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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아쉬움이 남는 리메이크, 스퀘어 에닉스 '성검전설 2 시크릿 오브 마나'

등록일 2018년03월13일 16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게임업계, 특히 콘솔게임 업계에는 과거 명작들을 리메이크하거나 또는 리마스터하는 작품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리메이크와 리마스터의 경계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기존의 원작 작품들을 재구성하거나 그래픽을 향상시킨 버전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게임 개발사에게는 아예 새로운 작품을 개발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 이점과 기존 시리즈의 팬들과 신규 팬층의 유입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주고 원작의 팬들에게는 기존의 즐겼던 작품을 보다 높은 퀄리티에 즐길 수 있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스퀘어 에닉스가 과거 슈퍼패미콤 시절의 명작인 '성검전설2'의 풀 3D 리메이크 버전을 출시했다. 원작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한편, 캐릭터 모델링과 게임 시스템, 인테페이스 등을 현재의 하드웨어에 맞게 향상시키는 한편, 이벤트 씬에서 풀 보이스를 지원하는 등의 요소를 통해 공개 이전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성검전설 2 시크릿 오브 마나'를 플레이 해 봤다. 원작의 요소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만큼 게임 자체의 재미는 있었지만, 25주년을 기념한 리메이크 작품이라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다.

향상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그래픽 수준

중반 정도까지 게임을 즐긴 상황에서 느낀 점은 정말 그래픽 이외에는 변한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 그래픽은 분명 향상되었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25년 전의 원작과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다. 풀 3D로 맵과 모델링이 변경되었지만, 좋게 말하면 깔끔한, 나쁘게 말하면 조잡할 정도로 모델링의 수준도 현 시대의 모바일게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아쉬움이 많았다.

전투 시의 효과 표현도 현재 출시되는 작품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전투 자체가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졌다. 일반 공격의 타격 효과는 칼로 물을 베는 것 같다는 말이 가장 적합하며, 스킬을 사용했을 때의 효과도 심심하다. 원작의 분위기와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의도한 부분인지는 몰라도, 2018년에 출시된 게임의 그래픽으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롭게 추가된 이벤트 컷씬 또한 어딘가 부족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성우들의 음성이 추가된 부분까지는 좋았지만 인 게임 컷씬에서 조차 게임 내 모델링을 그대로 사용한 듯 캐릭터들이 말하는 상황에서 입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에 앞서 이야기한 어딘가 부족한 3D 모델링이 합쳐져서 인형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픽 이외의 개선점은 찾기 힘들다

전체적인 게임 구성은 슈퍼패미컴 시절의 원작과 거의 동일하다. 문제는 기존의 게임 구성을 그대로 빼다 박았기 때문에 2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많다는 것.

최근 패치를 통해서 개선된 부분이지만 메뉴 화면인 링 커맨드에서 어떤 캐릭터의 메뉴를 열었는지 제대로 구분이 되지 않아서 불편했다. 패치를 통해 링 커맨드 가운데에 캐릭터의 초상화를 넣어 이런 문제를 해결했지만, 각 캐릭터의 메뉴 화면을 따로 열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불편함이 남아있다. 하나의 큰 메뉴 카테고리 아래에 캐릭터 별 메뉴 창을 만드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여기에 각 커맨드의 배치 역시 별다른 고려가 없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본 설정에서 공격 버튼은 X 버튼이다. 그런데 메뉴와 상점, 대화에서는 O 버튼이 확인 버튼이다. 공격과 확인 버튼이 정 반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급한 상황에서는 자주 실수가 나게 마련. 설정에서 공격 버튼을 바꿀 수는 있지만, 게임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 입력 방식에서부터 완성도가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면 내 텍스트의 크기 등 UI 배치에서도 미흡한 부분들은 남아있다. 먼저 장비 선택 화면에서는 글씨가 너무 작다는 문제가 있다. 큰 TV 화면에 비해 장비의 이름이나 능력치가 너무 작게 표시되어 있어 가시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화면에 남는 공간도 많은데 굳이 이렇게 작고 가시성이 떨어지는 폰트를 사용한 부분이 아쉬웠다.

또한 캐릭터의 체력 및 스태미너를 표시하는 상태창이 화면 맨 아래에 위치해 있는 점도 불편했다. '성검전설2'는 스태미너 게이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게이지가 100%가 되었을 때 최대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공격 이후에는 다시 게이지가 100%가 될 때까지 이리저리 공격을 피해 도망다녀야 한다. 그런데 상태창이 화면 하단에, 그리고 스태미너 게이지가 그 중에서도 맨 아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전투 중에는 화면 맨 밑에 시선을 고정시켜야 했다. 맨 위나 양 옆으로 상태창을 이동시켜 한 눈에 모든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 캐릭터의 AI 역시 상당히 미흡하다. 이동 중에 지형 사이에 끼면 그 자리에서 계속해서 앞으로만 이동하는데, 이 때문에 차라리 혼자 싸우는 것이 편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어딘가에 끼어서 혼자 남겨져 있는 동료 캐릭터를 다시 불러오기 위해 왔던 길을 돌아가다 보면 피로감이 쌓여간다. 특히나 각 동료들을 처음 만나는 경우에는 동료들의 레벨이 낮기 때문에 혼자 멍하니 있다가 죽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한 게임 내에서 게임의 중요한 정보들을 거의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점도 불편했다. 아이템의 경우 패치 이전에는 아이템의 효과를 알려주지 않는다. 각 아이템의 효과를 알기 위해서는 직접 사용하는 것밖에 정답이 없었지만, 지금은 패치를 통해 아이템에 설명이 나온다.

아이템에 대한 설명은 추가되었지만 스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명이 없다. 전투 중에 열 수 있는 링 커맨드에서 스킬에 대해 전혀 설명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 역시 직접 하나하나 써보면서 몸으로 익히는 수밖에 없었다.

눈과 손은 고통받았지만, 귀는 행복했다

다소 시대에 뒤쳐지는 게임 내 편의성과 부족한 그래픽으로 인해 눈과 손은 게임 플레이 내내 힘든 시간을 가져야했지만, 귀 만큼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각종 배경음악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했기 때문.

유명 게임음악가와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편곡한 배경음악들은 원작을 해본 팬들이라면 충분히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정에서 오리지널 버전의 음악들로 바꿔서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작을 해보지 않고 시리즈를 새로 접하는 유저들도 충분히 높은 퀄리티의 음악들을 모두 들어볼 수 있다.

다만 음악 자체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게임 내 재생되는 소리들의 크기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경음악의 소리는 큰 반면, 성우들의 음성은 비교적 작다. 또한 각종 타격음이나 소리들의 경우에도 어떤 것은 작고 또 어떤 것은 큰 경우가 많다. 모든 소리들의 음량을 따로 설정할 수 있는 옵션은 없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개선되어야 할 것 같다.

명작의 재미는 여전했지만… 리메이크 작품으로서는 부족

비록 OST를 제외하고는 그래픽이나 유저 편의성 측면에서 개선점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게임 자체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이미 과거에도 명작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고 많은 게이머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것처럼 '성검전설2'라는 기본 재료가 좋기 때문이다. 복잡한 시스템이나 스토리 없이 머리를 비우고 말 그대로 '게임을 즐긴다'라는 단어에 잘 어울리는 게임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원작에 대한 평가일 뿐, 이 게임이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점에서 볼 때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픽 측면에서는 PS Vita 플랫폼에 맞췄다고 생각하기에는 모바일 기기의 게임 그래픽 보다도 부족한 느낌이며, 게임 전반의 편의성도 부족하여 플레이하는 내내 불편한 점이 많았다.

개발사 측에서 최근 패치를 통해 유저들의 불편함을 어느정도 해소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결국 게임이 미완성된 채로 출시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 더 큰 문제는 한 차례의 패치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성검전설2의 최종 보스

특히나 가장 많은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강제 종료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자동 세이브를 지원하지만 그것도 일정 이벤트나 분기에 따라 저장되기 때문에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애초에 언제 꺼질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게임을 즐기는 상황 자체가 말이 안되기 때문에 관련 문제는 빠르게 해결되기를 바란다.

고전 명작들의 리메이크 작품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패한 리메이크 작품은 원작의 팬들 조차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은 물론, 원작의 명성에까지 누를 끼칠 수 있다. 원작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단순한 이식작의 수준에 그치는 작품들의 말로를 '성검전설2 시크릿 오브 마나'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백인석 기자 (quazina@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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