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해피 타일: 뮤직 파티' 트웰브모먼츠, 음악게임 외길에서 찾은 목표는 '합주 게임'

등록일 2020년07월08일 09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오위즈가 인디게임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온라인 인디게임 체험, 전시행사 '방구석 인디게임쇼 2020'이 3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7월 7일 종료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다양한 인디게임 개발사가 출품한 독특한 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런저런 게임들을 살펴보다 요즘 잘 도전하지 않는 '음악게임' 장르 게임 '해피 타일: 뮤직 파티'이 눈에 띄었다.

 

음악게임에 도전하는 개발사가 아직 있구나 라고 살펴보니, 2014년 설립된 후 음악게임 외길을 걸어온 개발사 트웰브모먼츠가 만든 게임이었다. '역시'라는 생각과 함께 게임을 해 보니, 음이 뭔가 다르다. 실제 기타와 피아로는 치는 듯한 소리가 난다.

 



 

뭔가 있다 싶어 판교에 위치한 트웰브모먼츠를 방문해 전영욱 대표, 임인철 기획자와 만났다. '소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와 함께 앞으로도 음악게임만 만들 생각인지가 궁금했다.

 

모바일게임 레이턴시 문제, 확실히 해결했어

이혁진 기자: 이번 방구석 인디게임쇼에 출품하신 게임을 봤다. 먼저 근황을 들려주시기 바란다
전영욱 대표: 예전이나 지금이나 음악게임을 쭉 개발하고 있습니다. 음악게임 자체가 시장에서 어려움도 좀 있긴 하지만 잘 하는 걸 해야할 것 같아 음악게임만 파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기타홀릭'이라고 기타 게임을 내서 창업지원 행사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개발을 진행해 왔는데, 기타홀릭의 대중적 게임방식에 BM도 좀 잘 적용해서 괜찮게 만들어 보자고 완성한 것이 말씀하신 '해피 타일: 뮤직 파티'입니다. 기타와 피아노, 두 악기를 담은 게임이죠.

 

반응은 좀 어떤가
전영욱 대표: 유저들의 반응을 보고 피드백을 반영해야 하니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냈는데 반응은 나쁘지 않습니다. 꾸미기 요소를 강화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음악 면에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고 조만간 대규모 업데이트로 즐길거리를 강화할 생각입니다.

 

임인철 기획자: 그 동안 음악게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봤습니다. 캐주얼 게임도 해 보고 기타홀릭도 해 보고 창업투자 행사에서 좋은 반응도 받았고. 수익성을 잘 녹여내서 게임을 완성해 보자고 만든 게 이번 게임입니다.

 

우리 힘, 우리가 잘 하는 것은 음악게임이니 여기에 아트, 꾸미기 요소를 적절히 녹여내면 좋은 게임이 나올 것이라 봤고, 3월 말쯤 소프트론칭을 했습니다. 거기서 나오는 수치를 보고 개발 방향을 정하자고 생각했는데, 해외에서 구글피쳐드도 되고 유저들의 반응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기타 연주 소리도 매우 리얼해서 놀랐다
전영욱 대표: 기타 소리는 샘플링해서 만들고 있는데 실제 연주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샘플링, 매핑 과정에 많은 시간을 들여서 실제 기타를 연주하는 것 같은 사운드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운드 퀄리티는 세상 어느 게임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인정받아서 창투 프로젝트에서 6등까지 한 것 같기도 하고요. 저희는 기타에서 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소리를 샘플링했습니다. 사람손에서 나는 슬립 노이즈까지 구현해 진짜 기타소리 같은 소리를 냈습니다. 그런데 기타를 쳐보지 않은 유저들이 얼마나 알아주실지는 모르겠네요.(웃음)

 

트웰브모먼츠는 스마트폰 음악게임에서 레이턴시를 해결하는 노하우가 풍부한 개발사다. 저번에 특허를 냈던 기억도 나는데 이번에도 계획 중인가
전영욱 대표: 피아노 타일을 참고해서 개발했는데, 쉽게 생각했지만 실제 만들어 보니 쉽지 않더군요.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지며 개선되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레이턴시 문제가 있어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안드로이드 기준 80밀리 세컨드 이하로 나오도록 해결했습니다. 민감하지 않은 분들은 레이턴시 체감이 안되실 겁니다.

 

신디사이저가 25~30 레이턴시, 실제 피아노도 2~30 정도의 레이턴시가 나옵니다. 40밀리 세컨드 정도면 실제 악기 연주 수준으로 구현한 것이라 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에서는 100밀리 세컨드 이하로 레이턴시를 가져가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안드로이드 레이턴시 문제가 많이 해결되었다던데 아직도 안드로이드에선 힘든 상황인가
전영욱 대표: 안드로이드 레이턴시 문제가 갤럭시 S9 이후로는 많이 해결됐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정도 성능이 안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세계에 정말 많은 상황입니다. 구글 피쳐드를 브라질에서 받아 살펴보니 저사양 기기가 여전히 너무 많아서 레이턴시 문제가 클 것 같더라고요. 저가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매우 많았습니다.

 

아이폰도 iOS 13으로 올라가며 큰 진전을 보였는데 안드로이드에서도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이긴 합니다만,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니까 레이턴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 당분간 유효할 거라고 봅니다. 예전의 트랙을 나눠서 효과음을 넣는 방식은 네오위즈와 공동특허를 냈는데,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서 역시 특허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앞으로 추가해갈 요소는 어떤 것인가
임인철 기획자: 현재 해피 타일은 뼈대만 있는 상황입니다. 하나하나 쌓아가고 음악을 해금하고 기본곡들 쭉 플레이하는 것만 제공하고 있는데 미션 모드를 추가해서 기본적으로 게임에 있는 요소, 매일매일 해야할 것들을 제시해줄 계획입니다. 일과를 줘서 보상을 주고, 극한의 모드도 넣어서 솜씨를 뽐내게 해 주고. 재료를 모아서 내가 치는 타일도 꾸밀 수 있고 배경도 제작 가능하게 해서 인게임, 아웃게임 모두 커스터마이징이 되도록 해서 보는 재미도 주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콘텐츠 볼륨은 해야할 업데이트고, 계속 뭘 더 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음악게임 외길의 끝에서 찾아낸 목표 '합주 게임'

회사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전영욱 대표: 해피 타일을 계속 발전시켜 보려고 합니다. 유저반응도 좋고 게임을 해본 분들은 정말 다들 게임이 좋다고 하는데, 역시 유저들이 몰입하면서 수익도 내는 답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광고를 덕지덕지 붙이면 일단 해결되겠지만 그건 게임 질을 너무 낮추는 것 같고. 게임 질을 유지하며 만족도도 유지하는 수익화 방법을 고민중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음악게임 자체가 요즘 모바일게임 시대에서 선택받기도 어렵고 수익성이 낮다는 생각도 들고요. 장르 시장도 줄어든 것 같습니다. 음악게임 시장이 너무 작은 것 같지만 하는 데 까지는 노력해 보려 합니다.

 

힘닿는데까지 만들어 보고 궁극적으로는 발전된 합주형 음악게임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이미 기타와 피아노 구현 기술을 갖고 있으니 그 외에 다른 악기들도 구현해서 합주가 되도록 하면 어떨까. 실시간으로 플레이하며 합주 가능한 게임까지 만들어 유저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게임이 개발사로서 저희 최종 목표입니다.

 



 

실시간으로 다양한 악기의 합주를 하는 건 한참 전 콘솔게임에서 보고 오랜만에 들어보는 구상인 것 같다
전영욱 대표: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행위입니다. 언어와 문화를 떠나 재미있는 행위인데 잘 연주하고 재미를 느끼기까지 어려운 과정이 있죠. 기타를 치려면 공부도 해야하고 피지컬 트레이닝, 연습도 많이 필요하고.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 하는데, 그렇게 해서 얻는 음악을 연주하는 즐거움은 매우 크고 합주를 하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사람들과 2~3시간 합주를 해 보면 언제 2~3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밴드의 재미가 이것인데 이걸 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타 파트를 내가 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이 해주고 합쳐져서 하나의 음악이 되는데 해 보면 정말 즐거운 행위가 합주입니다.

 

게임으로 그런 합주 플레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면 게임으로 큰 재미를 줄 거라고 확신합니다. 합주의 즐거움을 게임으로 제공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어떻게 더 실제 연주하는 것 같은, 합주하는 것 같은 표현을 할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될 뿐이죠. 일단 하나하나 악기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구현하고 있는 과정으로 그걸 합쳤을 때 어떻게 될까가 다음 고민거리가 될 겁니다.

 

이제 2개 했고 갈길이 먼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
전영욱 대표: 드럼과 베이스는 좀 쉽고 피아노와 기타가 어렵습니다. 기타가 특히 어려운데 제일 어려운 것을 이미 했으니 그렇게 멀진 않을 겁니다.

 

기타는 정말 구현이 어려워서 손 동작, 위치 등 작은 늬앙스의 차이에 따라 같은 음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나게 됩니다. 피아노가 강약, 길이만 신경쓰면 된다면 기타는 손에서 나는 늬앙스를 표현해야 합니다. 슬라이드, 밴딩, 해머링, 풀링 등등... 이것들을 넣지 않으니 기타소리 같지 않더라고요.

 

기타 사운드를 구현한 것들이 대개 샘플링은 기타인데 쳐보면 그런 느낌이 안 나는 것이 그런 데서 나오는 차이 아닐까 합니다. 기타는 양손을 같이 조작하는 악기로 불안정하지만 재미난 악기입니다. 저희는 500여개 샘플링을 사용해서. 하나의 음에 여러 소리를 구현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기타소리 같더군요.

 

음악게임 한 장르만 계속 만드는 모바일게임사는 세계적으로도 예를 찾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전영욱 대표: 진짜 너무 힘들고 주변에서 트렌드 장르, 돈되는 장르를 하라는 압박도 많습니다. 늘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장르를 함께하자, 만들라는 제안도 많고 음악게임이 시장에 맞지 않다, 트렌드가 있는데 음악게임은 트렌드에서 지금은 좀 멀리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실제 그럴지도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서 해 보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소리를 구현하는 데 든 공이 상당한데, 유저들이 알아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전영욱 대표: 잘할 수 있는 게 분명 이거고 남들보다 우리가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 나은 부분이 진짜 성공을 위해 필요한 조건인지는 또 다른 문제일 겁니다. 아무도 몰라주는데 우리만 기술을 가다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물론.

 

소리가 좋네 그런데 큰 차이 없지 않냐고 느낄 수도 있고. 장인이 한땀한땀 만들어 굉장히 연주를 잘하는 최고의 연주자들이 모여 최고의 음악을 만든 것보다 듣기좋은 편한 노래가 히트할 수도 있는 거고요.

 

음악게임을 쭉 만들며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만 늘 생각했지만 이제는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서 거기에 맞춘 게임을 내놓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음악게임, 기술은 이미 파 놨으니 유저들이 좋아하는 형태로 만들어 제공하면 승부가 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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