사람들이다.

넥슨에서 '데브캣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김동건 본부장이 그렇게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오랫동안 활약해오며 이름이 기억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와 기대를 품게하는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김 본부장은 게임 개발을 20년 넘게 해 왔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최신 게임들을 플레이하고 본인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을 간직하고 있다. 최근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와 '호라이즌 제로 던'을 클리어한 현역(?) 게이머이자 쉬는 날에 취미로 코딩을 하고 휴가 중에는 떠오른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보는 것이 즐거운 열혈 개발자다. 김동건 본부장과 친한 지인들의 말을 빌자면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면서도 코딩을 하는 사람'이 김동건 본부장이다.


넥슨은 왜 무료게임을 출시했나
최근 넥슨이 출시한 모바일 퍼즐게임 '로드러너원'은 김동건 본부장이 원작 개발자 더글라스 스미스(Douglas E. Smith, 1960~2014)의 사망 소식을 듣고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연휴 기간에 혼자 얼개를 만든 것이 정식 개발로 이어진 케이스였다.

기자는 김 본부장이 당시 혼자 만들어봤다고 한 것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이게 실제 출시로 이어질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있던 차에 출시 소식이 들려와 깜짝 놀랐다. 더구나 로드러너원은 완전 무료게임이었다. 넥슨이라는 공룡 기업이 서민 대표 시절 비공식적으로 '부분유료화는 넥슨의 아이덴티티'라고 하던 것에서 벗어나 과금모델의 다양화를 꾀하는 시기를 맞이했다고는 하지만, 광고조차 안 봐도 되는 게임을 출시했다니...

김동건 본부장을 만나 이번 로드러너원 출시의 의미와 향후 전개, 그리고 김 본부장이 생각하는 게임 개발 현장의 현실과 앞날에 대해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하나.

2016년 모월 모일, 넥슨 사옥. 김동건 본부장은 박지원 대표를 찾아갔다. 여가시간에 취미로 만든 게임 중 '울티마'에서 영감을 얻은 RPG를 마켓에 올려 유저들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보고싶다는 열망이 들어 '개인적으로 만든 게임을 마켓에 올려도 되는지', 가능하다면 개발자 김동건 개인 자격으로 해야 할지 넥슨의 김동건 본부장, 즉 데브캣의 이름으로 해야할지를 상담하려는 목적이었다.

당연히 'No'라는 답이 돌아왔다. 개인적인 출시를 허용하기에는 형평성의 문제가 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의 업종과 같은 분야에서 영리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동건 본부장은 무료로 출시해서 유저들의 반응만이라도 보고싶다고 했지만 무료라도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생길 수 있고, 본부장이라는 책임있는 자리의 개발자가 1인개발 게임을 출시하는 건 역시 형평성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본부장도 납득했지만 평소 생각하던 넥슨의, 아니 한국 게임개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그가 생각한 문제점이란 '게임 개발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었다.

로드러너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이 때 김동건 본부장과 박지원 대표가 나눈 대화에 대해 언급해야만 한다. '이블팩토리'부터 로드러너원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넥슨의 작은 규모 게임들이 개발되어 출시되는 기점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나 만들어 출시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하나의 게임에 5~6년, 그 이상의 기간을 붙어 만든 경험을 가진 분이 적지 않을 겁니다. 인디스러운 게임을 빠르게 만들어 출시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있던 차에 기회가 되어 대표님께 말씀을 드려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만드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아이디어를 테스트해 보고 유저 반응을 보고 다음 걸 또 해 보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해야 하는데, 개발자들이 하나의 프로젝트에 5~6년씩 매달려 있지 않느냐.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지원하면서도 흐름을 따라가고 배워야 하는데 아이디어를 실제 게임으로 출시하고 테스트할 루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밖에 나가 스타트업에서 만든다면 개발기간을 짧게 가져가 게임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지만 개발 환경이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양쪽 모두의 장점을 취하고 싶어서 제안한 것이었죠"

박 대표도 이런 김 본부장의 생각에 공감했다. 당시 들고 간 RPG는 결국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런 게임들이 빛을 볼 기회를 만들어 실제 출시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동의했다.

그 후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출시되고 있는 넥슨의 소규모 게임들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분을 모른 채 보면 '생뚱맞다', '넥슨이 왜 이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겠지만 배경지식을 알고 보면 넥슨이 사내 개발문화에 변화를 가져오려 한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더글라스 스미스'를 추모하고자 만든 게임 '로드러너원'
다시 로드러너원으로 돌아와서, 사실 로드러너원은 출시하려는 목적 하에 만든 게임이 아니었다.

2015년 추석 무렵, 원작 개발자의 사망 소식을 들은 김 본부장이 SNS에 로드러너원을 집에서 3일 동안 혼자 만들었다고 적은 걸 본 기억이 난다.

"로드러너는 저를 게임 개발자로 이끈 계기가 된 게임입니다. 30년 가까이 게임을 만들어 왔는데 지금 시점에서 로드러너를 기억에만 의존해 만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를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인 도전이었고 생각보다 빨리 만들어지더라고요. 만들면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기억에만 의존해 이리저리 맞추고 조합해서 3일 만에 게임의 얼개를 만들었죠"

연휴가 지나고 정상원 부사장을 만난 김 본부장은 연휴 동안 뭘 했냐는 덕담에 로드러너원을 보여줬다. 정상원 부사장이 흥미를 보이며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로드러너원은 데브캣의 정식 프로젝트가 되어 있었다고. 하지만 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후 실제 출시까지는 1년 반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계속 느끼는 부분이 생각한 것보다 게임을 만드는 데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넥슨이 큰 회사라 더 그런 면도 있을 거고요. 빨리 만들고 싶지만 안정적으로 개발해 출시 후 사고가 터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있고 여러 절차, 과정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금방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마비노기 듀얼'도 처음 코딩을 시작해서 멀티플레이를 붙이는 데까지 딱 2주 걸렸거든요. 그런데 개발인력을 보강해 출시까지 만들어 보니 1년 반이 지나갔습니다.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리더라고요"


'로드러너원'이 뜻하는 넥슨의 변화
그렇게 1년 반이라는 시간을 투자한 로드러너원을 넥슨은 완전 무료로 출시했다. 이를 두고 인디게임사,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대기업이 이러는 건 시장교란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상황.

"로드러너원은 '어떻게 팔까'를 생각하고 만든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출시가 다가오니 소액이라도 받자는 의견도 있고 광고를 넣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게임 배경에 광고판을 붙이자는 의견도 있었죠.

그런데 로드러너원은 작년에 박지원 대표님과 만나 이야기할 때 깔끔하게 무료로 내서 어떻게 되고 유저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한번 보자고 결정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완전 무료로 출시하게 됐습니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계속 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돈을 못 버는 타이틀을 적극적으로 내부에 권장할 순 없는 것도 사실이죠. 돈을 안 벌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게 아니라 돈을 많이 못 벌더라도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일을 한다면 지원해주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타이틀이 로드러너원입니다"

과거의 넥슨, '부분유료화는 넥슨의 아이덴티티'라고 하던 무렵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결정이다. '수익을 못 낸다', '인건비도 못뽑겠다'와 같은 평가 속에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진 아이디어, 게임이 한둘이었을까.

'아이디어 그대로라도 실전에 나가서 다듬어지고 형태를 갖춰 출시하다 보면 괜찮아질 수 있으니 살려보자'는 김동건 본부장의 생각에 경영진이 공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아직 자회사들까지 포함해 넥슨 내부에 전사적으로 통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 보자는 생각이 힘을 많이 얻고 있다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몇 년 전만 해도 공정을 다듬어 효율화하자는 게 내부의 흐름이었습니다. 넥슨이 큰 퍼블리셔고 퍼블리싱 파워가 크니 공정 자체를 표준화해서 이 정도의 자원을 투입하면 이만큼을 뽑아낼수 있다는 표준화가 퍼블리셔로서 신뢰성을 높인다는 거였죠. 안정적으로 퍼블리싱을 통해 100을 가져오면 우리가 150을 만들어낸다는 안정화, 효율화가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는 좀 다른 것, 새로운 것에서 뭔가를 찾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서 만든 게임인 로드러너원의 출시가 '김동건'과 '데브캣'이라 가능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김동건 본부장의 답이다. 이런 흐름이 가속화되어 전사적으로 수용될 때 넥슨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게임사가 되어있을 것이란 예감이 든다.

기존의 부분유료화와 장기간 서비스로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승부하던 것에서 과금모델 부분은 물론 플랫폼 부분에서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개발자들에게도 큰 경험이 된 '로드러너원'
로드러너원 개발에는 김 본부장을 제외하고 4명의 개발자가 참여했다. 출시 후 오래도록 운영을 해야 했던 넥슨의 기존 게임들과 달리 로드러너원은 게임을 완성해 출시한 타이틀이다. 향후 문제가 생기면 대처해야하지만 개발팀은 다른 신작 개발팀으로 분산 배치됐다.

김동건 본부장은 "작은 게임이라도 출시를 했으니 출시과정에서 얻는 경험이 있을 것이고 그 경험이 다른 팀 입장에서는 시간 단축을 많이 해 주므로 저 사람이 우리 팀에 오면 좋겠다는 팀이 많았다"고 전했다.

데브캣이 현재 복수의 신작 게임을 모바일, PC, 콘솔 플랫폼을 모두 시야에 두고 개발중인 상황에서 '끝이 있는 게임을 완성해 출시해본 경험'은 매우 귀중한 자원이 된다.  로드러너원 개발에 참여한 개발자들을 원하는 개발팀이 많았다는 것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국내 게임사들 사이에서는 '스팀'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 등 콘솔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규모가 좀 있는 게임사 중 넷마블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게임사가 콘솔, PC 플랫폼으로 신작을 준비중이다.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역시 마찬가지 상황에서 완성형 게임을 출시한 경험은 향후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멀티플랫폼은 이제는 그냥 당연히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순서를 어떻게 가져가냐의 문제일 뿐이죠. 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준비하는 건 힘드니 하나부터 하고 정신 차려서 다음 플랫폼에 준비해 내는 식으로 접근하려 합니다.

데브캣에서도 여러 플랫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발중인 '프로젝트 DH'도 PC, 모바일은 물론 콘솔도 염두에 두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바일로 출시한 게임을 수정해서 스팀으로 내려고 준비중인 것도 있고 예전과 달리 콘솔도 엔진 차원에서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므로 기술적 문제는 많이 없어진 상황입니다. 운영이나 시장에 대한 론칭 준비, 로컬 퍼블리싱 준비시간, 커뮤니티 등등 그런 부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죠. 이 플랫폼은 돈이 안된다거나 하는 생각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플레이스테이션 한국, 일본, 홍콩, 미국, 유럽 등 글로벌 마켓의 수천여 게임을 플레이한 기자의 시각에서 로드러너원 역시 다운로드 전용 게임으로 저렴하게 내면 꽤 많은 다운로드가 될 타이틀로 보인다. 김동건 본부장 역시 내고싶은 생각은 있지만 회사에 말을 못하겠다고.

"회사에서 다른 플랫폼으로도 내자고 하면 내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만 돈을 버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보니 스스로 내고싶다는 말은 못하겠더라고요. 유저들의 반응이 좋고 하니 반응이 좋을 때 다른 플랫폼으로도 가 보자고 말은 해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로드러너원은 넥슨표 게임 중 가장 호평받는 게임 중 하나가 되었지만 호평 중 상당수가 '무료게임이라 좋다'로 나타나 이걸 어떻게 소화할지를 넥슨 내부에서도 감을 못잡는 느낌이다. 하지만 오래되어 원작을 플레이해보지 못한 유저들이 참신하다는 평가를 남긴 걸 볼 때면 힘이 난다고.

서서히 불어오는 넥슨의 변화의 바람
넥슨 내부에서는 정식 저작권 확보 후 로드러너원을 개발한 것처럼 다른 과거 명작을 리메이크해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견도 나오는 등 '내가 만들고싶은 게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는 것. 넥슨의 향후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펴봐야할 것 같다.

하지만 막상 김동건 본부장은 그런 리메이크를 다시 하기보다는 대형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완전신작을 만드는 쪽에 더 관심이 있어 보였다.

"로드러너는 저에게 의미가 깊었던 게임입니다. 단순히 어렸을 때 재미있게 했으니 다시 만들어 봐야지로는 동기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런 게 있다면 나중에 퇴직한 다음에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넥슨 이름을 갖고 하기에는 책임이 너무 무거운 것 같고 넥슨이라 가능한 게임을 좀 더 만들어야죠"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기자가 두루 만난 국내 게임업계 개발책임자 중 많은 사람이 모바일게임시장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모바일 플랫폼만 바라보며 준비해온 프로젝트 및 신규 프로젝트를 놓고 다른 플랫폼으로 시야를 옮기는 게임사도 적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김동건 본부장의 의견도 듣고 싶었다.

"사실상 고성능 스마트폰을 들고다니는 건 작은 PC를 들고다니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전과 다른 점이라면 모바일 플랫폼이 클로즈드 플랫폼이라 플랫폼 홀더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것이겠죠. 여러 면에서 개발자, 개발사들이 자유롭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PC에서는 초창기 꽤 오랜 시간동안 뭐든 마음가는대로 해볼 수 있었던 자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은 돈되는 건 다 비슷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아예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나오기엔 적합한 환경이 아닌 것 같습니다.

가장 가장 가까운 도구니까 벗어나기는 어렵겠지만 모바일만 바라보고 개발하는 경우는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김동건 본부장은 대화를 마무리하며 넥슨의, 한국의 개발자 동지들에게 격려와 조언의 말을 전했다.

"게임 개발 자체가 되게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솔직히 예전보다 게임을 만드는 게 재미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런 만큼 어떻게 해야 게임을 만드는 게 더 재밌을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과정이 재미있으면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재미있고 행복하게 만들어야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요.

개발자 동료 여러분도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을까를 생각하며 하다 보면 조금씩이라도 전진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부분이 기업문화 차원에서, 사회적으로 개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회사 다니는 게 재미없고 고통스럽고, 게임을 만드는 게 재미가 없으면 유저도 우리도 모두 재미없고 불행해질 겁니다. 재미있게 만들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습니다. 넥슨의 동료 개발자 여러분이 재미있게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대한 돕고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김동건 본부장의 마지막 말에서 데브캣이 만든 게임들이 왜 조금 다른(?) 느낌이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듯 데브캣에서는 대형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 완전신작 게임 등 복수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김동건 본부장이 재미있게 만든 게임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넥슨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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