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역할 고정으로 완전히 달라진 '오버워치 리그', 어떻게 봐야 하나

등록일 2019년08월07일 14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블리자드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오버워치'의 글로벌 e스포츠리그 '오버워치 리그'에 큰 변화가 생겨났다. 최근 유저들로부터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2-2-2 역할 고정이 실제 경기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오버워치 리그의 2-2-2 역할 고정은 돌격, 공격, 지원 캐릭터를 자유롭게 구성하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돌격 2명, 딜러 2명, 지원 2명으로 팀별 포지션을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변화를 놓고 게이머들은 다양한 찬반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e스포츠 리그에서처럼 특정 플레이가 문제 될 경우 플레이의 보완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게임 시스템을 바꿔 강제적으로 이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블리자드의 결정에 대해 게이머들은 물론 e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게임포커스는 오버워치 리그를 둘러싼 이번 이슈에 대해 정리해봤다.

 

고츠메타 문제, 역할 고정만이 해답이었을까?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블리자드가 반대 의견이 높은 상황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강제한 것은 오버워치 리그는 물론 일반 유저들까지 특정 캐릭터만을 사용하는 메타 고정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돌격 3명, 지원 3명을 한 팀으로 하는 이른바 '고츠 메타'는 공격과 수비, 게임의 전반적인 모든 플레이에서 가장 뛰어난 효율을 보였고 실제로 이러한 플레이가 유저들 사이에서도 굳어지면서 게임 고유의 재미를 해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든 팀이 거의 동일한 포지션을 했던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오버워치 리그를 보는 유저들도 동일한 문제를 지적하긴 마찬가지. 같은 조합이 사실상 강제됐던 만큼 오버워치 고유의 색깔이라고 볼 수 있었던 개성 있는 영웅을 바탕으로 한 조합플레이가 사라지고 다른 FPS와 차이점이 없어지면서 보는 재미가 하락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블리자드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돌격 클래스의 방어적인 부분에 대한 설계를 바꾸고 딜러 캐릭터의 딜량을 늘리는 한편 지원 캐릭터에게 아군을 보조 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가진 캐릭터를 추가하면서 변화를 유도했다. 최근에 추가된 신규 캐릭터 ‘바티스트’ 역시 제한적 범위 공격력 200% 증가, 무적, 가장 높은 효율의 광역 힐링 능력이 주어지면서 플레이에 변화를 만들 캐릭터로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캐릭터의 추가와 일부 밸런스 조절 만으로는 현재의 플레이를 바꾸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고츠메타의 핵심 캐릭터들의 능력을 재설계 할 수도 없었던 상황인 것이 지금까지 진행된 것 이상으로 캐릭터의 너프나 버프가 이루어질 경우 고츠메타가 아닌 조합에서 포지션별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는데 한계가 생긴다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 유저들의 MMR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블리자드가 이번 결정을 내린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대전 찾기 평점(MMR)의 정확도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저들의 플레이를 포지션별로 구분하고 포지션별 평점을 부여해 원하는 조합이 나오지 않을 경우 의도적으로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트롤링' 행위를 사전에 어느정도 막을 수 있는 것.

 

물론 포지션별 유저수가 맞지 않을 경우에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찌됐든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도 게임의 고질적인 트롤링 문제를 조금이라마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수가 바로 역할 고정인 셈이다. 개발적인 부분에서도 특정 포지션으로만 이루어진 캐릭터로 구성했을 때 생길 수도 있는 밸런스 붕괴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만큼 개발적인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는 보이지 않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새로운 시즌에 적용된 2-2-2 문제는 없었나

불안과 기대 속에서 시작된 스테이지4의 1, 2주차 경기를 평가해 본다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경기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호리사(로그호드+오리사) 조합을 중심으로 딜러들의 다양한 조합과 연구가 시도 되고 있는 것은 팬들에게 있어 확실히 보는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기 떄문이다.

 

2-2-2로 바뀌어도 적은 영웅 폭에 거의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역할 고정 경기에 대한 구단들의 반응도 일단 긍정적이다. 돌격, 지원 조합이 팀플레이의 중심이되면서 경기 출전 기회가 적었던 딜러 포지션의 프로게이머의 활동이 보장됐고 그동안 고츠메타에 가려져 실력을 알 수 없었던 선수들이 다시끔 팬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에서도 기존의 고츠메타에 강했던 팀이 약간 불안한 경기를 펼친 것에 반해 딜러와 보조 캐릭터가 중심이 되었던 팀들의 경우 선수들의 플레이가 다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고츠메타 경쟁에서 밀려 하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팀들에게 경쟁의 기회가 다시 한 번 주어졌다는 것은 분명 역할 고정이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효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역할 고정이 도입되기 전부터 유저들이 지적했던 문제점 또한 그대로 드러났다. 포지션이 강제되면서 방어와 공격, 지원이 완벽하지 않기에 최대한 빠르고 확정적으로 경기를 끝내기 위해 한방에 적을 쓰러뜨리거나 빈사상태로 만들 수 있는 한조와 위도우메이커, 둠피스트를 사용하는 조합과 탱커를 무너뜨리기 위한 리퍼 조합이 사실상 고정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호위나 쟁탈에서도 선수들끼리 사용하는 공격조합, 방어조합이 조금씩 굳어지면서 결국 고츠 메타가 다른 형태로 변했을 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임의 플레이를 강제하는 전례 없는 선택, 도약할까 떨어질까

 

이전 시즌보다 더 큰 도약이 가능할까?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지만 대다수의 유저들은 지금의 역할 고정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리빌딩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팀 기반의 경쟁 게임임에도 적은 캐릭터의 숫자, 또 그 적은 숫자의 캐릭터 중에서도 활용되지 않는 캐릭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선수들의 플레이가 정형화가 된 것이 부족한 캐릭터의 숫자에 있다는 것이 중론.

 

여기에 또 다른 리스크가 있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을 바꾸는 이번 블리자드의 조치가 자칫 선수들의 실력으로 경기의 승패가 갈리는 것이 아니라 게임사의 결정에 따라 이득을 보게 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으로 나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유저들과 전문가들이 플레이 방식을 바꾸는 이번 결정에 대해서 '위험할 수도 있는 결정'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해진 룰 속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기를 펼치는 일반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플레이 방식 그자체를 뒤집는 결정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2-2-2 역할 고정이 의도대로 잘 돌아갈 경우 이러한 문제는 단순 기우로 끝나는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 결국 안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됐을 때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변화는 선수들과 팬들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를 주게 된다는 점에서 블리자드의 이번 결정은 앞으로 파생될 다양한 후속 e스포츠의 방향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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