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게임의 유행은 반복, 다시 2D 횡스크롤 시대 올 것" '던전X던전' 개발 '플레이 원'

등록일 2018년04월25일 10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무료 모바일게임의 인게임 광고는 개발자에게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지만 유저의 입장에서는 게임의 흐름을 방해하는 성가신 존재다. 그러나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광고수입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최근에는 유저들의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고 시청에 대한 대가로 보상을 제공하는 보상형 광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 국내 인디 개발사 플레이 원이 개발한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 '던전X던전'이 게임 내에서 함정을 밟을 경우 광고가 재생되는 '광고 함정'이라는 보상형 광고에서 더 나아간 참신한 시스템을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함정을 밟을 경우 나타나는 광고 시청에 따른 보상은 없지만 참신한 시스템을 통해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것.

게임포커스가 '던전X던전'을 개발한 플레이 원과 만나 게임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게임 개발 공간이자 프라모델 공방을 겸용하는 사무실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물건들이 만들어지는 공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홍승현 : 플레이 원 공방 운영 및 '던전X던전' 프로젝트의 경영을 담당하고 있는 홍승현이라고 합니다.
김성익 : 플레이 원에서 게임 전반의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김성익이라고 합니다.
유태권 : '던전X던전'의 클라이언트 개발을 맡은 담당자 유태권입니다.
김성곤 : '던전X던전'의 그래픽 디자인을 담당한 김성곤이라고 합니다.

플레이 원은 어떤 팀인가
홍승현 : 플레이 원의 멤버들은 다들 게임을 개발하던 사람들이다. 프라모델을 만드는 공방을 운영하던 도중 인디 게임을 개발하고자하는 지인들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최소 비용과 공간으로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방을 개발 사무실로도 사용하게 되었다. 각자 게임을 개발했던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니 플레이 원의 처음 콘셉트는 '인디 개발사이지만 너무 인디 개발사 같지는 않게'였다. 전문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환경을 구축하고자 했다.

김성익 : 플레이 원의 창업 멤버는 경영 담당과 기획, 클라이언트 개발이었지만 개발 과정에서 웹툰을 준비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인 담당자가 합류하게 되었다. 그래픽 디자인 담당자와는 과거에 함께 일을 했었는데 상당히 능력이 있는 친구라 우리가 다시 게임 업계로 불렀다.


사무실이 게임 개발 공간인 동시에 프라모델 공방이기도 하는 등 자유로운 환경인 것 같다
홍승현 : 플레이 원의 사무실은 재미있는 것들이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최근에는 노동주의 개발 환경들이 많다.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자가 생활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 성공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김성익 :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임이 정작 즐겁지 않은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만드는 사람이 즐거워야 좋은 게임이 나오지 않겠는가. 상업적으로 성공한 게임들이 좋은 게임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플레이 원이라는 팀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건가
홍승현 : 즐길 거리들을 모은 공방의 이름을 생각하다 '플레이 원'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게임 출시를 위한 법인 설립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방의 이름을 따서 쓰기로 결정했다.


'던전X던전'의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김성익 : '플레이 원'의 첫 작품을 어떤 것으로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시장 조사를 해보니 최근의 인디 게임 대부분이 반복적인 게임들을 지향하고 있었다. 유저들이 우리의 게임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오랜 기간 게임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마침 개발팀 모두가 '악마성' 등의 2D 횡스크롤 액션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어 던전을 탐험하는 재미를 스마트폰에서도 전하고 싶었다. 스마트폰에서는 2D 횡스크롤 액션 장르의 게임이 거의 없더라.

홍승현 :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게임의 재미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착한 게임이 어린 유저 층에서 좋은 반응들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려를 많이 했다. 광고 함정 등의 요소를 통해서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많이 넣고자 했다.

끝이 정해져 있는 게임이다 보니 패키지로 판매할지 무료 배포로 게임을 출시할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아무래도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는 복제나 크랙이 심하기 때문에 무료로 게임을 출시하기로 했다. 우선은 '던전X던전'을 통해 플레이 원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제는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은 비주류 장르가 되었다. 그런데도 이런 장르에 도전한 이유가 있나
김성익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인 점이 제일 컸다.

홍승현 : 다들 과거 2G폰 플랫폼에서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을 개발한 경력들이 있었다. 흔한 장르로 게임을 출시하기보다는 차별화된 요소가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유저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게임의 유행은 결국 돌고 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이다.


특별히 도트 스타일의 그래픽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김성익 :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서는 아무래도 3D 그래픽보다는 2D 그래픽이 게임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들 개발자로 활동하던 당시 2D 게임을 만들기도 했으며 마침 게임도 고전풍이기 때문에 2D 도트 그래픽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프로토타입에서는 그래픽이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그래픽 담당자가 오면서 많이 개선되었다.

도트 그래픽의 퀄리티가 인상적이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과거 어떤 게임에 참여했는지 궁금하다
김성곤 : 과거 모비클에서 출시한 '아니마' 등 여러 게임에 참여했었다.

홍승현 : 2G 폰 전용 모바일 게임들이 많이 개발되던 시기에 활동하던 도트 그래픽 디자이너 중 실력으로 인정받던 친구이다.

혹시 '던전X던전'의 개발 과정에서 참고했던 게임이 있는가
김성익 : 직접적으로 참고하기보다는 과거에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을 즐겼던 경험들이 도움이 되었다. '마성전설2'를 비롯해서 MSX 시절의 명작 '메탈기어'를 비롯, '악마성', '페르시아의 왕자', '툼레이더' 등의 요소들을 게임에 녹여냈다.

게임 도중 진행 방향에 대한 힌트들이 부족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홍승현 : 게임 진행에서 유저들이 헤맬 수 있는 부분들을 꾸준히 체크하고 있다. 특히 게임에 대한 평가는 주로 나이가 있는 유저들이 제공하지만 어린 유저들도 게임을 많이 즐기기 때문에 놓칠 수 있는 의견들이 있는지 항상 확인하고 있다. 이런 장르의 게임이 그렇듯 한번 쉽게 만들면 끝도 없이 게임이 쉬워지기 때문에 적절한 선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게임 대부분이 게임 내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이에 익숙한 어린 유저들이 방법을 모를 경우 아예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더라.

김성익 : 힌트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다. 자칫 너무 많은 힌트를 제공하면 게임이 선형적으로 느껴질 우려가 있다.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게임을 끝냈을 때의 성취감이 있지 않겠나. 물론 중도에 포기하는 유저들도 있지만 끝까지 붙잡고 게임을 공략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이와 관련된 부분은 계속해서 피드백을 진행 중이다.

모바일로 조작하기에는 불편하다는 의견들도 나오는 것 같다
김성익 : 출시 초반 조작과 관련된 의견들이 많았다. D-pad 방식이 불편한 유저들을 위해 조이스틱 조작 방식도 추가했다. 고정형 조이스틱으로 조작 방식을 변경하고 나니 초기에 비해서는 조작감이 많이 개선되었다. 그렇지만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액션게임의 조작은 어려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갈 생각이다.


게임도 훌륭하지만 함정형 광고 시스템으로도 화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나
홍승현 : 처음에는 흔한 광고 형태를 생각했다. 개발 도중에 게임 내 콘텐츠로 광고를 녹여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익 : 2D 횡스크롤 액션 장르의 게임에 광고를 넣기 애매한 부분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보물상자나 부활 등의 보상형 광고만 넣었지만 유저들은 기본적으로 광고를 최대한 적게 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가 불편한 요소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함정형 광고를 만들게 됐다.

업계 최초(?) 함정형 광고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김성익 : 걱정이 많았는데 재미있다는 의견들이 많아 다행이다. 아이들에게 게임을 테스트할 때도 함정형 광고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기타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들을 보여주었다.


이론적으로는 함정을 밟지 않으면 광고를 단 한번도 보지 않을 수 있는 것인가
홍승현 : 밟으라고 만든 함정을 한번도 밟지 않는 것은 힘들 것이다.

김성익 : 악의적으로 함정을 배치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차근차근 집중해서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한번도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을 플레이 해 보니 개인적으로 던전 내 함정 배치에서 개발자들의 악의(?)를 느낄 수 있었다
김성익 : 게임의 전체 맵을 디자인하면서 함정 배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떨어지는 위치, 몬스터들의 이동 경로, 플레이어의 행동 패턴 등을 고려하면서 만들었다.

홍승현 : 함정 배치가 악의적이라고 느꼈다면 성공한 것이다.(웃음)


모바일게임 내에 광고를 넣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개발자들이 많을 것 같다
김성익 : 게임 내에 광고를 넣는 것이 어울리는지는 게임의 장르에 따라 다르다. 패키지 형태로 판매해서 게임을 구매하면 광고를 없애는 정책도 가능하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패키지 형태의 게임은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다. 보상을 얻기 위해 광고를 시청할 시 낭비하게 되는 시간이 생기는데 이를 게임 내 요소로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홍승현 : 게임 내 소액결제 시스템은 끝이 없는 게임들에 주로 어울린다. 반면 끝이 정해진 게임의 경우 패키지로 판매하거나 게임 내에 광고를 넣는 것이 좋다. 광고를 넣을 경우 대략 한 명의 플레이어 당 1,000원 정도의 이익을 만드는 꼴이기 때문에 게임 내에 광고를 넣을 경우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던전X던전'의 성과가 궁금하다
홍승현 : 부족한 부분들을 수정하고 게임을 담금질하고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게임 출시 초기의 성과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아직은 검수 단계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성과를 판단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는 점 역시 인디 게임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최근 게임을 둘러싸고 부정적인 여론들이 형성되고 있다
김성익 : 게임에 부정적인 요소가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개발팀 대부분이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인 동시에 아이들이 있는 아버지이다. 최근 나오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대부분 반복적인 플레이를 지향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단순화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과금과 관련된 문제보다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지 못하게 한다는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홍승현 :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소설도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로 순기능과 역기능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최근에는 교육용 게임들도 등장하는 등 게임의 저변이 확대되었지만 과금, 중독, 반복 플레이 등의 문제들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임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혹시 후속작에 대한 계획도 가지고 있나
김성익 : 현재는 후속작을 위한 아이디어들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던전X던전'에 집중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첫 작품이 싱글 패키지 스타일이었으니 두번째는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 스테이지 형태로 구성된 작품도 생각 중이다.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 대한 도전도 계획 중이다.

앱스토어 버전의 출시 일정이 궁금하다
홍승현 : 신청 절차도 거의 다 완료된 상태이다.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다소 실망할 수 있지만 앱스토어 버전은 패키지 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문제되던 부분들을 개선할 계획이다. 패키지 형식으로 판매되는 만큼 광고 함정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모바일 외에 다른 플랫폼으로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나
홍승현 : 스팀 플랫폼에 대해 고민 중이다. 콘솔 플랫폼은 진입 장벽이 조금 높더라. 스팀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도전할 생각이다.


플레이 원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홍승현 :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정상적인 개발 환경에서 게임을 만들고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게임 회사가 되고 싶다.

김성익 :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취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게임으로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고 싶다. 꿈을 가진 친구들을 위한 장소가 되고 싶다.

유태권 : 지속적인 개발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싶다.

다들 고전게임을 좋아한다고 하니 혹시 어린 유저들에게 추천하는 고전 게임이 있을까
홍승현 : '이스(IS)'다. 우리 때는 '이즈'라고 불렀었다.
김성익 : '마성전설2'를 추천하고 싶다.
유태권 : 고전은 아니지만 아이폰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된 '고블린 소드'를 추천하고 싶다. 7살된 아들도 재미있게 즐기는 것을 보면서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 어린 유저 층에게도 통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김성곤 :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추천하고 싶다. 처음으로 즐긴 RPG였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달라
김성익 : 모바일에서 즐기기에는 다소 어려운 장르이지만 많은 유저 분들이 도전해줬으면 좋겠다. 마이너한 장르의 게임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홍승현 : 가끔은 어려운 게임에 도전해서 성취감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라.

김성곤 :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 장르 획일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유저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입구만 보면 프라모델 매장을 방불케 한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게임포커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24. 4.10일 실시되는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 선거 운동기간(24. 3.28일 - 4.9일) 중 모든 기사에 대하여 댓글을 차단합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