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인(畸人).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독특한 행동과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기인 혹은 괴짜라 부른다.
게임업계에도 이런 기인들이 존재한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초창기 작품들도 너드 정신이 가득한 괴짜들이 개발한 것이었으며, 닌텐도 내부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었던 '동물의 숲' 개발진 같은 이들을 괴짜라고 부를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아이디어가 게임의 아이덴티티이자 성공의 열쇠인 인디 게임계에는 이런 기인들의 도전작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은 '마인크래프트'로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손에서 탄생해 샌드박스라는 장르를 정립하며 세계적인 게임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자신만의 게임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는 기인들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기획자 겸 아트 디렉터와 프로그래머로 이루어진 인디 개발팀 울트라마린 소프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넷마블 엔투와 JSC게임즈 등에서 6년 이상 게임을 개발한 박유일 디자이너와 다양한 은행의 시스템 구축을 진행한 신동재 프로그래머가 함께 만든 울트라마린 소프트는 풍부한 게임 경험을 바탕으로 유저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설립한 개발사. 그 의지가 담긴 첫 작품 '카르마나이트'가 이번 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카르마나이트는 속도감과 스타일리쉬함을 중시한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최근 액션 게임 쪽에서는 랜덤 요소와 도전 정신을 요구하는 로그라이크 방식이 대세이지만 카르마나이트는 전략적인 던전 공략과 캐릭터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플랫포머 방식을 택했다.
대세 장르가 아닌 좀 더 독특한 장르를 선택한 울트라마린 소프트. 울트라마린 소프트의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게임 카르마나이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동양적인 요소와 서양적인 요소의 퓨전
카르마나이트는 주인공이 살고 있는 행성에 침범에 신으로 추앙 받으며 행성의 주민들의 생명력을 착취해 영생을 살고 있는 외계인과의 전투를 그리고 있다. 특히 주인공의 경우 한을 가진 채 죽어 불교의 윤회 사상을 벗어난 망자로 부활해 복수를 진행하게 된다.
이런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를 짠 이유에 대해 박유일 대표는 가장 동양적인 요소인 '불교'와 가장 서양적인 요소 'SF 메카닉'을 더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국적인 요소를 더해 이 게임만의 세계관을 구성했다.
내가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만든 게임
카르마나이트는 울트라마린 소프트의 대표이자 기획자 박유일 대표가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원래 코어한 액션 게임 플레이어였다는 박유일 대표는 자신의 게임 성향을 담아 카르마나이트를 높은 타격감과 스피드한 액션을 살리면서 높은 난이도의 게임으로 제작했다.
하지만 게임 개발과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기획자의 게임 숙련도도 높아지고 자연스레 게임의 난이도가 높아지게 됐다고.
이 때문에 지난 BIC에서 실제 플레이를 즐긴 유저들은 기획자가 의도한 액션 요소에 대해서는 호평했지만 너무 어려운 난이도, 반복적인 전투로 인한 게임 후반부의 피로감, 그리고 '데드셀' 등 비슷한 액션 게임과의 유사성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유일 대표는 자신이 즐긴 액션 게임의 장점을 최대한 담아내고 게임에 익숙해지다 보니 게임을 처음 접한 초보 유저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었다고 이런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의 개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먼저 초보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이지 모드를 추가했으며 맵의 랜덤성을 없애고 완성도를 중시한 고정형 레벨 디자인으로 방향성을 전환했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어려운 스테이지에서는 성장한 캐릭터로 공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전투의 비중은 줄이는 대신 스테이지의 기믹과 플랫포밍 액션 비중을 높여 전체적인 게임의 피로도를 낮추고 최대한 액션의 재미를 높였다.
여기에 적의 쉴드 색을 고려한 칼라 어택과 이를 연계하는 콤보 시스템, 서브 웨펀 시스템을 더해 독특한 액션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외에도 공중전투의 비중을 높여 X, Y 축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투 시스템, 판정형 적들이 아닌 AI를 통한 역할형 적 배치 등을 통해 일반적인 플랫포머 게임과도 차별화를 두었다.
특히, 플랫포밍 액션 비중을 높인 이유 중 하나는 로그라이크 방식으로 게임을 제작하면 맵을 단순화 시켜야 해서 레벨링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 울트라마린 소프트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정형 레벨링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카르마나이트의 플레이 타임은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울트라마린 소프트 두 명의 개발자가 한 번도 죽지 않고 빠르게 플레이를 해도 약 세시간 정도. 일반적인 유저들을 기준으로 하면 다섯 시간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박유일 대표는 밝혔다.
덧붙여 정식 발매 때는 액트3를 추가해 플레이 시간이 더 길어지며 패치를 통해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향후 계획
오는 5월 스팀을 통해 출시될 예정인 카르마나이트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출시되고 추후 중국어와 프랑스어가 추가될 예정이다. 또한 스팀 버전의 안정화 이후 맥 버전이 출시되며 피드백 취합 후 반응이 좋으면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출시도 고려 중이다.
퍼블리셔를 고려한 적은 없냐고 묻자 박유일 대표는 “실제로 퍼블리싱과 관련해 한군데 정도 접촉한 기업이 있었다”라며 “카르마나이트가 모바일게임이었다면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퍼블리싱을 진행했겠지만 인디 PC 게임은 대부분의 한국 게임사들도 이제 관심을 갖고 서비스를 구축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퍼블리싱이 매력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직접 서비스를 결정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유일 대표는 “카르마나이트는 평소 액션을 즐기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다. 재미있어 보이지만 어렵겠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도 많았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이지 모드나 다양한 캐릭터 업그레이드 요소가 존재해 보기 보다 어렵지 않은 게임이다. 최대한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 액션은 화려하지만 조작은 쉬운 게임이다"라며 다시 한번 게임의 액션성을 강조했다.
한편, 카르마나이트는 5월 스팀을 통해 글로벌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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