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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쟁' 공격적 행보 나서는 에픽게임즈, 게이머들 설득 가능할까

등록일 2019년02월10일 19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게임 개발사들의 탈 플랫폼화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탈 플랫폼화 전략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나선 곳이 다름 아닌 에픽게임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포트나이트'의 '탈 구글'을 선언하며 마켓에 종속되지 않고 직접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천명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더해 자체 PC 플랫폼인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선보이며 개발자 친화적 플랫폼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유비소프트의 '디비전2'을 스토어에 독점 입점시키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름 있는 게임들을 무료로 제공하며 유저 유지에 적극 나서고 있기도 하다.

 

사실 이런 거대 플랫폼에 대한 탈 플랫폼화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었다. 대표적으로 EA와 유비소프트는 각각 '오리진'과 '유플레이'를 통해 자사 게임들을 서비스하며 '스팀'과 거리를 두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사실. 그러나 '언리얼'로 게임 엔진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최근 '포트나이트'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에픽게임즈가 탈 거대플랫폼화에 가세하며 본격적인 플랫폼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에픽게임즈, 파격적인 조건으로 공격적인 행보
에픽게임즈는 그동안 게임 개발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던 마켓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수익 구조에 변화를 주며 개발자 친화적 플랫폼을 천명했다. '스팀'이 기본 30%의 수수료를 가져갔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단 12%로 수수료를 상당히 낮췄다. 특히 판매량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엔진 로열티도 면제되며, 반드시 '언리얼 엔진'으로 만든 게임이 아니더라도 스토어에 입점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듯 에픽게임즈는 마켓 수수료를 대폭 낮춰 개발자로 하여금 수익 구조에 대한 메리트를 느낄수 있도록 부각시키고, 자연스럽게 스토어에 유입시킨 후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확보해 유저들까지 끌어들인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포트나이트'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 '스팀'이나 '오리진' 등 대규모 PC 게임 플랫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에픽게임즈의 야망이 엿보인다.

 



 

이러한 에픽게임즈의 전략은 개발자 입장에서 상당히 구미를 당기는 조건이다. '스팀' 또한 판매량에 따라 수익 구조가 유동적으로 변화하지만, 일단 입점하면 무조건 88%의 개발자 수익이 보장되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개발자 입장에서 과연 수수료 감면만이 답일 것인지 고려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고, EA나 유비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게임사들의 플랫폼들도 '스팀'에 비하면 유저 규모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흥망성쇠의 출발선 상에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유비소프트의 '디비전 2'다. '디비전 2'를 시작으로 에픽게임즈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사후처리, 플랫폼 파편화, 가격 정책까지 게이머 입장에서는 아직 '물음표'
한편, 소비자인 게이머 입장에서도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게이머들이 플랫폼을 선택하는 조건은 결국 얼마나 '유저 친화적'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는 다양한 장르와 AAA급 게임부터 인디 게임까지 아우르는 라인업, 현지 상황에 맞는 편리하면서도 다양한 구매 방법, 모종의 이유로 구매를 철회하고자 했을 때 적용되는 환불 정책, 유저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약점은 명확하다. '포트나이트'를 비롯해 '디비전 2'와 '메트로 엑소더스' 등 걸출한 AAA급 게임 라인업을 보유하게 됐지만, 15년 동안 쌓아 올린 다수의 유저풀과 게임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스팀'에 비해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인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라인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측면에서도 개선해야할 사항이 많다. 현재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친구' 시스템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게임에 대한 유저 평가나 모드를 지원하는 '창작 마당', 유저간 거래가 가능한 '장터' 등의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직 유저들을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플랫폼의 파편화는 게이머 입장에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이미 '스팀' 외에도 블리자드의 '블리자드 앱'과 EA의 '오리진', 락스타게임즈의 '락스타 소셜 클럽', 유비소프트의 '유플레이' 등 대형 게임사들의 자체 플랫폼들이 다수 존재한다. 여기에 디스코드와 베데스다 또한 ESD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 정도로 플랫폼은 파편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디비전 2'를 이을 '원투펀치'일까, 최악의 악수(惡手)일까, '메트로 엑소더스' 이슈
한편, 에픽게임즈의 전략적인 움직임에 다소 제동이 걸리게 된 논란이 다름아닌 '메트로 엑소더스' 관련 이슈다. '메트로 엑소더스'는 '디비전 2'에 이어 1년 독점을 조건으로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입점했다. 가격 또한 '스팀' 버전보다 10달러 가량 낮춰 경쟁력도 갖췄다.

 



 

하지만 게임의 발매를 기다리고 있던 유저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스팀'을 통해 반년 가량 예약 판매가 진행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퍼블리셔인 딥 실버가 정식 발매 2주를 앞두고 '에픽게임즈 스토어' 독점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밸브는 게임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유감을 표했고, 리셀러 사이트에서는 '스팀' 버전의 게임 키 가격이 폭등했다. '스팀' 버전을 미리 구매한 유저는 똑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국내 기준으로 아직 지역제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은 불안 요소다.

 



 

딥 실버와 에픽게임즈 양사간에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에픽게임즈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제 막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음에도 내실을 다지지 않고 타 플랫폼에 입점한 게임을 '빼앗아 왔다'는 인상을 유저들에게 심어줬다는 것이다. 결국 피해는 선량한 유저들이 보게 된 것도 문제다.

 

유저에게는 그리 와 닿지 않는 개발자 수익 구조 개편
일각에서는 '스팀'의 30% 수수료와 사실상 독점 상태인 PC 플랫폼 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나의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EA와 유비소프트 등 대규모 게임사가 아닌 이상, 다수의 글로벌 유저풀을 확보하고 있는 '스팀' 외에는 대안이 없기에 점차 '스팀'의 독점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로 에픽게임즈가 노린 부분도 이것이다. 사실상 '스팀' 원톱 체제인 상황에서 개발자 입장에서는 30%의 수수료를 낸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거둬가는 수수료 또한 12%로 대폭 낮춘 것이 가장 큰 '수'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발자 수익 구조 개선이 유저에게 실제로, 또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느냐 하면 아직은 물음표가 남을 수밖에 없다.

 

또한 개발사가 '스팀'을 통해 단순히 게임만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유저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포럼이라는 공간을 활용하거나 '창작 마당'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면, 수수료 자체가 아예 납득이 되지 않는 수준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메트로 엑소더스'의 경우, 유저들은 처음부터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서비스된다고 발표되었다면 문제될 것이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개월 동안 '스팀'을 통해 예약 판매가 진행되던 게임이 정식 발매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강판'되었고,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에픽게임즈의 지나치게 공격적인 독점 게임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심지어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PC 버전 출시 날짜가 5월로 미뤄졌다는 루머가 나오자 이것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입점하기 위해서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저들이 '메트로 엑소더스' 이슈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PC 플랫폼 경쟁 본격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져선 안 돼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운명을 결정지을 주사위는 조만간 던져진다. 2주마다 공개되는 무료 게임 라인업에 더해, '디비전 2'를 시작으로 본격 전개되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비롯한 플랫폼간의 경쟁구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에픽게임즈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한 밸브의 대응도 주목된다. 이번 '메트로 엑소더스' 이슈의 경우, 정황상 밸브가 대처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닌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판매 중지에 대한 유감을 표한 공지사항을 통해 “우리도 이 결정을 최근에 통보 받았으며, 이를 알리기에 시간이 촉박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PC 플랫폼으로 출시될 AAA급 게임들을 '스팀'에 유치하기 위한 타 플랫폼과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기업간의 경쟁이 펼쳐지면 가격이 낮아지거나, 질이 높아지는 등 소비자에게는 긍정적인 결과가 돌아온다. 때문에 이러한 경쟁 구도가 PC 플랫폼에서도 펼쳐지는 현상 자체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혹시라도 이로 인해 유저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성렬 기자 (azoth@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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