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18]펍지주식회사 강경은 북미 커뮤니티 리더 "유저 피드백 없는 '스노우볼링'은 의미 없다"

등록일 2018년11월16일 20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스타 2018’이 개최되고 있는 벡스코 컨벤션 홀에서 진행된 국제 게임 컨퍼런스 ‘GCON 2018’ 2일차 강연이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으로는 펍지주식회사의 강경은 북미 커뮤니티 리더가 참석해 ‘배틀그라운드: 프리 알파부터 얼리 억세스 출시까지, 커뮤니티 스노우볼링 노하우’ 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 최고 동시 접속자 수 34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크게 인기를 끈 배틀로얄 게임으로, 최근에는 동시 접속자 수가 다소 감소했으나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인기리에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러한 강력한 성공의 원동력 중 하나로 '인플루언서'와 커뮤니티의 힘이 손꼽힌다. '배틀그라운드'는 별다른 대규모 마케팅 없이 개인 방송과 SNS에 힘입어 글로벌 인기 게임 중 하나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강경은 배틀그라운드 북미 지역 커뮤니티 리더는 “GDC 현장에서 유사한 제목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배틀그라운드’가 출시 이후 큰 성공을 거두면서 고무된 상태였다. GDC 2017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2016년 강연들과 발표를 보며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것(도움을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틀그라운드’ 성공의 힘 ‘스노우볼링’
흔히 ‘스노우볼링’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스노우볼링이란 눈사람을 만들 때 작은 눈덩이를 뭉쳐 굴리면 점차 커져가는 효과를 말한다. 강 리더는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하기까지의 그 이유와 전략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석했다. 실제로 사업, 개발, 팀워크, 커뮤니티 관리, 인플루언서 관계 구축 등 다양한 것들이 하나의 퍼즐처럼 조각이 맞아 떨어졌기에 성과가 나온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커뮤니티 관리를 잘해서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한 것이라고 말해서 쑥스러웠다. 하지만 ‘스노우볼링’은 커뮤니티 관리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라 개발, 커뮤니티 관리, 인플루언서 관리 등 모든 펍지주식회사의 행동에 관여되어 있었다”고 강조했다.

 

펍지주식회사가 처음부터 ‘스노우볼링’ 효과를 노릴 수 있었던 것은 디렉터인 브랜든 그린이 개인적으로 키워온 커뮤니티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틀로얄 장르에 관심이 있는 코어 팬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는 ‘배틀그라운드’ 커뮤니티의 씨앗이 됐다.

 



 

미개척지 도전한 소규모 개발팀, 제약에서 혁신을 이끌어 내다
펍지주식회사(당시 블루홀)는 20명 남짓의 소규모 개발팀이 모여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시작했다. ‘배틀그라운드’의 프로젝트 이름은 ‘프로젝트 BRO(배틀로얄 오리지널)’이었다. 코어 개발자들은 배틀로얄 장르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는 것 보다는, 시장을 공략할 장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H1Z1’과 ‘ARMA’ 등이 배틀로얄 장르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당시 펍지 주식회사(당시 블루홀)은 슈팅 게임을 한 번도 개발해본 적이 없는 게임사였고, 쟁쟁한 개발사들이 많은 시점에서 소규모 인원이 모여 배틀로얄이라는 장르의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었다.
 

강 리더는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아시아에서는 배틀로얄 장르가 흥행하지 못할 것 같다는 우려도 들었다. 목표는 서부 시장이었는데, 마케팅 비용도 없었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경험해본 사람도 없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하지만 ‘제약에서 혁신이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경험, 사람, 예산에 제약이 있다 보니 ‘스노우볼링’이라는 혁신 아닌 혁신이 나온 것 같다”며 “이러한 전략은 한국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중소규모 개발사, 인디 게임 개발사들이 활용해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펍지주식회사는 ‘배틀그라운드’ 얼리 억세스 론칭 이후, 트위치와 유튜브에서 방송을 하던 개인 방송인들에게 주목을 받았고, ‘스노우볼링’ 효과를 그대로 적용해 그들과 함께 커뮤니티를 어떻게 키워 나갈 것인지 고민했다. 그 결과 ‘파트너쉽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인플루언서의 관계와 관련해 강 리더는 “인플루언서, 유저와의 관계 구축에 있어 ‘Give & Take’에만 집중한, 소위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다”라며 “게임 개발 과정에 있어 평행선을 그리며 함께 해나가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듣지 않고 진행하는 ‘스노우볼링’은 의미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노우볼링’을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
다음으로 강 리더는 ‘스노우볼링’을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설명했다. 첫째로는 얼마나 크고 예쁜 눈사람을 만들 것인지, 어디의 눈을 모아 어디에 세울 것인지 등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하며, 두번째로는 눈송이를 모으고 결정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사람인 ‘리더’와 ‘커넥터’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로는 눈사람을 더욱 크고 멋지게 만들 ‘모멘텀’이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다.

 

강 리더는 “눈사람을 만들 때 작은 눈송이에서 시작하지만, 눈밭 위에서 계속 굴리다 보면 ‘모멘텀’이 발생한다. 분명 지치는 순간이 오지만, 어느 순간 눈의 질(텍스쳐)이 좋은 곳에 가면 눈덩이를 조금만 굴려도 순식간에 커지는 순간이 온다. 모멘텀이 있어야 눈사람을 크게 멋지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개발팀은 배틀로얄 장르가 대중적으로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판단했다. 특히 작은 규모의 하드코어 유저들만이 게임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분명 게이머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느꼈다.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배틀로얄 게임보다 나은 게임이 나오길 원하는 하드코어 팬들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한 개발팀은 ‘비밀 동아리’에 소속된 유저 및 인플루언서들의 소속감을 고취시킬 전략을 구상했다. 그들의 충성도는 높아지고, 그들의 입을 통해 게임이 널리 알려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개발팀은 배틀로얄이라는 장르 자체가 플레이하는 것도 즐겁지만, 방송을 통해 게임 한 세션을 시청하는 것에도 큰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개발 초기부터 이해하고 있었다. 배틀로얄 방송을 하던 사람들은 이미 많이 존재했고, 이 사람들이 개발 중간 단계부터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하도록 해야만이 ‘눈사람’의 일부가 되고 눈덩이가 더 커지게 하는 모멘텀을 만드는 역할을 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개발팀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들이 커뮤니티의 중요한 그룹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배틀그라운드 파트너 프로그램’은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에서 방송을 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신청 후 가입해야 공식으로 인정받는 프로그램으로, 그들을 위해 개발팀은 파티와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실제로 얼굴을 보고 교류했으며, 지인을 데려올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거나 일부 파트너에 한해 그들만의 인게임 아이템을 만들어줬다. 심지어 아이템 판매 수익은 파트너에게 제공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인플루언서들로 하여금 커뮤니티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끼도록 했다.

 

일례로 ‘펍지 파트너 재킷’은 현재 파트너인 인플루언서 모두에게 지급되는 인게임 아이템으로, 파트너만이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이것 자체로 콘텐츠가 되기도 하고, ‘비밀 동아리’에 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개발팀에서 취한 전략이었다.

 



 

더불어 강 리더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인플루언서들을 진심 어린 마음으로 대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면, 나중에는 그러한 노력이 작게 모여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관심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강 리더는 “많은 개발자들이 닉네임을 앞세워 익명 뒤에 숨어 활동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사생활을 일부 공유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 활동한다”며 “유저들이 개발자, 기획자들을 보고 ‘배틀그라운드’는 이런 사람들이 만든 게임이구나 라고 인지하고, 상호작용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커뮤니티 활동
더불어 ‘스노우볼’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눈사람 안의 모든 사람들이 공통된 경험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배틀그라운드’ 커뮤니티의 일원이고, 성공하는데 기여를 했다고 느끼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통 경험을 위해서는 행사에 초대하거나 기여한 사항에 대해 감사 메일을 보내는 등의 노력도 선행되어야 한다.

 

강 리더는 “단순히 밥이나 술을 대접하며 ‘배틀그라운드’ 많이 사랑해주세요 라고 말하는 자리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만나고 고맙다고 표현도 하고 친구처럼 이야기하는 자리여야 한다. 이러한 자리가 ‘배틀그라운드’ 커뮤니티의 일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나는 하고싶은 말이 많다. ‘배틀그라운드’를 준비하면서 각종 실험이나 리스크 예측 그리고 해보지 않았던 시도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부터라도 그러한 시행착오에 대해 공유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비판해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강 리더는 “통역사로 일을 시작해 자발적으로 커뮤니티 관리를 맡게 되었고, 결국 이런 자리에서 교류할 기회까지 얻었다.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개발을 시작 당시 한국에서 성공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고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다. 그 부분이 많이 힘들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에 뛰어든 개발팀은 십 수년 동안 함께 게임을 개발한 사람들이었고, 엄청난 도전을 했다. 그 도전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없어 매우 힘들었다. 이미 선점 게임도 있었고, 설마 한국에서 재미있는 슈팅 게임이 등장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심지어 ‘배틀그라운드’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이 되어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선보였음에도 응원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배틀그라운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비판할 때 비로소 ‘배틀그라운드’가 한국에서 태어난 첫 글로벌 e스포츠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틀그라운드’는 나를 포함해 우리 동료들이 열정과 헌신으로 만들어낸 게임이니 앞으로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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