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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메이플스토리 추억을 찾아드립니다" 추억의 메이플 흥신소 운영하는 특별한 유저의 평범한 이야기

등록일 2019년06월21일 10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빅토리아 아일랜드에서 배를 타고 가다가 크림슨 발록을 만나는 스크린샷을 찾아주세요"
"어린시절 함께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던 친구들과 찍은 스크린샷을 찾고 싶습니다"
"옛날 '헤네시스 사냥터1' 맨 위에서 표창도적이 뇌전을 쓰면서 초록버섯을 '원킬'하던 사진을 가지고 계신가요"

 

넥슨의 장수 PC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한 독특한 이용자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옛날 메이플스토리 사진을 찾아줍니다'라는 이름으로 '추억의 메이플스토리 흥신소'를 운영 중인 '구름ap기'가 그 주인공. 2017년 혜성처럼 등장해 "여러분이 원하는 옛날 메이플스토리의 사진을 찾아드립니다"라는 게시물로 이목을 끈 그는 약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추억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처음 '구름ap기'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많은 유저들은 그를 단순히 괴짜로 취급했지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추억 속 메이플스토리 사진'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다소 모호한 주문에도 정확한 스크린샷을 찾아주는 그의 능력에 이제는 많은 유저들이 '추억의 메이플스토리 흥신소'를 인정하고 있는 상황. 2년 동안 찾아준 유저들의 추억만 하더라도 100건이 넘어가며 그중에는 함께 게임을 즐기던 친구들과의 추억이나 어머니가 육성하던 캐릭터 등 독특한 사연들이 담긴 것들도 많다.

 



 

2003년 첫 서비스를 시작으로 어느덧 서비스 16주년을 맞이한 '메이플스토리'는 단순히 게임 마니아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방어구인 '냄비뚜껑'을 얻기 위해 무수히 많은 슬라임을 사냥하던 기억이나 처음 빅토리아 아일랜드로 진출하던 설렘은 분명 기자와 비슷한 20대 또래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기억. 특히 2010년 많은 변화가 일어난 '빅뱅' 패치 이후로는 게임의 시스템이나 특성이 많이 바뀐 만큼,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옛날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추억이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메이플스토리'에 대해 남다른 사랑을 보여주는 '구름ap기'는 어떻게 유저들의 '메이플스토리' 추억을 찾아주게 된 것일까. '구름ap기'로부터 '추억의 메이플스토리 흥신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옛날 스크린샷에 담긴 추억과 이야기 찾아주는 메이플 흥신소

 

한 장의 스크린샷에는 우리가 즐겼던 게임의 추억들이 담겨있다
 

'구름ap기'가 운영하는 '추억의 메이플스토리 흥신소'의 운영 방식은 간단하다. 메신저를 통해 의뢰인이 찾고 싶어하는 캐릭터의 직업, 상황 등을 묘사하면 '구름ap기'가 해당 스크린샷을 찾아주는 것. 특히 '유치원 복장 스킨을 입은 캐릭터가 특정 스킬을 사용하는 스크린샷'이나 '이벤트 퀘스트 보스 처치 보상으로 특정 아이템을 획득한 스크린샷' 등 상당히 구체적인 요구에도 정확한 스크린샷을 찾아내는 것이 그의 특기다.

 

아직도 수많은 고대 자료들이 잠들어있다고 한다
 

유저들이 원하는 스크린샷을 찾아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구름ap기'는 자신의 정보력의 비결로 끝없는 검색을 꼽았다. 의뢰인이 원하는 스크린샷이 올라온 커뮤니티나 게시판의 위치를 알면,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며 원하는 스크린샷을 찾아주는 것. 다만, 유명인이 아닌 일반 유저의 사진은 찾기 어려워 실패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과거의 흔적들이 다수 잠들어 있는 다음카페에서는 정회원만 볼 수 있는 글들이 많아 고대 자료들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이유없이 오랜 시간 사우나에서 앉아있던 추억도 있다
 

이렇게 '구름ap기'가 찾아준 스크린샷에는 단순히 게임 속 한 장면을 넘어 저마다의 추억이 담겨있다는 점도 많은 유저들이 '추억의 메이플스토리 흥신소'를 찾는 이유다. '구름ap기'는 이에 대해 "과거에 썼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많은 의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자신의 어머니가 육성하던 캐릭터의 스크린샷을 찾던 사람으로, 노력 끝에 스크린샷을 찾아주면서 의뢰인이 어머니와의 옛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이 감명 깊었다고 한다.

 

당시의 유명한 일화들도 되짚어주고 있다(출처: 구름ap기)
 

유저 개인의 추억 뿐만 아니라 '메이플스토리'를 즐겼던 유저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들도 '구름ap기'가 찾아주는 옛날 '메이플스토리' 스크린샷에 전부 담겨있다. 회피율이 매우 높아 전사 직업으로는 절대 잡을 수 없던 '주니어 네키'나 버그를 이용해 갈 수 없는 곳에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날 수 있는 신발'이라는 가상의 아이템을 판매한다며 다른 유저들의 '메소'를 갈취하던 사기꾼 유저의 스크린샷도 모두 메이플 유저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던 추억의 단편이다.

 

이 밖에도 '구름ap기'는 최근 정기 연재글을 통해 게임을 깊게 즐겼던 유저들이 잊고 지내던 밸런스나 각종 이슈에 대한 이야기들도 풀어나가고 있다. 궁수 직업 유저들을 화살 구매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준 '소울 애로우' 스킬의 자세한 스펙이나 버그 및 이슈들은 물론, 유저들 사이에서 무수히 많은 소문을 낳았던 전설 속의 아이템 '커터문'에 대한 이야기 등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옛날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집착 아닌 집착, 유저 추억 찾아주며 과거의 아쉬움 씻어낸다

 

지금이야 유튜브로 공략을 보지만 그때는 가이드북이 대세였다
 

게임을 오랫동안 즐긴 소위 '고인물' 유저들도 상세하게 기억하기 힘들 정도의 자세한 이야기는 물론 유저들이 요구하는 조건에 딱 맞는 스크린샷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능력까지 갖춘 '구름ap기'에 대해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그가 상위권 랭커 또는 지금도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골수 유저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구름ap기'는 과거부터 꾸준히 '메이플스토리'를 즐긴 유저가 아니다. 그는 오히려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마음껏 게임을 즐기지는 못한 아쉬움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구름ap기'의 어린시절, 그의 집안에서는 게임에 대한 규제가 상당히 심했기 때문에 '빅뱅' 패치 이전 시기의 '메이플스토리'를 마음껏 즐기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시절 게임을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지 못한 아쉬움에 공부를 하는 척 컴퓨터를 이용하면서 '메이플스토리' 고수들이 활동했던 커뮤니티를 곁눈질한 것이 지금의 방대한 지식의 밑바탕이 되었다.

 

여기에 한가지에 꽂히면 끝을 보는 '구름ap기'의 성격 덕분에 옛날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그의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한 집착 아닌 집착이 시작되었다. 아쉬운 마음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옛날 '메이플스토리'의 스크린샷을 모았지만 이것만으로는 자신의 추억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그동안의 결과물을 통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생각한 결과 지금의 '추억의 메이플스토리 흥신소'가 탄생한 것.

 

당시 메이플스토리 운영자가 리스항구에서 유저들과 놀고 있는 사진
 

"아무리 남의 추억을 끌어 모으더라도 제 추억이 생기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어느새 제 손에는 수 만장의 '메이플스토리' 사진들이 들어와 있는데, 이걸 가지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17년 6월부터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에 '여러분이 원하는 옛날 메이플스토리 사진을 찾아드립니다'라는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을 탐탁치 않아하는 부모님을 피해 가이드북이나 영상만으로 만족하거나 밤중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게임을 즐기던 경험은 비단 '구름ap기' 뿐만 아니라 모든 게이머들의 추억일 것이다. 그렇기에 '구름ap기'의 독특한 '추억의 메이플스토리 흥신소'와 그의 사연이 밝혀지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그의 행보에 공감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구름ap기'는 많은 유저들의 응원 덕분에 옛날 메이플에 대한 집착 중 30% 정도가 해소되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70%는 앞으로 많은 유저들과 추억을 만들어 나가면서 해소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빅뱅' 패치 이전도, 이후도 누군가에게는 '추억'… 가장 그리워하는 시절이 곧 '옛날'이다

 



 

한편, '메이플스토리' 유저들 사이에서는 크게 2010년도에 진행된 '빅뱅' 패치 전과 후로 게임이 나뉜다. '빅뱅' 패치를 통해 기존 '메이플스토리'의 반복 작업에서 오는 피로도가 상당 부분 완화된 것은 물론, 많은 시스템에서 변화가 생겼기 때문. 과거의 '메이플스토리'를 그리워하는 유저들 중 상당수는 "내가 옛날에 알던 게임이 변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구름ap기'는 이에 대해 조금 다른 입장을 밝혔다. 게임 자체가 변한 것이 아니라 유저들의 성향이 달라졌다는 것. 그는 "사람들이 여유가 없어지고 점점 빠른 것을 추구하다 보니 천천히 시간을 들여가며 모르는 것을 알아가던 그때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라며 "메이플스토리가 변한 것이 아니라 플레이하는 유저와 메타가 바뀌고 게임이 유저들의 성향에 맞춰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많은 유저들이 '빅뱅' 패치 이전의 '메이플스토리'를 옛날 '메이플스토리'라고 생각하지만, '구름ap기'는 사람에 따라 '옛날'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저들마다 '메이플스토리'를 처음 시작한 시절이 제각기 다른 만큼, 어느 한 시점을 정해서 '옛날'이라고 표현할 수 없다는 것. 결국 사람마다 '가장 그리워하는 시절'이 '옛날'의 기준이라는 것이 '구름ap기'의 설명이다.

 

메이플스토리의 몬스터 '듀얼파이렛'
 

다른 유저들의 추억을 찾아주는 것이 그의 취미이지만 정작 '구름ap기' 자신이 간절하게 찾아 헤매는 추억은 아직도 발굴하지 못했다고 한다. '구름ap기'가 찾는 추억은 과거 모 웹진에서 발행했던 변비소년a의 '듀얼파일렛, 썬/콜 메이지도 가능할까?'라는 '메이플스토리' 관련 기사.

 

과거 '메이플스토리'에서 마법사 직업의 캐릭터는 속성 데미지에 따라 사냥의 효율이 크게 갈린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얼음과 번개 마법을 쓰는 소위 '썬콜' 마법사는 불 속성에 약하고 얼음에는 강한 내성을 지닌 몬스터 '듀얼파이렛'과 상성이 좋지 않았는데, '스티어스' 서버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듀얼파이렛'의 사냥터에서 파티 사냥을 하는 한 '썬콜' 유저가 있어 기자가 그를 인터뷰한 내용을 기사에 담은 것. 통념을 무시하고 게임을 즐긴다는 점은 당시 고지식한 '구름ap기'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른들의 문제로 인해 해당 기사가 인터넷 상에서 내려가고 기사를 스크랩했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없게 되면서 온 인터넷 세상을 찾아 헤맸지만 아직까지도 해당 기사를 찾아보지는 못했다. 기자 역시 '구름ap기'를 돕기 위해 해당 기사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이런저런 사정들로 인해 원본은 더 이상 인터넷 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의 '메이플스토리'도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될 수 있다
 

비록 자신의 추억의 조각을 찾지는 못했지만 '구름ap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저들의 옛날 '메이플스토리'의 사진들을 찾아줄 예정이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예전처럼 시간이 남는 것은 아니지만 '추억의 메이플스토리 흥신소'를 찾는 의뢰인이 있다면 언제라도 원하는 사진을 찾아준다고. 이 밖에도 연재 중인 칼럼을 통해서는 과거 성행했던 사냥터 '얼음 골짜기 II'의 흥망성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라고 하니 다시 한번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름ap기' 뿐만 아니라 기자와 비슷한 나이의 유저들의 어린 시절에는 게임은 공부를 방해하는 나쁜 물건이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일 정도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했다. 그러나 키보드나 마우스를 따로 숨겨놓았다가 몰래 게임을 하던 기자가 게임 전문 기자가 된 지금, 게임은 한류 수출액 중 최고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당당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특히 또래 집단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게임 하나만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될 정도로 게임은 단순히 오락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코드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 그렇기에 모두의 어린시절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와 관련된 추억을 발굴하는 '구름ap기'가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연일 화려한 그래픽의 대작 타이틀이 출시되지만 예전 같은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추억 속의 게임들을 그리워하는 소위 '게임 불감증'에 시달리는 유저들을 위해 그 시절의 추억들을 전해주는 '구름ap기'의 앞으로를 응원한다.

 

 

 

백인석 기자 (quazina@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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