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Y19]'카피캣'과 결별, 질적인 성장에 집중하는 중국... '차이나조이 2019' 통해 본 中 게임산업

등록일 2019년08월06일 04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중국 최대 게임 전시회 '차이나조이 2019'가 8월 5일 막을 내렸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상하이 신 국제엑스포센터에서 진행된 '차이나조이 2019'에서는 중국을 대표하는 게임사와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팬 층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들이 참가해 자사의 게임들을 중국 시장에 소개했다.

 

매년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게임 시장은 이제 많은 글로벌 게임사들이 주목하는 곳이다. 중국에서 개발한 '2차원 게임(서브컬쳐를 소재로 사용한 게임들을 일컫는 중국의 용어)'들은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 개발사들이 콘솔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게임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키워나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중국 게임 시장의 최신 동향이 공개되는 '차이나조이'에서는 중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게임 시장의 주목할만한 키워드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차이나조이 2019'에서는 전년에 비해 여성 게이머들을 타깃으로 한 행사와 작품들이 증가했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VR(가상현실)과 5G(5세대 이동통신)와 관련된 전시관도 대폭 확대되었다.

 

다만, 전년에 비해 출품된 신작의 수가 줄어든 것은 물론, 2차 창작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C.A.W.A.E(코믹&애니메이션 월드 어메이징 엑스포)'관이 축소된 점은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중국 시장 내부의 온라인 게임 총량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중국 시장 내부의 저작권 관련 인식이 점차 확대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작' 대신 '쉰작'의 향연, 규제 강화에 중국 게임도 예외는 없었다

 



 

올해 '차이나조이'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에서 공개된 신작의 수가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다. 텐센트나 넷이즈 등 중국을 대표하는 게임사들은 대규모 부스를 구성해 관람객들을 맞이했지만, 전시 대부분이 '왕자영요'나 '음양사' 등 자사가 기존에 서비스하던 게임으로 '차이나조이'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한 신작 가뭄 현상은 최근 중국 정부가 게임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이어가면서 중국 게임사들이 신작 출시에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8년 8월 신규 게임의 수량을 제한하는 온라인 게임 총량 규제안을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연령에 따른 장르 제한 및 게임의 소재와 그래픽을 제한하는 고강도 규제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 내부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에 출시되는 신작의 수도 자연스럽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소개할 신작이 줄어들면서 이번 '차이나조이 2019'의 중심도 게임 시연보다는 현장 이벤트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최근 e스포츠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 시장인 만큼, 현장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왕자영요' 등 중국 내 인기 게임들을 활용한 경기들이 진행되었으며, '비리비리' 등 현장에 참석한 게임사들도 신규 게임들을 소개하기 보다는 자사의 기존 게임들의 이벤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성 고객을 잡아라, 여성 e스포츠 대회와 여성향 게임 강세

 



 

이번 '차이나조이 2019'의 또다른 특징은 여성 게이머들을 겨냥한 게임들과 행사들이 다수 개최되었다는 점이다. 중국 게임 시장에서 여성 고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각 게임사들 역시 여성 유저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중국이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전체 게임 이용자 수 6억 2600만명 중 약 3억명 정도가 여성 게이머에 해당한다. 구매력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2018년 여성 게이머들이 지불한 금액은 전년대비 13.8% 성장한 490억 위안(한화 약 8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여성 유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차이나조이 2019'에서는 여성 게이머들을 위한 다양한 게임 및 행사들을 선보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여성 선수들이 참가하는 e스포츠 경기로, 국내에서는 시장의 크기나 선수 폭으로 인해 여성 리그들이 약세를 보였지만 향후 중국 시장에서는 기존 리그 못지 않게 여성 e스포츠 리그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드디어 콘솔 3사 상륙, 콘솔 게임 각축전 벌어지나

 



 

마침내 콘솔 3사가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도 이번 '차이나조이 2019'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기존에 중국 시장에 진출한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Xbox One)에 이어 닌텐도의 최신 기기 닌텐도 스위치가 텐센트와의 협업을 통해 중국 시장 상륙을 예고한 것. 아직 자세한 출시 일정이나 가격에 대해서는 공개된 내용이 없지만, '차이나조이 2019'에 마련된 닌텐도 스위치 부스에는 연일 인파가 몰리면서 중국 시장 내부의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닌텐도 스위치를 끝으로 콘솔 시장을 대표하는 기기 3종이 전부 중국에 진출하면서 향후 중국 시장 내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춘 각 콘솔 게임사들의 전략도 '차이나조이 2019'의 볼거리 중 하나. 플레이스테이션4를 유통하는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는 중국의 유망한 개발사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를 통해 투 트랙 전략을 선보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원 용 타이틀 'DOA6'에서 선정적인 복장들을 다수 검열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를 내세웠다.

 

특히 중국 게임 시장은 그동안 PC 또는 모바일 플랫폼에만 집중했던 만큼, 향후 콘솔 기기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 내부에서 펼쳐질 경쟁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IT 업계 화두는 VR과 5G,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도 관심

 



 

한편, 이번 '차이나조이 2019' IT관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VR과 5G다. '초광대역 서비스'와 '초저지연 통신'을 통해 게임 산업의 흐름을 바꿀 것으로 주목되는 5G 기술에 중국 IT 업계 역시 관심을 가지는 것. 이에 맞게 이번 '차이나조이 2019' IP관 곳곳에는 5G 중계기가 설치되는 등 국내에 이어 중국 시장에서도 곧 5G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5G와 함께 차세대 기술로 관심을 모으는 VR(가상현실)도 IT관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국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VR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포커스 온 유'를 비롯해 다양한 VR 어트랙션 및 콘텐츠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물론, AR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등 실감형 콘텐츠 전반에 대한 중국 시장의 높은 관심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5G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게이밍이 각광받는 가운데, 중국의 대표 게임사들도 이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국 대표 게임사 텐센트는 이번 '차이나조이 2019'를 통해 자사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텐센트 클라우드'의 부스를 마련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이 각각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준비 중인 가운데, 텐센트 역시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 경쟁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산형 게임, 무단 도용은 그만, 중국 내부의 달라진 인식에도 눈길

 


 

한편, '차이나조이 2019'에서는 양산형 게임과 무단 도용에 대한 중국의 달라진 인식도 확인할 수 있다. '차이나조이 2019' 현장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라인게임즈의 웬디 진 중국 사업 총괄은 “온라인 게임 총량제 등의 규제들로 인해 중국 게임 시장이 양성화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며 “최근에는 퀄리티가 높은 게임에만 판호를 발급해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흘러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곧 출시할 수 있는 전체 게임의 수가 한정되면서 중국 내부의 게임사들이 대량의 양산형 게임을 유통하기보다는 시장성이 확보된 소위 '잘 만든 게임'에 자사의 라인업을 집중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차이나조이 2018'까지는 정형화된 UI나 게임 시스템을 탑재한 중국산 MMORPG들도 다수 출품된 것과 달리, '차이나조이 2019'에서는 이런 형태의 게임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2차 창작물이나 무단 도용에 대한 중국 내부의 인식도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저들이 게임의 2차 창작물을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C.A.W.A.E' 관이 대폭 축소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2차 창작물 대신 공식 라이선스를 받은 제품들의 매장이 배치된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중국 내부에서 저작권에 대한 규제 및 인식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게임들은 기술력 측면에서는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타 게임의 이미지나 콘셉트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등 저작권 인식 측면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외부의 시선을 의식한 중국 내부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카피캣'은 안녕, 글로벌 게임 트렌드 선도하는 중국 게임 시장

 



 

중국 내부의 강화된 게임 관련 규제로 인해 신작이 대폭 감소하면서 이번 '차이나조이 2019'는 예년에 비해 조금 심심한 모양새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신작보다는 자사의 기존 작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강화된 중국 내부의 규제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양산형 게임이나 무단 도용 작품들이 대폭 감소하면서 중국 게임 시장이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벗고 양성화에 주력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 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대형 회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물론, e스포츠 산업이 발전한 국내에서도 아직 대두되지 않은 여성 e스포츠 리그 양성화에도 주력하는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양적인 측면에서 성장을 이룬 중국 게임 시장이 이제는 질적인 측면의 성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차이나조이 2019'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선언한 중국이 앞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보여줄 활약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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