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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자유롭게 즐기는 놀이터 같은 게임, 넥슨 '야생의 땅: 듀랑고' 체험기
뉴스일자 : 2018년01월19일 11시00분

고도로 문명화된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물건이 몇가지나 될까. 아침 출근길에 마시는 커피 한잔부터 시작해 점심에 시켜먹는 배달음식, 우리가 입고 있는 옷 등 모든 물건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성품이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대부분 직접 물건을 만드는 대신 이렇게 만들어져 있는 물건을 손쉽게 구입해서 사용한다.

1월 25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넥슨의 야심작 '야생의 땅: 듀랑고(개발 왓 스튜디오)'는 이런 현대인들이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공룡들이 있는 원시시대로 워프하게 되고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만들며 살아남는 게임이다. 처음에는 작은 돌칼부터 시작하여 도구들을 만들고, 의식주를 스스로 만들어 해결하는 게임 방식은 현대인들의 내재된 욕구를 자극했고, 출시일이 여러 번 미뤄졌음에도 최근 사전 예약이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임포커스가 '야생의 땅: 듀랑고'의 글로벌 베타 테스트 버전을 체험해보았다. 과연 '듀랑고'는 현대인들의 본능적인 창작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게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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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의 속성을 활용한 창의적인 아이템 제작

'듀랑고'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창의적인 조합 방법이다. 기존의 게임 대부분이 제작 시스템을 갖고 있다. 필요한 재료들을 모아서 하나로 합치면 레시피에 해당하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지만, 필요한 물건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아이템을 만들고 싶은 창의성을 충족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

'듀랑고'는 기존 게임들과 달리 각 재료들의 속성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꼬치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먹을 수 있는' 속성을 지닌 재료와 '막대기' 속성을 지닌 재료다. 알, 바나나 등 '먹을 수 있는' 속성을 지니고 있는 재료라면 무엇이든 꼬치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뼈, 나뭇가지, 대나무 등 '막대기'의 속성을 지닌 재료라면 무엇이든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재료들의 속성을 잘 활용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템을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단순히 아이템의 이름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형태도 변화한다. 같은 항아리 조합법을 사용하더라도 주 재료가 진흙인지, 나뭇잎인지에 따라 결과물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어떤 물건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으로 계속해서 조합을 시도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둔기를 만들 때 공룡 고기가 '덩어리' 속성을 지니고 있어 고기 망치를 만들어 들고 다니는 독특한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게임

'듀랑고'의 개발사인 왓스튜디오는 '듀랑고'를 "놀이공원보다는 놀이터 같은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개발자가 만든 일련의 경로를 따라 일직선으로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자신이 하고싶은 대로 여러 콘텐츠들을 순서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의미로, 실제 '듀랑고'에서는 자신이 즐기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

게임 극 초반 유저들에게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과 생존 방법을 알려주고 사유지까지 배정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게임이 유저들의 동선에 간섭하는 일이 크게 줄어든다. 처음부터 다른 생존자들과의 교류도 가능하며, 자신이 주력하고 싶은 스킬을 배워 전문성을 기르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큰 집을 짓는 것을 목표로 하거나, 새로운 전투 기술을 배우는 등 유저들이 스스로 목적을 세우고 이를 달성해 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보통 유저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샌드박스 게임들의 경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듀랑고'에서는 많은 요소들이 유저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기 때문에 금세 하고싶은 일을 찾아 움직이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함께라면 외롭지 않아, 커뮤니케이션에 특화된 콘텐츠

'듀랑고'는 각종 창의적인 제작 이외에도 각종 커뮤니티 요소들을 제공한다. 게임 초반부터 다른 생존자들이 모여있는 안정섬에 정착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거나 부족의 구성원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 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면, 부족의 공용 창고를 사용할 수 있어 생존에 필요한 재료나 아이템들을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다. 때문에 게임을 뒤늦게 시작한 플레이어들도 도움을 받아 쉽게 성장할 수 있는 요소들이 좋았다.

물론 타인과의 교류를 원하지 않는 유저들의 경우 혼자 생존하는 플레이도 가능하지만, 부족간 대립, 동맹이나 분업 등 게임 내 대부분의 주요 콘텐츠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커뮤니티에 속해 플레이를 하는 것이 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특히 글로벌 베타 테스트가 종료되는 18일에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의 유저들이 파티까지 개최하는 등, 유저간의 소통에 중점을 둔 부분이 좋았다.

생존게임이라기엔 다소 느슨한 긴장감

게임 내 창의적인 요소들에 대해서는 좋은 인상을 받았지만, 생존 게임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에서 맨손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생존의 위협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물이나 고기, 식량 등의 각종 자원들이 넉넉하게 주어지며 모닥불이나 천막을 만드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공룡과의 전투에서도 다소 긴장감이 부족했다. 공격과 방어, 반격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매 공격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예약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공룡과 사투를 벌이는 듯한 느낌은 부족했다.

이처럼 생존이 쉽다 보니 게임 내에서 느껴지는 생존적 긴장감이 부족하다. 물론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면서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재미를 높이기 위해서는 생존의 부담감을 어느정도 줄일 필요가 있지만, 공룡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했다. 게임을 플레이했던 유저들의 소감에 따르면, 게임에 적응하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후반에는 이런 긴장감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게임이 다소 지루해지는 만큼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자유도와 긴장감 사이의 균형

그동안 주류를 이루던 모바일 MMORPG 대부분이 일방향 진행을 강요하는 가운데, 유저가 자유롭게 하고싶은 것을 즐길 수 있는 '듀랑고'가 주는 재미는 매우 신선했다. 재료의 속성을 통해 창의적으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점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요소들을 통한 유저간 소통을 통해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생존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생존 게임으로서의 긴장감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자유로움과 생존의 긴장감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듀랑고'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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