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암호화폐 "가즈아" 열풍, 그 시작부터 열풍의 끝까지

등록일 2018년03월16일 14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가즈아'라는 제목의 이미지들이 수도 없이 나올 정도로 지난 한 해는 암호화폐가 큰 이슈였다

 

2017년 최고의 유행어를 꼽으라면 "가즈아!"가 아닐까.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에 투자한 사람들이 암호화폐의 가격이 오르기를 바라며 외친 이 유행어가 방송가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폭 넓게 사용될 만큼 지난 한 해 한국은 암호화폐 열풍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암호화폐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인 혹은 집단이 개발한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에 따라 발행하는 일반적인 화폐와 달리 거래망에 가입한 이용자 간의 거래를 통해 퍼져 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수학 문제를 풀면 얻을 수 있어 2009년 당시 '디지털 금광'이라고 표현되기도 했다.

 

비트코인 등장 초기에는 이를 화폐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많았으며, 비트코인을 통한 첫 거래가 피자 한판(2만 비트코인)일 정도로 지금에 비하면 그 위상이 상당히 낮았다. 그러나 2013년, 키프로스라는 작은 국가의 부도 위기로 인해 안정적인 자산을 찾고 있는 키프로스의 자금들이 비트코인에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 때문에 비트코인의 가격은 0.06달러에서 266달러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맞춰 2013년 4월에는 최초의 국내 거래소 코빗이 설립되고, 이어 12월에는 파리바게뜨 인천시청역점에서 비트코인 사용처 1호를 오픈하는 등 유통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당시에는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보다는 비트코인 관련 테마주를 통한 간접적인 투자들이 이루어지는 추세였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에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왜, 그리고 언제부터였을까. 게임포커스가 지난 한 해 국내에 불어 닥친 암호화폐 투자 열풍에 대해 정리해봤다.

4개월 만에 3배 상승… 광풍 예고한 암호화폐

 

출처 - 빗썸

 

국내에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분 것은 지난 2017년 5월이다. 2017년 1월 초까지만 해도 1 비트코인 당(1BTC) 121만원 선을 기록하고 있던 비트코인이 5월 25일 경 384만원으로 약 3배 가량 상승한 것. 비트코인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에는 일본 정부의 암호화폐를 지급 수단으로 인정한다는 발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각종 커뮤니티에는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비트코인이 투자 상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신종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의 가격 역시 1월 초 1만원에서 5월에는 20만원으로 약 20배 가량 상승하면서, 비트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참여가 가능한 이더리움을 통해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도 늘어났다.

 

한편, 384만원으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비트코인의 가격은 같은 날 468만원까지 올랐다가 4일 뒤인 29일 300만원 선으로 복귀하며 암호화폐 가격의 예측 불가능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더리움 역시 같은 날 38만원까지 상승했으나 정오가 지나고 가격이 폭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격화된 암호화폐 열풍, 금융당국은 '관망'

 


 

불과 4개월 만에 가치가 3배 가량 상승한 암호화폐 투자 성과가 알려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다. 지난 해 6월과 7월에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300만원대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열풍이 불기 시작했지만, 금융당국은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6월과 7월에는 암호화폐와 관련하여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했다. 비트코인의 채굴에 그래픽카드가 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비트코인 채굴장'을 형성하기 위해 그래픽카드의 수요가 높아지기 시작하여 그래픽카드의 품귀 현상이 발생해 그래픽카드의 가격도 폭등했다. 또한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라는 등의 사기도 성행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때까지만 해도 암호화폐 문제와 관련하여 금융감독원은 "사기 피해에 대해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개인이 주의해야 한다"라는 당부의 말만을 남기는 등 정부는 적극적으로 암호화폐와 관련된 대응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국내에서 유독 암호화폐의 매매가 활발히 이루어지면 암호화폐의 가격이 더 비싸지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에 6월에는 한승희 당시 국세청장 후보자'가 “비트코인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해 비트코인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소비자보호 위한 규제 시동 거는 정부

 


 

금융당국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관련 사기 피해나 투자 광풍이 거세지면서, 결국 정부가 규제를 예고했다. 금융위원회가 2017년 9월 1일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가상통화 현황 및 대응 방향을 발표한 것.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는 암호화폐의 거래투명성을 확보하고 사기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폐 취급업자의 이용자 본인 확인을 강화하는 한편, 암호화폐 취급업자와 거래 시 은행의 의심거래보고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이날 발표를 통해 유사수신행위규제법의 적용범위를 확대, 가상통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가상화폐공개모집(ICO)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는 등 가상통화거래를 금융업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2017년 9월 29일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를 열고 ICO에 이어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금 모집과 대출을 전면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같은 달 4일에는 이미 중국에서 ICO를 전면 금지했으며, 미국, 싱가포르 등 암호화폐 관련 주요 국가에서 ICO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조달을 금지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이날 정부의 ICO 전면 금지 발표로 인해 비트코인의 가격은 4%, 이더리움의 가격은 7% 하락하는 등 주요 암호화폐들의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꺾이지 않은 암호화폐 열풍, 하드포크 기대감 업고 다시 급등

 


 

5월에 불어 닥친 광풍 이후 암호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세계 각국의 규제 분위기 속에서도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12일 비트코인의 가격이 600만원으로 급등한데 이어 21일에는 비트코인의 거래 가격이 700만원을 돌파, 22일에는 최고액 719만원을 기록하는 등 10월 갑자기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런 급등은 하드포크 분리를 통한 신규 자산 획득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드포크란 기존 비트코인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수정하기 위해 기존 비트코인의 시스템과 호환이 되지 않는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는 것으로, 하드포크를 하게 되면 기존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은 새로운 코인을 지급받게 되기 때문에 자산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는 것.

10월 24일, 예정에 따라 비트코인이 비트코인 골드와 하드포크 분리가 되었고 그 직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크게 하락한 628만원을 기록한 점을 보았을 때, 10월의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는 하드포크 분리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년 만에 1222% 상승… 드디어 1000만 원을 돌파한 비트코인

 


 

한편, 비트코인은 마침내 11월에 1만 달러 선을 돌파하게 된다. 11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8000달러 선에서 머물던 비트코인은 11월 27일 9000달러, 당시 한화로 1100만원 안팎에서 거래가 되기 시작한다. 26일 최초로 1비트코인의 가격이 1000만원을 돌파했으니, 불과 하루 만에 100만원 정도의 상승폭을 보인 것이다.

여기에는 각 제도권 금융에서 암호화폐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회계기준위원회가 같은 달 22일 위원회를 열고 2018년부터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으로 인정하는 회계 기준을 마련한 데에 이어, 미국 역시 12월부터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하기로 한 것.

27일 9000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의 가격은 다음날 28일 9700달러를, 29일에는 1만 달러 선을 돌파한데 이어 30일에는 1만 1천 달러, 한화로는 1300만원의 가격을 기록하면서 약 1년전인 2016년 11월의 가격과 비교해 1222%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날 다시 20% 폭락, 9200달러로 1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여전히 비트코인이 불안정한 투자자산임을 입증했다.

한편, 비트코인 열풍을 다룬 각종 기사에서 직장인 뿐만 아니라 대학생, 중 고등학생까지도 비트코인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자주 보도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1만 달러를 돌파하기 시작한 29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 2000만원 선 돌파, 규제안 발표하는 정부

 


 

연일 비트코인과 관련된 투기가 이어지고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 당해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등의 문제들이 발생하자 정부는 12월 4일 '가상통화 대책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암호화폐 관련 거래를 엄정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태스크포스의 주무부처를 금융위원회에서 법무부로 전환하여 암호화폐 자체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열풍은 그칠줄을 몰랐다. 지난 12월 7일에는 1900만원선에 진입한 데에 이어 다음날 8일에는 마침내 2000만원선을 돌파하면서 암호화폐 열풍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입증한 것.

하지만 2000만원 선을 돌파한 것도 잠시, 같은 날 일부 매체에서 정부가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면서 비트코인은 1600만원선까지 폭락했으나 곧바로 1900만원 선으로 복귀하여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암호화폐 투자열기가 점점 과열되고 연일 암호화폐와 관련된 피해사례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12월 13일 '가상통화 관련 긴급 차관회의'를 열고 암호화폐 투자수익에 대해 과세를 추진하는 한편, 가상통화 거래소의 운영 자격을 강화하고 미성년자와 외국인의 계좌개설 및 거래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암호화폐 관련 거래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초기의 방향성과 달리, 암호화폐 거래 전면 금지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암호화폐 관련 거래를 전면 금지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해소되자 암호화폐 관련 시장은 다시금 활기를 띄었다. 이날 이더리움의 가격은 16.11% 증가한 70만원에, 리플은 전날보다 57% 상승한 469원에 거래되었다. 반면, 비트코인은 당시의 하락 국면을 유지, 전날 대비 3.34% 감소한 1864만원에 거래되었다.

 


 

이어 20일, 정부는 13일 발표한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의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 18일 암호화폐 거래소인 '유빗'이 해킹으로 인한 피해로 파산 신청을 하면서 암호화폐 관련 투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 이날 발표한 후속 조치에는 거래소 실명 거래 강화 및 규제를 위반한 거래소를 금융서비스에서 배제하는 방침이 추가되었다.

 

같은 날, 정부가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소비자 관련법 위반 여부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는 소식과 해당 후속 조치 발표에서 암호화폐는 법정화폐가 아니라고 언급한 점, 향후 잠정적으로 거래소를 폐지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들이 등장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하락세를 보였다.

 

잇따른 규제 발표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열풍이 진정되지 않자 정부는 결국 28일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특별대책에는 지난번 긴급대책과 그 후속조치에서 발표한 내용 이외에도 암호화폐의 온라인 광고 규제를 강화하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정부의 강력한 규제 의사가 담겼다.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가시화되면서 이날 암호화폐의 가격은 일제히 15%정도 하락세를 보였으나, 정부의 발표를 비웃듯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서며 2000만원을 다시 회복하자 정부의 경고와 규제 발표로는 암호화폐의 열풍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한국에 이은 글로벌 규제 바람, 암호화폐 열풍을 잠재우다

 



그러나 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1월을 넘어서며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다른 국가들에서도 암호화폐 투자가 과열되자 규제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 또한, 정부가 한 동안 신규 투자자의 암호화폐 투자를 사실상 금지하며 암호화폐 시장 진입을 막은 것도 국내 암호화폐 열풍을 잠재우는데 한 몫 했다.

지난 1월 7일 최고점인 2500만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그 이후로 한 달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16일과 17일 양일간은 평소보다 급격한 하락폭을 보여 이틀 만에 1100만원 까지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렇듯 지속적인 하락세를 거듭한 비트코인은 2월 2일 기준 시가총액 1312억 달러를 기록하며 2376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던 1월 1일에 비해 시가총액이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불과 한달만에 1064억, 한화로 약 115조 가량이 사라진 것. 특히 이날 새벽에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약 992만원을 기록하며 천 만원 돌파 이후 최초로 1000만원 선이 붕괴된데에 이어, 오전 10시에는 887만원을, 오후 9시에서는 794만원 선까지 하락하며 '검은 금요일'로 기억되기도 했다.

규제 vs 자유, 암호화폐 열풍은 '현재 진행형'

 

 

 

지난 해 10월 경 부터 6개월 여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암호화폐 열풍은 세계 각국의 규제 정책에 더해 투자자들의 관심까지 사라지며 이제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도 암호화폐와 관련한 당초의 강경 기조를 완화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암호화폐 규제 여부를 두고는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특히 암호화폐와 관련한 보안 기술인 블록체인의 경우 혁신적인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어 암호화폐 자체를 규제할 경우 자칫 블록체인 관련 기술 발전까지 저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정부의 접근도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이 지난 1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매년 1월과 연초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연초가 지나면 다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 열풍이 다시 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더구나 꾸준히 신생 알트코인들이 상장되고 있어 실제로 암호화폐 열풍이 잠시 휴지기를 갖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어찌됐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암호화폐 열기. 과연 암호화폐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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