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 해커스 메모리', 디지몬 팬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게임

등록일 2018년02월15일 16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어린 시절 본 '디지몬'을 떠올리며 기대반 걱정반으로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 해커스 메모리'를 플레이했다.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 해커스 메모리'는 근미래의 도쿄를 무대로 전뇌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트러블을 도맡아 해결하는 '해커'가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디지몬들과 함께 '현실세계'와 '전뇌공간' 두 가지 세계를 드나들며 탐정 사무소에 들어오는 사건들에 도전하게 된다.


결론부터 적자면,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 해커스 메모리'는 휴대기로 나왔던 게임을 PS4로 내며 크게 그래픽 퀄리티 등이 좋아지진 않았다는 점에서 걱정했던 대로의 게임이었지만 기대대로 디지몬 팬, 턴제 RPG 팬으로서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리뷰 정리 및 스크린샷: 김명훈 리뷰어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참고로 필자는 디지몬에 대해 공룡같이 생긴 '아구몬'이 나온다는 것과 주인공이 태일이라는 정도의 아련한 기억만 가지고 이 게임을 시작했음을 밝혀 둔다. 디지몬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플레이해 많이 즐기게 될지 의문이었는데 정신없이 하다보니 순식간에 플레이타임이 40시간을 넘겨버렸다. 40시간 정도 플레이해도 아직 갈 길이 먼 느낌.


사실 그래픽은 PS Vita로 나온 게임을 해상도만 맞춰서 내놓은 수준으로 PS Vita TV로 게임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조작계도 PS Vita 버전을 그대로 가져와 L2, L3, R2, R3 버튼은 쓰임새가 없다. 화면에 보이는 아이콘 지시기(네모, 동그라미 등)의 크기가 매우 크다.

카메라 방향을 움직일 수 없고 원/근 만 조절 가능한 점 등 PS Vita로 2015년 나온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문제없지만 근래 나온 PS4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적잖게 보인다.


전투도 공격 연출이 요즘 눈높이에는 좀 안맞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지만 각 디지몬들의 필살기 연출은 다 재현되어 있어 '오오~' 하며 플레이하게 된다.

여기까지 단점을 먼저 나열했는데, 이런 단점들이 플레이하다 보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 해커스 메모리'의 대단한 점인 것 같다. 그것이 IP의 힘이겠고.

이제 장점을 적어 보자면, 일단 스토리가 좋다. 디지몬을 몰라도 충분히 몰입 가능하고 흥미진진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스토리의 깊이나 서브퀘스트에서 다루는 사건들을 볼 때, 성인 유저를 타깃으로 개발된 게임임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디지몬을 본, 기억에 남아있는 게이머들이 즐기면 좋은 게임이라는 의미.


디지몬 육성은 이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진화/퇴화/재능/특훈 시스템을 모두 이해하고 진화 계통도를 익혀야 하는데, '게임하는데 공부를 해야 해?'라는 생각으로 시작해 하다보면 달달 외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시간보다 육성을 위해 이리저리 수치를 맞춰보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쓰게 될 것이다. 아무런 지식 없이 진행하여도 전투 난이도를 낮추고 상성만 맞춰주면 조금 어려워도 할만한 정도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디지몬을 어릴 때 본 사람, 업그레이드를 위해 수치를 계산하고 맞추는 작업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 턴제 전투가 익숙하고 느긋한 템포를 버틸 수 있는 사람에겐 강력 추천할 만한 게임이었다.

디지몬을 모르는 사람, 복잡한 것이 싫은 사람, 전투는 긴박하게 진행되어야 하고 연출이 화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권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예를 들어, '페르소나' 시리즈에서 최고의 페르소나 합성을 위해 시간을 투자했던 사람이라면 문제없이 입문 가능한 게임이랄까.


디지몬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시작해 진화표의 빈자리를 하나씩 채워가는 것만으로 어느새 게임 시간이 40시간을 넘어버린 기묘한 게임이다.

전투는 지루하고 연출은 볼 것 없고 카메라 워크도 불편하고 UI도 구식인데 어느새 아구몬이 워그레이몬으로, 파피몬이 메탈가루몬으로 변해 있고 루체몬 진화를 위해 특훈표를 짜고 있다.

어릴때 디지몬을 봤거나, 턴제라면 두드러기가 난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구입해 플레이하길 권하고 싶다. 트로피까지 포함해 게임을 제대로 즐긴다면 당신의 100시간을 책임져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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