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명작의 클라스 입증, 그라비티 '라그나로크M : 영원한 사랑'

등록일 2018년04월04일 15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그라비티가 국내 서비스 중인 모바일 MMORPG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이하 라그나로크M)'은 명작 PC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의 방대한 스토리를 그대로 계승하고 모바일 환경에 맞게 게임성과 편의성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중국에서의 흥행에 이어 국내 출시 후 빠르게 차트 상위권 진입에 성공, 흥행을 이어가며 명작의 클라스를 입증한 라그나로크M, 과연 어떤 매력이 원작을 즐긴 유저들은 물론 신규 유저들까지 사로잡는 원동력이 됐는지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해 봤다.

신은서 기자
솔직히 말하면 복고 열풍(레트로 붐)은 작년까지라고 생각했다. '리니지'야 워낙 구매력 높기로 유명한 소위 '린저씨'라는 열혈 유저층을 가진 게임이기 때문에 예외로 생각했고, 진짜 고전 게임인 경우 그 특유의 손맛이라도 있지만 그런 게임들의 리메이크 혹은 플랫폼 이식작들의 성적을 생각하면 사실 이 게임의 성공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출시 직후 가파르게 매출이 상승하는 것을 보면 복고에 대한 열망과 라그나로크 세대의 지금 위치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라그나로크를 주로 즐겼던 유저 층이 현재 20대 후반부터 30대 이상으로 성장해 확실한 구매력을 갖게 된 것. 그런 점에서 라그나로크의 게임성을 그대로 가진 게임이 지금 이 시점에 나온 점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해야겠다.

다만 라그나로크M의 게임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뉠 것 같다. 과거의 향수가 생각나는 몬스터와 그래픽은 좋지만 과거의 방식을 따라가다보니 다소 불편한 요소도 일부 존재했다. 흔한 양산형 중국산 게임들이 다양한 탈것을 초반부터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비해 이 게임은 맨 발로 뛰어 다니는데 이 속도를 보고 있으면 절로 속이 탈 지경이었다. 진짜 미니 맵을 통한 자동 이동 방법이 없었다면 튜토리얼 단계에서 게임을 끌 뻔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 외에는 대체적으로 라그나로크M은 편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니 맵을 이용한 원터치 이동 외에도 몬스터 별로 설정할 수 있는 자동 전투와 자신이 해왔던 모험의 주요 내용들이 기록되는 '모험수첩'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라그나로크는 유저들의 수집 욕구와 제작의 재미를 높였다.

하지만 이런 인터페이스들은 이미 이전에 나온 모바일 MMORPG에서도 있었던 시스템들인데 왜 유독 라그나로크M만 인기냐고 한다면 이 게임이 90년대 라그나로크의 핵심 재미를 살렸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90년대 인터넷이 발달한 후 온라인 채팅 문화와 국내 MMORPG는 지인 및 타인 그리고 그들을 포함하는 길드 등과의 커뮤니티를 중요시했다.

이를 위해 타인에게 보이는 내 캐릭터(아바타)를 꾸미는 꾸미기 아이템 및 표정 판매와 지금은 유치하다 하겠지만 'ㅅrㄹ5ㅎh'와 같이 글자 하나를 위해 여러 말들을 조합하고 지금 흔히 말하는 '급식체(10대 청소년의 말투)'와 같이 채팅을 빨리 쓰기 위한 다양한 줄임말과 어미를 바꾸는 등 인터넷 용어들이 급속도로 생겨났다(개인적으로 모 게임에서 상대 진영과 채팅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길드 입단을 위해 타자 속도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보았다).

이 때의 추억을 되새김하듯 라그나로크M은 다양한 이모티콘 외에도 소셜 행동 요소를 추가해 나 아닌 타인과의 교감에 집중했고 이런 요소들이 현재의 올드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어찌 보면 단순한 MMORPG에 '영원한 사랑'이라는 부제를 붙인 것이 의아하긴 했지만 일부 유저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행동처럼 보이는 손잡기 모션 등을 보면 나름 잘 지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줄평: 모바일게임인데 PC 앱플레이어가 모바일보다 더 편해 정작 핸드폰으로는 실행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이러니



백인석 기자

국내 정식 서비스 이전에 '지스타 2017'에서 한발 앞서 '라그나로크M'을 플레이한 적이 있었다. 깔끔한 3D 그래픽과 전투 이외에도 다양한 즐길 거리로 인해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어 나름대로의 기대를 가지고 있던 게임이었다. 드디어 국내에도 '라그나로크M'이 정식 출시되었지만, 반가움보다는 아쉬움이 더 남았다.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도 느꼈던 문제인 조작의 불편함은 여전했다. '라그나로크M'은 공격 버튼을 따로 배치하지 않고 PC 플랫폼의 원작과 마찬가지로 몬스터를 터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모바일 기기의 화면 특성상 몬스터의 판정 범위가 너무 좁다는 점이다. 여기에 몬스터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한데 뭉쳐 있을 경우 조작 미스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

시스템 상으로 자동 사냥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자동 사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폭이 좁기 때문에 작정하고 레벨을 올리거나 권장 레벨이 낮은 사냥터에서 전투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전부 수동으로 전투를 진행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상당히 높았다. 수동 전투에서도 스킬 버튼의 배치가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 모바일보다는 PC에 어울리는 스킬 버튼 배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저 편의성 역시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일반적인 모바일 MMORPG에서 볼 수 있는 퀘스트 자동 진행이 없는 대신, 지도에 위치를 표시하면 그 곳으로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문제는 PC에 비해 화면의 크기가 작은 모바일 기기에서는 정확한 위치를 표시하기 어렵다는 것. 여기에 매번 이동 시에 미니맵을 활성화해야 된다는 점 역시 피곤하게 느껴졌다.

퀘스트 진행 역시 불친절하다. 중간에 퀘스트가 끊긴 이후에는 스스로 방향을 찾아나서야 하는데, 게임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거나 기자처럼 MMORPG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라면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다. 게임 내에서 다음 목표를 제시하거나 방향을 어느정도 알려주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내적으로 사냥과 퀘스트 이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은 부분은 좋았다. 다양한 이모티콘을 통해서 감정표현을 하는 재미가 있으며 필드 내의 랜드마크를 찾아가서 사진을 찍어 사진첩을 하나하나 채워가는 재미는 확실했다. 명소들을 모두 찾아서 모험 수첩을 채워나가는 성취감도 만족스러웠다.

'라그나로크M'은 모바일보다는 PC 플랫폼에 어울리는 게임이다. 앞서 말했던 조작 상의 불편함이나 화면이 작아서 느끼는 불편함 모두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구동하는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 그러나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모바일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서나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접근성이다. 모바일게임을 모바일 기기보다 PC에서 플레이했을 때 더 편한 순간, 더 이상 모바일게임으로서의 장점은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줄평: 아예 PC에 최적화된 버전이 나오기까지 한 상황에서, 이 게임이 진짜 모바일게임이 맞는 걸까



박종민 기자

누구나 각자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듯이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라면 자신의 인생 성장기를 함께한 게임이 존재한다.

'라그나로크'는 '뮤 온라인'과 함께 기자가 그 때 당시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온라인게임이다. 때문에 라그나로크M에 가지는 기대감도 상당했다. 이미 중화권 지역에서 '라그나로크'보다 더 라그나로크 같은 게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두절미하고 기대감속에서 즐겨본 라그나로크M은 당시에 밤을 새워서 했던 라그나로크 온라인게임과는 다른 게임이었다. 약간의 추억 보정을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울 듯 하지만 원작에서 내세웠던 장점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봐야 될 부분들이 많다. 특히 시대가 변했음에도 과거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 놓은 시스템과 구성은 중국 개발사에서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훌륭했다.

게임을 즐기기 전부터, 또 게임을 즐기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 계속해서 의문을 품었던 “중국 개발사에서 잘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1차 전직과 2차 전직을 거치며 조금씩 사라져갔다. 물론 단점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게임이 만들어지는 방향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잘 표현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겉으로 보면 요즘 게임들과 어울리지 않는 허술함이 보이지만 그때를 기억하는 유저들, 또 게임이라면 밝고 캐주얼한 것을 생각하는 유저들이 있다면 라그나로크M은 그 해답이 되어 줄 것이다

한줄평: 내 마음의 향수병을 채우진 못했지만 향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라그나로크M



김성렬 기자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대규모 스탯 리뉴얼 전 버전을 수년 가량 즐겼던 유저이기에 게임에 대한 기대가 컸다. 게임은 가장 '라그나로크' 다운 모바일게임임을 어필하면서 출시됐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한 마디로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줄을 잘 탄' 느낌이다.

사실 첫인상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새롭게 3D로 만들어진 그래픽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실망스러웠고, UI는 세련된 느낌이 떨어지고 투박하다. 특히 캐릭터와 NPC, 몬스터들의 텍스쳐는 상당히 조잡한 편인데, 심지어 원작의 2D 도트 그래픽이 훨씬 낫다 싶을 정도였다. 몇몇 그래픽 옵션을 따로 지원하지만 딱히 의미있는 수준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단순히 원작과의 이질감 때문이라고 설명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물론 모바일게임인 만큼 수준급의 그래픽을 바라기 어려울 수 있다. 또 '라그나로크' 자체가 그래픽을 보고 하는 게임이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라그나로크' 다운 것을 추구할 것이었다면, 어설픈 3D 모델링보다는 차라리 원작과 동일한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원하는 몬스터를 지정해 자동으로 사냥할 수 있는 자동 시스템, 그리고 자유롭게 지역과 던전에서 파티를 쉽게 맺을 수 있는 기능 등 모바일 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특히 자동 사냥의 경우 일명 '닥사'로 불리우는 '라그나로크'의 전투 스타일과 상당히 잘 어울리는 시스템이라는 느낌이다. 또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제자리 경계나 파티원이 공격받으면 함께 공격해주는 아군 보호 등의 기능도 유저의 편의를 생각한 점도 눈에 띈다.

전투 또한 모바일 플랫폼 특성상 조작이 다소 불편하지만 '라그나로크' 특유의 찰진 타격감과 손맛은 여전히 살아있다. 스킬을 사용할 때의 효과들은 추억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아직 바드, 세이지 등 일부 직업과 건슬링거, 태권소녀 등의 확장 직업군이 업데이트되진 않았지만 프리스트에게 각종 버프를 받아가며 몰이 사냥을 하는 파티플레이의 재미도 그대로다.

하지만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이라고 해서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일종의 업적 시스템인 '모험 수첩'과 커뮤니케이션을 어필하기 위한 '사진 촬영' 시스템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물론 모험 레벨을 올려 획득하는 스킬에는 인벤토리 증가, 자동 스킬 슬롯 증가 등 필수적인 스킬들이 다수 있어 매력적이지만, 업적에 크게 관심이 없는 유저들에게는 억지로 해야 하는 콘텐츠로 인식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모바일 플랫폼이어서 불편한 점, 그리고 사소한 디테일의 문제가 아쉽지만 충분히 원작을 모바일 플랫폼에 잘 녹여낸 게임이라고 평하고 싶다.

한줄평: 프론테라의 BGM을 듣는 순간, 눈물이 찔끔 나올 뻔 했다



이혁진 기자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그래픽도 달라지고 캐릭터 디자인도 조금 이질감이 느껴져 추억을 망가뜨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편의성을 강화해 젊은 시절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즐긴 기자와 같은 아저씨들도 게임에 적응을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하면 할수록 추억을 되살리는 게임이었다. X.D.의 개발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또 하나의 불안요소는 그라비티의 운영이었는데 이 부분도 기대 이상이었다. X.D.가 짜둔 가챠에 의존하지 않는 BM에 크게 손을 대지 않고 들여와 운영도 잘 하고 있다. 초반 성적이 잘 나왔고 당초 목표가 '리니지M'과 자웅을 가리는 것이었던 만큼 욕심을 부릴만도 했는데 잘 자제한 것 같다.

그래픽 부분은 따로 언급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3D로 구현되어 이질감이 클 거라 예상했는데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그 느낌, 귀엽고 따뜻하고 밝은 느낌을 정말 잘 살렸다. 예전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플레이하던 유저들은 물론 요즘 게이머들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퀄리티로 구현된 것 같다.

과금모델 면에서도 기존 한국 게임들의 가혹한 모델에서 한걸음 벗어난 느낌을 받는다. 월 정액 정도만 과금해도, 아니 월 정액 혜택도 게임머니로 구입할 수 있으니 정말 무과금으로도 할만할 것 같다.

라그나로크M은 여러 면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인 것 같다. 이대로 운영을 잘 해서 라그나로크 온라인만큼 롱런하는 타이틀이 되길 기대해 본다.

한줄평: 그런데 왜 다들 궁수를 하는 거야? 나도 궁수를 하고 있지만...



게임포커스 총평

많은 기자들이 비록 3D로 돌아오긴 했지만 '라그나로크M'이 원작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데 성공했다는데에는 동의했다.

특히 캐주얼한 분위기와 지역, 몬스터 등 기본적인 세계관이 원작의 주요 콘셉트를 잘 담아 원작을 즐긴 기자들은 특히 호평했다. 하지만 실제로 라그나로크 게임을 즐기지 않은 유저도 이 게임의 콘텐츠에 대해 호평한 것을 보면 모바일게임으로서의 기본적인 게임성도 잘 짜여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터페이스가 작아 조작이 다소 불편하고 국산 MMORPG와 달리 자동 전투 시 맵 이동 등 신경 쓸 요소가 많아 핸드폰을 계속 신경 써야 하는 점 등 소소한 불편함이 아쉽다는 평가도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