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하나씩, 가끔은 한 해에 두개도 나오는 '아틀리에' 시리즈는 워낙 자주 나오다 보니 엄청난 퀄리티를 보여주는 타이틀은 없었다. 플레이스테이션4에 접어들어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을 남기는 타이틀도 적지 않았던 기억이다.
'신비한 연금술사' 시리즈가 끝나고 새로운 아틀리에 시리즈의 출발점인 '라이자의 아틀리에 ~어둠의 여왕과 비밀의 은신처~'(이하 라이자의 아틀리에)도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플레이할 생각이었는데, 일본에서 먼저 출시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고 무엇보다 주인공 라이자가 이미 외모에서 평범하지 않은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 아틀리에 시리즈 신작을 간만에 나오자마자 구입해 플레이하게 됐다.
게임을 클리어하고 느낀 점과 게임의 장단점 등을 정리해 본다.
스크린샷 제공, 리뷰 협력: 爆乳P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먼저 리뷰어는 라이자의 아틀리에 전에 '루루아의 아틀리에'를 플레이하고 실망해 아틀리에 시리즈 구입을 중단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라이자가 너무 매력적이라 나오자마자 구매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해 둔다.
일러스트가 매력적이지만 인게임에서는 어떨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라이자만이 아니라 릴라 누님도 매력적이라 두분에게 멱살을 잡고 끌려가 초반을 넘기고 그 뒤로는 연금술이나 전투도 전작보다 훨씬 재미있어서 정신없이 플레이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한 뒤였다.
하품나던 전투, 라이자에선 재미있고 바빠졌어
가스트(코에이테크모)에서 전작의 고정 턴제를 개량해서 액티브한 전투로 창조해냈다. 커맨드를 선택할 때에도 시간이 리얼타임으로 흘러서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데, 특히 적이 필살기를 사용하려는 순간에 잠시만 넋을 놓으면 순식간에 필살기를 맞고 전멸 상황을 맞게 된다. 좀 더 바쁘게 전투를 해야하고 집중해야 해서 꽤 박진감 있는 전투를 즐길수 있게 되었다.
'오더'라는 시스템을 도입해서 동료가 요구하는 특정 조건을 만족했을때 연계 공격이 나가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칭찬하고 싶은 부분. 전투를 흥미진진하게 해주는 요소이다.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택틱컬 레벨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최적화가 잘 되었으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긴장을 유지하는 전투 시스템을 갖췄다는 느낌이다.
연금술도 좋아졌다, 너무 편해진 것 아닌가 싶긴 하지만...
아틀리에 시리즈 신작이 나올 때마다 연금 파트가 조금씩 수정되는데, 직전 작품인 루루아의 아틀리에의 경우 각성 시스템이 도입되는 바람에 상위 연금술을 하려고 하면 유저들이 머리 속에서 양자 컴퓨터를 돌려야 할 정도의 복잡함을 보여줬다.
뒤로 가면 갈수록 신경쓰고 고민할 것이 많아지는데, 문제는 그렇게 해도 아이템이 확연히 강해지지 않아서 노력의 대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줬다. 서문에서 루루아의 아틀리에로 아틀리에 시리즈를 그만 구입할까 고민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연금술이 재미없어졌다는 점에 있었지 않나 싶다.
그에 비해 라이자의 아틀리에에서 보여주는 연금 시스템은 굉장히 밸런스가 잘 잡혔다는 느낌을 준다. 속성치로 마테리얼 환을 개방하면 되는데 초기에는 좀 어렵고 연금품이 많이 강해지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지만 뒤로 갈수록 해금되는 연금소재가 가진 고유특성인 영역확대 +1,+2,+3 으로, 연금술이 쉬워진다.
현자의 돌을 센터에 넣을 때 마테리얼 환들이 일제히 활성화되는 쾌감은 진짜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각종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게임 등에서 왜 연금술사들이 현자의 돌에 환장하는지 바로 이해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리고 아이템 복제도 굉장히 편해져서 잼만 수급해 놓으면 별다른 패널티 없이 아이템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 양판소에 등록한 일부 아이템만 돈주고 사거나 호문클루스에게 연금을 수주시키던 전작들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편해져서 뒤로 갈수록 연금술을 편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호문클루스나 요정의 연금 수주 시스템은 나름 연금술의 로망같은 느낌이라 싫진 않았는데, 라이자의 아틀리에에서 연금술이 편해진 대신 그런 맛이 없어져서 이걸 단점으로 봐야할지 장점으로 봐야할지 조금 애매한 느낌도 든다.
참고로 레어 특성의 효율이 썩 좋지 않으므로 무기라면 그냥 스킬강화++, 스킬강화+, 스킬부스트에 집중하길 권한다. 평타도 스킬 취급이라 평타가 무지막지하게 강해지는 모습을 후반부에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일반적인 특성을 붙이는 게 전부로, 뭔가 특성끼리 조합해서 고급 특성을 꺼낸다던가 하는 시스템이 없어진 점은 조금 아쉬웠다.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들, 설명이 必要韓地
캐릭터들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라이자만 부각되는 느낌이 강하지만 동료들도 매력적이다. 의심하지 말고 어서 구입해 플레이해 보시기 바란다.
초기 동료가 전원 남성에 렌트는 왜 배를 까고 있나 등 조금 의아한 부분이 있었는데 막상 게임에서 함께 모험해 보니 다들 괜찮은 캐릭터였다. 전반적으로 캐릭터성이 나쁘지 않았고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확실히 모두가 성장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캐릭터들의 성장도 작중 잘 그려져 있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의 메인 스토리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도 나오고 있고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겠지만, 캐릭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잘 묘사한 부분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단점도 없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제작 기간도 짧고 아틀리에 시리즈가 늘 그랬지만 캐릭터들의 모션이 전반적으로 빈약하고 매력을 살리지 못하는 느낌이다. 전작과 비교하면 그래픽이 좋아졌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평가이고 절대적으로 좋다고 하기는 조금 어렵다. 이 부분은 평소의 아틀리에의 모습 그대로였던 것 같다.
그리고 서브퀘스트들이 큰 의미도 없고 재미있는 내용을 담은 것도 별로 없었던 점도 아쉽다. 하지만 서브퀘스트를 빠르게 진행하지 않으면 연금 레시피가 해금되지 않는 것도 있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이 막혀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서브퀘스트는 가능하면 빠르게 정리해 놓도록 하자.
맵과 도감, 채집. 불편함과 모험심 자극의 경계선에서...
맵 시스템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게임 초반 퀵 이동이 불편해서 불만이 쌓일 즈음 메모리얼 맵이 해금되면서 모든 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맵 하나하나가 넓지는 않지만 하나의 지역을 여러 개의 세부구역으로 나눠 뒀는데, 중간 구역에서 아틀리에까지 아무 페널티 없이 이동이 가능하고 반대도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유저들의 불편이 클 것 같다는 판단 하에 개발 후반부에 도입된 것 아닌가 싶은 것이, 작중 설정으로도 나오고 진행 도중 간혹 만나게 되는 '휴식 포인트'가 의미를 잃기 때문이다. 그냥 아틀리에에 귀환하면 아이템 CC 회수 및 캐릭터 체력까지 완전히 회복되는데 휴식 포인트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라이자의 아틀리에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꼽고 싶은 부분이 '도감'이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소재 채집이 중요한 요소인데 라이자의 아틀리에의 도감은 너무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동일 채집 포인트에서도 어떤 채집 도구를 쓰냐에 따라서 채집 소재가 달라지는데(나무를 지팡이로 치면 열매류, 도끼로 치면 목재류, 망치로 치면 톱밥류 같은게 나오는 느낌) 후반에 무슨 소재가 나오는지를 미리 알려주는 아이템을 연금술로 만들기 전까지는 진짜 하나하나 직접 쳐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거기에 도감에 채집한 소재의 채집 위치가 표시되긴 하는데 세부 채집지역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커다란 구역 하나를 알려줘서 아직 해금되지 않은 세부구역에 나오는 아이템이라면 알지도 못하고 무의미하게 해매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게임의 테마가 '모험심'이니 모험심을 자극하는 요소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시리즈를 쭉 해온 유저나 시간이 부족한 게이머들은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 더 클 것 같다.
연금 레시피도 비슷한 느낌인데, 연금 레벨이 올라가거나 메인 스토리 진행, 혹은 상점서 구입으로 대부분의 레시피가 해금되었던 전자과 달리 이번 작품은 연금 레시피에서 마테리얼 환을 활성화해서 다음 연금 레시피로 파생시키는 구조이다. 뭐가 뭘로 파생될지는 그야말로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파생 가능 아이콘이 떴을 때 미리미리 파생해 두지 않으면 뒤로 갔을 때 연금이 막혀서 귀찮은 작업을 해야하니 미리미리 해 두자. 앞서 언급했듯 서브퀘스트를 해야 핵심 연금 레시피가 해금되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미리 진행해 두기 바란다.
참고로 서브퀘스트를 하다 보면 보물 정보를 주는데, 보물 마크가 찍혀있는 맵으로 이동해서 탐험하다 보면 미니맵에 보물지도 마크가 찍혀 있는 곳이 보인다. 그곳을 조사하면 다음 보물지도 단서로 이어지고 계속 따라가다 보면 숨겨진 보물상자를 획득할 수 있다.
숨겨진 보물상자에서는 대개 편의성이 증가하는 전용 아이템이나 기능 해금을 해주는 경우가 많으니 서브퀘스트를 하다가 단서라는 보상을 받으면 바로 보물찾기부터 하기 바란다. 세부맵을 샅샅이 뒤져야 하지만 세부맵이 그리 넓지 않아서 생각보다 힘들진 않다.(팁을 하나 주자면 고성 구역 세부맵은 4개이다. 3개가 아니다)
총평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리뷰어가 '토토리의 아틀리에' 이후 가장 재미있게 한, 시리즈 역대급으로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아틀리에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꼭 플레이해야할 작품으로, 집중해서 한다면 1주일 정도에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이 가능하니 스위치판으로 다시 한번 플레이해도 좋을 것 같다.
작은 소망이 있다면, 코에이테크모에서 이번에 라이자의 아틀리에가 잘 팔렸다고 하니 제작 기간과 비용을 좀 더 투자해서 좀 퀄리티 높은 아틀리에를 한번 보여주면 좋겠다. 최신형 콘솔로 나오는 게임에서 보스들의 색깔놀이는 조금 안타깝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