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글로벌 대세 입증한 '언리얼 엔진', 박성철 지사장 "韓 기술 클래스, 한 수 위"

등록일 2017년11월22일 17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던 '지스타 2017'에 BTC 부스를 내고 참가한 넷마블, 블루홀, 넥슨, KOG 등 주요게임기업들이 전시한 주력 타이틀은 대부분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된 게임들이었다. 

이 중 언리얼 엔진3으로 개발중인 블루홀의 '에어'를 제외한 넥슨의 '오버히트',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KOH의 '커즈펠',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이카루스 M', '세븐나이츠2' 등은 모두 언리얼 엔진4로 개발중인 게임들. 다른 엔진으로 개발중인 타이틀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그래픽 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지스타2017은 '언리얼 엔진4'로 도배된 행사"였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느낌이다.

여전히 모바일게임 개발에서는 다른 엔진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히트'와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시작된 모바일게임에서의 고퀄리티 그래픽 추구가 절정에 달한 지금, '대작'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언리얼 엔진4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느낌을 이번 지스타2017에서 강하게 받았다.

지스타 2017에서 글로벌 대세 엔진임을 입증한 '언리얼 엔진'. 현재, 국내외 언리얼 엔진의 현황은 어떤지 궁금해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를 찾아 언리얼 엔진 현황과 최근 게임사업부문 등 많은 부문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에픽코리아의 사업목표도 들어봤다.

 



이혁진 기자: 이번 지스타를 둘러보니 어땠나, 눈길이 가는 게임이 있었나
박성철 대표: 블루홀의 빅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를 보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없더라. 언리얼 엔진4로 개발중인 모바일게임 기대작들이 기대한 퀄리티로 잘 나온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넥슨의 오버히트는 연출을 너무 잘 했고,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지스타 전 중간버전을 봤는데 이번 시연버전에서 퀄리티를 더 끌어올렸더라.

'블레이드앤소울'은 언리얼 엔진3로 개발된 PC게임 중에서도 특히 그래픽이 좋은 게임이라 넷마블에서 어떻게 만들까 궁금했는데 굉장히 놀랐다. '리니지2 레볼루션' 때에도 놀랍긴 했지만 리니지2를 그대로 모바일로 옮기는 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했었고 모바일에 맞춰 재해석된 게임이 나왔다. 사실 이번에도 모바일에 맞춰서 재해석된 게임이 나올 줄 알았는데 PC판에서 봤던 그걸 그대로 만들어냈더라.

'세븐나이츠2'와 '이카루스 M'도 대단했다. 본사에서 온 제이 윌버 부사장과 함께 가서 봤는데 윌버 부사장도 감탄했다.

'아이온'으로 유명한 김형준 PD는 언리얼 엔진3를 갈고 닦아서 놀라운 게임(블루홀의 에어를 가리킴)을 만들어냈고,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부스의 '드래곤볼 파이터즈', KOG의 '커즈펠'같은 2D 느낌의 언리얼 엔진4로 개발중인 게임들도 소개됐다.

이번 지스타2017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배틀그라운드와 언리얼'이 될 것 같다.

모바일에서 언리얼 엔진4 사용이 빠르게 늘고있다는 느낌은 받고 있는데, 실제 현황은 어떤가
박성철 대표: 본사의 제이 윌버 부사장과 돌아다니며 보니,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 모바일게임 전시가 유니티로 만든 게임 위주였는데 한국 1등 퍼블리셔 넷마블의 4대 타이틀 중 3개가 언리얼인 것에서 나타나듯 대작에는 언리얼을 쓰는 경향이 보인다.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아 더 큰 스케일로 가는 중국도 빠르게 언리얼 사용이 늘고 있다. 중국 개발사들은 요즘 입을 모아 '리니지2 레볼루션'처럼, '히트'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에픽게임즈 중국지사에서 한국 개발자들을 1주일만 빌려달라고 하더라.

그런데 한국은 속도가 더 빠르다. '히트'를 보고 '대단하다'고 했는데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에서 비슷하게 만들고 따라잡으려고 하니 리니지2 레볼루션이 MMORPG를 모바일에서 실현해 버렸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언리얼 엔진3의 PC 수준을 모바일에 구현해 버렸다.

매년 살펴보면 기술적으로 한 클래스 위를 해내는 것 같다. 한국 개발자들이 엔진을 그냥 다루는 게 아니라 과거 히트작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개발을 하는 것 같다. 한국이 시장은 중국, 미국보다 작지만 기술적 차별화를 우위로 가져가려는 성향이 있어서 엔진 개발사 입장에서는 너무 좋다.

그리고 이번 지스타에서 보여준 건 보여준 거고 계속 기술적 우위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될 것이다. 넷마블도 그렇고 한국 게임사들이 아직 공개하지 않은 대단한 프로젝트들을 준비중이더라.

본사와도 이런 정보를 공유하는데 팀 스위니도 놀라곤 한다. 6개월 전 한국에 왔을 때와 지금은 또 달라져 있다. 한국 개발사들 덕분에 우리 에픽게임즈코리아도 어깨를 으쓱하게 된다.


PC에서도 배틀그라운드가 크게 성공하며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 같다
박성철 대표: 배틀그라운드도 언리얼 엔진4 게임 아닌가. 우리가 직접 만든 '포트나이트'도 있다. 배틀그라운드나 포트나이트의 성공사례를 보면 기존에 하던 광고, 매스마케팅이 아예 없이 그냥 게임을 내서 얼리억세스를 진행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며 게임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게임성으로 성공했다.

좋은, 의미있는 사례를 만든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기존의 게임 유통, 성공방식과는 다른, 콘텐츠의 힘이 통한 사례가 나와 에픽게임즈 입장에서도 너무 좋다. 엔진 사업 면에서도 배틀그라운드같은 게임이 나와 너무 반갑고 기쁘다.

콘솔이나 비 게임 분야에서의 요구도 커지고 있는데 지원정책은 어떤가
박성철 대표: 언리얼 엔진은 멀티플랫폼 대응이 쉬운 엔진이다. 우리가 '언리얼토너먼트'를 만들던 시절에야 슈터 게임을 만들기 위한 엔진이라 자체 개발을 해서 붙이고 개조할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배틀그라운드도 언리얼 엔진4를 거의 그대로 쓴 게임이고 우리가 만든 포트나이트도 물론 그렇다. 여러 플랫폼의 지원이 다 된다. 당장 우리가 만든 '파라곤'과 포트나이트가 PC와 콘솔 플랫폼을 다 지원하니 엔진의 최적화가 기본적으로 쉽고 엔진 지원팀도 각각 테스트 플랫폼을 갖고 있고 공부도 하고 있다. 지원요청이 오면 본사에서도 되고 우리도 지원하기 쉬운 체제를 갖췄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닌텐도 스위치는 에픽게임즈코리아에서 연구를 못 하고 있다. 닌텐도코리아에서 아직 개발킷이 안 나와 개발킷이 없다. 이미 한국 회사 중 스위치 개발지원을 요청한 회사도 있는데 좀 더 기다리셔야 할 것 같다.

에픽게임즈 본사에서는 스위치가 세상에 알려지기 한참 전부터 닌텐도와 협의해 언리얼 엔진으로 만든 게임이 쉽게 옮겨지도록 엔진 차원에서의 준비는 해 뒀다.

우리가 멀티플랫폼에서 다양하게 지원을 하는데 게임이나 VR, 비 게임 분야까지 우리가 직접 만들어 보고 엔진을 최적화한다. 자동차도 맥라렌 작업을 우리가 직접 했지 않나. 파트너사가 못해서라기보다 직접 같이 만들어 보면서 이 부분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걸 파악하고 경험 상 필요한 것을 엔진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 써 봐야 실용적으로 기능을 넣을 수 있다.

지금은 게임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례를 만들어 엔진에 넣고 있으므로 콘솔 플랫폼을 포함해 다양한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하고 실용적 기능들로 채워져 있는 엔진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최근 에픽게임즈코리아가 채용을 진행중인데 어떤 직군에서 사람을 뽑는 건가
박성철 대표: 먼저 엔진 부분은 엔진커뮤니티 매니저와, 비게임분야의 테크니컬 매니저를 뽑고있고, 게임부분에선, 게임 사업총괄, 라이브 프로듀서, 콘텐츠 매니저, CS매니저까지 다방면에서 뽑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가 한국에서 9년동안 진행한 것 중 가장 많이 뽑고 있는 상태이다.

엔진 지원 분야에선 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16개월 전 언리얼 엔진 사용자가 200만이었는데 지금은 400만명으로 늘었다. 늘어나는 속도 추이를 보면 세계적으로 서울이 엔진 사용량이 가장 많은 도시다. (서울의 언리얼 엔진 DAU가 세계 1등이다 )커뮤니티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대응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비 게임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이 사용되는 범위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영화, 건축 등 분야 하나하나가 게임만큼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음에도 현재 파악한 것만 수십개 프로젝트의 영화, 애니메이션, 건축, 자동차에서 언리얼 엔진을 쓰고 있다. 본사에서 비 게임 부문을 담당하는 엔터프라이즈 팀과 한국의 사용자들 사이에서 기술지원이나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테크니컬 매니저를 뽑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한국에서 파라곤과 포트나이트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 필요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게임서비스를 제대로 하려면 이러이러한 인원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채용중이다.

게임, 비 게임, 엔진 모든 면에서 기존 인력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수요가 생겨버렸다. 지금 에픽게임즈에 조인하는 분들은 회사가 크게 성장하는 변곡점의 시작을 함께 하게되는 셈이다. 지금 오는 분들에게는 커리어 면에서도 성취감 면에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많이 관심갖고 지원해주시면 좋겠다.

전에는 언리얼 엔진으로 게임을 만들고싶은데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자주들었는데 요즘은 분위기가 바뀌었더라
박성철 대표: 언리얼엔진을 쓰는 게임회사에서는 이젠 사람 뽑기 쉬워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비 게임 분야에서 언리얼엔진을 쓰는 회사들로부터는, 사람뽑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있다. 비게임분야는 프로그래머보다는 아티스트 쪽에서 엔진을 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런 회사분들에게는 사람을 구하기 보다, 사내 직원들이 엔진 사용을 배우는 것이 빠를 것 같다는 조언을 해 주기도 한다.

사람을 뽑아서 가르쳐서 쓰는 회사도 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채용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이제 그런 단계는 지나간 것 같다. 본사에서도 계속 한국 사례를 지켜보며 성공 사례들을 배워서 적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하고 사람들에게 교육시켜서 사용하게 만드는 게 효율적인데 유럽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따라하려 하더라. 일본, 중국에서는 금방 따라해서 잘 하고 있는데 서구권도 이제는 따라하려 하고 있다.

국내 언리얼 커뮤니티에 한말씀 하고 마무리하자
박성철 대표: 언리얼 엔진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본사에서 신기술이 나오고 업데이트가 나오면 세계 어디보다 빠르게 현지화하고 기술지원 세미나도 제일 많이 하려 한다. 세계 모두가 우리를 따라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은 지속적으로 활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비 게임 분야에도 지원을 더 늘리고, 내년에는 더 활발한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을 전개할 예정이다. 분야에 관계없이 언리얼 엔진을 응원해주시고 잘 써서 멋잇는 것 많이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