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땅' 브라질 시장서 뛰어난 성과로 주목받는 韓 게임사, 제페토 장태영 PM을 만나다

등록일 2017년09월06일 14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멈출 줄 모르고 성장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이고 시장이 포화 되면서 모바일게임 역시 온라인게임과 마찬가지로 주류 시장, 블록버스터급 게임을 선보이는 이른바 자본력 싸움이 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 경쟁력 있는 게임시장에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후발주자들이나 소규모 개발사들의 경쟁력이 자본력 싸움에 밀리고 약화되면서 신규 시장을 찾기 위한 게임사들간의 소리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게이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많은 인구수와 인프라를 자랑하는 동남아지역과 중남미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로 알리는 개발사가 있다. 바로 FPS게임 ‘포인트블랭크’의 개발사인 제페토.

제페토는 PSP게임 ‘불카누스’ 개발을 시작으로 PC, 모바일, 콘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온 개발사다. 최근에는 팀 기반 FPS게임 ‘배틀카니발’, PS4용 신작 ‘플라잉바니’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글로벌 지역에서 주목받는 개발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동남아 시장을 포함해 중남미 시장에서 글로벌 TOP개발사들도 흉내내기 힘든 성적을 보여주며 한국게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 시장인 북미/유럽/중국/일본 시장이 아닌 그 외 지역에서의 과감한 사업 투자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제페토의 성장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포커스는 제페토 장태영 비즈니스 PM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게임 시장 외에 브라질 등 남미 시장이 최근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개발사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브라질 시장이 각광 받는 이유는 단순하게 데이터만 봐도 알 수 있다. 우선 2억 명 이상의 인구수를 가지는 국가이며 이 인구 중 30%인 6천 만 명에 달하는 유저가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인구수의 대다수가 10대에서 30대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게임에 대한 인식이나 선호도에 있어서 타 국가보다 유리한 부분들이 있다. 시장 위치를 보더라도 브라질이 사실상 중남미 시장을 리드하고 있고 브라질 외 다른 중남미 시장을 전부 합쳐도 브라질만큼의 크기가 되지 않는다.

성장세 부분에서도 무시할 부분이 아니다. 아시아 다음으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매년 하고 있으며 국내 회사들의 진출 빈도가 많지 않은 만큼 업계 사이에서도 블루오션 시장으로 평가받는 것 같다.

앞서 이야기했듯 브라질은 남미 경제의 중심지다. 국내 시장과 브라질 시장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시장의 성향은 북미와 유럽 시장과 비슷하지만 아시아 지역처럼 e스포츠에 열광하는 문화도 가지고 있다. 시장에서 대표적으로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밸브의 ‘D.O.T.A 2’, 제페토의 ‘포인트블랭크’ 등 다양한 게임들이 e스포츠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제페토는 브라질에서 성공적인 게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성적은 어떻게 되는가
우리 회사의 주력 게임인 ‘포인트블랭크’를 브라질 지역에 2010년 10월에 정식 런칭을 했다. 오는 10월에 서비스 7주년을 앞두고 있다.

런칭 이후 유저들 사이에서 게임에 대한 만족감이 입소문을 타고 게임이 본격적으로 흥행궤도에 올랐으며 브라질 유력 매체들로부터 최고의 온라인 FPS게임으로 선정됐다. 브라질 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브라질 내에서 가지고 있던 기존의 e스포츠 기록을 경신한 타이틀이 포인트블랭크다.

수치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2014년 기준으로 브라질 온라인 FPS게임 1위 동시접속자 5만 명 돌파, UV 100만 명 이상을 기록했으며 브라질 FPS게임 시장을 개척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지금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나’ 밸브의 ‘카운터스트라이크 GO’ 등의 인기 타이틀 들도 같이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에 전성기 시절 정도의 수치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여전히 시장 최상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동남아지역과 중남미 지역에서 PB의 인기는 높다

브라질 게임산업을 오랫동안 봐온 만큼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브라질 게임시장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브라질 게임시장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전에 한 가지 말할 부분이 있다. 브라질 시장은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한 표본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정부인데 이 정부 역시 집계가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업체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자료와 국가에서 공개한 자료를 합해서 결과를 내놓게 되는 시장이다. 즉 각종 수치가 명확하게 집계되는 시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브라질의 게임 산업 중 규모가 가장 큰 시장이 바로 콘솔 시장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불법복제도 상당한 편이다. 그 다음으로 큰 시장이 온라인게임이며, 온라인게임과 동등한 크기를 자랑하는 시장이 바로 모바일게임 시장이다. 시장의 특성 때문에 현지 언론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콘솔과 e스포츠 중심의 PC게임에 집중되어 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300~400불 이하의 모바일폰이 시장의 중심이다. 통신 인프라의 경우 LTE를 지원하긴 하지만 지원율이 약 50% 정도며 속도 역시 한국을 기준으로 100이라면 약 60% 정도의 속도를 가진다. 무선 인터넷의 보급율은 약 59.2%로 유선 인터넷 보급율인 37.8%를 능가하며 포인트블랭크를 노트북에서 즐기는 유저들이 많다.

이러한 네트워크 사정 때문에 모바일게임 시장 순위들을 보면 우리나라 초기 앱 시장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캐주얼게임이나 아케이드, SNG들이 강세며 COC같은 전략 게임들도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현재도 브라질 시장의 인프라나 성장율이 상당히 빠른데 국가의 경제적 사정이 나아지고 모바일폰이 상향 평균화되면 시스템이나 과금적으로 고도화 되어 있는 RPG나 카드배탈 게임의 흥행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상당히 높다(이미지출처 cheetah global lab)

표본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고 이야기 했는데 시장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게는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유는 무엇인가
굉장히 어려가지 문제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몇 가지를 짚어보면 일단 언어의 장벽이 있다. 표본조사를 하는 기관이 포르투갈어를 기본으로 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있으며 외산 게임이나 기업에 대한 관세나 기타 세금들이 우리나라의 세금 수준보다 매우 높고 여기에 정치적 상황까지 맞물려 있다 보니 제대로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

세금에 대한 문제는 자국의 인디게임개발사들 조차도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자국을 대상으로 한 게임을 출시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콘솔 시장의 경우 브라질 시장 초기에는 소니의 PS2가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큰 폭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2013년 무렵 MS가 XBOX 360을 경쟁기기 대비 거의 반값으로 공급하며 점유율 상황이 역전됐다. 결국 소니와 닌텐도는 높은 수입 세금과 외산 회사에 대한 강도높은 규제 때문에 시장을 철수했다.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제조업 역시 정치적 상황이 상황인지라 수출 수입이 원만하지 않고 이에 따른 수익도 불안정한 편이다.

시장에 대한 정보 수집도 상당히 힘든 편이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뭔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깊게 토론을 하는 문화가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은 국가인데 유저들 사이에서도 e스포츠 대회의 규칙을 기본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의 방을 만들고 게임을 플레이 하는 등 게임 플레이 자체를 굉장히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많다.

인구적으로 볼 때도 아무래도 젊은 인구들이 국가의 절대 다수인 만큼 개인보다는 가족들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타 국가 대비 여성 유저들의 타 국가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게임 시장의 중요한 한 축이 바로 PC방인데 브라질의 PC방 인프라는 어떠한가
PC방 시장도 2010년도 초반까지는 상당히 많았는데 지금 현재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상당히 많이 줄었다.

한참 경기가 좋았을 때는 인터넷 사용인구가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브라질리아 등 도시를 중심으로 밀집되어 있었지만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게임플레이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PC방이 아닌 일반 커피숍들이 카페 뒷편에 PC를 두고 프린팅이나 SNS정도를 지원하는 수준으로 많이 변질됐다.

한마디로 PC방 다운 PC방이 없어지는 추세다. 한참 많았을 경우에는 상파울루에만 600여개가 넘는 PC방이 밀집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다 도시 외각에 위치해 있고 외각 지역은 치안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용객들이 사실상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편이다.

브라질 PC방과 유사한 페루 지역의 PC방 지역마다 PC방 수준의 편차가 상당한 편이다. 좋은 곳은 국내 못지 않은 장소들도 있다











게임은 대중적인 성격이 강한데 치안 문제가 있다면 산업 성장 측면에서도 상당한 우려가 있을 것 같다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브라질이 도시 지역은 치안에 비해 외각 지역은 위험한 편이다. 오죽하면 자국민들조차 저녁이 되면 치안 문제로 인해서 바깥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다.

퍼블리셔들이 회의를 하기 위해 이동 할 때 차에 방탄 필름이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마련하고 이동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치안 문제가 심할 때에는 우스갯소리로 코너를 돌 때마다 강도를 만난다고 말할 정도로 굉장히 치안이 열악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PC방 사업의 축소는 PC의 보급율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즐기는 유저들이 많아지는 현상에서 오는 자연감소분이 주 요인이다.

치안 때문에 대다수의 PC방들이 인테리어 보다는 도난 방지에 주력한다

브라질이나 남미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개발사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브라질을 포함해서 중남미 대륙이 우리나라 개발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시차가 정확히 12시간이라 게임 서비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에 대처하기도 어려운 편이다. 자료 집계가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인터넷으로도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기가 힘들고 치안 문제 때문에 현지 정보 조달도 상당히 어렵다.

일하는 문화에서도 차이가 있다. 오버워크, 즉 초과 근무에 대한 규제가 굉장히 엄격한데 초과 근무를 하게 되면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게 하며 한 번 휴가를 갈 때마다 약 20일 이상의 휴가를 권장하기 때문에 한국식 기업문화의 관점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하면 많은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브라질 포르투갈어로 번역 시 영어에 비해 문장이 30%가량 길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인터페이스 디자인 시의 간격 고려, 현지 상황을 고려한 클라이언트 최적화 및 업데이트 용량 관리, 방대한 콘텐츠와 지속적 업데이트 물량 확보, 그리고 퍼블리셔 측의 요청을 커버 할 수 있는 개발 협력 구조를 갖춰야 된다.


포인트블랭크는 중남미 시장 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게임 콘텐츠의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만 생각한다면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퍼블리셔들과 비슷한데 지역의 환경에 맞춘 이벤트나 콘텐츠를 권역별로 공급하고 있다. 이벤트의 경우 우리나라의 밸런타인데이는 2월이지만 브라질은 6월이다. 이런 식으로 나라별로 다른 상황을 고려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콘텐츠의 경우는 아무래도 서비스 기간이 오래된 게임이다보니 계속해서 유저들이 게임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축구 스킨이나 새로운 모드, 새로운 시스템 등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피격 효과다. 눈으로 봤을 때의 화려함 보다는 게임 플레이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서 피격효과에 대한 유저들의 피드백이 많아 브라질 지역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온/오프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브라질 현지 게임개발사들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간단명료하게 이야기 한다면 브라질 내에서 서비스되는 자국의 게임의 비율은 약 10% 정도며 대부분이 퍼블리싱 게임이다. 자체 퍼블리싱을 하는 개발사도 있지만 인디게임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있는 개발사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년 열리는 브라질 게임쇼, 브라질 인디게임페스티벌에 많은 기업들이 BTB관에 참여하는 비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오랫동안 브라질 시장에서 일한 실무자가 보는 브라질 및 남미 시장의 가능성은 어떠한가
브라질 시장은 잠재력도 있고 실제로 성장세도 가파르지만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장벽을 넘어서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사례가 잘 들리지 않는 이유는 앞서 이야기 한 다양한 국가적인 이슈, 문화적인 성격 차이 때문에 실패 사례가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현재의 브라질 시장은 남미 시장 전체의 성장의 둔화로 예전에 비한다면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이지만 결국 국가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고 앞으로 생각해 볼 때 게임을 소비하는 중요한 국가나 지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의 소득 수준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브라질 지역은 소득 수준에 따라 사회계층이 공공연하게 나눠지는데 거의 대부분의 과금 유저들의 경우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중심이다보니 BM 설계나 타겟이 다른 게임들은 진출에 있어 어려움이 따르다. 이러한 소득 불균형 현상을 잘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게임시장에 위기다. 게임업계가 상황을 인지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제페토 역시 국내만 아니라 해외 지역에서도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 해 국가 위상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제페토와 포인트블랭크에 대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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