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19]한국적인 소재 '더 코마', 시나리오 작가는 외국인... '더 코마2' 개발 데베스프레소와 만나다

등록일 2019년09월06일 01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호러 어드벤처 게임 '더 코마: 컷팅 클래스'로 이름을 알린 인디 개발팀 데베스프레소가 후속작 '더 코마2: 비시어스 시스터즈'를 통해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19'를 찾았다.

 

'더 코마'는 2015년 PC 플랫폼으로 발매된 2D 횡스크롤 호러 어드벤처 게임으로, 가상의 공간인 '세화고등학교'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이세계 '코마'에 떨어진 주인공 '영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특히 '더 코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학교를 무대로, 야간 자율학습이나 리코더, 매점 등 현실감이 넘치는 소재들을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 바 있다.

 

이번에 'BIC 2019'를 통해 공개된 '더 코마2'는 전작을 잇는 정식 후속작으로, '더 코마'에서 등장했던 여성 캐릭터 '박미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특히 전작에서는 '세화고등학교' 만을 무대로 한정지어 탐험의 재미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더 코마2'에서는 학교를 넘어 보다 넓은 공간에서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전작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후속작에도 기대를 가져볼만 하다.

 

왼쪽부터 김민호 대표 / 트리스탄 시나리오 작가 / 김민찬 프로그래머
 

게임포커스가 'BIC 2019' 현장에서 '더 코마2'를 개발한 데베스프레소의 일원들과 만났다. 한가지 놀란 점이 있다면 게임의 시나리오 작가가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이라는 것. '더 코마'의 호평 요소 중 하나가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나리오 작가가 외국인이라는 점은 분명 놀랄 만한 일이다.

 

4분기 정식 발매를 앞둔 '더 코마2'는 어떤 게임일지, 또 외국인 작가가 한국적인 요소들을 게임에 녹여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게임포커스가 데베스프레소의 김민호 대표와 트리스탄(Tristan Lee Riven) 시나리오 작가로부터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전작의 복선 마무리하는 후속작, 보다 확장된 세계를 보여줄 것

 

 

'더 코마2'는 데베스프레소의 첫 작품 '더 코마: 컷팅 클래스'에서 이어지는 정식 후속작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게임은 2D 횡스크롤 시점에서 진행되며, 플레이어가 대적할 수 없는 강력한 적(킬러)를 상대로 탈출하고 살아남으며 배경이 되는 장소를 탐험하는 '런 앤 하이드'의 게임성을 추구하고 있다. 김민호 대표는 "전작에서 이어지는 후속작이지만, '더 코마2'만 플레이하더라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전작 '더 코마'의 엔딩에서는 주인공 '영호'의 행방이 불분명해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정식 후속작 '더 코마2'가 공개되면서 전작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복선들에 대한 실마리가 등장할 것인지도 많은 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다. 김민호 대표는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에 등장했던 이야기들을 대부분 마무리하고자 한다"라며 "물론 '더 코마2' 만의 새로운 복선도 등장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전작의 이야기들을 마무리지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출처 - 데베스프레소
 

'더 코마2'는 '더 코마'와 '뱀브레이스: 콜드 소울'에 이어 데베스프레소의 세 번째 작품이다. 지난 두 개의 작품 모두 출시 초반 치명적인 오류들이 다수 제보되었던 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출시 이전부터 QA를 철저히 진행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김민호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세 번째 작품을 개발하는 만큼, 그래픽 툴에 있어서도 많은 발전을 이루어 전작보다 더욱 높은 퀄리티의 비주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가장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세계관의 확장이다. 전작 '더 코마'에서는 주인공 '영호'와 여주인공 '한예솔'을 제외하면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더 코마2'에서는 다양한 관계에 놓인 인물들이 등장해 드라마적인 재미를 더욱 끌어올릴 예정. 특히 전작 '더 코마'의 배경이 '세화고등학교'로 한정되었던 것과 달리 '더 코마2'에서는 학교를 넘어 더욱 확장된 세계를 보여준다.

 

출처 - 데베스프레소
 

김민호 대표는 "공개된 트레일러 마지막 부분에서 지도가 확대되며 학교가 있는 마을로 확장되는 연출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1편에서 등장했던 '쉐이드'라는 존재들이 힘을 가지게 되면서 현실 세계에 영향을 주고, 코마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주인공이 탐험할 수 있는 공간도 보다 넓어졌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더 코마2'에서는 직접적인 텍스트를 통해 게임 내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전작 '더 코마'가 '영호'의 시점에서 학교 곳곳에 놓여있는 메모들로만 단편적인 세계를 이해할 수 있던 것에 비하면 큰 발전. 여기에 플레이어가 대적할 수 없는 적인 '킬러'의 행동패턴을 예측해 후반부 플레이가 단조로웠던 문제들도 '더 코마2'에서는 개선된다. 김민호 대표는 "전작이 쉬웠다고 생각했던 분들도 이번 작품에서는 그때처럼 플레이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10년차 '대한미국인' 트리스탄 "서구권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한국의 모습 전하고파"

 

출처 - 데베스프레소
 

'더 코마'와 '더 코마2'의 시나리오 작가 트리스탄은 미국인이다. 아직까지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내용이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기에 게임을 즐긴 사람들 사이에서도 놀랄만한 소식. 특히 '더 코마'가 호평을 받은 데에는 한국인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만큼 매력적인 형태로 담아낸 시나리오가 있었던 만큼, 기사를 통해 트리스탄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을 듯 싶다.

 

트리스탄은 자신이 한국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토대로 게임의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사실 그는 한국에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낸 바 있으며, 고등학교를 비롯해 한국 특유의 교육과정과 문화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소위 '대한미국인'이다. 트리스탄 시나리오 작가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오랜 기간 경험했던 만큼, 한국적인 소재들에 대해 매우 친숙하다"며 "더 코마를 통해 한국에서 내가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어 인상깊다"고 말했다.

 





 

특히 전작 '더 코마'에서는 김민호 대표가 전체적인 콘셉트와 세계관 구축 등 시나리오의 기반을 다진 상황에서 트리스탄이 참여했던 반면, '더 코마2'에서는 트리스탄이 전반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트리스탄은 "이번 작품에서는 내가 시나리오를 만든 만큼, 유저들이 한국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을지 기대된다"라며 "아마 기사를 통해 내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에는 다들 더 꼼꼼하게 시나리오를 보지 않을까"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더욱 많은 인물들이 등장할 예정이다(출처 - 데베스프레소)
 

또한 그는 한국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익숙한 소재들을 통해 사실감 넘치는 장소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지하철 등 모든 사람들이 익숙한 장소들을 담아냈다"라며 "첫 작품이 학교에서만 진행되었다면, 이번에는 도깨비 시장이나 지하철, 경찰서 등 사실감이 넘치는 장소들을 만들었다. 한국에서 느낀 실제 경험들을 서구권의 유저들과도 공유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트리스탄은 동양권에서 주로 사용되는 비유(영문 tropes)들을 서구권에서도 익숙한 요소들도 대입하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회상했다. '더 코마'에서는 '혼령'이나 '처녀귀신' 등 한국 전통설화에서 다루는 요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데베스프레소는 악령을 다룰 수 있는 피리(사혼적)을 전세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악기 '리코더'로 바꾸는 등 한국적인 소재를 익숙한 물건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또 어떤 한국적인 요소들의 변주를 보여줄지 살펴보는 것도 '더 코마2'의 플레이 포인트가 아닐까.

 

해외로 눈 돌리면 더 많은 기회 기다리고 있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

 



 

데베스프레소는 '더 코마'를 국내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 런칭한 바 있다. 특히 태국 지역에서의 반응이 좋은 편으로, 태국 스트리머들에게 '더 코마'는 반드시 거쳐가야할 입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김민호 대표에 따르면, 태국 지역의 유명 스트리머가 먼저 번역을 도맡아 진행하겠다고 제안했으며, 이후 인터넷 방송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김민호 대표는 "국내에서는 장르가 한정되어 있는데, 해외로 눈을 돌리면 더 많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며 "국제 게임 전시회에 가면 유행할까 싶은 게임들도 잘 될 정도로 국가마다 재미를 느끼는 지점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의외로 러시아 국가에서 '더 코마'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데베스프레소가 이처럼 다양한 국가를 공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민호 대표는 "현지화는 단가가 높아 퍼블리셔가 없이는 힘든 일이다"며 "그러나 우리는 다양한 언어를 가진 사람들에게 우리의 게임을 보여주고자 되도록 많은 언어로 현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데베스프레소의 전작 '뱀브레이스: 콜드 소울'은 출시 초반 스팀 플랫폼에서 복합적인 평가를 받으며 사실상 실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데베스프레소 측은 게임을 포기하지 않고 철야작업을 감행하며 개선 작업을 진행했고, 이제는 스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김민호 대표는 "그냥 게임을 출시하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유저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게임을 개선하기로 했다"라며 "많은 개발자들이 개성을 고수하는 명목으로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게임을 구매하고 즐기는 것은 게이머들인 만큼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단순히 게임을 출시해 수익을 거두기보다는 새롭고 신선한 게임을 찾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김민호 대표의 철학이 있다. 그는 "우리의 모든 노력들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담아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라며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눈여겨봐 주시면 기억에 남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민호 대표는 많은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19'에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형화된 게임 시장에서 개성 넘치는 게임들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확인할 수 있다"며 "퍼블리셔들이 지스타는 알지만 BIC는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 인력 충원은 물론 게임 트렌드를 살펴보거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만큼 BIC가 정부나 지자체 관련 행사로 남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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