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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만큼 보인다", 스필버그 '레디 플레이어 원' 속 대중문화 아이콘
뉴스일자 : 2018년04월07일 23시05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대중문화 예찬 영화인 '레디 플레이어 원'이 지난 3월 28일 개봉했다. 영화 내에 등장하는 수많은 게임 및 영화 속의 캐릭터들로 개봉 이전부터 관심을 모았으며 개봉 이후에도 각종 대중문화 요소들로 인해 진한 향수를 느꼈다는 호평들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대중문화 요소들을 전부 알지 못하더라도 영화 자체의 재미를 느낄 수는 있지만 관련 요소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영화를 100%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워낙 등장하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일일이 찾기는 힘든 것이 현실.

 

게임포커스가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등장했던 대중 문화 요소들 중 영화에서 핵심적인 요소들로 등장하는 것들을 선정해 소개한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미리 예습을, 이미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게임포커스와 함께 한번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아이콘들을 곱씹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붉은 오토바이'(AKIRA, 1982년)

 

 

영화 초반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레이싱 장면에서는 아르테미스가 타는 붉은 색의 오토바이가 등장한다. 영화 내에서 대사를 통해 언급되듯이 이 오토바이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에 연재된 일본의 명작 만화인 'AKIRA'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카네다'가 모는 오토바이이다. 원작은 물론 영화 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탐을 낼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과 인상적인 붉은 도색이 특징.

 

'AKIRA'는 폐허가 된 이후 재건된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정부 조직과 반정부 조직간의 대결, 초능력, 기계 등의 소재와 어두운 세계관을 통해 과학의 발전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재조명하는 등 지금의 '사이버펑크' 장르를 어느정도 정립한 작품이다. 특히 화려한 작화나 디자인을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편, 'AKIRA'와 '레디 플레이어 원' 모두 거대 조직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 세력이 등장하고 작중에 등장하는 여 주인공이 레지스탕스 세력의 수장이라는 점 등 단순히 오토바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공통점들을 찾아볼 수 있다.

'드로리안'(백 투더 퓨처 시리즈, 1985년)

 

 

레이싱 장면 뿐만 아니라 최종 전투에서까지 주인공이 애용하는 차량 역시 눈길을 끈다. 아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알아본다는 이 차량의 이름은 바로 '드로리안'으로 1980년대 SF 명작 영화인 '백 투더 퓨처' 시리즈에서 등장한 차량이다.

 

'백 투더 퓨처'는 괴짜 발명가 브라운 박사와 얼떨결에 그의 조수 역할을 하게 된 주인공 마티가 우연히 시간여행을 하게 되고 시간여행 도중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내용의 영화로, 작 중에서 '드로리안'은 약 14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를 내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다. 시간여행을 주요 소재로 하는 만큼 영화 내의 대부분의 사건들이 이 '드로리안' 때문에 일어나기도 하는 등 영화의 상징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시간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차량 후면의 큼지막한 부스터의 위력이나 바퀴를 접어 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드로리안' 다운 모습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으니 아쉬움을 달래보자.

 

'티라노 사우르스' & '킹콩'(쥬라기 공원, 1993년 /킹콩, 2005년)
한편, 온갖 장애물과 함정들이 등장하는 레이싱 장면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 두 마리를 만나볼 수 있다. 스티븐스필버그 감독의 1993년 작 '쥬라기 공원'에 등장하는 '티라노 사우르스'와 피터 잭슨의 2005년 작 '킹콩'에 등장하는 '킹콩'이 그것.

 

 

'쥬라기 공원'은 과거 광물 속에 보존된 모기의 피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하여 복원한 공룡들을 전시하는 일종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모종의 사건들로 인해 붕괴된 공원에서 날뛰는 공룡들을 피해 살아남는 생존기를 그린 영화이다. 당시 혁신적인 영상미를 보여주어 큰 인기를 얻었으며 지금 우리들이 알고 있는 공룡들의 정형화된 모습을 정립한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쥬라기 공원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룡은 공룡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티라노 사우르스'로 작중에서는 뛰어다니는 것 만으로도 자동차들을 멀리 날려보내고 지프차를 이빨로 물어 뜯는 등 그 위용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레이싱 경기 도중 장애물로 등장, 경주 중인 차량들을 이빨로 물어뜯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티라노 사우르스'의 인상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작중 레이싱 게임에서 마지막 장애물로 등장하는 거대한 고릴라는 괴수 영화의 고전이자 스테디 셀러 중 하나인 '킹콩'에 등장하는 거대 고릴라 '콩'이다. '킹콩'은 열대 밀림에서 살고 있던 거대 고릴라 '콩'이 인간 '앤'과 만나게 되고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뉴욕에 끌려 오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영화로 작중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꼭대기로 올라간 '콩'이 비행기들에 대항하는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레디 플레이어 원' 내에서도 '킹콩'이 등장, 여러 건물 사이들을 뛰어다니는 한편,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플레이어의 차량을 손으로 잡아채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레이싱 게임의 최종 관문으로서 관객들을 압도하기도 했다.

 

'버카루 반자이'(버카루 반자이의 모험, 1984년)

 

 

댄스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주인공이 어울리는 옷을 정하는 장면에서는 다양한 문화 아이콘들이 지나간다. 영국의 유명 5인조 밴드인 '듀란듀란' 스타일의 복장, 마이클 잭슨의 명곡 '스릴러'의 뮤직 비디오에서 등장했던 복장들도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버카루 반자이' 스타일의 옷을 선택한다.

 

'버카루 반자이'는 1984년 개봉했던 W.D. 라이크터 감독의 SF영화 '버카루 반자이의 모험(The Adventures of Buckaroo Banzai Across the 8th Dimension)에 등장하는 주인공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물리학자, 신경 의학자, 비행사, 뮤지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보일 정도로 천재이기도 한 '버카루 반자이'와 그의 친구들이 지구를 구하는 내용을 다룬 이 영화는 아쉽게도 흥행 측면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샤이닝'(샤이닝, 1980년)

 

 

 

대부분의 대중문화 요소들이 카메오로 등장하거나 단순히 언급되는 것과 달리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핵심 스토리 중 하나를 담당하고 있는 '샤이닝'은 영화를 알고 있는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다.

 

'샤이닝'은 공포 영화의 거장 스탠리 큐브릭이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제작한 공포 영화이다. 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일을 그만둔 잭이 친구를 통해 겨울에는 폭설로 인해 고립되는 '오버룩 호텔'의 관리자로 일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족들과 함께 호텔에 오게 된 잭은 호텔에서 일하는 동안 글을 써서 작가로 등단하고자 하지만 생각대로 글이 써지지 않자 부담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여기에 호텔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힘들에 의해 잭은 점차 미쳐가게 된다. 호텔 안에서 발생하는 수수께끼의 사건들과 미쳐버려 가족들을 죽이려는 잭을 피해 아들인 대니는 호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게 된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영화 '샤이닝'에서 주 무대로 등장한 호텔이 그대로 나오는 것은 물론, 잭이 미쳐가고 있다는 점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없는 원고지들, 전 호텔 관리인의 죽은 두 딸의 유령, 237호의 나체의 여성, 피가 쏟아져 나오는 엘리베이터와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무도회장 등 '샤이닝'의 핵심적인 요소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영화를 더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면 '샤이닝'을 미리 보는 것도 좋다.

 

'아이언 자이언트'(아이언 자이언트, 1999년)

 

 

 

한편, 작중 초반에 등장하는 것에 이어 후반부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로봇 '아이언 자이언트'는 1999년 개봉한 브래드 버드 감독의 동명 영화 '아이언 자이언트'에 등장하는 거대한 로봇이다. 거대한 크기 이외에는 별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거대 로봇이지만 이래봐도 온갖 무기들이 내장되어 있는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외계병기이다.

 

영화 '아이언 자이언트'는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 힘을 사용하면서 적들을 물리치는 전형적인 전개 대신, 소년과 로봇 사이의 교감을 바탕으로 냉전시대와 당대 미국에 대한 비판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다. 흥행 성적 면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묵직한 메시지와 색감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명작으로 남아있는 작품.

 

탑재되어 있는 각종 첨단 무기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작의 설정을 반영한 것인지, '레디 플레이어 원' 내에서도 각종 무기들을 사용하기 보다는 주먹을 통해 육탄전을 벌이는 모습을 주로 보여준다. 영화 마지막까지 큰 활약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아이언 자이언트'의 팬들이라면 즐겁게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RX-78-2 건담'(기동전사 건담, 1979년)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꼽으라면 역시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퍼스트 건담'의 등장 장면일 것이다. 메카 고지라에 맞서 구원자로 등장하는 한편, “나는 건담이 되겠어!”라는 명대사까지 건담의 팬이라면 누구나 탄성을 내지를 만한 명장면 중 하나이다. 작중 등장하는 건담의 모델은 건담의 시초로도 불리는 '퍼스트 건담'으로 모델명은 'RX-78-2'이다.

 

'기동전사 건담'은 39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거대 로봇 메카물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다. 인류가 우주로 진출했다는 설정 하에 공화국과 제국 사이의 전쟁에서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신 병기 '건담'에 탑승하는 소년병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 작품은 거대 로봇이라는 소재에 로봇 이외에도 인간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적인 요소를 결합한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등장하는 건담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퍼스트 건담'이지만 “나는 건담이 되겠어!”라는 대사는 건담 더블오의 “내가 건담이다”를 연상시키며 '퍼스트 건담'이 등장하면서 취하는 자세는 '기동전사 건담 SEED'에서 주로 사용하던 일명 'SEED 포즈' 또는 더블 제타 건담의 포즈이기도 해 단순히 첫 작품을 넘어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시리즈 자체에 대한 오마주들이 합쳐져 있다.

 

'메카 고지라'(고지라 대 메카고지라 시리즈, 1974년)

 

 

한편, 영화 내에서 최종 보스로 등장하는 '메카 고지라'는 일본의 유명 괴수 영화인 '고지라' 시리즈에 등장하는 괴수 '고지라'를 본따 만든 거대한 로봇으로 '고지라'의 강력한 라이벌 중 하나이다.  1974년 '고지라 대 메카고지라'에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이 둘의 싸움을 다루는 시리즈가 연이어 나올 정도로 인기 괴수 중 하나이다.

 

'메카 고지라'는 블랙홀에서 지구를 침공하려는 외계인들이 지구 최강의 생물 '고지라'를 바탕으로 만든 로봇으로 몸체는 티타늄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가슴에서는 광선을 양 손에는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으며 육중한 크기임에도 날아다닐 수도 있는 그야말로 기술력의 집합체.

 

 

그 위력을 바탕으로 '메카 고지라'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주인공들을 가로막는 작중 최종 보스로 등장한다. 원작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무장들을 '레디 플레이어 원' 내에서도 선보이는데, 특히 손가락에 장착된 미사일을 발사하는 자세를 원작과 똑같이 구현했기 때문에 원작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감동을 받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스터 에그'

 

 

'레디 플레이어 원'은 VR게임 '오아시스'를 창조한 게임 개발자 '할리데이'가 오아시스에 숨겨둔 이스터 에그를 주인공들이 찾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을 즐겨하거나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이스터 에그'라는 소재에 대해 익숙할 수 있지만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다소 생소한 용어일 수 있다.

 

'이스터 에그'는 기독교에서 부활절에 나눠주는 달걀로, 해외에서는 이 달걀들 사이에 익지 않은 달걀을 넣어 놓거나 안에 다른 재료를 넣어놓는 등의 장난들을 많이 친다. 이 때문에 게임이나 기타 소프트웨어의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개발 결과물 안에 넣어놓은 숨은 요소들을 '이스터 에그'라고 칭한다.

 

간단하게는 개발자들의 이름이나 얼굴을 넣어놓는 것부터 시작해서 숨겨진 길을 넣어 놓거나 개발자들이 게임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등 자신의 작품을 즐긴 사람들을 위해 바치는 일종의 선물인 셈.

 

 

최초의 이스터에그는 '아타리 2600'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된 1979년 작 '어드벤처'에서 등장했다. 당시에는 게임 내부에서 개발자들의 이름을 넣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었지만 어떻게든 유저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개발자가 숨겨진 요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게임 속에 넣은 것. 개발자의 이름을 보기 위해서는 게임 내에 회색으로 칠해진 공간 속에서 회색으로 칠해진 픽셀 단 한 칸을 찾아 이를 게임의 시작점으로 가져가야 한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어드벤처'와 '이스터 에그'가 영화 내 핵심 소재로 등장하기 때문에 '이스터 에그'의 어원과 '어드벤처' 속에 자신의 이름을 이스터 에그로 넣었던 개발자의 일화를 염두에 두고 영화를 관람하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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