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온 몸으로 즐겨야 제 맛, '파워글로브'부터 '닌텐도 라보'까지

등록일 2018년01월26일 16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닌텐도가 자사의 신작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와 호응하는 신제품 '닌텐도 라보'를 공개해 수 많은 게임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라보'는 골판지로 된 공작 키트를 이용, 토이콘을 만들어 여기에 닌텐도 스위치의 본체 및 컨트롤러를 합체시켜 사용할 수 있다. 유저가 원하는 대로 컨트롤러를 만들고, 현실의 동작들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물론 '닌텐도 라보'가 유저들의 동작을 인식하는 첫 번째 게임 기기는 아니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 조작 방식을 통해 조작의 직관성이나 새로운 즐거움을 추구한 사례들은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기들이 동작 인식의 정밀성이 부족하거나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는 점, 대응 소프트웨어의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닌텐도가 다시 한번 동작 인식형 기기를 통해 시장 공략을 선언해 과연 '닌텐도 라보'가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게임포커스는 닌텐도의 새로운 도전을 기념해 라보가 탄생하기 까지 그동안 출시됐던 동작 인식 게임 기기들에 대해 정리해 봤다.

 

재퍼(닌텐도 패미컴, 1984년 발매)

 


 

'재퍼'는 닌텐도에서 제작한 권총 모양의 패미컴 전용 컨트롤러이다. 해당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유명 게임으로는 오리를 사냥하는 '덕 헌트'가 있다. 이용자의 모션을 정확히 인식하는 기술은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에 '재퍼'는 밝기를 감지하는 센서를 이용했다. 재퍼의 방아쇠를 당기면 맞춰야 하는 대상이 하얀색으로 표시되는데, 이 하얀색을 센서가 감지해 사격 판정을 내리는 것.

 

권총 모양의 생김새 덕분에 직접 총을 쏘는 듯한 재미와 조작감은 물론, 당시 기기로서는 오작동이 적었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인기를 증명하듯 30년이 넘은 지금도 당시의 재퍼 기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며, 2014년에는 '닌텐도 Wii' 전용으로 재퍼가 새롭게 출시되기도 했다.

 

파워글러브(닌텐도 패미컴, 1989년 발매)

출처 - 넥슨 컴퓨터 박물관

 

'재퍼'가 플레이어의 '동작'을 인식하기보다는 '빛'을 인식했던 것과 달리, 1989년 발매된 닌텐도 패미컴의 컨트롤러 '파워글러브'는 센서를 통해 플레이어의 손의 움직임에 따라 조작이 가능했다. 손을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방향키를 조작할 수 있으며, 주먹을 쥐었다 펴는 것이 각 버튼을 조작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파워 글러브의 움직임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텔레비전 주위에 센서를 설치해야 했으며, 당시 센서 기술의 한계 때문에 오작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파워 글러브를 지원하는 게임도 적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활용도가 떨어져 잊혀지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 동작 인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구현하고자 했던 점에서 지금의 동작 인식 컨트롤러들의 시초라는 의미를 지닌다.

 

아이토이(플레이스테이션2, 2003년 발매)


 

한편, 소니는 2003년 자사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의 동작 인식 카메라 '아이토이'를 출시했다. 기존의 동작 인식 게임들이 별도의 컨트롤러를 사용하던 것과 달리 카메라 하나로 동작 인식을 구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카메라를 통해 직접 동작을 인식하기 때문에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으며,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기기에도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1세대 동작 인식 기기의 한계점으로 위, 아래와 왼쪽, 오른쪽은 인식했지만 앞과 뒤로의 움직임은 인식하지 못했다. 때문에 지금의 동작 인식 기기들처럼 정밀하고 복잡한 조작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이토이를 활용한 게임들의 깊이가 부족했다. 또한 아이토이를 활용할 수 있는 게임들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위 리모컨(닌텐도 Wii / Wii U, 2006)

 


 

그동안 '재퍼'나 '파워글러브'를 통해 동작 인식 게임에 도전하던 닌텐도는 2006년 '닌텐도 Wii'를 출시했다. '닌텐도 Wii'의 컨트롤러는 마치 TV 리모컨처럼 생겼는데, 여기에 달린 센서와 블루투스를 통해 컨트롤러를 쥐고 야구나 골프를 하는 등 실제 스포츠를 하는 듯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사각형 형태의 컨트롤러와 버튼의 배열이 게임 조작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 기기 자체의 성능이 동시대의 게임기들보다 뒤쳐진다는 점으로 비판을 받았다. 또한 배터리의 수명이 짧고 컨트롤러의 가격이 비싸다는 점, '닌텐도 Wii'를 활용하여 즐길 만한 게임이 부족하다는 점으로 인해 다소 아쉬운 성과를 거두었다.

 

플레이스테이션 무브(플레이스테이션3, 2010)

 


 

이어 소니가 2010년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3 전용 컨트롤러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는 다소 뒤늦게 빛을 본 사례다. 별도의 컨트롤러를 통해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한다는 점은 '닌텐도 Wii'의 위 리모컨과 비슷한 컨셉이지만, 적외선 센서를 사용한 위 리모컨과 달리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는 카메라를 통해 컨트롤러의 움직임을 인식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닌텐도 Wii'보다 지원하는 게임이 적다는 단점과 닌텐도의 위 리모컨보다 성능이 높지 않다는 점으로 인해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2016년 발매된 플레이스테이션 VR이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다시 수요가 높아졌다.

 

키넥트(Xbox 360 / Xbox One, 2010/2014)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2010년 'Xbox 360'에서 사용 가능한 동작 인식 카메라 '키넥트'를 출시했다. 적외선을 활용하여 인체 주요 관절의 움직임을 포착해 동작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동작 인식 기기들보다 인식 속도가 빠르고 최대 4명까지 인식이 가능할 정도로 인식 범위도 넓은 것이 장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후속 기기인 'Xbox One'에서 사용 가능한 키넥트 2.0을 이어 출시했다.

 

그러나 키넥트를 사용할 수 있는 게임 대부분의 동작 인식 오류가 잦았으며, 조작 방식도 불편하다는 점이 지적 받았다. 또한 원활하게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공간적 여유가 없는 플레이어들은 큰 불편을 느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7년 10월 키넥트 센서의 생산 종료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주변 기기인 '키넥트 어댑터'의 생산을 중지하며 사실상 키넥트와 관련된 사업에서 철수했다.

 

닌텐도 라보(닌텐도 스위치, 2018년 4월 출시 예정)

 


 

기존에 출시된 동작 인식 기기 대부분이 기기를 활용할 콘텐츠 부족과 인식 문제, 공간 상의 제약으로 인해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닌텐도는 신작 '닌텐도 라보'를 통해 다시 한번 동작 인식 게임 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기존 기기들과 달리 유저가 직접 토이콘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창의성을 발휘하여 즐길 거리가 많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공간적인 제약에서는 아직 자유롭지 못한 점,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포함하더라도 골판지로 만드는 기기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여겨질 수 있는 점 등 '닌텐도 라보'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다. 과연 닌텐도는 동작 인식 기기 시장의 가능성을 열 수 있을지, 오는 4월 출시되는 '닌텐도 라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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