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8]'길티기어' 아크 시스템 웍스, 근성으로 헤쳐 온 혁신의 30년

등록일 2018년04월25일 08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길티기어' 시리즈, '블레이블루' 시리즈 등 2D 격투 게임으로 유명한 아크 시스템 웍스가 '2018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개최하고 자사의 30년 간의 2D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도전들을 공개했다.

아크 시스템 웍스는 1998년 설립, 픽셀 아트를 사용한 게임들을 주로 개발했으며 1995년 자사의 첫 오리지널 타이틀 '이그젝터'를 시작으로 1998년에는 '길티기어'의 첫 작품을 출시한 이후 '블레이블루'와 '드래곤볼 파이터즈' 등의 인기 대전 액션 게임을들 개발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아크 시스템 웍스의 CCO이자 길티기어 시리즈의 감독인 다이스케 이시와타리와 아크 시스템 웍스의 CTO이자 초기 길티기어 시리즈의 리드 프로그래머인 히데유키 암베가 참석하여 자사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30년 동안의 이야기를 전했다.

근성으로 도전했던 2D 애니메이션 작업


이시와타리 CCO는 먼저 '길티기어'의 첫 작품이 출시된 98년의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아크 시스템 웍스는 신생 회사로, 게임 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이시와타리 감독은 "당시에는 320x240의 저해상도 그래픽이 사용되던 시기로 하나의 캐릭터에 16개의 색만 사용할 수 있었다"라며 "아무런 기술 노하우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라고 말했다.


'길티기어'의 첫 작품을 개발하던 당시에는 스태프가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회사에 찾아가 그림을 데이터화하고 다시 이를 바탕으로 픽셀 그래픽을 만드는 복잡한 과정이 이루어졌다. 이시와타리는 "당시 작은 화면에서는 불필요한 작업 과정이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그 시절에는 이 과정이 꼭 필요한 줄만 알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시와타리는 '길티기어'의 첫 작품을 개발하던 98년 당시 제작했던 3D 그래픽을 공개해 현장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는 "그때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근성으로 3D 그래픽에 도전했다. 결과적으로는 퀄리티가 너무 낮아 3D 그래픽 방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00년도에는 아크 시스템 웍스의 첫 아케이드 타이틀인 '길티기어'가 출시되었다. 아크 시스템 웍스는 이전보다 성장, 사원수가 10명 정도가 되었으며 개발 위탁이 가능해지는 등 개발 환경이 어느정도 호전되었다고 이시와타리는 말했다. 또한 가정용 기기의 유저와 아케이드 기기의 유저의 성향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게임의 전반적인 디자인 역시 어느정도 변화했다.


이시와타리 감독은 우선 전작에 비해 2배 정도 늘어난 해상도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해상도가 2배 정도 늘어남에 따라 세밀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으며 사용할 수 있는 색상의 수 역시 2배 정도 상승한 것. 당시 개발되던 격투 게임 대부분은 기존의 저해상도 그래픽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해상도의 그래픽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것 역시 '근성'을 통해서 부딪혔다고 이시와타리 감독은 밝혔다.


개발 초기에는 단순히 기존의 픽셀 그래픽을 2배로 확대하는 것에 대한 의견들이 나왔지만, 이는 기각되고 처음부터 새롭게 '길티기어'의 그래픽을 만들게 되었다. 여기에 고해상도로 그래픽이 발전함에 따라 필요한 애니메이션의 수 역시 2배로 증가하면서 예정된 기간과 예산이 모두 초과되었다. 이시와타리 감독은 "그러나 작품에 있어서 타협은 없었다. 근성으로 해결하니 결과물이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한편, 암베는 당시의 도트 그래픽을 제작하던 외주 회사들이 사용하는 장비가 '조이스틱'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는 "당시 도트 그래픽 제작에 사용되던 조이스틱은 버튼이 20개가 넘었다. 외주 회사를 방문하면 엄청난 소음들이 사무실에서 들려왔다"라고 말했다.

3D를 토대로 만든 2D 그래픽


이어서는 플레이스테이션3 버전 '블레이블루'가 출시된 2008년도의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주류를 이루던 4:3 비율의 화면 대신 아크 시스템 웍스는 16:9 비율로 게임을 출시했다. 초기의 게임에 비해 캐릭터의 면적이 16배 증가함에 따라 기존의 작업 방식으로는 기한과 예산을 맞출 수 없는 상황. 작업의 효율성을 위해 아크 시스템 웍스는 3D 모델 데이터를 활용하는 신 기법을 '블레이블루'에 사용했다.


아크 시스템 웍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원화를 바탕으로 선화를 그리고 난 뒤, 여기에 렌더링 작업을 통해 3D 그래픽을 만들게 된다. 여기에 3D 모델링에 애니메이션 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해 표정을 변화시키고 역동감을 부여하는 등의 수작업을 통해 2D처럼 보이지만 실제 작업 방식은 3D에 가까운 아크 시스템 웍스 특유의 작업 결과물이 탄생했다. 이시와타리는 "기존에 아크 시스템 웍스가 3D 그래픽에 도전했던 경험들이 큰 자산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3D 애니메이션 그래픽, 다시 한번 혁신으로


마지막으로는 14년도에 출시된 '길티기어 이그저드 사인'에서 화제를 모은 3D 카툰 렌더링에 대한 개발 배경이 공개되었다. 이시와타리는 "'블레이블루'를 통해 이미 한번 2D 대전 게임에서 정점을 찍었다"라며 "다음 혁신으로는 해상도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이미 실사형 게임들이 많았기 때문에 자사의 역량을 살려 2D처럼 보이는 3D 그래픽이 탄생한 것.


이시와타리는 3D 그래픽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우선 앵글 전환을 통해 격투게임에서 보다 다양한 시점들을 연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3D 모델을 스토리모드에서도 활용하여 영화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모델링을 활용할 경우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며 작업 과정에서도 실시간으로 애니메이션을 움직여 보며 요류들을 찾아낼 수 있다.


아크 시스템 웍스는 3D 그래픽에 기존의 자사가 진행했던 수작업을 별도로 진행, 3D 모델링의 어색함을 보완하기 위해 과장된 표현이나 그림자 표현 등 다양한 수작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애니메이션적인 느낌을 위해 의도적으로 프레임을 제한하는 등 비주얼 측면에서의 혁신을 위해 노력했다.


이시와타리는 강연을 마치면서 "우리가 원했던 결과는 효율적인 작업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근성 끝에 우리가 원하는 결과들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30년 동안 진행했던 다양한 도전들이 축적된 결과 지금의 아크 시스템 웍스가 탄생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 현장에서는 '길티기어' 시리즈의 마지막 2D 그래픽 작품인 '길티기어 이그젝스 악센트 코어 플러스R'의 닌텐도 스위치 이식작 발매 예정 정보가 공개되었다. 또한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되는 '길티기어 이그젝스 악센트 코어 플러스R'에는 지난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 리로드'에 수록된 바 있는 故신해철의 OST가 전곡 수록될 예정이다. 이시와타리는 "故신해철의 좋은 명곡들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번 기회를 통해 명곡들을 공개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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