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본격적인 '삼국지' 게임 세대교체 바람의 시작, 세가 '토탈 워: 삼국'

등록일 2019년07월05일 16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발매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세가의 '토탈 워: 삼국'이 지난 5월 말 정식으로 발매됐다. 이제는 사실 발매 당시보다는 '물'이 조금 빠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수만 명 단위의 최고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최근 스팀 창작 마당 지원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고 향후에도 DLC들이 출시될 예정이기에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토탈 워' 시리즈로 널리 알려져 있는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의 야심작인 '토탈 워: 삼국'은 '토탈 워 사가: 브리타니아의 왕좌' 이후 오랜만에 다시 등장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사실 국내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삼국지'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들이 우후죽순 언제나 출시되기 때문에 익숙하지만, 영국의 게임 개발사가 '삼국지'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선보인다는 것이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이전부터 역사 기반의 '토탈 워' 시리즈를 선보였기에 당연한 수순이기는 하다.

 

다소 시일이 늦기는 했으나,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몇몇 유명 인물들과 별명 그리고 역사적 이벤트들만 단편적으로 아는 '삼알못'이자 '토탈 워' 시리즈를 처음 플레이하는 기자가 장안의 화제작인 '토탈 워: 삼국'을 플레이해봤다. 과연 코에이의 '삼국지'와는 어떤 점이 달랐을까.

 



 

진입장벽 있지만 넘어서면 '신세계'
가장 먼저 느낀 감상은 '복잡하다'였다. 앞서도 밝혔듯 개인적으로 '토탈 워' 시리즈를 처음 해보는 터라 모든 부분에서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페이스뿐만 아니라 내정 파트에서 관리해야 하는 항목이 상당히 많고, 또 '토탈 워' 시리즈의 핵심인 대규모 전투의 경우도 전술, 전략을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나 내정 파트의 경우, 내정 자체에 집중한 코에이 '삼국지'나 '문명' 등의 전문적인 시뮬레이션 게임들에 비해 간소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각 인물간의 상성이나 외교, 수많은 세력과 장수 및 영토 관리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방대해 까다롭다고 느껴졌다. 지금은 개선되었으나, 출시 초기 악랄한 외교로 악명 높았던 조조와 원술이 이러한 내정 파트에서의 어려움을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진입장벽이 개인적으로는 거부감 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즐거운 공부'처럼 느껴졌다. 초보자가 따라가기 쉽도록 대부분의 항목에 튜토리얼이 마련되어 있고, 적합한 임무를 통해 해야 할 일을 계속해서 알려준다. 이러한 가이드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어린 왕자가 왕위에 올라, 보좌관의 도움을 받아가며 '토탈 워: 삼국'의 세계를 알아가는 느낌마저 받게 된다.

 



 

사실 소설 등의 글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는 결국 독자가 상상하는 것에 그친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백만 대군'이라 표현되어도 글의 한 줄일 뿐이고 실제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삼국무쌍' 등의 일부 게임에서는 다수의 군사들이 표현되기는 하나, 화면에 잡히는 숫자 자체는 많아 봐야 수백 단위에 그친다.

 

하지만 '토탈 워: 삼국'에서는 다르다. 시작부터 수천 명 단위의 부대를 운용할 수 있다. '삼국지' 특유의 거대한 군세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전쟁을 한다는 것, 심지어 플레이어가 그들을 지휘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장르 이름과 같이 '시뮬레이션'에 충실하다고 하면 적절할 것 같다.

 



 

이 외에도 장점으로 눈에 띄는 것이 완성도 높은 더빙이다. 물론 최근 외국 게임들의 공식 한국어화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나 음성까지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름과 참여 작품 그리고 맡은 캐릭터를 열거하면 누구나 '아!' 하고 알 수 있을 만큼 참여 성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또 연기력이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내정 파트 뿐만 아니라 전투 파트에서의 몰입감도 나쁘지 않다. 특히나 병사들이 '복명복창' 할 때의 그 소름 돋는 기분은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다.

 

진입장벽 외에 아쉬운 점도 물론 있다. 사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삼국지연의', 그러니까 흔히 소설로 나온 '삼국지'의 주요 등장 인물들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토탈 워'의 특성상, 초중반 유니크 무장이 등장하더라도 실제 내정이 안정화되고 어느 정도 천하통일의 '각'이 보일 때쯤에는 죽고 만다. 결국 후반부에는 일명 '클론' 무장들만 덜렁 남게 되어, 다소 애정이 식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추후 옵션으로 추가되거나, 혹은 창작 마당을 통해 모드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세대교체' 흐름을 만들어낸 '토탈 워: 삼국'
'삼국지' IP의 인기가 워낙 높은 동아시아, 특히나 중국에서의 성공은 기정사실이긴 했다. 하지만 '삼국지'가 북미나 유럽 지역에서까지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것은 아니기에, 각종 해외 매체와 유저들의 고평가는 이례적이다.

 

이러한 '토탈 워: 삼국'의 가장 큰 성과는 시리즈 최다 판매량도, 시리즈 최고 동시 접속자 수(약 19만 명)도 아니다. 근 수십년 간 이어져온 '삼국지=코에이'라는 공식을 무너트리는데 성공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다.

 



 

언제부터인가 타 AAA급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풀 프라이스(Full Price) 가격대와 크게 발전하지 않는 게임성을 보여주며 매너리즘에 빠졌던 코에이의 '삼국지'는 기존의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톱니바퀴가 맞물리듯이 '토탈 워: 삼국'이 등장했고, 세대교체가 시작되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물론 코에이 '삼국지'와 '진삼국무쌍'만의 강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또 코에이 '삼국지'와 세가 '토탈 워: 삼국'이 지향하는 바도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유저들의 불만이 '토탈 워: 삼국'을 통해 표출됐다는 것은 코에이에게 있어 명백히 적신호다.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코에이의 삼국지로 대표되는 기존 문법에 질렸다면 반드시 플레이 해봐야 하는 게임이라고 평하고 싶다. 물론 앞서도 밝혔듯이 '토탈 워' 시리즈 자체가 초기 진입장벽이 있는 것은 맞다. 특히나 이러한 시뮬레이션 장르에 익숙하지 않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진입장벽을 어떻게든 넘어선다면 감히 '갓겜'이라 부르기에 아깝지 않은 완성도다.

 

여기에 최근 유저들이 자유롭게 게임 편의성이나 모델, 일러스트 등을 수정할 수 있는 창작 마당 지원도 공식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그야 말로 '토탈 워: 삼국'은 날개를 단 셈이 됐다. '스팀'의 동시 접속자 수도 5일 기준 최고 4만 6천명 대를 기록하며 꾸준하고, 향후 DLC 등을 통한 업데이트로 반등도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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