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게임포커스 선정, 2017년 게임산업 이색 어워드 - #1 신작 타이틀 부문

등록일 2017년12월29일 09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연말이 되면 늘 사용하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올 한해 게임업계에도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다양한 이슈들이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2017년은 모바일게임 확률형 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각종 논란 및 논의와 2019년으로 연장된 셧다운제 폐지 법안 발의, 그리고 게임위 여명숙 위원장의 '게임판 국정농단' 발언과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 불가, 펄어비스와 넷마블게임즈의 상장 등 다수의 이슈가 있었던 한해였다.

이와 함께, 게이머들의 마음을 훔친 신작과 기기들도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을 필두로 시작된 모바일 MMORPG 장르는 계속해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으며, '콜 오브 듀티'와 '어쌔신크리드' '바이오하자드' 등 걸출한 인기작들의 정식 후속작들도 발매되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닌텐도의 차세대 콘솔 기기 '닌텐도 스위치'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ONE X'도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콘솔 플랫폼 3파전도 펼쳐졌다.

게임포커스는 연말을 맞아, 올해 게임업계 한 해를 돌아보는 이색 어워드를 마련했다. 첫 번째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올 한해 발매된 신작 게임들을 살펴보고, 각 부문에 맞는 게임상을 선정해봤다.

"어머니 저 해냈어요!", 효자 상 –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


PC MMORPG '테라'는 두말하면 입이 아픈 블루홀의 대표작이자 2010년 초중반 국내 온라인게임계를 휘어잡았던 인기 게임 중 하나다. 이러한 '테라'의 인기를 견인했던 것은 다름아닌 '엘린'이다. '엘린'은 특유의 귀여운 외모에 힘입어 '홀로 블루홀을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이후 블루홀의 자회사 펍지주식회사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를 주름잡으며 흥행하자, 유저들은 '엘린'을 어머니라 부르며 "어머니의 속옷을 팔아 만든 게임"이라는 별명까지 만들어냈을 정도.


실제로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초반 큰 주목과 기대를 받는 타이틀이 아니었다. 펍지주식회사의 전신인 블루홀 지노게임즈는 매우 소규모 인원으로 이루어진 개발사였으며, 이미 시장에는 '오버워치'라는 걸출한 슈팅 게임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지금과 같은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다는 후문.

게임포커스는 어머니 '엘린'에게 효도하기 위해 얼리액세스를 마치고 정식 출시해 금의환향한 '배틀그라운드'에게 '효자' 상을 수여한다.

온라인게임 '4대 명검'의 힘을 느껴라, 감자 서버 상 – '라그나로크 제로'


2000년대를 주름잡은 온라인게임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반드시 이름이 거론되는 그 게임, '라그나로크'의 정신적 후속작인 '라그나로크 제로'가 '감자 서버' 상의 주인공이 됐다.

'라그나로크'는 이명진 작가의 '라그나로크' 만화를 원작으로 한 PC 온라인게임이다. 2D 캐릭터와3D 배경을 조합한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콘셉트가 겹쳐지지 않는 수많은 직업군, 그리고 '라그나로크' 특유의 손맛 등이 어우러져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구가한 작품이다.

이미 '라그나로크 제로' 이전에도 부분유료화 서버 '바포메트'가 운영되고는 있었으나 성적이 시원치 않았고, 이에 그라비티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클래식 라그나로크' 재론칭의 성공을 발판 삼아 국내 시장에 맞게 시스템과 과금 요소들을 바꾼 '라그나로크 제로'를 야심 차게 선보였다.


그러나 '라그나로크'에 추억을 가진 유저들이 접속을 위해 몰리면서 서버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오픈 당일에만 세 차례에 걸친 점검 끝에 오픈 시점을 다음 날로 미뤘다. 그러나 다음 날에도 접속 불가 현상은 이어졌고, 7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서비스 일시 중단을 선언하는 등 원활하지 못한 모습이 계속됐다.

'라그나로크'의 추억을 가진 유저들의 쏠림 현상에 지금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가는 '라그나로크 제로' 서버에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감자 서버' 상을 수여한다.

원점으로의 회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 상 - '콜 오브 듀티 월드워 2'


'콜 오브 듀티'를 빼놓고는 FPS의 역사를 논할 수 없다. '배틀필드'와 함께 FPS 게임 계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히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특유의 영화 같은 연출과 현장감을 바탕으로 출시 당시 엄청난 파란을 일으켰다.

신작들이 출시될 때마다 시리즈의 인기는 날로 커졌지만, 전작인 '콜 오브 듀티: 인피니트 워페어'에 이르러서는 레일 슈터 장르의 진부한 플레이와 나아지지 않는 스토리텔링 및 지나치게 과도한 연출이 혹평을 받으며 아쉬운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리고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정신적 고향으로 돌아간 '콜 오브 듀티 월드워 2'는 팬들의 의심을 조금은 누그러뜨리는데 성공했다. 크게 흠잡을 곳 없는 스토리와 제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담기 위한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오마하 해변에서 느꼈던 'MG42'의 공포감과 전투기로 창공을 가르는 '도그파이트'의 짜릿함도 살아있다.

다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진부한 '콜 오브 듀티'식 연출과 짧은 플레이타임 등 다수의 단점이 존재하는 만큼, 이후 이러한 악평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시리즈의 첫 번째 타이틀 '콜 오브 듀티'의 배경이었던 제 2차 세계대전으로의 회귀를 기리는 마음을 담아,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 상을 수여한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전설의 귀환 상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이 게임을 과연 무엇으로 수식할 수 있을까? 블리자드의 대표 RTS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90년대 중반부터 PC방 열풍과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종의 대두 등 국내 게임산업 그리고 e스포츠의 태동과 함께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새로운 인기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점차 줄어들었지만, PC방 점유율 10위 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국민게임', 또 '민속놀이'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흔히 즐기는 대표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시리즈 발매의 20주년을 앞두고 올해 3월 깜짝 공개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한때 '스타크래프트'에 목숨을 걸었던 '아재'들의 마음에 불을 붙이기에 충분했다. 리마스터 버전에는 4K 해상도 지원과 한국어 더빙 및 새롭게 제작된 유닛, 건물, 이팩트, 초상화, UI가 적용됐다. 이뿐만 아니라 MMR이 적용된 새로운 등급전이 추가되는 등 완벽하게 탈바꿈하며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시리즈와 팬들에 대한 예우가 어떤 것인지 몸소 보여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게 게임포커스가 '전설의 귀환 상'을 수여한다.

"모니터 속에서 안 나와요", 첫 키스는 액정 필름 맛 상 – '서머레슨: 미야모토 히카리'


PSVR로 즐기는 가상 과외 시뮬레이션 '서머레슨'이 '첫 키스는 액정 필름 맛' 상에 선정됐다.

'철권'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하라다 카츠히로가 제작을 맡은 '서머레슨' 시리즈는 지난 2014년 9월 처음 공개된 후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온 작품으로, 국내에 올해 4월 말 발매되어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가정교사가 되어 상큼한 미소녀들과 일주일을 함께 보내는 '서머레슨'은 '남심'을 훔치기에 충분한 매력덩어리 게임이었다. 특히 PSVR을 통해 몰입감과 현실감을 한껏 끌어올린 것은 덤.


비록 PSVR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과 심각하게 부족한 볼륨이 유저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서머레슨' 시리즈는 VR 열풍에 편승해 '앨리슨 스노우'와 '신조 치사토'까지 총 3명의 소녀들을 주인공으로 한 타이틀들이 발매되며 꾸준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HMD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그녀들을 기리며, 게임포커스는 '서머레슨: 미야모토 히카리'에 '첫 키스는 액정 필름 맛' 상을 수여한다.

시리즈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마스터 피스', 콜롬버스 상 –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국내 리듬게임을 대표하는 작품 '디제이맥스'의 최신작이자 7년 만에 돌아온 정식 후속작 '디제이맥스 리스펙트'가 콜롬버스 상을 수상했다.

흔히 국내는 '콘솔 게임의 불모지'라고 불린다. 국내 게임사들이 선보이는 신작 게임들은 PC와 모바일 플랫폼에 편중되어 있고, 국내 콘솔 유저가 북미나 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콘솔 플랫폼으로 신작 게임을 개발해도 반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척박한 콘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조이시티 등 소수의 국내 개발사들은 콘솔 플랫폼으로 게임을 선보이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7월 말, 명맥이 끊긴 줄로만 알았던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PS4 플랫폼으로 출시됐다. 모바일 버전인 '디제이맥스 테크니카Q'가 출시된 지 무려 4년 만에 등장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가 그 주인공이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PS4 플랫폼으로 출시된 작품이다. 시리즈를 모두 한 곳에 집대성해 역대급 볼륨을 자랑하며, 뛰어난 완성도를 바탕으로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부활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흔치 않은 플랫폼으로 개발하기 위해 밤낮 없이 일했을 개발팀에 대한 '리스펙트'와, 콘솔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를 기리는 뜻을 담아 '콜롬버스' 상을 수여한다.

"저녁 먹을 시간이란다", 친절한 가족 상 - '바이오하자드7'


에단과 미아의 생존분투기를 다룬 공포게임 '바이오하자드7'이 게임포커스 선정 '친절한 가족 상'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하자드'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일명 '무쌍'을 하는 경우가 허다해 다소 공포와는 멀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정식 넘버링 전작인 '바이오하자드6'의 경우 액션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으나 공포 장르를 표방하던 본래 시리즈의 색깔은 많이 희석됐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그러나 이번 '바이오하자드7'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RE엔진으로 완성된 뛰어난 그래픽은 물론이고 시점이 1인칭으로 바뀌어 극한의 몰입감과 공포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적절히 점프 스케어(Jump Scares)가 가미된 연출과 공포 게임에선 필수적인 음산한 효과음 등을 선보이며 다시금 서바이벌 공포 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게임포커스는 실종된 부인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 에단을 위해 저녁 특식과 환영을 아끼지 않는 '베이커' 가족의 정을 기리는 의미를 담아 '친절한 가족' 상을 수여한다.

빅밴드 재즈와 1930년대 애니메이션의 완벽한 콜라보, 삭제해라 애송이 상 – '컵헤드'


빅밴드를 활용한 흥겨운 재즈와 1930년대 플라이셔 스튜디오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그리고 최근에는 비주류로 인식되는 횡스크롤 런앤건 장르가 더해진 게임이 있다. 바로 스튜디오 MDHR의 '컵헤드'다.

이미 'E3 2014' 현장에서 단 30초짜리 영상으로 많은 유저들의 마음을 훔쳤던 '컵헤드'는 올해 9월 말 출시됐다. 2014년 처음 공개된 이후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유저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잊혀졌지만, 개발자인 몰덴하우어 형제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던 일명 '딘 타카하시' 사태가 발발하면서 다시금 주목받았다.


게임은 출시 2주만에 1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고, 수많은 플레이 영상과 팬아트가 쏟아져 나왔다. 더불어 '더 게임 어워드 2017'에서는 '데스티니2'와 '페르소나5',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호라이즌 제로 던' 등 내로라하는 명작 게임들을 제치고 '베스트 아트' 부문을 수상하며 저력을 과시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인디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전 플랫폼 총합 200만 장을 판매하며 꾸준히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다소 높은 난이도가 아쉬움으로 남지만, 올해 발매됐던 인디게임 중 가장 인상깊은 게임을 하나만 꼽으라면 '컵헤드'가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게임포커스는 한 개인 방송인의 유명한 발언을 따와 '컵헤드'에게 '삭제해라 애송이' 상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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