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 연합'도 기대 이하... 영화와 소설은 잘나가는데, 왜 '해리포터' 게임은 잘 안되는걸까

등록일 2019년07월03일 11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포켓몬GO'로 유명한 위치기반 증강현실(AR) 게임 개발사 '나이언틱(Niantic)'이 소설 및 영화 시리즈 '해리포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포켓몬스터' 시리즈 못지 않게 글로벌 전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해리포터'이기에 게임의 흥행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국내에서는 순위권에 집계되지 않으며, 본고장인 서구권에서도 평균 20위권에 머무는 등 원작의 명성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초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와 소설의 인기와는 별개로 유독 게임 분야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원작 소설은 전세계 4억 권 이상이 판매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TOP3에 이름을 올린 바 있으며 실사 영화 시리즈 역시 평균 9억 달러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는 등 흥행과 비평 양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해리포터'를 소재로 한 게임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넷마블의 글로벌 야심작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는 메타크리틱 평균 43점을 받으며 '최악의 해리포터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실사 영화의 개봉에 맞춰 출시된 게임 시리즈에 대한 평가 또한 첫 작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이후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마지막 작품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메타크리틱 37점으로 아쉬운 마무리를 보여주었다. 그나마 '레고 해리포터' 시리즈가 꾸준히 70점대의 성적을 유지하며 '해리포터' 게임의 체면을 살려주는 상황.

 

영화 기반 게임의 성적이 성공을 거둔 사례가 드물기도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게임들이 꾸준히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현상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해리포터'를 소재로 한 게임은 왜 자꾸 실패하는 것일까?

 

원작의 위트 넘치는 감성 느끼기엔 부족한 게임 속 '마법'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
 

원작 '해리포터' 세계관의 핵심 소재는 '마법'이다. 작중 '머글(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반인)'과 마법사를 구분하는 것은 물론, 온갖 신비한 이야기의 중심에 위치한 것이 바로 '마법'. 일반적인 판타지 세계관에서 불덩이를 쏘거나 벼락을 내리는 등 파괴적인 형태로 마법이 묘사되는 것과 달리, 상대를 간지럽히거나 자물쇠를 열고 불을 붙이는 등 장난스러움이 가득한 마법이 등장하는 것이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된 매력이다.

 

특히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물건들이 마법사들의 도구로 활용된다는 점도 독자들이 '해리포터'를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이유다. 일상 생활에서 그냥 지나치는 낡은 장화나 쓰레기들도 '해리포터'의 세계에서는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하며, 사진 속 인물이 움직이거나 개구리 모양 초콜릿이 뛰어다니는 등 '해리포터'는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파트1 게임
 

그러나 '해리포터'를 소재로 한 게임들은 매체의 한계로 인해 원작 속 '마법'들의 매력을 희석시켰다. 적을 간지럽히거나 잠시 기절시키는 등 극적인 효과가 부족한 원작의 마법들로는 게임 플레이 상에서 유저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없기 때문에 원작의 위트 넘치는 마법 대부분이 게임에서는 생략되었다. 여기에 몇몇 마법들은 게임의 장르에 맞게 효과가 변경되기까지 하면서 팬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어드벤처에서 3인칭 슈팅 액션으로 장르가 바뀌어버린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원작이 지닌 '마법'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기존의 작품에서는 마법을 사용할 경우 지팡이를 휘두르는 방향이 정해져 있다는 원작의 고증에 철저한 편이었지만,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에서는 단순히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작중 등장하는 다양한 마법들이 대부분 생략되고 전투에 관련된 마법만 남았다는 점도 팬들이 아쉬움을 느낀 이유다.

 



 

여기에 플레이어가 직접 상황에 맞는 마법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자유도 역시 부족하다.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에서는 문제가 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이 지정한 마법만을 사용하도록 해 유저들이 직접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는 재미가 희석되었다. 나이언틱이 최근 출시한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 역시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는데, 주어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이 제시하는 마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

 

이처럼 원작 '해리포터' 시리즈가 내세운 마법의 매력은 화려한 전투보다도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건들을 마법이라는 독특한 관점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그렇기에 전투나 퍼즐 풀이에 집중된 게임 속 마법들에 팬들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원작의 매력도, 게임의 완성도도 모두 놓쳤다

 



 

기존의 영화 원작 게임의 가장 큰 문제점은 IP의 힘을 믿고 게임의 완성도를 관리하는데 소홀하다는 데 있다. 영화의 개봉 시기에 맞춰 게임의 개발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기거나 팬들의 충성도를 믿고 게임의 완성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게이머는 물론 원작의 팬에게도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리포터'를 소재로 한 게임 대부분이 비슷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실사 영화 시리즈에 기반한 작품들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다른 어드벤처 게임에 비해 완성도가 낮은 편이다. 첫 작품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당시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긍정적인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마우스 클릭만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단순한 게임성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게임과 비교하면 부족한 완성도다. 여기에 저연령층을 타깃으로 해 게임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점도 게임에 대한 평가를 떨어트린 요인 중 하나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게임에 비해 떨어지는 그래픽에 대한 문제는 지금도 지적되고 있다. 과거 출시된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는 그래픽 조정 옵션이 없이 화면 해상도로만 그래픽 퀄리티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해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최근 출시된 넷마블의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또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다른 모바일 게임보다 떨어지는 그래픽으로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나이언틱이 출시한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의 그래픽 또한 전작인 '포켓몬GO'에 비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팬들 마음 사로잡을 수 있는 확고한 게임성이 필요하다

 



 

결국 '해리포터'를 소재로 한 게임들이 연이어 실패하는 것은 팬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원작 IP의 매력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 시리즈의 경우, IP의 인지도에만 기댄 채 게이머들의 눈높이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으며, 최근 출시되는 '해리포터' 소재 모바일 게임들 역시 원작의 매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리포터'의 팬들이 원하는 것은 간단하다. 원작 소설과 영화에서 느꼈던 마법 세계의 신비로운 경험들을 게임에서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는 것. 특히 원작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마법'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좀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팬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최근 아발란체 스튜디오가 '해리포터'를 소재로 한 오픈월드 게임을 제작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유출된 플레이 영상 속에서는 기존의 '해리포터' 게임에 비해 개선된 그래픽과 게임 시스템들을 엿볼 수 있어 팬들의 기대가 다시금 모아지는 상황. 아발란체 스튜디오의 신작 게임이 원작의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진짜 '해리포터' 게임이 될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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