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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관심과 기대를 받았던 넥슨 '듀랑고', 서비스 50일 듀랑고는 현재 어디에 와 있나

등록일 2018년03월19일 13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넥슨이 지난 1월 25일 출시한 '야생의 땅: 듀랑고'. 출시전부터 커다란 기대를 모았던 듀랑고는 모종의 이유로 인해 원시시대로 워프한 현대인들의 생존기를 다루며, 유저들이 가상 사회를 만들고 역할을 분담하여 채집, 사냥, 건축, 요리, 농사 등의 생활 콘텐츠가 유저들에게 어필하며 출시되자 마자 출시전 기대감을 입증하듯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화두가 됐다.

출시 2주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330만 건을 돌파하고 게임 내 과금 요소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양대 매출 상위권에 오르는 등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됐던 '듀랑고'.

그런 인기에 걸맞게 게임포커스 기자들 사이에서도 한동안 '듀랑고' 열풍이 불었다. 매일 효율적인 요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건축, 사냥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 한동안 원시 사회에서의 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나 출시 이후 50일이 지나면서 '듀랑고'에 초반의 뜨겁던 관심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출시 초기 매출 순위 TOP10내에서 기존의 상위권 게임들을 위협하던 것과 달리 2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는 매출 순위 17위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고 일주일 뒤인 3월 첫째 주에는 순위가 더 뒤로 밀리며 38위를 기록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리고 현재는 매출 순위 50위 밖에 머물며 사실상 매출 순위에서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실제로 매출 순위가 게임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것이 아니며 넥슨이 출시 전 밝혔듯 듀랑고라는 게임이 높은 매출을 기대할만한 게임이 아니다. 또한 실제 게임내 과금요소도 많지 않으며 과금의 필요성도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듀랑고는 초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뒤흔들던 때와 비교해 그 인기와 관심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게임포커스가 '듀랑고'의 출시 이후 약 50여일간의 원시 생활을 돌아보았다. 왜 듀랑고의 많은 유저들 그리고 게임포커스 기자들은 원시시대를 떠나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됐을까.


김성렬 기자
흔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남들보다 먼저 도전하는 사람을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라고 일컫는다. 이은석 디렉터가 맡았던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을 보면 그를 퍼스트 펭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기자도 실제로 두 게임 모두 오랜 시간 즐겼던 유저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자는 '듀랑고'를 오랜 시간 기다렸다. 지금의 지루한 기조를 바꿀 새로운 게임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듀랑고'는 매출 순위와 인기 순위 모두 하락세다. 매출을 올릴만한 캐쉬 아이템이 적다는 것을 감안해 자연스레 매출 순위가 하락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와 함께 인기 순위까지 하락하고 있는 것은 결국 출시 초기에 비해 유저 진입이 원활하지 않고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도 하나 둘 떠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은석 디렉터와 개발자들의 노력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다. 오히려 칭찬 받아 마땅하다. 기본적으로 대세 장르이기에 계속해서 출시되는 흔하디 흔한 장르가 아니라는 점은 기자는 물론이고 많은 유저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여기에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시도들은 여전히 그를 퍼스트 펭귄이라 불러도 좋을 이유가 된다.

그러나 출시 직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듀랑고'가 출시 약 50일 만에 흔들리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듀랑고'가 가진 약점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이자 게임을 '즐기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은 하나하나 모든 것이 나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솔로 플레이 유저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홀로 해야 하기에 지나치게 할 것이 많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부족에 들어간 유저들은 효율을 위한 철저한 분업과 '노가다'에 '게임이 아니라 일을 하는 것 같다'고 호소한다. 물론 유유자적 홀로 살아가며 아기자기하게 집을 꾸미고 사는 유저들도 있다. 어쩌면 왓 스튜디오가 바랐던 게임의 풍경은 이런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듀랑고'는 (특히나 솔로 플레이 유저에게 해당한다) 해야 하는 일이 많아 굉장한 피로도를 선사한다. 대부분의 행동에는 그에 맞는 장비가 필요하다. 장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재 아이템이 필요하고, 소재 아이템을 구하려면 직접 피로도를 소모해 구하거나 경매장에서 사야 한다. 그런데 열심히 만들어놓은 아이템에는 얼마 못 가 망가지는 내구도가 적용돼 있고, 심지어 지어놓은 건물에도 내구도가 있다. '노가다'를 위한 '노가다'가 반복되는 점은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게임 특성상 현실성을 추구하고 샌드박스 장르를 지향하기 위한 장치로 보이지만 심하게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하고 많은가 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최근 PVP 콘텐츠인 무법섬이 업데이트 됐지만 기자처럼 PVP를 즐겨하지 않는 유저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다. 심지어 유저들은 '무법섬'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서로 평화롭게 자원을 채취하고 제 갈 길을 가는 웃지 못할 상황도 빈번하게 벌어진다.

'듀랑고'에서의 목표는 플레이어 자신이 만들어야 한다. 부족원들을 먹여 살리는 요리사, 더욱 안락한 생활을 위한 건축가, 홀로 매머드를 사냥하는 사냥꾼 등 일명 '컨셉 플레이'가 요구된다. 하지만 유저 본인이 설정한 목표가 마냥 영원한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플레이 속에서, 목표가 없어진 행위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게임을 그만두는 것은 애정이 식어서도 있지만, '내가 이 게임을 왜 하고 있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 때이다.

왓 스튜디오는 '듀랑고'를 놀이터 같은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의 '듀랑고'는 지나치게 반복되는 플레이 때문에 놀이터가 아니라 일터와 같은 느낌을 준다. 더불어 삽과 양동이는 주어졌지만 모래가 부족하다. 유저들을 붙잡을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은석 디렉터가 인터뷰에서 늘 강조하던 창발적 플레이는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잠깐의 이슈, 또는 재미일 뿐 그 자체로 게임을 지속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듀랑고'는 분명 매력적인 게임이다.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장르이고, 상상을 뛰어넘는 아이템 조합을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하지만 결과론적인 이야기로, 조금 더 가볍고 접근하기 쉬운 게임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박종민 기자
처음 '듀랑고'가 세상에 공개됐을 때만해도 대중들의 반응이 열광적이지는 않았다. 당시에 공룡이나 생존을 테마로 하는 게임이 이미 시중에 나와있기도 했지만 '듀랑고'가 가지는 핵심 콘셉트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듀랑고'에 대한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소개되면서 대중들의 기대감은 높아졌다. 출시 소식이 다가오자 하나의 이유로 게임을 수식할 수 없을 정도로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듀랑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후 게임이 오픈되고 최고 레벨인 60레벨까지 캐릭터를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정해진 대로 유저가 따라야 되는 '놀이공원'이 아닌 '놀이터'를 만들고 싶다는 이은석 디렉터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다면 그 의도는 유저들에게 잘 통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듀랑고'는 개발자의 의도를 유저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게임이다.

'놀이'의 가능성으로 접근한다면 '듀랑고'는 어느정도 기대에 부응하는 게임이다. 듀랑고는 '엘더스크롤' 혹은 'GTA' 시리즈 정도는 아닐지라도 게임내에서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자유도가 온전히 제작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쉬움이 크다.

차라리 얼마전 발생한 포획 버그가 유저들의 자유도를 더 보장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을 정도니 이쯤 되면 듀랑고는 연금술사들이 즐기는 게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가 중심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인 일러스트에서 보였던 공룡과 함께하는 어드벤처, 모험, 다른 유저들이 가보지 못했던 이색적인 곳을 탐험해보고자 했던 유저들이라면 '듀랑고'를 접했을 때 느끼는 괴리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듀랑고에서 발생했던 포획 버그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는 점 만으로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듀랑고'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되기에 분명하지만 결국 그 이상의 가치를 게임 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60레벨까지의 여정에서 보여주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기대만큼 아쉬움도 컸다.

놀이터이지만 이곳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도구가 한정된 '듀랑고', 적어도 메인포스터를 보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판타지를 어느정도는 충족시켜줄 만족감이 더 필요해 보인다.
 

백인석 기자
기자는 최근에 '듀랑고'에서 셀프 장례식을 치루고 현실세계로 돌아왔다. 가진 스킬 포인트를 반납하여 괜찮은 무덤을 하나 만들어 캐릭터를 눕혀놓고 '듀랑고'를 마음 속에서 보내주려는 생각이다. 정말 재미있게 콘텐츠들을 즐겼던 초기와는 달리, 최대 레벨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그 재미가 전부 사라져버렸다.

'듀랑고'에서 가장 좋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은 자유로운 아이템 제작 시스템이었다. 재료의 이름보다는 재료의 속성에 중심을 두어 어떤 물건이든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부분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하고 점점 높은 레벨이 되어가면서 마음대로 자유롭게 조합하고 노는 것으로는 '듀랑고'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임 초반에는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었다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조합 방식은 자유롭지만 명확하게 '정답'이 되는 조합 방식이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아직은 난이도가 낮아 별다른 제약이 없는 게임 초반에는 고기 덩어리로 망치를 만들든, 아마 줄기로 새끼줄을 꼬든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느정도 레벨이 높아지고 야생 동물들의 능력치가 높아지는 시점이 되면 어쩔 수 없이 가장 효율이 높은 아이템을 정해진 재료로 만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게임을 즐긴다는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듀랑고'에 흥미가 떨어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전투에 있다. 무기 자체의 성능 문제가 아니라 서버 상에서 발생하는 위치 지연 현상 때문에 근접 무기 자체가 선호되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불만스러웠다.

분명 기자의 화면 상에서는 제대로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에 맞거나, 확실하게 야생 동물의 머리를 노렸음에도 회색 데미지가 뜨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거리 무기를 사용해야하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 업데이트 된 무법섬 베타 버전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확실히 '듀랑고'를 마음에서 보내줄 수 있었다.


여기에 레벨이 상승함에 따라 새로운 요소가 없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기자를 현실로 돌아오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레벨이 상승하면 새로운 요리를 할 수 있거나 새로운 건물, 새로운 무기와 도구를 만들 수 있는 기타 직종과 달리, 사냥에는 레벨이 상승해도 크게 변하는 부분이 없었다. 단순히 동물의 레벨과 얻을 수 있는 뼈와 고기의 레벨이 올라간다는 점 이외에는 다른 요소가 없어 레벨을 올리는 재미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게임은 '듀랑고'의 초반 플레이에는 어울리는 단어이다. 그러나 레벨이 높아짐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해야하는 일들이 고정되어 버리기 때문에 결국 기자에게 '듀랑고'는 '놀이공원' 같은 게임이 되어버렸다. 여기에 전투 시스템 자체에 깊이가 부족하며 서버 지연 현상으로 인해 각종 오류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듀랑고'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게 된 점이 아쉬웠다.
 

이혁진 기자
'야생의 땅: 듀랑고'가 출시된 후 50일 가량 지났다. 함께 플레이하던 유저 중 원래 하던 게임으로 돌아갔거나, 새로운 게임을 찾아 떠난 유저가 있는 반면 '듀랑고'에 잘 정착한 유저도 꽤 보이는 것 같다.

출시 직후 문제가 된 서버 불안은 이제 어느 정도 해결된 상황이지만 너무 오래 지속됐다. 문제 발생 초기엔 넥슨같은 대기업의 주목받는 프로젝트가 이래서 되나 싶었지만 가용 가능 자원을 모두 끌어 쓰고도 답이 안 나왔던 상황이라 참작 여지는 있다.


'듀랑고'는 과금 유도가 심하지 않은 게임으로, 큰 유저 풀과 월 정액 과금으로 론칭 초기 좋은 매출 성적을 기록했다. 한 달 후 월 정액을 다시 끊는 유저가 얼마나 될지가 궁금했는데 우려했던 것 보다는 어느 정도는 유지하고 가는 모양새다. PC버전 출시 시에는 부분유료화 대신 과감하게 판매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바일게임에서도 이제는 신작이 나오면 어느 정도 플레이하다 결국 원래 하던 게임으로 돌아가는 케이스가 자주 보인다. '와우저'들이 확장팩이 새로 나올 때마다 월 정액을 끊고 복귀 하듯 모바일게임에서도 새로 하던 게임에 조금 질리는 순간이 오거나, 원래 하던 게임에 업데이트가 이뤄지면 복귀하는 유저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다.

'듀랑고'는 이런 상황에서 신작으로 나와 많은 유저를 정착시키고 '돌아갈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 좀 더 성적을 내려면 업데이트 방향을 잘 잡고 속도를 좀 더 내야할 것 같은데, 듀랑고의 시선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니 글로벌 출시 후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새로운 세계를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현한 것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모바일게임의 일반적 속도에 맞춘 업데이트와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역시 플랫폼을 잘못 고른 게 아니었을까... 스팀으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편, 게임포커스의 모든 기자들이 원시 생활을 끝내고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가운데, 유일하게 한 기자만이 여전히 '듀랑고'에서의 원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의 끝이 보여서 흥미를 잃었다는 다른 기자들과 달리 여전히 할 일이 많다는데… 과연 어떤 부분이 '듀랑고'를 계속하게 하는 매력일까.


신은서 기자

여러 게임을 즐겨온 유저들에게 커뮤니티 콘텐츠란 낯선 것이 아닐 것이다. 아니 어쩌면 커뮤니티 콘텐츠가 없는 게임을 찾는것이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길드로 묶여 버프만 받는 소극적인 커뮤니티 콘텐츠부터 길드 및 공성전 등 대규모 길드 콘텐츠 등 다양한 방식의 커뮤니티 콘텐츠는 각 게임 특성에 맞게 거의 모든 게임에 등장한다.

그리고 일부 게임 중에서는 게임의 핵심 콘텐츠를 커뮤니티 콘텐츠로 설정한 게임도 존재했다. 기자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즐겼고 현재는 서비스 종료한 '문명 온라인' 게임도 그 중 하나였다.

그 게임에서 많은 유저들은 저녁에 2시간 동안 진행될 공방전을 대비해 사냥을 통해 가죽을 모으거나 열심히 그 시대에 맞는 광을 캔 다음 이를 이용해 장비를 제작했다. 그리고 유저들은 재료를 조달하는 유저, 공방전의 승리를 위해 장비를 제작해주는 유저, 묵묵히 자신의 길드가 보유한 도시에 건축하는 유저, 시간 관계 상 전투만 참여하는 유저(그리고 그 것을 모두 다 하는 유저) 등 다양한 유저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본인의 역할을 수행하곤 했다.

비록 그 모든 2주간의 노력들이 승리 결정 공방전 후 한 시간 만에 다시 초기화 돼 처음부터 나무 캐는 것부터 시작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기자가 보여준 '신호등 치킨', 부족원들과 새로운 요리법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새우기도 한다고...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를 계속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하기 전 문명 온라인을 언급한 이유는 목적이 불분명한 현재의 '듀랑고'는 물론 허무한 결과가 나올 것임을 알면서도 반복된 행동을 했어야했던 문명 온라인을 꾸준히 플레이 한 이유가 길드원들과의 커뮤니티였기 때문이다.

현재 내가 몸을 담고 있는 '듀랑고' 부족은 문명 온라인을 같이 즐겼던 길드원들이 함께 만든 부족이다. 문명 온라인 당시 도면 하나 하나에 공을 들였던 길드 마스터는 '듀랑고'에서 건축을 담당하고 있고 기자를 포함한 다른 길드원들도 각각 농사 및 요리, 무기 및 도구 제작, 의상 제작, 채집 등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협동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듀랑고'의 경우 고레벨로 갈수록 모든 결과물을 혼자서 만드는게 불가능하다. 60레벨 최고 난이도의 음식 크림케이크를 만드는 것을 예로 들면 제작자가 요리 도구 중 가장 높은 요리 도구인 '유리 도마'와 '유리 냄비'를 제작해줘야 하고 건축가가 60레벨 요리 불인 '부엌'을 만들어 주면 60레벨의 요리사가 본인 소유 혹은 다른 사람이 제공한 우유, 곡식, 과일 등을 이용해 음식을 제작해야 한다.

단순한 음식 하나에 최소 3명 이상의 분업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보다 더 심화된 공정이 필요한 무기 등에서는 성공 버프도 중요하므로 무기 제작 한 순간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이 과정을 혼자서 한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엄청난 고생일 것이 뻔하므로 많은 유저들이 솔로 플레이 보다는 부족에 가입해 생활을 하게 되고 그 과정 자체가 게임 외적인 또 다른 즐거움을 가져다 주게 된다.


즉 문명 온라인도 '듀랑고'도 나와 마음이 맞는 길드원과 함께 게임 내에서 혹은 게임 외적인 메신저를 통해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가 커뮤니티 콘텐츠가 강한 게임의 핵심 재미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핸드폰에 잠시 신경 안쓰고 있다 보면 '듀랑고' 얘기로 카카오톡 대화가 300개가 훌쩍 넘는 경우가 많은데 내용을 들여다 보면 진짜 게임 내에서 별 것도 아닌 제작, 버프 이야기 뿐인데도 그 자체가 또 다른 재미로 받아 들여지는 것.

문제는 이전 돌직구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런 길드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가 강한 게임의 경우 길드 내부의 분쟁 혹은 길드원 몇 명만 게임을 그만하겠다고 하면 단합력에 비례해 게임 이탈률이 급속도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듀랑고' 관련 커뮤니티를 보면 비매너 유저라고 신고하는 대부분의 사례가 친구 혹은 길드원이었던 유저가 개인의(또는 길드의) 재산을 훔쳐가는 것으로, 이런 문제로 인한 유저에 대한 불신 등은 자연스레 초보자의 게임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유저 이탈을 가속화 해 최악의 경우 소위 말해 '고인물 게임(초보자 유입 없이 기존 유저 일부만 남은 유저 고착화 상태)'이 되는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넥슨의 큰 그림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최근 사유지 기간을 28일까지 늘린 유저의 입장에서 가장 바라는 점은 확실한 부족 위주의 게임으로 갈지 아니면 부족에 가입하지 않은 개인이라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할 것인지, 게임의 방향성을 확실히 잡아달라는 것이다. 무법섬 등장으로 부족(길드)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고 또한 그만큼 부족 콘텐츠의 문제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금 넥슨이 확실한 게임의 방향성을 잡고 패치를 진행해 줬으면 한다.


한산한 '놀이터'가 된 '듀랑고' 새로운 놀 거리가 필요하다
'듀랑고'를 계속하든, 계속 하지 않든 게임포커스 기자들 모두가 '듀랑고'의 서비스 50일 뒤의 모습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기존 모바일게임에서 다루지 않던 생활형 콘텐츠 및 생존을 다루고 있다는 점과 착한 과금 구조를 통해 MMORPG가 주류를 이루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은 좋았지만 게임 내에서 레벨이 높아지면서 점차 즐길 거리가 줄어들었다는 것.

커뮤니티를 둘러봐도 게임포커스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듀랑고'를 즐기는 많은 유저들이 즐길 거리가 없음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반의 자유로움은 '듀랑고'의 야생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줄어들고, 모든 제작에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재료들을 모으는 것이 노동처럼 느껴져 피로감이 높다는 의견들도 많다. 여기에 기나긴 스킬 연구 시간으로 인해 이른바 '현자 타임'을 호소하는 유저들도 늘어나는 상황.

더욱이 얼마 전 업데이트 된 무법섬의 베타 버전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들이 많다. 부족전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비해 돌아오는 보상이 너무 작다는 의견들이 많으며, 무법섬 자체도 색다른 요소가 없다는 평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기대보다는 실망이 컸던 무법섬 베타 버전

물론 모든 유저들이 불만을 표하는 것은 아니다. 부족원들끼리의 끈끈한 유대와 협력에 큰 매력을 느끼고 '듀랑고'에서의 생활을 이어가는 유저들도 많지만,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소수 부족들만의 게임이 되어 결국 하는 사람만 하게 되는 '고인물 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기자가 스크린 샷을 찍기 위해 오랜만에 방문한 '듀랑고'의 도시섬은 기자가 한창 게임을 하던 때와는 달리 많이 한산해진 모습이었다. 기자의 부족과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이고 결국에는 울타리로 길까지 막아버렸던 짓궂은 이웃은 모든 건물과 가구들을 버려둔 채 현실세계로 돌아갔으며, 기자의 사유지 위쪽으로도 버려진 가구들이 즐비했다.

원하는 것은 뭐든지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는 모토 아래에 개장한 '듀랑고' 놀이터. 그러나 공언한 것과는 달리 후반부까지 즐길 수 있는 깊이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과 목표 의식의 부재로 인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듀랑고'를 떠나 현실세계로 돌아온 유저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오래 즐길 수 있는 놀이거리'가 아닐까.

야심차게 공개한 새로운 놀이거리인 '무법섬'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이 상황에서 '듀랑고'가 새로운 놀이를 통해 떠나간 혹은 떠나기로 마음먹은 유저들의 마음을 다시 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백인석 기자 (quazina@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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