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더 기괴하게, 더 심오하게, '러스티 레이크 파라다이스'

등록일 2018년02월01일 10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Rusty Lake사의 방탈출 게임 시리즈 'Cube Escape'. 파스텔 톤으로 그려진 개성있는 그림체와 '러스티 레이크'라는 호수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이야기와 기괴한 퍼즐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게임이다.

다소 단편적인 이야기들로 이어지던 초기 작품들에서 최근에는 시리즈 사이의 연결고리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어 그 서사적인 깊이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1월 11일, 'Cube Escape'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세번째 유료 게임인 '러스티 레이크 파라다이스'가 출시되었다. 전작 '러스티 레이크 루츠'가 하나의 가문을 중심으로 한 연대기를 그리고 있었다면 '러스티 레이크 파라다이스'에서 플레이어는 아버지의 부탁으로 '러스티 레이크'로 돌아와 가족들을 전염병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게임포커스가 '러스티 레이크 파라다이스'를 플레이했다. 전작보다 더 기괴해진 분위기를 제공하는 한편, 퍼즐의 경우 개별 퍼즐에 집중한 모습이 보였다.

한층 더 기괴해진 분위기


'Cube Escape' 시리즈를 관통하는 요소는 그 특유의 기괴함이다. 첫 번째 유료 출시작 '러스티 레이크 호텔'에서는 호텔에 투숙하는 동물 손님들을 요리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두 번째 유료 출시작 '러스티 레이크 루츠'에서는 죽은 사람의 젖꼭지를 누르는 퍼즐이 등장하는 등 게임 전반에서 기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 기괴함이 한층 더 강해졌다. 성경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열 가지의 재앙을 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종기, 이, 벼룩, 피, 거머리 등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인간이 거대한 고치가 되고 그 안에서 모기 얼굴을 한 괴물이 태어나는 등 사람에 따라서는 기괴함을 넘어 혐오감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전작들이 추구하는 기괴함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한 개의 장소, 열 가지의 분위기


하나의 호텔에서 다른 방 사이를 오가며 퍼즐을 풀어야 했던 '러스티레이크 호텔'이나 한 가문의 연대기를 중심으로 시점이 다양하게 변하던 '러스티레이크 루츠'와 달리 '러스티레이크 파라다이스'는 어느 한 시간대의 하나의 섬에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항상 보던 배경과 장소들을 돌아다니지만 10가지의 전염병으로 스테이지를 구분 지어 스테이지 별로 해당 전염병의 분위기를 살리려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또한 단순히 배경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각 스테이지에서 풀어야 하는 퍼즐도 각 전염병에 테마를 맞춰 하나의 장소에서만 게임을 풀어나가는 데서 오는 단조로움이 없어서 좋았다.

완성도가 높아진 퍼즐들


퍼즐의 설계도 전작들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기존 '러스티 레이크' 시리즈에서는 같은 퍼즐이 두번 이상 등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이번 작품 '러스티 레이크' 파라다이스에서는 거의 모든 퍼즐이 4단계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1단계에서는 퍼즐의 규칙과 방법을 알고, 그 이후 단계에서는 점점 더 난이도가 높아지는 방식을 사용한 것.

이 때문에 전작 '러스티 레이크 루츠'와 비교했을 때 퍼즐의 개수가 줄었지만 각 퍼즐들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 참신한 퍼즐 풀이 방식을 단순히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쉬웠던 유저들이라면 이번 작품에서는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퍼즐의 개수가 줄어든 만큼, 억지스러운 풀이 과정이 필요한 퍼즐들이 없어 전작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입문자도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스토리 진행


기존 '러스티 레이크' 시리즈는 다소 불친절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게임을 클리어하고 나서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고 게임 내에서도 확실하게 결말에 대한 해석을 확정 지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저들이 모여 스토리를 분석하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오히려 이런 부분들이 게임 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하지만,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에게는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 작품의 시간대도 뒤죽박죽일 뿐더러 하나라도 이야기를 놓친다면 이야기를 따라잡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스티 레이크 파라다이스'는 드물게 작품 내에서 완결된 기승전결의 구조를 보여준다. 특히 시리즈 중 가장 처음 시간대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시리즈 입문자들도 이야기를 쉽게 따라올 수 있으며, 기존에 시리즈를 즐기던 팬들도 그동안의 이야기를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다소 부족한 편의성


그러나 아직 유저 편의성 측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보여서 아쉬웠다. 하나의 섬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만큼,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녀야 한다. 하나의 퍼즐을 수행하는데도 섬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함이 느껴졌다. 빠른 이동 메뉴가 따로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맵을 이동하는 버튼이 화면 하단에 있는데, 터치 판정이 너무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면을 최대한 가리지 않기 위한 방법이겠지만 누르는데 조금은 불편함이 느껴졌다.

이밖에도 인벤토리 두번째 줄에 위치해있는 아이템들이 자동으로 첫번째 줄로 올라오지 않는 점, 화면의 스크롤 이동 속도가 너무 느린 점도 앞으로의 최신 작품에서는 개선해야될 부분으로 생각된다.

기묘한 이야기들이 일어나는 '러스티 레이크'로 오세요


'러스티 레이크 파라다이스'로 전작보다 더욱 발전한 기묘한 분위기와 발전한 퍼즐 시스템을 보여준 '러스티 레이크' 시리즈는 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기존 시리즈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 꼼꼼하게 전개해 나가려는 개발사의 생각도 보였다.

'러스티 레이크' 시리즈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복잡한 이야기 때문에 선뜻 게임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번 작품으로 시리즈에 입문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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