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8]레벨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소프트닉스 이용태 레벨 디자이너가 말하다

등록일 2018년04월26일 08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많은 이들이 잘 모르고 있을 법한 레벨 디자인 작업과 레벨 디자이너에 대한 좋은 강연이 25일 'NDC 2018'에서 진행됐다.

바로 소프트닉스의 이용태 레벨 디자이너의 '레벨 디자인 튜토리얼' 강연이었다. 과연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레벨 디자인 작업은 어떤 것이고 레벨 디자이너들은 어떤 일들을 하는 것일까.


이용태 디자이너는 먼저 레벨 디자인에 대해 "시스템과 환경을 어울러 게임 플레이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설명하며 "기획자가 제작한 기획서를 가지고 프로그래머는 구현하고 그래픽은 아트 리소스를 만들고 그 것을 그냥 붙이면 게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레벨 디자이너가 유저들의 재미를 위해 이들을 배치해야 게임이 완성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레벨 디자인의 역사
실제로 레벨 디자인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았는데 이용태 디자이너에 따르면 80년대 아케이드 게임이 주류이던 시절 초기 하나의 스테이지(맵)을 중심으로 레벨을 디자인했고 단계가 올라갈수록 속도 등으로 난이도를 조절했다.

최초의 레벨 디자인의 원형은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로 지형 지물, 다양한 몬스터 패턴, 숨겨진 맵 등으로 하나의 정형화된 게임 플레이 스타일이 아닌 여러 스타일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한편 FPS에서의 레벨 디자인은 '울펜슈타인'에서 시작했는데 울펜스타인은 정교한 레벨 디자인은 없지만 미로를 활용해 플레이의 변수를 만들어냈다. 현재 대부분 FPS의 레벨 디자인 표준을 만든 것은 밸브의 '하프라이프'로 WASD의 조작과 현실성 있는 환경 이전에는 없던 자연스러운 레벨(스테이지) 전환 등을 선보이며 후대 FPS 게임들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용태 레벨 디자이너는 하프라이프의 성공에 대해 "초기 하프라이프는 '퀘이크' 엔진을 사용해 '퀘이크1'의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게임의 재미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 처음부터 새로 제작하면서 더미 맵을 제작하고 아트를 완성하는 등 레벨 디자인의 명확한 체계화에 성공하며 큰 재미를 이끌어냈다"라고 설명했다.


레벨 디자인이란
그렇다면 유저들의 재미를 이끌어내는 레벨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설명하기에 앞서 이용태 레벨 디자이너는 게임 플레이에 대해 "게임 플레이란 규격을 통한 플레이 흐름과 유저가 의미 있는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규격이란 게임 플레이의 재료(오브젝트 및 몬스터 공격의 난이도 등)를 말하는 것으로 이 규격을 정하지 않으면 각각의 레벨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밸런스가 달라져 게임 제작이 진행될수록 밸런스를 잡을 수 없으며 완성된 맵을 수정하는 것은 어렵고 규격이 있어야 의미있는 선택과 플레이 흐름이 생기므로 게임 제작 전 규격을 정하고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기서 말하는 의미 있는 선택(흥미로운 선택)에 대해 그는 갈림길에서 유저가 고민해서 결정하는 선택을 말하며 갈림길에서 어느 쪽으로 가든 같은 결과물을 얻거나 무조건 한 쪽의 보상만 좋아서 다른 쪽은 버려지는 선택은 의미 없는 선택이라 설명했다.


의미 있는 선택의 조건은 다음과 같은데 '인지', '게임 플레이 결과', '상기', '영속성'이다.

인지: "위쪽은 안전하고 아래쪽은 위험하지만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겠군"과 같이 명확하게 내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야 함
게임 플레이 결과: 어떤 선택을 해도 결과가 바뀌지 않는구나가 아니라 선택에 따라 명확하게 달라지는 결과 값을 제공한다
상기: 선택이 실패하고 다시 도전 할 때 유저가 이전 판에서의 선택을 상기하게 하고 이번 게임에서의 선택에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영속성: 유저가 선택한 길을 갈 때 뜻하지 않은 변수나 함정으로 결과를 넣어 선택을 헛되지 않게 한다

여기까지 생각했다면 이제 플레이 흐름을 정해야 한다.

플레이 흐름의 설명에 앞서 이용태 디자이너는 몰입 이론에 대해 설명했다. 몰입 이론이란 플레이어의 실력과 난이도의 상관 관계에서의 최적의 값을 찾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플레이어의 실력은 낮은데 난이도가 높으면 유저는 불안함을 느끼게 되고 반대로 플레이어의 실력은 높은데 난이도가 낮아지면 유저들은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게임 제작자들은 이 중간 지점인 몰입 지점을 찾고 그 안에서 난이도를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몰입지점을 찾았더라도 레벨 디자인이 없으면 시간과 난이도가 증가해도 플레이의 변화가 없지만 레벨 디자인을 넣으면 유저만의 플레이 흐름을 만들 수 있게 된다.

플레이 흐름을 만드는 것의 시작은 바로 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몬스터의 등장, 맵의 방해물 등으로 패턴을 짜고 하나의 패턴을 보여준다거나 두 개의 패턴을 동시에 보여주는 등 패턴으로 맵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기획이라고 이용태 디자이너는 설명했다.


레벨 디자이너들의 실수를 막기 위한 플레이 테스트
좋지 못한 조작감과 난이도 조절 실패 등으로 인해 재미보다는 스트레스를 주는 게임을 우리는 더러 보곤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이용태 디자이너는 '두드리는 사람과 듣는 사람' 테스트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험은 흔히들 아는 노래 120곡을 선정하고 한 사람은 그 노래를 생각하고 손으로 박자에 맞춰 두드리고 다른 사람은 사전 지식 없이 그 박자를 듣는 방식으로, 두드리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50% 정도 맞출꺼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2%만 맞춘 실험을 말한다.

즉 맵을 만들면서 테스트를 위해 여러 번 플레이 한 사람들은 처음 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 것을 해결하기 위해 이용태 디자이너가 제안한 방식이 플레이 테스트였다. 즉 게임에 대한 정보가 없는 유저가 게임을 즐기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단 이 플레이 테스트에서 레벨 디자이너가 명심해야하는 것은 참가자들에게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맵이나 공략 방법 등을 설명하면 초보 플레이어들이 어느 지점에서 헤메는지 알 수 없게 되므로 정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유저들이 테스트 하면서 나온 문제점들은 향후 수정 등이 용이하게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나온 피드백을 바탕으로 전문가 그룹들이 적용할 피드백을 검토하고 기획 의도에 따라 피드백을 반영한 레벨 디자인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들은 게임이 완성될 때까지 끊임 없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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