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1.1' 아닌 '2'가 되길 바라며, 유비소프트 '디비전 2' 프라이빗 베타

등록일 2019년02월13일 11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길다면 긴, 또 짧다면 짧은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2(이하 디비전 2)' 프라이빗 베타가 11일 종료됐다. 국내에서는 이례적으로 유비소프트코리아가 프라이빗 베타 PC방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목을 집중시켰고, 게임의 정식 발매는 이제 한 달 가량 앞으로 다가왔다.

 

게임의 정식 발매에 앞서 말 그대로 '테스트'를 해보는 이번 프라이빗 베타에서는 게임의 초반 '디비전' 요원이 워싱턴 D.C.에 합류하는 이야기를 담은 짧은 분량의 주 임무와 보조 임무, 그리고 PVP 콘텐츠인 동부 다크존과 '소규모 접전', 엔드 게임 콘텐츠와 3종의 전문화 콘텐츠를 즐겨볼 수 있었다.

 

전작을 약 300시간 가량 플레이했던 전 '디비전' 요원인 기자가 수많은 '델타' 오류와 서버 점검을 뚫고 이번 프라이빗 베타에 참가했다. 과연 3년이라는 긴 개발기간을 거친 정식 후속작은 어떤 모습인지 간략히 살펴봤다.

 


 

 

겨울에서 여름으로의 변화는 'SO SO'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게임의 배경 상 시계가 여름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다. 전작의 아포칼립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겨울 배경이 상당히 인상 깊게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한껏 살린 DLC '서바이벌'을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다.

 

물론 이번 2에서도 자연스러운 밤낮의 전환은 인상적이고, 안개가 자욱이 깔린 밤거리를 보고 있자면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낮 시간대에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란 거리를 뛰다 보면 조금 으스스한 기분도 든다. 다만 '디비전' 요원이 처한 극한의 상황과 무정부 사태를 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겨울이 훨씬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비록 눈발은 흩날리지 않지만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적 세력에 대한 묘사, '에코' 시스템과 전화 수집품을 통해 전달되는 '디비전'의 세계관, 도움이 필요한 NPC들의 뒷이야기들은 여전히 전작처럼 플레이어의 흥미를 돋운다.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돕는 이런 장치들은 전작이 (적어도 최고 레벨 이전까지는) 최고 수준의 게임이라고 평가하게 만든 요소 중 하나인데, 여전히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역시 'PT체조'가 제맛

 

더욱 악랄하게 개선된 AI, 슈팅과 RPG의 경계에 대한 고민
전작보다 적들이 다양해진 점은 호평하고 싶다. 또 훨씬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적들의 AI도 매우 인상적이다. 날카롭게 날아오는 수류탄과 드론, 그리고 우회 공격은 한 자리에서 엄폐해 한 명씩 처리하는 지루한 전투 흐름에 변화를 준다.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적들의 드론들은 상당히 성가시다
 

전작에서 가장 문제시 됐던 PVE에서의 'TTK(Time To Kill)'는 어느 정도 개선됐다. 본래 저 레벨 구간에서는 전작에서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높은 난이도에서 플레이할 때 그야 말로 총알을 '쏟아 부어야' 잡을 수 있었다. 전투를 지루하게 만들고, 슈팅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해치는 요소였다.

 

이번 작에서는 일부 적에 적용된 부위 파괴 시스템과 더불어 'TTK' 자체가 감소해 슈팅의 맛이 살아났다. 특히 이번에 엔드 콘텐츠를 위해 제공된 캐릭터는 사실상 세팅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만큼, 정식 발매 이후에는 충분히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디비전'이 가진 가장 큰 딜레마는 슈팅 게임이냐 RPG냐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플레이하는 사람이 받아들이기에 따라 나뉠 수 있어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하기 모호하다. 개인적으로 전작을 슈팅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RPG라고 생각하며 즐겼기에, 이번 작 또한 마냥 나쁘지는 않은 수준으로 느껴졌다. 시원하게 적들을 쓸어버리는 TPS를 생각하며 '디비전'을 접한다면 실망할 수 있는 요소다.

 

 

설마 이게 다는 아니겠지, '시그니처' 없는 '시그니처 웨폰'
유저들 사이에서 많은 지적이 있었던 '시그니처 웨폰'은 개인적으로도 아쉽게 느껴진다. 특색 있는 무기라고 설명했지만, 적어도 이번 베타에서 만큼은 그러한 특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시그니처 웨폰'에 대한 소감은 단지 '4번 슬롯에 있는 또 다른 무기' 정도에서 그친다. 어떠한 시스템이 적용될지 아직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마음껏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무기라면 그만큼 강력하고 특색이 있어야만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직 베타이기에 '맛보기' 수준으로만 공개한 것이길 바라본다.

 

'샤프슈터'의 '시그니처 웨폰'
 

전작에서 치명타 관련 버프를 제공하는 '펄스'를 기본으로 장착하는 등 다소 몰개성화 됐던 스킬들은 이번 작에서 종류가 다양해져 여러 빌드를 연구해 볼만한 여지가 생겼다. 특히 전작이 세트 아이템을 중심으로 빌드가 정해졌다면, 이번 작에서는 세트 아이템과는 또 별개로 스킬 자체의 빌드를 고민하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베타에서는 '시커 마인'과 '터렛', '드론' 등 몇 종류만 간단히 써볼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향후 정식 발매가 이루어지면 새롭게 추가된 스킬을 활용해 색다른 세팅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베타에서는 일부 스킬만 사용해볼 수 있었다
 

확답 내리기 어려운 '프라이빗 베타', 문제점들이 개선되길
총평을 하자면,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아직 완전히 '이렇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7레벨까지의 콘텐츠, 그리고 잠깐 즐길 수 있는 엔드게임 콘텐츠만으로는 '디비전 2'를 모두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전작도 그랬지만 이 게임은 결국 정통 슈팅 게임이 아닌 RPG이고, 아이템 파밍과 캐릭터의 성장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 30레벨 이후 즐기게 될 아이템 파밍, 그리고 자신의 입맛대로 세트 아이템을 구비해 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은 이번 베타에서 온전히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판단을 유보하고자 하는 이유다.

 



 

특히 이러한 판단 유보의 배경에는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8인 레이드 등의 각종 콘텐츠들, 추가될 DLC들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도 있다. 물론 '렉뺑이' 같은 콘텐츠와 탄창 여러 개를 쏟아 부어도 죽지 않는 적들은 환영하고 싶지 않다.

 



 

이번 베타에서 지적됐던 각종 모션과 끼임 버그, 사운드 버그, 메모리 누수, TTK 개선, 집중하겠다고 밝혔던 엔드 콘텐츠에 대한 해답 등 다방면의 문제점들이 해결되고 전작의 팬들에게 환영 받는, '디비전 1.1'이 아닌 '디비전 2'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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