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검색, '읽는 것'에서 '보고듣는 것'으로... '유튜브' 검색 시장 마저 넘본다

등록일 2018년07월16일 14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새로운 검색 엔진으로 떠 오르는 '유튜브'

구글, 네이버 등 지난 수 년간 전 세계 인터넷 검색시장을 지배해 온 검색포털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대표 동영상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유튜브'가 이제는 검색시장까지 장악하며 검색 트렌드 마저 바꾸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유튜브를 통해 고전적인 '읽는' 검색에서 '보고듣는' 새로운 검색으로 검색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

 

네이버가 공개한 '2017년 네이버 최다 검색어 순위'에 따르면, PC를 통해 네이버의 검색 기능을 활용하는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검색어는 '유튜브'였다. 

 

기존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던 '다음'이 밀려났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 부문에서도 1위인 '날씨'의 뒤를 바짝 추격할 정도로 기존의 검색 엔진 대신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PC부문 18위는 유튜브의 오타인 유투브가 차지했다
 

'보고듣는 검색' 유튜브 급성장, 앱 사용자들 '네이버' '카카오톡' 보다 더 많은 시간 할애

특히, 모바일 기기 이용자들의 사용시간을 보면 이런 변화가 더 확연히 드러난다.

 

앱 사용시간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8년 4월 기준 유튜브가 '카카오톡'과 '네이버'를 제치고 사용시간 258억 분을 기록하며 국내 안드로이드 앱 사용 시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6년 기준 유튜브의 사용 시간이 약 79억 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약 3배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 특히 사용시간 126억 분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한 네이버와는 약 2배 정도의 차이를 보일 정도로 사람들은 네이버보다 유튜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출처 - 와이즈앱
 

이처럼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국내에서 부동의 1위 검색엔진인 '네이버'와 국내 대표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제치고 사용량 1위를 차지한 것은 동영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새로운 문화가 젊은 세대들에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지난 2018년 2월 21일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8'에서 “10대를 중심으로 유튜브를 통해 검색을 해결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검색 엔진이 유튜브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미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미국 콘텐츠 산업동향'에 따르면, Z세대(X, Y세대를 잇는 10대를 이르는 용어)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약 66%의 응답자가 '무언가를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How to info)' 유튜브를 애용한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유튜브에 'how to'라는 검색어를 통해 약 6억 3천 개 정도의 영상을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유튜브는 이제 일상 생활은 물론 시사 등의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과연,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전통적인 검색엔진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텍스트보다 영상이 익숙한 'Z 세대'의 등장


 

'88만원 세대', '밀레니얼 세대', 'X 세대' 등 세대를 이르는 말은 다양하지만 'Z 세대'는 조금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인구통계학자들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인 관점으로 'Z 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의미한다.

 

'Z 세대'는 기존의 어떤 세대보다도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큰 차별점을 지닌다. 'Z 세대'는 성장 과정에서부터 디지털 콘텐츠, 특히 영상 콘텐츠를 보고 자란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으로, 영상 등의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해지기 위해 별도의 사회화 과정을 거친 기존 세대보다 훨씬 익숙하고 편하게 영상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것.

 



 

이처럼 텍스트나 사진 등의 콘텐츠보다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Z 세대'들이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구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Z 세대'의 약 70%가 무언가를 배울 때 유튜브를 사용하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보다 유튜브를 볼 확률이 약 2.7배 정도 높다.

 

영상을 선호하는 'Z 세대'의 콘텐츠 소비 패턴은 유튜브의 연령별 이용 시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앱와이즈에 따르면, 2018년 4월 기준 10대의 유튜브 총 사용 시간은 약 76억 분에 달하는 반면, 20대는 53억 분, 30대는 42억 분, 40대는 38억 분을 기록하며 연령에 따라 유튜브의 사용 시간이 낮아졌다. 특히 10대 이용자 층에서 유튜브의 사용 시간이 가장 높아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Z 세대' 들이 기존의 검색 엔진 대신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텍스트보다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의 이점

 



 

정보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영상 콘텐츠는 텍스트에 비해 많은 내용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눈을 통해 직접적으로 보는 것은 어떤 대상이나 방법을 글로 전하는 것보다 더 직접적이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유튜브에서는 'How to~'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다. 화장을 하는 법 등의 뷰티 뿐만 아니라, 드론을 날리거나 수영을 하는 방법, '3x3' 크기의 큐브를 맞추는 법 등 다양한 방법에 대한 정보들을 영상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특히 영상에 익숙한 'Z 세대'를 중심으로 영상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기존 검색 엔진의 기능 저하, 기존 검색엔진들 Z세대의 니즈 못따라가

Z세대들이 기존의 검색엔진 보다 유튜브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검색엔진들이 Z세대의 니즈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의 분량도 많을 뿐만 아니라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기존의 검색 엔진의 검색 효율성이 저하되면서 유튜브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나이 어린 세대들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PC에서 네이버를 통해 '아이섀도우'를 검색할 경우, 한 스크롤을 광고 링크가 채우고 있다. 반면, 유튜브를 통해 동일 검색어를 검색할 경우, 화면 맨 위에 바로 '아이섀도우를 바르는 방법'과 관련된 영상이나 제품을 추천하는 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사용자들이 왜 '아이섀도우'를 검색하는지 유튜브와 네이버가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며, Z세대들이 네이버 검색보다는 유튜브 검색을 선호하는 것이야 말로 네이버 보다는 유튜브가 Z세대들의 니즈를 더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물론, 영상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네이버 역시 모바일 페이지에서는 영상 콘텐츠를 먼저 제공하고 있지만, 앞서 말한 콘텐츠의 분량 측면에서는 이미 유튜브가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

 



 

기존에 네이버가 제공하는 정보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블로그의 신뢰도 하락 역시 주된 문제다. 과거 블로그의 조회수가 높은 '파워블로거'가 신뢰도를 바탕으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상업적인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블로그가 증가하면서 이용자들의 신뢰도가 감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워블로거' 대신 유튜브 등을 통해 동영상을 업로드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인플루언서로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단편적인 정보를 제공하던 블로그와 달리 '크리에이터'는 양방향 소통을 기반으로 이용자들과 높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신뢰를 얻고 있는 것. 광고 뿐인 기존의 검색 엔진을 떠나 믿을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제공하는 정보를 찾아가는 현상 역시 유튜브가 검색엔진으로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검색과 추천 기능을 통해 검색 엔진의 역할 수행

 



 

앞서 '디지털 원주민'인 'Z 세대'의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콘텐츠 소비 습관을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Z 세대'가 많은 동영상 플랫폼 중 유튜브를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의 동영상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유튜브가 지닌 가장 큰 차이점은 검색과 추천 기능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SNS 앱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도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키워드의 영상을 검색할 수 없다.

 

네이버의 동영상 플랫폼 '네이버TV'에서는 유튜브와 유사하게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검색을 통한 결과물과 추천 동영상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먼저 유튜브에서는 검색 필터를 통해 업로드 날짜, 조회수, 평점 뿐만 아니라 영상의 길이까지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네이버TV에서는 정확도, 최신, 인기로만 동영상을 정렬할 수 있다. 타 검색 엔진 못지 않은 필터링 기능 역시 유튜브를 검색 엔진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는 것.

 



 

추천 동영상 측면에서도 네이버TV와 유튜브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용자가 자주 보는 영상이나 채널에 맞춰 메인 페이지에서 이용자 마다 다른 추천 동영상 목록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TV에서는 가장 최근에 올라온 동영상이나 조회수가 높은 영상을 우선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다.

 

타 동영상 플랫폼과 달리 추천 동영상을 통해 이용자의 특성에 맞춘 영상을 제공해 이용자의 이탈을 막고, 계속해서 흥미로운 동영상을 제공해 이용자들이 오래 머물도록 하는 유튜브를 'Z 세대'가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낮은 진입장벽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 제공

정보를 습득하고자 하는 이용자가 가장 중요시여기는 것은 정보의 양이다. 아무리 편리한 접근성과 UI를 만들더라도 검색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적으면 검색 엔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기 때문. 정보의 양의 측면에서도 유튜브는 다른 검색 엔진 및 동영상 플랫폼에 비해 독보적인 분량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드론' 키워드로 유튜브에서 영상을 검색할 경우, 약 63만 개 정도의 영상을 찾아볼 수 있지만 네이버TV에서는 동일 검색어로 검색 시 약 4,800개 정도의 동영상 만이 등록되어 있다. 영상 내용의 경우, 네이버TV에서는 드론 산업과 관련된 뉴스나 드론으로 촬영한 풍경 영상 등이 검색되는 반면, 유튜브에서는 드론의 사용 방법이나 후기 등 보다 실용적인 정보들을 담은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드론'이라는 키워드 하나를 놓고 봤을 때 유튜브가 네이버TV보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튜브가 다양하고 압도적인 콘텐츠 분량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용자들이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다는 데에 있다. 유튜브의 경우 자신이 촬영하고 편집한 영상을 바탕으로 일반인들도 채널을 만들고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네이버TV에서는 일반 이용자가 영상을 올릴 수 있는 경로가 한정되어 있다. 네이버TV에서 일반인들이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플레이리그'의 경우에도 분야나 주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참여가 제한적이다.

 

영상의 조회수에 따라 광고 수익을 분배하는 유튜브의 수익 구조 역시 '크리에이터'로 불리는 업로더들이 보다 유저 친화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조회수에 따라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 들은 유저들이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파악하고 이에 따른 영상을 제공하면서 기존의 검색 엔진 못지 않은 정보들을 검색할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잘못된 정보나 저품질 영상 등 극복해야 할 문제들

 

최근에는 아예 이런 저품질 영상을 비꼬는 영상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이처럼 유튜브가 동영상 플랫폼의 영역을 넘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색 엔진으로 발전하면서 유튜브 내의 잘못된 정보나 타인의 저작물을 남용하는 행위에 대한 문제 역시 제기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도용한 영상을 업로드하거나 조회수 만을 노리고 자극적인 제목을 게재하는 저품질 영상. 사실과 다른 허위 정보를 그럴듯하게 꾸며 마치 사실인 양 만들어 놓은 영상은 물론, 정보를 제공하는 듯한 제목을 걸어두고 실제 영상 내에서는 단편적인 사실, 또는 제목과 전혀 관련이 없는 영상을 통해 조회수를 올리는 저품질 영상들을 유튜브 내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타인의 저작물 도용 문제 역시 심각하다. 타인의 유튜브 영상에 대한 반응을 담은 영상을 다시 업로드하거나, 영화의 장면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등 유튜브 내의 저작권 관련 의식이 약하다는 점 역시 주된 문제로 지적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자극적인 콘텐츠의 영상을 주로 업로드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어린 나이의 이용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제 등 유튜브가 검색 엔진의 영역으로 넘어서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유튜브 맞서 블로그 동영상 기능 강화하는 네이버, 검색 엔진 영역 두고 치열한 신경전 벌어질까

 

영상 콘텐츠가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네이버 역시 동영상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이용 시간 측면에서 유튜브에게 추월 당한 네이버는 자사가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 내에서 동영상 기능을 강화해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Z 세대'의 눈길을 돌리려 노력하고 있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 이사는 지난 7월 초, 네이버 블로그의 15주년을 맞아 개최한 '2018 BLOSUM DAY'를 통해 블로그 앱에 간단하게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전문 툴과 개별 동영상 검색 및 추천 기술 기반의 동영상 연속 재생 플레이어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동영상 촬영과 음성 분리, 자막 편집, 스틸 이미지 추출 등의 기능을 블로그 앱 내에서 한번에 해결할 수 있어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인기 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 역시 동영상 관련 기능을 확장한 'IGTV'를 출시하고 기존의 60초 정도로 제한되어 있던 동영상의 재생 시간을 최대 1시간까지 확장시켜 보다 많은 동영상 이용자들을 유인할 예정이다.

 

'Z 세대'를 중심으로 텍스트나 사진에 기반했던 기존의 검색 엔진 체계가 동영상 위주로 재편되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동영상을 통해 검색 시장에 뛰어드는 네이버와 인스타그램이 기존의 동영상 시장의 강자인 유튜브와 어떤 경쟁을 벌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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