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에 이어 '오버히트'까지 연속 대박,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의 신념 그리고 목표

등록일 2017년12월13일 14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저는 흔히 말하는 '오타쿠'에 '공돌이' 입니다. 개발자에서 한 기업을 대표하는 대표가 되었지만 이 두가지는 변하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것, 그것이 넷게임즈의 목표입니다"

넷게임즈의 박용현 대표를 약 2년 만에 다시 만났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블루홀의 ‘테라’ 등 기록적인 흥행을 한 국산 MMORPG개발에 몸을 담았던 그가 설립한 넷게임즈는 첫 작품인 ‘HIT’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성장했다.

HIT의 성공으로 회사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2013년 회사 설립 이후 넥슨이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게 될 무렵만 해도 약 100여명의 개발자들이 일하는 신생 개발사였던 넷게임즈는 어느덧 400여 명의 직원을 바라보고 있는 중견기업으로 우뚝 성장했다. HIT를 개발할 당시만해도 임대건물의 상황이 녹록치 않아 덥거나 추울 때 날씨를 고스란히 느껴야 했던 개발 환경도 강남 중심에 위치한 고층 빌딩 3개 층을 사용할 정도로 넉넉해졌다.

박 대표는 그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겨울이 특히 더 기억에 남습니다. 개발자들의 얼굴이 하루하루 변하는게 느껴졌거든요. 게임 만들면서 고생 안하는 개발사는 없지만 적어도 환경적으로 고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공에 대한 열망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회사가 강남 중심으로 보금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잘하는 것을 더욱 열심히, HIT를 넘어서기 위해 개발을 시작한 '오버히트'
넷게임즈가 시장에 처녀작 ‘HIT’를 내놓았을 때만해도 기술력과 흥행 부분에서 이견을 말하는 이들은 없었지만 시장의 흐름에 얻어걸린 이른바 ‘원 히트 원더’로 보는 경향이 많았다. 새로운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이 있었고 새로운 차세대 엔진이 이제 막 시장에 출시되는 시점이었으며 수집형 RPG와 액션 RPG로 시장의 주류가 옮겨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 우연히도 'HIT'가 있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오버히트는 바로 이 HIT를 넘기 위해 개발된 신작 모바일게임이다. 뛰어난 그래픽과 액션성, 또 연출을 장점으로 정식 서비스와 함께 국내 구글 플레이 기준 매출 TOP5안에 진입, 안정적으로 순항 중이다. 일반적인 수집형 RPG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대형 개발사들이라면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많지 않은 인원의 중소개발사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임에는 불구하다. 특히 전작의 기록적인 성과로 차기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을 연이어 성공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버히트가 이처럼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박 대표는 “결국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웃음). 하지만 유저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시장에서 성적을 내고 있는 게임과 실제로 유저들에게 인기가 많은 게임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매출이 잘 나오는 게임만을 벤치마킹해 실패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실패를 막기 위해 박 대표는 오버히트를 개발할 초기부터 이 보이지 않는 ‘간극’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2차원 게임 열풍, 따라가려 하지 말고 우리가 잘 하는 것을 해야 


최근 한국 모바일게임에서 중국 열풍이 거세다. 좀 더 명확히 말하자면 전형적인 일본 게임의 외형(스킨)을 바탕으로 한 중국산 게임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녀전선’, ‘벽람항로’, ‘음양사’ 등 다양한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며 국내에서도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
 
박 대표는 이러한 중국산 게임 열풍에 대해 “과거에는 하나의 인기 게임을 모두가 따라가는 형태여서 장르가 편중되기 쉬웠지만 모바일게임에서는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유저들 입장에서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기의 이유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중국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만약 똑 같은 게임을 일본의 개발사가 일본 시장에서 먼저 냈다면 반응이 같았을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의 기준, 유저들이 받아들이는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유행하는 게임들을 보면 상당히 과감하고 또 어떻게 보면 일본의 동인 게임 같은 면이 있는데 이는 큰 조직보다는 작고 유연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 작은 조직에서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인들 사이에서도 오타쿠로 소문난 박 대표 개인적으로도 2차원 게임은 흥미로운 주제다. “한번은 만들어보고 싶은 취향의 게임”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해외 게임의 인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기 있는 해외 게임을 따라가기 보다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기존의 시장 흐름을 바뀌게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가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나 시장에서 인기를 따라가기만 해서는 넘어설 수 없다는 의미다.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 “이 회사의 게임은 믿을 수 있다”
하나의 히트작이 탄생하면 대다수의 개발사들이 해당 게임에 라이브 서비스에 집중하지만 박 대표의 관심은 이미 차기작에 집중되어 있다. 언리얼엔진4로 제작되고 있는 이번 신작은 넷게임즈가 추진 중인 RPG 시리즈의 정점을 찍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약 100여명에 가까운 인력들이 개발을 하고 있다.

라이브 중인 게임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개발자들에 대한 박 대표만의 나름대로의 신뢰감의 표시다. 오너 리스크로 생기는 문제를 피하고 개발자들의 개발력을 믿고 존중해주는 것이다. 이번 신작은 내년 하반기 공개(출시가 아니다)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넷게임즈의 기업 이념은 ‘즐거움’을 추구한다. 만드는 개발자도 즐거워야 되고 즐기는 유저들도 즐거워야 된다. 하지만 좋은 게임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시대다. 시장이 바뀌고 유저가 바뀌고 개발자들도 바뀌었다. 새롭게 게임을 만드는 것이 부담스러운 시대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과거에는 개발자들이 4~5년 게임 개발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면 지금 세대의 개발자들은 4~5년 개발 이야기에도 화들짝 놀란다. 개발자들이 놀라는데 유저라고 달라지지 않았을까? 유저도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과거의 명작들을 요즘 세대 게이머들은 명작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결국 좋아 보이는 것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모험과 도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다”라고 설명했다.

넷게임즈는 자사의 주력 회사인 일본을 중심으로 내년에는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어느때보다 숨가쁠 것으로 보이는 넷게임즈를 이끌고 있는 박 대표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회사다 보니 먹고 살 수 있는 매출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되겠지만 그것 보다도 유저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개발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기술력이나 일시적인 게임의 인기를 통해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서 누군가 즐길 게임이 없어 게임을 누군가에게 추천 받을 때 다양한 게임들 속에 우리 게임의 이름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발사가 유저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그저 게임을 최선을 다해 만드는 것. 그게 전부다(웃음)”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