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 '북두와 같이', '북두'와 '용' 사이에서 헤맸지만 목적지엔 도착했다

등록일 2018년04월03일 11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세가의 인기 시리즈 '용과 같이'와 고전 걸작 액션만화 '북두의 권'의 콜라보레이션 게임 '북두와 같이'를 클리어했다.

'북두와 같이'는 '북두의 권'의 세계를 '용과 같이' 스튜디오의 감각으로 그려낸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황폐한 세계를 무대로 완전 오리지널 스토리를 담았다. 원작 캐릭터는 물론 신규 캐릭터도 게임에 등장하고, 비공 액션을 사용한 배틀과 세기 말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결론부터 적자면 '북두의 권' 팬으로서는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용과 같이' 시리즈 팬이라면 친숙한 시스템으로 색다른 세계관, 캐릭터,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괜찮은 콜라보레이션 게임으로 느낄 것 같다.

그럼, 스토리, 캐릭터, 배틀시스템 등 '북두와 같이'의 각 요소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 봤다.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정보 제공 및 스크린샷 협력: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스토리
'북두와 같이'의 스토리를 살펴보면 원작 만화의 스토리와 오리지널 스토리가 적당히 섞여 있다. 원작의 캐릭터성, 이야기를 어느 정도 따라가지만 원작 설정과 100% 일치하지 않고 캐릭터 성격도 원작 만화와 '용과 같이' 캐릭터가 섞인 느낌을 준다.

게임 중반까지는 조금 늘어지는 느낌은 주지만 무난하게 흘러가지만 마무리로 가며 급전개가 펼쳐져 이 부분에서 스토리에 부족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신, 레이, 토키, 쟈기 등 친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엮이는 건 무난하게 전개되지만 여러 모로 '북두의 권' 게임을 기대하고 샀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실망하게 될 것 같다.


'북두와 같이'는 '북두의 권' 게임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북두의 권'과 '용과 같이'의 콜라보레이션 게임임을 감안해야 한다. 원작 만화가 80년대 작품임을 감안하면 현재 '용과 같이'의 팬 중에 '북두의 권' 팬과의 교집합만을 노리고 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 이해는 되는 대목.

스토리 상 2편으로 이어갈 수 있을 법한 결말이지만 그냥 이대로 끝낸다고 해도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실패했다고 평가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오리지널 캐릭터를 넣은 상태로 '용과 같이'다운 후반 전개를 했다고 평가한다.

캐릭터
개발진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켄시로'를 보여주겠다고 했고 실제로 보여줬다. 주인공은 켄시로와 키류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캐릭터로 느껴진다. 이 부분 역시 콜라보레이션임을 고려하면 수용 가능한 부분이지만 '북두의 권' 게임이나 '용과 같이' 신작으로 접근한 유저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북두의 권'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유리아' 묘사가 미흡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북두와 같이'를 플레이하니 캐릭터 묘사에서 성우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 원작의 캐릭터가 '용과 같이'에서의 캐릭터로 덮어쓰기되며 수용이 되어 놀랐다.

예를 들어 쟈기님이 나와서 난동을 피우는데 '아 마지마는 원래 저렇지'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식으로 '북두의 권' 캐릭터인데 '용과 같이'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상황이 많았다.

두 IP를 합치는 과정에서 배경과 캐릭터 이미지는 '북두의 권'에서 가져왔지만 알맹이는 모두 '용과 같이'로 채워져 있다는 의미로, '북두의 권' 팬들이 아쉬워하는 건 이해가 되지만 '용과 같이' 팬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라 해야 할 것이다.

그래픽
투박한 외곽선과 질감 표현이 '북두의 권' 느낌을 살리고 있다. 캐릭터 소개 장면에서 게임 그래픽이 원화로 잠시 바뀌는데 굉장히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용과 같이 제로' 엔진으로 개발되었는데 '용과 같이 6'이나 '용과 같이 극 2'의 광원 효과는 사실적인 카무로쵸 묘사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세기말 황야를 표현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용과 같이' 팬들에게 친숙한 카무로쵸가 아닌 '에덴'이라는 가상의 도시를 창조해 이야기를 펼쳐내는데 기대보다 도시의 규모가 작고 밀도도 낮은 편이다. 물론 세기말이라는 배경을 감안하면 살정에 맞는 묘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황야 묘사는 아쉬움이 남는다. 버기카의 조작감은 빙판길 운전같은 느낌을 주고, 황야에서 수집해야 하는 소재는 엄청나게 많은데 모히칸들은 계속 나타난다. 황야 탐색이 '매드맥스'와 같은 황무지 세계관을 버기카로 탐험하는 느낌보다는 고난의 미니게임 작업에 가깝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부분이 스토리상 비중이 매우 높다.

세이브 포인트가 존재하고 건물 로딩도 존재하는데 느려지는 부분이 있고 화면 회전이 제한되는 부분이 있는 등 요즘게임답지 않은 부분도 군데군데 발견된다.

종합적으로 그래픽 면에서는 조금 아쉬웠다고 해야할 것 같다.

전투
공격과 반격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용과 같이'와 달리 회피가 중시되는 전투가 펼쳐진다.

적들이 내 연속공격을 회피하고 뒤를 잡거나, 상대의 공격 중 횡이동이 포함되어 내 가드를 피해 뒤를 잡는 기술들이 많았다. 상대 공격을 회피하여 뒤를 잡아 자세를 무너뜨리고 비공을 찌르는 식으로 전투를 진행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무쌍보다는 대전격투 쪽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Z축이 구현되어 있어서 공중콤보가 존재하고 공중 비공이나 오의도 존재하며 버스트 시 임의로 점프가 가능하다.

기존 '용과 같이'보다 전투의 비중이 높아서, 투기장이 한번으로 끝나는 콘텐츠가 아닌 꾸준히 도전해야 할 엔드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다. 부적 업그레이드 시스템과 엮여서 이게 취향에 맞는 경우 파고들 요소로 작용해 큰 재미를 줄 것 같다.

또 '저스트 비공'의 존재로 리듬감 있는 전투가 가능하며 오의 연출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힘줘서 만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광역기술, 낙법이 나오는 시점이 늦어 초반의 전투가 조금 지루하거나 답답할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경쾌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전투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이번 게임의 메인 콘텐츠로 '북두의 권'에서 가장 주력으로 모티브를 가져온 부분이 바로 전투인 것 같다. 파고들기 요소로 코어한 팬들을 만족시키면서 신규유저에게는 기묘한(팬들에겐 익숙한) 연출로 임팩트를 확실히 주고 있다.

특별히 원작 만화 팬이 아니더라도 오의연출에서 '아다다다다다다'하며 따라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야말로 '넌 이미 죽어있다'를 구현한 전투였다.

미니게임과 퀘스트
시리즈 전통의 물장사는 시스템을 갈아엎어 실시간 순발력 게임으로 변했다. 커스텀 요소가 부족하고 서브퀘스트의 깊이가 얕아 기존 팬들에겐 조금 아쉬울 것 같지만 돈을 벌기에는 가장 쉬운 컨텐츠로, 약간만 시간을 투자하면 매 플레이마다 백만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

버기카 레이싱은 그럭저럭 괜찮았고 레이싱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좋았지만, 연계된 버기카 탐험이 너무 귀찮은 존재여서 인상이 나빠진 것 같다.

진료소는 단순 리듬게임으로 '제로'에 있던 '댄스'와 비슷한 수준이며 '야구'의 경우 모양만 다를 뿐 배팅센터의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메인이었던 성인향 콘텐츠가 사라지고 물장사도 일반적인 미니게임1 수준으로 내려와 실망한 유저가 많을 것 같다. 물장사에서 이어지는 연계 퀘스트나 괜찮은 서브스토리를 기대해봤지만 없었다.


서브퀘스트의 경우 평소의 키류와 켄시로의 설정을 반씩 섞어놓은 듯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정신나간 감성의 '용과 같이'스러운 서브퀘스트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구성 면에서는 '용과 같이'에서 친숙한 기승전투 로 끝나는 것이 많았다. 세기말 구세주이니 자연스러운 구성이라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퀘스트는 볼륨 면에서 조금 아쉬웠다. 캐릭터의 성격은 키류와 켄시로를 섞어놨으면서 퀘스트 면에서는 키류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용과 같이'의 아이덴티티같은 황당한(?) 퀘스트들이 빠지고 대부분 위기를 구해주는 구세주 켄시로 일변도로 채워졌다.

군데군데 기미가 보이는 내용은 있었지만 자제하고 힘을 뺐다는 느낌을 계속 받게 됐다.

총평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게임의 깊이가 기존 '용과 같이' 시리즈에 비해 얕은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전투시스템과 투기장은 적어도 '북두의 권' 팬들이 원하는 정도로는 잘 구현되어 있다고 느껴졌지만 서브퀘스트, 미니게임, 탐험, 그래픽, 편의성 등 여러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였다.

그렇다고 이 모든 게 엉망인 상태로 출시된 것은 아니다. 영리하게 타협해서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은 제대로 구현해 뒀다. 개발진에서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별하여 구현하고 아쉬운 부분은 있어도 전체적인 완성도를 담보해 게임을 출시했다.

'북두의 권' 과 '용과 같이' 사이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어도 다른 쪽에서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미묘한 조율을 통해 중간 정도에 자리잡고 전투는 북두가, 서브퀘와 미니게임, 스토리(오리지널)는 '용과 같이'가 가져간 느낌이다.

완전히 다른 IP를 가져와서 만든 시리즈 외전작이라는 면에서 부족한 점은 보여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사실 게임 만듬새가 투박하고, 조금 하다 보면 할 게 없어지는 미니게임에 실망하고, 버기카를 몰고 나가면 헛웃음만 나오더라도, 전체적인 게임플레이는 재미있고 '북두의 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면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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