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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국내 정식 공개 앞둔 '유레카7 하이 에볼루션', '본즈'를 이끄는 미나미 대표
뉴스일자 : 2017년11월14일 11시55분


지난 10월 열린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경쟁부문에는 일본, 미국, 유럽 애니메이션들이 고루 출품되어 경쟁을 벌였다.
 
이번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 경쟁 부문에서는 4부문 시상이 이뤄졌는데 이 중 대상과 관객상을 일본 작품이 차지했다. 대상은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의 걸작 '이 세상의 한구석에'에게 돌아갔고, 관객상은 걸작 로봇 애니메이션 시리즈 '유레카7'(유레카7) 신작 극장판 애니메이션 '교향시편 유레카7: 하이 에볼루션'(이라 유레카7 하이 에볼루션)이 탔다.

이 중 유레카7 하이 에볼루션은 일본 애니메이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재 중 하나인 '로봇'을 그린 작품으로,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손그림으로 로봇 액션을 연출한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유레카7 하면 00년대를 대표하는 로봇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작품. 일본의 평론가 아즈마 히로키는 기자와 만나 유레카7에 대해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처음으로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해 성공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평한 바 있다.

유레카7 하이 에볼루션은 10여년 전 TV시리즈를 함께 만들었던 쿄다 토모키 감독, 각본가 사토 다이, 캐릭터 디자이너 요시다 켄이치 등 핵심 스탭과 애니메이션 제작사 '본즈'가 다시 뭉쳐 3부작 극장판으로 제작중인 시리즈 첫 작품. 두번째 작품과 세번째 작품이 2018, 2019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BIAF에서 직접 확인해 본 유레카7 하이 에볼루션은 과거 다뤄지지 않은 이야기를 새롭게 재작해 TV시리즈의 신을 이번 작품을 위해 튜닝한 후 합쳐, 이야기를 재구축한 작품이었다. 유레카7 시리즈 팬이라면 감동할 장면이 꽤 많았는데 시리즈 팬이 아닌 관객에게는 조금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시점에서 원점으로 돌아가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지, 영화라는 형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2, 3편을 예정대로 만날 수 있는 건지 등 궁금한 점이 많이 생겼다. 마침 이 영화의 프로듀서이자 본즈 대표인 미나미 마사히코씨가 한국을 찾았기에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레카7 하이에볼루션은 2018년 초 국내에 정식 소개될 예정이라는데...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와 나눈 대화를 옮겨본다.
 
유레카7 하이에볼루션은 3부작으로 끝이 아니다!
이혁진 기자: 첫 TV시리즈로부터 10여년 지난 현재 시점에서 원점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유레카7은 50화 분량의 TV시리즈로 시작해 극장판 '포켓이 무지개로 가득', '유레카7 AO'라는 TV시리즈 속편까지 이어졌습니다. 첫 작품을 선보인 후 12년이 지났는데 각본가인 사토 다이 씨나 캐릭터 디자이너 요시다 켄이치, 감독인 쿄다 토모키와는 첫 TV시리즈 후에 같이 일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유레카7은 그들에게도 중요한 작품이었기에 10년 지난 지금 유레카7을 새로 만들면 뭐가 만들어질까 하는 이야기들을 했죠.
 
유레카7은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작품이고 새로운 작품을 보고 싶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유레카7이라는 작품을 새로 만든다면, 10년이 지나며 크리에이터들의 기술이 발전하고 생각도 변했으니 새로운 시각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형태는 TV시리즈가 아니라 3부작 영화로, 길지만 3년에 걸쳐서 영화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다음 스텝으로 가는 시작이라로 생각합니다.

극장판 3부작이 끝이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유레카7 그 후를 그리는 새로운 시작이 3부작 영화입니다. 그 3부작의 1편인 하이 에볼루션은 '새로운 신화의 시작'이라고 하면 될 것 같네요. 12년 전 TV시리즈를 만들어 10년 이상 싸워 왔으니 이제부터 10년 이상 싸울 새로운 유레카7을 만들자는 생각이랄까요.
 
영화라는 형태를 택한 이유는 뭔가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영화관의 큰 스크린에서 멋지게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세 명의 메인 크리에이터도 모두 큰 스크린에서 보여줄 만한 타이틀을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이죠. 먼저 TV시리즈가 아니라 영화관에서 영화로 보여주자는 데에 생각이 일치했습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역시 90분 정도의 한 작품 안에서 하나의 드라마를 완전히 그려내고 싶다는 것이죠. TV시리즈는 매 편을 20분씩 그려야 하는데, 90분 안에 다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를 펼쳐낸다면 하나의 매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대부분의 작품이 CG로 그리고 있는 로봇 애니메이션의 액션을 손으로 그려내 좀 더 다른 표현을 해낸 만큼 그걸 극장의 스크린에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나 쿄다 감독은 물론 애니메이터 무라키군을 중심으로 한 액션 애니메이터들도 손으로 그린 로봇 액션 애니메이션이 CG로 그린 것과는 다른 표현, 손은 많이 가지만 비슷한 게 아니라 다른 표현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다르게 표현된 로봇 액션을 스크린으로 보여주자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 3부작의 첫 작품은 완전 오리지널이 아니라 기존 TV 시리즈를 보완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하이 에볼루션은 TV시리즈와 스토리 면에서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이번 작의 테마는 새로운 걸 어떻게 기존 이야기 안에 넣을 수 있을까였습니다. 새롭게 그려낸 것을 유레카7이라는 그릇 안에 어떻게 담을까 하는 것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시작에서는 TV시리즈에서 언급되는 '서머오브러브', 모든 것의 시작점을 그렸습니다. 그리면서 '서머오브러브'에서 그려지는 렌튼과 렌튼 아버지의 관계성, 그 후 렌튼이 만나게 될 사람들, 그와 함께 렌튼과 유레카의 관계성까지 압축해서 그려냈습니다.
 
첫 작품이 좀 트리키하게 그려지긴 했지요. 유레카7을 이미 보신 분은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이고 처음 본 분들도 이 장대한 드라마의 시작은 무엇일까를 궁금해하며 보게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머오브러브' 묘사와 함께 기존 TV시리즈 내용도 꽤 들어가 있더군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3부작으로 한다면 기존 팬을 배신하지 않으면서도 유레카7 팬들을 놀라게 만들 새로운 것도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둘 다 중요한 과제였지요.
 
영화 2편에서도 비슷한 노선으로 가게 되나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첫 작품보다 더 놀라게 되실 겁니다. 두번째 영화에서는 아네모네가 대활약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지만 첫 영화에서 아네모네가 안 나와 조금 실망하신 분들도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1편에는 다양한 영상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섞어뒀습니다. 그게 두번째, 세번째 영화로 나아가며 이해가 되도록 그려지고 있습니다.
 
3부작 다 나오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길지만 반년에 하나씩 만들어 보여달라는 말도 듣고 있습니다만,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으니 일정에 맞춰 한작품씩 차례대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3부작을 다 보고 나면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 건가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다 풀릴 겁니다. 아마도...

유레카7이 담은 보편적 정서가 세계에 받아들여진 것
일정에 맞게 보여주겠다고 하셨지만 1년 안에 완성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가능한 건가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사실 저희 본즈가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어 그런 우려섞인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저희 본즈는 지금까지 4개 스튜디오 체제로 운영해 왔습니다. 그 4개 스튜디오에서 협력해 가며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왔죠. 이번에 유레카7을 위해 5번째 스튜디오를 만들었습니다. 이 스튜디오는 유레카7만을 위해 만든 겁니다. 거기에서는 그 외의 일은 하지 않고 오직 유레카7만 만들고 있습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제대로 만들고 있으니까 믿고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언급하셨듯 유레카7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외 나라들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보편적인 테마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렌튼과 유레카, 아네모네와 도니믹이 그리는 러브스토리는 세계 사람들이 모두 연결되고 공감 가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역시 유레카라는 인간과 다른 존재가 렌튼과 공감하고 연결되는 것에 공감해 주신 것 아닐까 합니다.
 
제작 측면에서 생각하면 요시다 켄이치의 매력적인 캐릭터도 있고 카와모리 쇼지가 디자인한 니르바슈와 같이 오래 관계를 이어온 훌륭한 크리에이터들의 결과물도 영행을 줬겠죠. 니르바슈와 같은 캐릭터성을 가진 메카닉 디자인은 카와모리씨라 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하나가 되어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관을 만들 때에도 공을 들였고, 그런 부분이 누적되어 전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일본의 평론가 아즈마 히로키와 이야기나눠 보니 그는 유레카7을 놓고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처음으로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서 성공했다고 평하더군요. 실제 그랬나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저는 프로듀서로 일하던 시절, 선라이즈에서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카우보이 비밥'을 만들 때부터 해외는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해외에도 통하게 한다는 게 프로듀서로서의 제 생각이었죠.
 
전 세계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보편적인 테마를 SF, 판타지 세계에서 그려내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건 애니메이션이 가장 힘을 가진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레카7을 만들 때에도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습니다. 스트레이트한 세계관을 갖고 있지만 유레카와 렌튼의 관계성을 직접 그려내서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해주는 러브스토리로 잘 만들어지지 않았나 합니다.
 
최근이라고 하면 '스페이스 댄디'에서도 시도해봤는데 미국에서 반응이 좋더군요.
 
작품 제작 시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 중 어느 시장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만드시나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지금은 작품을 전달하는 게 용이해졌지만 예전에는 반년에서 1년 정도 지나야 해외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가 디지털로 쉽게 작품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었죠.
 
저는 애니메이션 업계에 들어왔을 때부터 조금 무섭다, 무겁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작품을 일본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다는 사실에 무섭다는 느낌과 함께 책임감을 계속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전 세계에서 내가 만든 작품을 본다는 걸 의식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감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입니다.
 
유레카7을 놓고 보면 예를 들어 요시다 켄이치 디자이너는 일본에서도 수준급 애니메이터이자 디자이너이지만 세계에서도 그의 그림은 통할 거라고 봅니다. 그의 그림은 캐릭터와 드라마의 감정을 표현하는 면에서 제대로 전달이 되는 그림 자체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도 그런 점을 의식해서 만들고 있는데, 일본 내수만을 생각하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으로 그린 로봇액션은 CG와 다른 표현 가능해
앞서 손으로 그린 로봇 액션을 강조하셨습니다. CG라고 오해한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로 되어 있습니다. 자동차와 전철은 CG로 하고 있지만 로봇은 그림으로 하고 있는 거죠.
 
로봇은 기본적으로 '캐릭터'입니다. 사람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로봇이 있는 겁니다. 애니메이터의 머리 속에 한번 인풋된 것을 손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지금도 CG에 전혀 지고 있지 않습니다. CG에 지고 나면 다시 생각해야겠지만 현재로선 다른 표현으로 멋진 애니메이션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공도 많이 들고 가능한 크리에이터도 줄어들어서 전만큼 많이 못 그리게 됐지만 말이죠. CG 작품이 늘어나면 손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현실적인 부분도 인정해야겠지만 자기 작품에서 손으로 그린 로봇 액션이 필요하다면 꼭 그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시리즈들에서 유레카가 너무 고통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유레카를 괴롭히는 작품이 되는 것 아닌지 걱정입니다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아니 그렇게 괴롭혔나요.(웃음)
 
하지만 사랑은 그런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고난을 극복해야 가장 멋진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지 않냐는 거죠. 그런 고난을 넘어서는 게 랜튼의 힘이고 이번에도 그건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번에는 유레카 쪽이 고난을 극복하는 힘이 더 강할지도 모릅니다.
 
한국 팬들 중에는 '무황인담 스트레인저' 속편을 기대하는 분이 많더군요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저도 정말 하고 싶습니다. 사실은 스토리도 뼈대는 정해둔 게 있거든요. 언젠가 꼭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식의 본즈다운 액션이 강한 애니메이션을 더 보고싶은 팬도 많을 겁니다
미나미 마사히코: 최근 하고있는 '문호 스트레이독스'라는 작품이 있는데 사실 이게 액션이 강한 작품입니다. 여성 팬들이 좋아하는데 남성들이 봐도 재미있는 액션물이죠.
 
영화제에서만 소개되어 아쉬워하는 팬이 많습니다
미나미 마사히코 프로듀서: 2018년 초 한국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이번 3부작 앞의 이야기도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3부작에서 유레카와 렌튼의 이야기를 제대로 만들어 보여드릴테니 마지막까지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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