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신'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상'을 파괴하는자 세상을 구한다... '아이코노클라스트'

등록일 2018년12월12일 18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이제는 인디 플랫포머 게임들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시대가 됐다. '메탈슬러그'와 같은 런앤건 스타일의 게임들도 인기지만, 최근 들어서는 매트로배니아 스타일을 채택한 액션 플랫포머 게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라면 역시 '데드셀'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지만 '데드셀'에 못지 않게 좋은 평가를 받은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 또 있다. 스웨덴의 1인 게임 개발자 요아킴 샌드버그가 개발한 '아이코노클라스트'다.

 

매트로배니아 스타일의 액션 플랫포머 게임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요아킴 샌드버그가 홀로 7년이라는 긴 개발기간을 거쳐 완성한 독특한 이력의 타이틀이다. 게임은 뛰어난 완성도의 도트 그래픽과 플레이어에게 질문을 던지는 매력적인 스토리를 앞세워 PC 기준 메타 스코어 87점을 기록해 게임성을 입증했다.

 

출시된 지 다소 시일이 지났지만, 메타 스코어와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믿고 플레이 해보기로 했다. 한글 자막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아이코노클라스트'를 기자가 직접 플레이 해봤다.

 

*스토리 및 엔딩에 대한 스포일러와 감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뛰어난 완성도의 매트로베니아 스타일 액션 플랫포머 게임
우선 본격적으로 리뷰하기에 앞서, 이 글을 통해 홀로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의 노고를 칭찬하고 싶다. 규모에 상관 없이 게임 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일종의 '끝없는 싸움'과 같은 것인데 1, 2년도 아닌 무려 7년에 걸쳐 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랐다. 단순히 개발 기간이 길기 때문에 칭찬하고 싶다 말한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포기하지 않고 밤낮 없이 게임을 만들었을 개발자에 대한 존경심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다.

 

 


게임은 매트로배니아(메트로이드+캐슬배니아) 스타일의 맵 구성을 채택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스타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많이 헤맸지만, 거대한 맵을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모험을 하는 구성이 '아이코노클라스트'에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매트로배니아 스타일의 게임을 좋아하는 팬이거나, 혹은 '데드셀', '라비-리비', '샨테' 시리즈 등의 게임을 재미있게 즐겼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뛰어난 도트 그래픽은 그야말로 이 게임의 백미다. 풀 3D의 그래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게임을플레이 하던 도중 배경과 집, 각종 오브젝트를 천천히 구경했을 정도로 그 디테일이 뛰어나다. 또 캐릭터의 개성과 감정이 잘 표현된 점(특히 로빈과 미나)도 인상적이다. 홀로 개발했음에도 이 정도 수준의 도트 그래픽이라면 최상위 급에 속한다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

 



 

적절한 난이도의 퍼즐과 특색 있는 보스전도 '합격점'

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은 적절한 난이도의 퍼즐도 칭찬하고 싶다. 퍼즐을 푸는 재미가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초반부에는 비교적 간단한 퍼즐로 '아이코노클라스트'가 어떤 게임인지 맛을 보여준 후, 중반부에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렌치와 롤러 폭탄, 강탈샷 등을 활용하는 퍼즐이 등장하며 '퍼즐 푸는 맛'을 살린다. 사실 퍼즐이라는 것이 난이도 조절에 성공하기 쉽지 않은데, 앞서도 말했듯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적당한 난이도의 줄타기를 잘 해낸 것 같다.

 



 

그렇다고 전투가 늘어지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물론 '마크 오브 더 닌자'나 '데드셀' 수준의 액션은 아니지만, 주인공 로빈이 정비공이라는 설정을 잘 살린 주 무기 렌치를 비롯해 스턴건, 롤러 폭탄 등을 활용한 액션은 나쁘지 않은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렌치 돌리기의 튕기는 손맛이 상당하다) 종종 이 몬스터는 어떻게 처치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몬스터 배치와 무기 획득 시기를 조절한 레벨 디자인도 상당히 뛰어나며, 버려지는 무기가 없이 모두 활용할 가치가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 부분이다. 또한 수많은 보스전들은 각기 공략과 패턴이 모두 달라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로빈과 미나를 번갈아가며 플레이 해야 하는 보스전
 

이 외에도 난이도를 마음껏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게임의 세이브 파일을 불러오기전에 자유롭게 난이도를 바꿀 수 있다. 만약 플랫포머 게임에 익숙하지 않거나, 전투는 하지 않고 스토리와 퍼즐만 즐기고 싶은 유저라면 '릴렉스' 모드를 쓰면 매우 쾌적하게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실패에 대한 부담감도 굉장히 적은데, 이벤트에서 실수를 하거나 퍼즐 풀이를 잘못 하더라도 곧장 이어서 시도할 수 있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우상(Icon)을 파괴하는 자, 세상을 구하다
게임의 개발과 플레이 측면에서만 언급했는데, 사실 이 게임의 진정한 '맛'은 스토리다. '로빈'은 특유의 이타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늘 누군가를 돕는 전형적인 주인공이다. 그녀는 렌치와 자신만의 신념에 힘입어 종교적으로 통제되는 세계관 그리고 모든 것의 원흉이 된 '그 분'과 맞서고, 결국 세계를 구원하는데 성공한다. 단순히 기계를 고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세상을 '고쳐낸' 것이다. 게임의 이름인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우상(Icon)'을 파괴하는 자라는 뜻인데, 게임을 관통하는 주제와 엔딩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잘 지은 제목이란 생각이다.

 

큰 비중이 없는 캐릭터도 생각해 볼만한 주제의식을 플레이어에게 던진다

 

게임은 우리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엔딩을 보면서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물론 게임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리처드 도킨스가 주장하는 것처럼 '신은 없다'거나 '무신론'을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조건적이고 무비판적으로 맹신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또 우리가 평소 우상으로 생각하는 대상의 본질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여담으로, 메카닉인 로빈이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씨앗'으로 '그 분'을 처치하는 장면, 그리고 남을 돕는 일에 기쁨을 느끼는 로빈이 세계를 구해낸 후 별다른 일 아니라는 듯이 잠을 자는 마지막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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