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다가오는 '안드로이드' 사회, 게임과 영화가 말하는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공존

등록일 2018년06월21일 17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안드로이드 미래는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퀀틱 드림의 신작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으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멀지 않은 미래의 디트로이트시를 배경으로 인간과 완전히 같은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된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회문제들과 인간성에 대한 고뇌를 가진 안드로이드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SF 작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안드로이드'는 그리스어로 인간을 지칭하는 'andro'에 형상을 의미하는 'eidos'의 합성어로, '인간의 형상을 지닌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SF 작품에서 '안드로이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19세기 프랑스 작가 빌리에 드 릴리당으로, 그는 자신의 작품 '미래의 이브'에서 등장하는 여성 로봇을 안드로이드라고 지칭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고도의 지능을 갖춘 로봇을 '안드로이드'라고 통칭하는 경우가 많지만, 안드로이드는 앞서 설명한 어원 대로 '인간의 형상을 지닌 로봇'을 의미한다.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고 해답을 낼 수 있는 인공지능 자체를 안드로이드라고 부를 수 없으며, 인간처럼 팔과 다리가 달려 이족보행이 가능하더라도 얼굴 등이 인간의 형태가 아닌 것은 '휴머노이드'로 분류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안드로이드가 상상 속의 존재였지만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 공학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처럼 생각하는 안드로이드의 상용화가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 이에 안드로이드가 인간이 설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위기론도 부상하고 있으며 지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안드로이드를 노예처럼 부릴 수 있는가 등의 윤리적인 문제들도 부상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다룬 게임과 영화 속에서 그린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된 근 미래를 그린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퀀틱 드림이 2018년 발매한 신작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된 2036년의 디트로이트 시를 배경으로 인간성에 눈을 뜬 안드로이드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중 등장하는 안드로이드는 가상의 회사인 '사이버라이프'가 개발한 것으로, '사이버라이프'사는 인간의 외형을 구현하고 인간처럼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최초의 안드로이드 '클로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모델의 안드로이드를 개발해 민간에 유통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돈을 주고 파는 상품처럼 취급된다
 

2036년의 디트로이트 시에서 안드로이드는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받기보다는 상품처럼 취급된다. 아이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안드로이드를 낡았다는 이유로 교체하는 한편, 버스에서는 안드로이드를 격리시키기 위한 좌석이 따로 존재한다. 여기에 안드로이드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연일 안드로이드를 몰아내라는 시위를 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를 심심풀이로 학대하는 등 안드로이드는 여러모로 사회적 약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인해 명령에 따르지 않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불량품'들이 발생하고 이들이 자유를 주장하면서 디트로이트 시의 상황은 급격하게 변하게 된다. '불량품'들의 행동에 따라 안드로이드에 대한 사람들의 여론은 변화하고 이에 따라 디트로이트 시는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공생 또는 파멸에 이르게 된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그려진 2019년의 LA, '블레이드 러너'

 

기술은 발전했지만 주거 환경은 악화되어 간다
 

1982년 개봉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고전 SF 명작 '블레이드 러너'는 2019년의 LA를 배경으로 인간과 똑같은 안드로이드 '레플리컨트'와 그들을 추적하는 특별 기동대 '블레이드 러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중에서 LA는 고도로 기술이 발전했지만 환경 오염과 인간성 상실 등으로 인해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세계에서 '레플리칸트'는 가상의 회사인 '타이렐' 사가 유전 공학을 이용해 만든 일종의 기계이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이라는 타이렐 사의 캐치프레이즈 답게 4년이라는 짧은 수명으로 인해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인간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은 외형을 지니고 있다. 작중 등장하는 타이렐 박사의 레플리컨트 비서 레이첼의 경우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조작된 기억을 주입하여 기존의 레플리칸트 구별 방식으로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

 



 

이처럼 인간과 똑같은 외형에 기계부품으로 구성되어 인간보다 우월한 신체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블레이드 러너'의 세계관 속에서 레플리컨트는 극심한 사회적 차별을 받는다. 인간은 레플리컨트를 우주 탐사, 군사 작전, 성 노예 등 인간이 하기 어려운 일들에 투입하는 한편, 이들을 스킨잡(Skinjob)이라는 멸칭으로 부르며 차별한다. 이에 불만을 느낀 일부 레플리컨트들이 우주 식민지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이 때문에 레플리컨트는 지구에서 추방당한다.

 

그러나 기계이기 때문에 수명이 비교적 짧은 '넥서스6' 모델의 레플리컨트 6명이 수명을 늘리기 위해 지구에 몰래 들어오고, 이들을 폐기(Retirement) 시키기 위해 특별 팀 '블레이드 러너'가 이들을 추적한다는 것이 '블레이드 러너'의 주된 이야기. 영화에서 다루는 2019년의 LA의 모습과 현재의 LA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지만 인간성의 상실, 환경 오염 등의 사회 전반의 문제들은 비슷하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상상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이 사라진 지구에 남은 안드로이드, '니어: 오토마타'

 

인간은 기계 생명체를 피해 달로 도망쳤다
 

많은 안드로이드 관련 SF 물이 인간과 안드로이드 사이의 공존을 다루는 것과 달리, 스퀘어 에닉스가 2017년 발매한 '니어: 오토마타'는 인간이 사라진 지구에서의 안드로이드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대는 서기 11,945년, 지구는 외계인들이 보낸 기계 생명체에 의해 침략을 받았다. 압도적인 전력 차이에 인류는 달로 대피하고 자신들을 대신해 기계 생명체를 지구에서 몰아내기 위해 인간과 똑같은 모습의 안드로이드 부대를 만들어 지구로 파견한다.

 

오랜 시간 인류가 지구에서 떠나있었기 때문에 작중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빌딩 등의 인간 문명과 자연이 결합된 모습이다. 사슴이나 멧돼지 등의 동물들이 다시 지구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는 등 인간이 파괴했던 자연이 인간의 부재로 인해 다시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은 고도로 발전한 사회의 모습을 그리던 다른 SF물과는 대비되는 부분.

 



 

인간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만큼 '니어: 오토마타'에서는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대립 보다는 외계인이 지구에 남긴 기계 생명체와의 대립이 두드러진다. 작중 안드로이드는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감정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등 기계 스러운 면모를 보이지만 오히려 인간과는 거리가 먼 외형의 기계 생명체들은 서로 가족을 형성하고 사랑에 빠지는 등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에 안드로이드는 인간다움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이후 전개되는 충격적인 진실들로 인해 자신의 존재 의의에 대해 고민한다.

 

안드로이드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A.I'

 


 

2001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스의 SF 영화 'A.I' 역시 먼 미래에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된 시대를 그리고 있다.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전했지만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대부분의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천연자원이 고갈되면서 인간들은 모든 활동을 감시 당하고 통제 받는다. 이런 인간들을 도와주는 것은 인공지능을 가진 인조인간. 'A.I'의 안드로이드는 '감정'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의 인간의 활동 영역을 대신하고 있다.

 

초기의 안드로이드는 인간의 활동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인류가 자식을 가질 수 없게 되면서 인간은 안드로이드가 자식의 역할을 하기를 바라게 된다. 이에 사이버트로닉스 사의 하비 박사는 인간을 사랑하는 감정을 가진 로봇을 만들게 되고 최초의 감정을 가진 안드로이드 '데이빗'은 불치병에 걸려 냉동보관된 아들을 대신해 한 가정에 입양된다.

 


 

그러나 불치병에 걸린 자식의 상태가 호전되면서 데이빗은 버려지게 되고, 자신이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진짜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데이빗은 인간이 된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진짜 인간이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영화는 사랑할 대상마저 인공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A.I' 속 세상의 모습과 인간에 의해 인공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부여받았지만 스스로 사랑받기 위해 길을 떠나는 데이빗을 통해 인간의 감정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현실로 다가온 안드로이드 미래, 관건은 감정이다

 

'소피아'의 경우 인간과 너무 유사하여 뒷부분을 기계로 남겨두었다고 한다
 

앞서 소개한 작품 이외에도 많은 SF물에서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공생, 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반적인 소모품이나 도구처럼 이용할 수 있는 다른 기계와 달리 인간의 외형을 하고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될 경우 윤리적, 철학적인 문제들이 다수 등장할 것이다.

 

인간처럼 행동하고 말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의 미래는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5월 열린 '한국미래포럼 2018'에서는 헨슨 로보틱스 사의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가 연사로 나섰다. 인간의 피부와 유사한 인공 피부에 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정으로 나타낼 수 있는 소피아는 머리 뒤에 표시된 전자 회로를 제외하고는 인간에 근접한 외형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이족 보행을 구현하는 기술 역시 상당 부분 발전했다. 미국의 로봇 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최근 자사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의 아틀라스는 150cm에 75kg의 무게로 다소 육중하던 과거에 비해 가벼워졌으며 어설프게 걸음을 내딛던 것에 비해 달리고 위로 뛰어오르는 등 인간의 운동 능력을 대부분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가 보다 인간다워지기 위해서는 아직 정교한 손 동작과 감정과 관련된 문제들이 남아있다. 정밀한 작업이 가능한 기계들은 상용화 되었지만, 인간처럼 다섯 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이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구현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인간의 손가락처럼 움직이는 로봇의 경우에도 인간이 직접 조작하거나 인간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에 불과하다.

 

표정을 묘사하는 것만으로 감정을 느낀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감정'은 안드로이드가 인간에 가까워지기 위해 극복해야 할 마지막 단계이다. 현존하는 로봇 중 가장 인간에 근접한 '소피아'의 경우 센서를 통해 60여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지만 단순히 표정을 흉내 내는 것으로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공감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각종 SF물에서 우리가 보았던 인간성에 대해 고민하고 사랑하고 분노할 줄 아는 안드로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정을 기계에 담는 기술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를 만든 핸슨 로보틱스의 창업자 데이비드 핸슨은 인공지능을 지닌 안드로이드가 늦어도 2031년에는 군대와 응급 서비스 등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으며 10년 뒤인 2041년에는 안드로이드가 인간처럼 참정권, 소유권 등의 완전한 권리를 지닐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간과 똑같은 기계를 만들기 위한 기술이 발전한 시점에서 그의 예언을 단순한 공상과학 속의 이야기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인간을 닮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염원은 인간과 꼭 닮은 창조물을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비롯됐다. 그러나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하나의 이성적인 존재를 우리가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게임과 영화 속의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부단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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